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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153화 (15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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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8편 - 네그얼 성

간밤에 있었던 야간 기습에 당한 제론 군의 사기는 바닥을 찍었다.

또한 눈대중으로 보아도 많은 숫자가 줄었다.

"오늘 안엔 끝낼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이조드가 뒤에서 말했다.

아르센도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나저나 릴리프. 그 놈이 나타나지 않는군."

큰 전투가 벌어질 동안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보르고스와 함께 결계에 갇혀있지만 이들로써는 알 방도가 없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모양입니다."

아르센이 칼리엄 소드를 집어들고 말에 올라탔다.

"다, 단장님?"

아이조드가 놀라 묻는다.

"뭘 놀라. 오늘 안에 성벽을 넘는다. 더 이상 지체했다가는 무슨 꿍꿍이에 당할지 모른다."

"……충."

이미 확고하게 정한듯한 모습에 아이조드가 고개를 숙여 답한다.

펄럭!

그리고 아르센 왕국의 국기가 펄럭인다.

아르센이 주먹을 쥔채 하늘 높이 쳐올렸다.

"전군! 전진하라! 오늘안에 북 네그얼 성 안에 깃발을 펄럭이게 할 것이다!"

─와아아아!

함성소리가 울려퍼진다.

둥! 둥! 둥! 둥!

북소리가 크게 울리고 이번엔 블루윈드 기사단이 최선봉에 깃발과 창을 든채 섰다.

아르센의 눈 앞에 북 네그얼 성의 문이 보였다.

1군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뒤이어 쉴 새 없이 2군과 3군이 움직인다.

그 중앙엔 블루윈드 기사단이 멈춰서 기다렸다.

아르센이 뒤를 돌아본다.

기사단 전원이 안면 가리개를 내렸다.

철컥!

철컥!

아르센 역시 그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안면 가리개를 내린다.

철컥!

말의 고삐를 꽉 쥐었다.

"가보자."

"충!"

"충!"

말의 허리를 두 발로 강하게 치자 울음소리를 크게 내며 속도를 올렸다.

히히잉~!

두두두두두두!

전쟁의 함성소리가 말들을 흥분시켰는지 숨소리가 달리기 전부터 거칠었다.

성벽 위에서 하늘 비가 쏟아진다.

퍼퍼퍽!

푹!

어느새 기사단도 화살의 사정거리에 들었다.

대부분의 화살이 그들을 향해 집중된다.

"베이트먼!"

하늘에 붕 뜬 화살들 아래에 하얀 막이 생긴다.

뒤에서 지켜보던 마법사들이 실드를 펼친것이다.

터터텅!

실드를 피해 쏟아진 소수의 화살들은 기사단이 입은 갑주에 의해 퉁겨져 나갔다.

성문은 금새 그들의 앞으로 다가왔다.

성문이 일그러져 틈이 벌어져 있었다.

지금까지 수 없이 두드린 결과였다.

"충분하지."

아르센이 검에 마나를 주입하자 검강이 순식간에 쏟아져나왔다.

"허억!"

성벽 위에서 기사들이 헛숨을 들이킨다.

"오, 오러 블레이드?!"

놀랄 틈도 없이 아르센의 검이 휘둘러졌다.

훙!

"롤링 크러시(Rolling Crush)."

마나가 회전하는가 싶더니 폭풍을 만들어내며 성문과 부딪혔다.

콰직!

콰과광!

굉음과 함께 종잇장처럼 일그러지며 성문 하나는 날아가고 하나는 그 기능을 상실했다.

두두두두!

성문안에 있던 병사들이 놀라며 급히 창을 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둠 브레이크!"

바로 뒤에 있던 에릭센이 말 안장에서 뛰어 검을 역수로 쥐고는 그대로 땅에 찍었다.

주변의 마나가 모이는가 싶더니 이내 에릭센을 중심으로 큰 빛을 내며 폭발했다.

쿠와아앙!

거대한 크레이터를 남기고 그 중앙엔 에릭센 하나만 무릎을 꿇은채 있었다.

사정거리 안에 있는 이들은 전부 죽은것이다.

깡!

그리고 돌멩이가 에릭센의 투구를 강타했다.

