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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136화 (136/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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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편 - 승전보

병사들이 허겁지겁 활을 든다.

둥! 둥! 둥! 둥!

북과 깃발이 울리고 흔들린다.

아르센이 타워 실드 옆으로 고개를 내밀어 성벽 위를 본다.

대부분이 붕대를 감고 있고 어설픈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거."

뒤에 있던 아이조드 역시 보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부상병들만 남겨두고 떠난 것 같습니다."

"……위장이었단건가."

생각하는 사이에 주변의 병사들이 방패들 사이로 사다리를 끌어 당긴다.

성벽 위에서도 분주히 준비중이었다.

쇄애애액!

푸욱!

허공을 가르는 파공성과 함께 땅에 화살 하나가 박힌다.

아르센이 고개를 집어넣는다.

까앙!

타워 실드에 화살하나가 날아와 부딪혔다.

쇄쇄쇄액!

불과 몇 초 뒤에 엄청난 소리가 귓가를 강타했다.

까가강!

탱!

푸푹!

수 많은 화살들이 날아든다.

아르센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용병들이 사다리를 든 병사들을 중심으로 방패를 든채 달리기 시작했다.

"끄아악!"

"커헉!"

숨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화살에 맞은 용병과 병사들이 땅에 고꾸라진다.

사다리를 든 병사가 맞아 쓰러지자 옆에 방패를 든 병사가 이어 잡았다.

푸푸푹!

화살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투웅!

끝이 없을 것만 같던 길도 어느덧 성벽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사다리가 드디어 성벽에 걸쳐진 것이다.

두 명이 방패를 들어 화살을 막고 두 명이 양 쪽에서 사다리를 잡는다.

아르센이 방패를 가로로 들더니 부메랑 처럼 사다리 위쪽으로 던진다.

훙훙!

빠르게 회전하며 사다리를 타고 사선으로 쭉 올라갔다.

쿠왕!

방패가 병사들과 부딪히며 성벽 위에 있던 대열에 균열을 만들었다.

타타탓!

다시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이미 아르센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온 뒤 였다.

"뭐, 뭐야!"

"저, 저자는?!"

대부분의 부상병들은 휘젠가르트 성을 향해 한 번씩은 올라 갔던 적이 있었다.

게다가 홀로 7만을 뚫고 릴리프에게 갔던 자.

"아, 아르센 왕!"

아르센이 오연히 서서 주변을 바라본다.

[스킬 - 투지를 사용했습니다.(Master)]

[시전자보다 능력이 낮은 생명체는 투지에 질려 스스로 물러납니다.]

[스킬을 마스터 했기에 그 능력이 2배가 됩니다]

주변에 있던 병사들의 얼굴에 두려움이 서리며 뒤로 슬금슬금 물러선다.

아주 잠깐 동안에 있던 일이지만 이미 성벽 위에는 단원들이 거의다 올라왔다.

"성벽에서 전부 밀어내라."

칼리엄 소드에 오러 블레이드가 맺힌다.

두터운 연푸른 색의 오러 블레이드.

"추웅!"

블루윈드 기사단원들이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서걱!

병사들이 최대한 막아보려 했지만 이미 오러가 서린 검을 막기란 요원한 일이다.

아르센 역시 지지 않겠다는 듯 앞으로 튀어나갔다.

놀라 멈춰 있는 병사의 목을 횡으로 그었다.

스컹!

뒤에 있던 넷의 병사들까지 같이 베이며 쓰러진다.

푸확!

피가 분수 처럼 쏟아진다.

그대로 쓰러진 시체를 밟고 지나가자 병사들이 뒤로 물러섰다.

턱.

하지만 성벽이기에 끝이 있었고, 가장 뒤에 있던 병사의 발이 걸린다.

"그, 그만 와! 미친놈들아!"

"어, 어어어!"

공포에 질린 병사들은 뒤에 상관없이 계속 물러났고 결국 병사들이 성벽 밑으로 떨어진다.

쿠웅!

땅에 머리 부터 떨어지며 뇌수가 터졌다.

"롤링 크러시."

검에 마나가 뭉치며 빠르게 회전했다.

천천히 걸어가 가장 앞에 있던 병사의 가슴팍에 찔러 넣었다.

카가가각!

마나의 제어가 풀리며 칼날이 되어 사방으로 퍼진다.

가슴팍을 찔린 병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주변은 완전히 초토화가 되었다.

이미 말끔해진 것이다.

푸욱!

그나마 남아있던 병사들도 뒤에 올라온 단원들의 검에 의해 죽어나갔다.

쿠그그그.

두꺼운 강철로 만들어진 성벽이 서서히 열린다.

성벽 위에 있던 제론 왕국의 국기는 서서히 내려갔고 아르센 왕국의 깃발이 천천히 올라선다.

두두두!

성문이 열리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기사단원들이 달려왔다.

우와아아아─!

함성이 사방을 메운다.

아르센이 배에 힘을 주며 숨을 들이 마신다.

"항복하면! 살려주겠다! 무기를 버려라!"