"야, 이 미친새끼야! 니들 다음이 우리인거 모르냐? 와~ 시발 죽을뻔했네."

크리프가 놀란가슴을 쓸어담으며 외쳤다.

톰백, 포금 형제가 고개를 끄덕인다.

"저 분 최소 아메바."

"저 분 최대 히드라."

에릭센이 뻘쭘한지 가만이 있었다.

"2기사단은 단장님을 쫓는다!"

"충!"

"충!"

성문을 뚫은 기사단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진다.

에릭센도 재빨리 일어나 뒤쫓았다.

성문이 뚫리고 아래가 어수선해지자 성벽 위에서도 버티지를 못했다.

밑에서 올라오는 보급과 병사들이 끊어지니 성벽을 조금씩 내주었다.

"이지빈. 준비 됐는가."

"충."

기마대 1만여가 아직도 진영에서 대기중이었다.

"우리 주군을 죽인 릴리프는 우리 손으로 죽인다."

"충!"

모두의 눈가에 살기가 아른거렸다.

"가자!"

기마대 1만여가 움직이는 것은 장관이었다.

한 편 복수를 꿈꾸는 이들이 또 있었다.

"레샤드 도련님. 제 뒤에 꼭 붙으셔야 합니다."

"……걱정마."

페르모르그가 욱씬 거리는 오른 어깨를 매만지며 고삐를 낚아챈다.

"그럼. 출격한다!"

대지의 기사단 5백여명이 벨렌시아의 기마대와 나란이 달렸다.

한 편 성안에 진입한 아르센은 적들을 베어넘기며 내성을 향해 달렸다.

"음?"

내성과 가까워 질수록 느껴지는 이질적인 느낌.

"이 느낌은 대체."

내성으로 달려갈수록 병력의 수도 현저히 낮아졌다.

그만큼 전투중인 병력이 전부라는 것이다.

아르센이 뒤에서 쫓아오던 아이조드를 쳐다본다.

아이조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에 속도를 박차더니 아이조드와 다섯 명의 기사가 선두에 선다.

쇄애액!

뒤이어 다섯 명의 기사들이 들고 있던 창을 던지자 성벽에 그대로 박혀들어갔다.

마치 계단 마냥 지그재그로 박힌 창을 타고 아이조드가 성벽 위로 올랐다.

"아……."

허공에 붕 떠서 본 것은 저택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돔.

"이게 대체……."

성벽 위에 올라선 아이조드가 멍하니 있다가 뒤에서 다섯 명이 올라오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성벽 아래에 내려가 성문을 열었다.

지키는 이 한 명도 없었다.

쿠그그긍.

문이 열리고 기사단이 들어왔다.

"……."

아르센 역시도 돔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의 어둠.

퍼석.

모래가 부셔지는 소리와 함께 자그마한 빛이 보였다.

"보르고스. 정말 힘들게 하는군."

빛이 뿜어지는 곳으로 손을 내민다.

파충류의 껍질 처럼 각져있고 묵빛의 손이 나타난다.

힘을주자 모래처럼 부셔지며 공간을 넓혔다.

"덕분에 각성을 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그냥 리치가 아니야. 크크크. 마족 그 자체다."

거대한 돔에서 인간의 몸을 하고 있지만 파충류의 가죽과 눈을 가진 이가 나왔다.

"응? 날 마중나와있는 이가 있다니. 이거 생각보다 감동인데. 아니 그렇소? 아르센 경."

*                                 *                                  *

아르센과 기사단원들이 흠칫하며 검을 집는다.

파충류가 말을 하니 놀란 것이다.

"넌 누구냐."

"이거, 저를 몰라 뵈다니 참으로 섭섭하오. 릴리프 밸브 공작이라 불러주시오."

"……!"

이제는 마족이 되어버린 릴리프.

그의 뒤로 초점을 잃은 어비스 나이트가 나타났다.

빈폴 보르고스.

얼마나 지났을까 빈폴 드로이드까지 소환되었다.

"가라, 너희들의 손으로 마지막 후손을 잘라라."

그 말과 함께 보르고스와 드로이드가 어딘가로 사라졌다.

화아아악!

릴리프의 몸에서 어둠의 마나가 사방에 뿜어졌다.