성문이 열리고 성벽이 함락되는 순간 공성전에서 이미 학살로 변했다.

4천의 병력이 있었지만 대부분이 부상병인데다가 그 몸으로 성벽 보수를 하는데 무리를 했다.

이미 버티기에는 무리가 컸다.

챙그랑.

무기를 버리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챙그랑.

한 명이 버리기 시작하자 잔잔한 호수에 커다란 돌이 떨어진듯 퍼져나갔다.

이미 전의를 상실한 이들은 버티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내성으로 간다."

시가지를 지나 내성으로 향했다.

버려져 있는 말에 올라탄 아르센과 1기사단이 아직 항복하지 않고 무기를 들고 있는 이들의 목을 베며 내성으로 향했다.

두두두두!

내성문은 이미 열려 있었으며, 성벽 위에 있는 병사들이 흰색 깃발을 든채 흔들었다.

펄럭! 펄럭!

한 번 살펴보고는 달리던 속도 그대로 내성문을 통과한다.

"함정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조드가 뒤에서 외쳤다.

"너가 1기사단을 맡도록, 다섯 명만 나를 따른다."

"충!"

"충!"

이미 예전에 몇 번 와본 기억이 있기 때문에 손쉽게 빈폴 가의 저택으로 말 머리를 옮겼다.

두두두두!

내성에는 사람의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저택 앞에 도착한 아르센과 다섯 명의 단원이 말에서 내렸다.

고요했다.

끼이이익.

이제는 모래먼지가 수북히 쌓인 정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퀘퀘한 냄새가 진동했다.

척척척.

군화와 대리석 바닥이 부딪히며 차가운 소리를 냈다.

안으로 들어설 수록 퀘퀘한 냄새가 더욱 강해졌다.

"……."

길의 끝에는 커다란 공터만이 남았다.

부셔진 건물들의 잔해만이 뒹굴 거렸다.

예전 폐루와 데스 나이트와의 싸움에서 생긴 잔해다.

문 역시 너덜너덜 해져 한 쪽은 아예 있지도 않았다.

끼익, 쿵!

문을 손으로 건들자 기울어지며 바닥에 떨어진다.

충격에 먼지가 피어 올랐다.

예전 드로이드의 저택의 회의실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부셔진 폐허였다.

쇄액!

그때 먼지 틈으로 빠르게 찔러들어왔다.

아르센이 고개를 옆으로 피하자 아슬하게 스쳐지나간다.

척.

찔러 들어온 팔의 팔꿈치를 잡고는 오른 손으로 내려 찍었다.

콰직!

뼈가 뒤틀린다.

─죽.어.라.

기이한 음성.

검붉은색의 갑주를 입은 기사.

처척.

안에서 네 명의 검붉은색 갑주를 입은 자들이 더 나왔다.

투구를 깊숙이 쓴채 나타난 기사들.

하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잘 아는 단원들과 아르센이다.

동공에서 나오는 붉은색의 빛.

"데스 나이트가 여기에 다섯이나 있다니……."

뒤에서 단원 하나가 읊조리듯 말했다.

"아니, 안에 무언가가 더 있다."

"……!"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단원들 보다도 강한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것 아닌가.

"너희들. 맡을 수 있겠느냐."

아르센이 묻는다.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팔이 부러졌던 데스 나이트 역시도 어느새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마 팔다리 하나 부시는 걸로는 안끝날것이다. 가루를 만들도록."

"충!"

"충!"

"충!"

아르센이 데스 나이트 사이로 걸어들어간다.

─여.기.서.너.는.죽.는.다.

붉은색의 오러가 씌인 검이 아르센을 향해 쏘아졌다.

쿵!

아르센은 반응 없이 지나갔다.

뒤에서 달려온 단원이 막은 것이다.

우우웅.

단원들 하나하나가 강력한 기사들.

믿는 것이다.

"믿는다."

아르센이 등을 보인채 말을 툭 내뱉고는 먼지 안으로 들어갔다.

단원들이 신뢰의 눈빛으로 아르센을 봤다.

서로 믿는 것이다.

서로 등을 맞댈 수 있는 전우이기 때문이다.

단원이 씨익 웃는다.

"기사의 싸움에 피하지 않소. 한 번 해보지 않겠소?"

─기.사…….

다섯의 검에 연푸른색의 오러가 씌였다.

데스 나이트의 검에도 검붉은색의 오러가 덧 씌여졌다.

한 편 안으로 들어선 아르센은 안에서 이상한 장면을 보고 있었다.

먼지가 어느정도 가라앉자 드러난 모습은 그를 적잖이 당황케 만들었다.

"……폐루."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은 폐루였다.

그리고 그 옆에 앉아있는 것…….

"드로이드 자작."

드로이드 자작까지 앉아 있었다.

전부 생존의 갑주를 입은 채였다.

붉은 사냥개 폐루는 붉은색의 갑주를, 기사의 성, 성주이자 대지의 기사단장인 빈폴 드로이드는 살색의 갑주를.

다만 다른 것은 눈동자가 붉다는 것 정도.

"……."