"자, 누구부터 덤빌 것이냐."

그 말에 아르센이 검을 뽑아들었다.

"단숨에 베어주마."

릴리프가 눈을 감는가 싶더니 이내 마나를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그르르르.

인간세계에서 들릴 수 없는 기괴한 음성을 내었다.

"하프 문 나이프(Half Moon Knife)."

아르센의 검에 푸른색의 마나가 모이더니 반달 모양으로 쫙 퍼져나가며 릴리프를 공격했다.

─다크 월(Dark Wall).

땅에서 검은빛의 벽이 나왔다.

쿠왕!

굉음과 함께 손쉽게 막혔다.

릴리프가 벽을 없애는 순간 눈 앞에 아르센이 나타났다.

그립을 쥔 손으로 옆으로 강하게 후려쳤다.

콱!

둔탁한 음과 함께 고개가 꺾인다.

"롤링 크러시(Rolling Crush)."

오러 블레이드가 맹렬하게 회전한다.

콰가가각!

그대로 복부를 향해 찌르자 마나의 칼날이 릴리프 몸 사방을 난도질 했다.

뒤이어 아르센이 몸 전체를 돌리며 허리를 사용해 발로 머리를 후려쳤다.

강한 충격과 함께 뒤에 있는 돔에 부딪힌다.

퍽!

먼지가 일어났다.

하지만 아르센은 쉴 틈도 없이 검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이 빌어먹을 전쟁. 어서 끝내자."

검에 오러 블레이드가 맺혔다.

"대쉬."

몸이 그림자처럼 주욱 늘어나며 먼지속에 파묻힌 릴리프를 빠르게 달려갔다.

달리는 힘 그대로 검을 내밀어 심장에 찍었다.

오러 블레이드에 의해 살이 타들어가며 심장에 정확히 박혀들어갔다.

─크아아아악!

고통에 찬 음성.

아르센이 마나를 더 불어넣었다.

검을 찔러넣느냐 둘의 몸이 가까워졌다.

릴리프가 고통에 신음성을 내뱉으며 눈을 살며시 뜬다.

─이긴 것 같았느냐.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헛, 댓글이 엄청 많네요;;; 당황ㅎㅎ

최대한 빠르게 빠르게 쓰겠습니다ㅎㅎ

그리고 노블레스 '태양 아래서'도 연재 시작했습니다^^

많이 보러와주세요ㅎㅎ

군신유의님 왕의 귀환이라니 부끄럽네요ㅠㅠ

이매탈님 읭;;; 백수상태라 좀... 시간이 남아서 좋네요ㅎㅎㅎㅎ

다크앤화이트님 10연참 꼭 해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ㅎ

없는그림자님 ㅋㅋㅋㅋㅋ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ㅠㅠ

이지빈님 넵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바빠서 신경을 못썼네요ㅎㅎ

먹고파서님 네..ㅠㅠ 생각보다 많이 힘들더라구요ㅎㅎ

StayOver님 절대 연중은 하지 않겠습니다ㅎㅎㅎ 완결은 내야지요ㅎㅎㅎ

달의소리님 감사합니다^^

북방의다리우스님 읭ㅎㅎ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ㅎㅎㅎ

ground37760님 건필! 하겠습니다ㅎㅎㅎㅎ

joudr님 읭ㅎㅎ 저야 감사할 뿐이죠^^

페진님 사회인이라... 하지만 이제 백수라는거...

잠자는총각님 얼른 재취업해야죠ㅎㅎㅎ

wsa님 헐.. 오늘 입대시네요ㅋㅋㅋㅋ 2시 10분이니 벌써 입소했겠네요ㅎㅎ 잘 갔다오세요^^

길리아님 오랜만입니다ㅎㅎ 네엡~

가족의힘님 네 맞습니다.. 야간하니까 사람이 미쳐가더군요ㅠㅠ

유레로님 넵. 나름 용병왕이니까요ㅎㅎ 엄청 강한거에요ㅎㅎㅎ

eminem팬님 읭 매일 오셨었나요ㅠㅠ 죄송합니다ㅠㅠ 이젠 늦지 않도록 돌아올게요ㅎㅎ

속쫍이님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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