그리고 그 앞에 있는 또 하나의 얼굴.

릴리프 공작의 충신이자 제론 왕국의 자작인 길리아.

그가 몸을 축 늘어뜨린채 서 있었다.

─아르센. 당신이 이미 여기까지 올 것은 알고 있었소.

길리아의 입에서 쇠가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눈 앞에 보이는대로 데스 나이트가 두 구나 있네.

폐루와 드로이드를 말하는 것이리라.

─먼저 마중을 나온 다섯 구의 데스 나이트는 폐루의 부하인 적갑기사단 중에서도 상위 5명이오.

"……."

─멋있지 않소? 죽은 이들을 다시 불러낼 수 있다니.

"지랄맞은 취미로군."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유감이오.

심드렁하게 쳐다보는 아르센.

그를 놓친지 벌써 2주나 지났다.

그것이 너무나 아까운 아르센이었다.

─나는 남쪽을 전부 점령하러 가니 북쪽에서 놀고 있으시오.

아르센의 이마가 꿈틀거렸다.

─그리고……, 부상병들만 남겨둔 이유를 잘 생각해보기 바라오.

스걱.

길리아의 목이 잘렸다.

툭, 데구르르.

목이 잘려 옆으로 굴러갔다.

─무운을 비오.

잘린 목에서 들리는 소리는 섬뜩하기 그지 없었음에도 아르센은 미동조차 없었다.

길리아가 움직여 자신의 목을 오른 쪽 옆구리에 들었다.

상급 언데드인 듀라한.

그리고 최상급 언데드, 데스 나이트 두 구.

폐루와 드로이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젊을 적 배이제 제국의 품에서 자라 함께 꿈을 키운 두 명의 영웅이 죽지 못하는 언데드가 되어버렸다.

아르센 역시 두 명과 전부 인연이 있다.

우우웅.

칼리엄 소드에 연푸른색의 오러가 샘 솟는다.

"전부 댐벼."

폐루와 드로이드가 움찔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장 먼저 달려든건 듀라한이다.

카릉!

제법 두꺼운 양손검을 한 손으로 든 듀라한이 횡으로 베어왔다.

가슴팍을 스쳐지나갔다.

"대가리 장애새끼는 꺼져라."

검이 스쳐지나가자마자 발로 배를 걷어찬다.

쿵!

중심을 잃고 바닥에 엎어졌다.

푸욱.

검이 정확히 길리아의 머리에 꽂혔다.

마나를 더욱 불어넣자 오러가 불꽃마냥 솟아오른다.

화르륵!

머리 전체에 불이 붙었다.

쿵!

그대로 바닥에 내려 꽂자 재가 되어 사라졌다.

한 순간이었다.

너무나도 차이나는 실력차는 듀라한 조차도 어찌하지 못했다.

만약 아르센이 어정쩡한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이나 상급유저였어도 지는건 반대였을 것이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본다.

스윽.

폐루와 드로이드가 검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원래라면 청량하고 맑아야 하는 오러가 탁했다.

검붉은색의 오러와 검갈색의 오러.

아직 데스 나이트가 된지 오래되지 않아 묵빛의 갑주로 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만 충분하다면 그들은 완벽한 데스 나이트가 될 터.

느슨했던 칼리엄 소드를 꽉 쥐었다.

불 처럼 타오르던 오러가 뭉치는가 싶더니 이내 곧 검에 검이 씌여지듯 오러 블레이드가 형성되었다.

그것은 폐루와 드로이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드로이드의 오러 블레이드는 중간중간 실밥이 터지듯 오러가 새어나왔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오늘 오랜만에 데뚜 하구 와서 늦었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ㅎㅎ

가족의힘님 그러게요ㅠㅠ 활활ㅠㅠ

판소폐인님 ㅋㅋㅋㅋ한 편 더 쓰고 잡니다ㅋㅋ

심심심해해해님 한 편 더! 달립니다!

제이스 올드윈님 ㅋㅋㅋㅋㅋ장작을 늦게 태워버렸네요ㅠㅠ 지금에서야 올립니다ㅋㅋㅋㅋ

kig13님 채찍이 빗나갔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vkrudsh님 ㅋㅋㅋㅋㅋ에일리를ㅠㅠ 아청아청ㅠㅠ

북방의다리우스님 한 편 더! 밤 늦게 올립니다ㅋㅋㅋ

StayOver님 그렇죠ㅋㅋㅋ 17살짜리를...

카인_드_실버리온님 ㅡ0ㅡa

xvz7485님 ㅋㅋㅋ아르센 죽으면 깃발 아래서 끝나요ㅠㅠ

페진님 완전히... 나쁜 놈이죠...

eminem님 왜욬ㅋㅋㅋㅋ 왜 ㅋ....죠?ㅠㅠ

다크앤화이트님 나름 그랜드 마스터이니까욥ㅋㅋㅋㅋ

seank님 하얗게 불태우고 갑니다ㅠㅠ

속쫍이님 항상 감사합니다^^

한번보실라우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르시스님 한 편더 불태우고 갑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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