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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편 - 후판 직속 버서커 부대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졌다.
고오오오.
개성 강한 둘의 오러 블레이드가 힘을 과시했다.
후판이 웃었다.
"데스 나이트. 이름이 뭐여."
─조무래기가 알 필요는 없다.
데스 나이트의 도발에 후판이 피식 웃었다.
이 근방은 이미 데리고 온 버서커들에 의해 초토화 되며 밀려나고 있었다.
게다가 하필이면 전날 전투를 벌였던 병력들인지라 대부분이 환자들이었고 지친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기에 겨우 1천여명임에도 쓸려나간 것이다.
시체들이 즐비해있건만 충격파에 의해 제법 밀려나 둘 주변은 깨끗했다.
"누가 조무래기인지……, 알아보자구."
검에 오러가 다시 회전하기 시작한다.
"롤링 크러시."
후판의 검이 데스 나이트의 심장을 노리고 달려든다.
카가가각!
빠르게 오는 검을 몸을 숙이며 피했다.
등 부분이 오러에 걸려 기스가 났지만 커다란 피해는 아니었다.
그대로 몸을 올리자 그대로 후판의 겨드랑이에 데스 나이트의 어깨가 들어갔다.
척!
그대로 들어 뒤로 던졌다.
쿠웅!
땅에 박히며 붉은색의 오러 블레이드가 살짝 흔들렸다.
스컹!
데스 나이트의 검이 후판의 목을 노리고 빠르게 내려쳐졌지만 아슬하게 갑옷을 살짝 베며 지나갔다.
쿠웅!
피함과 동시에 일어선 후판이 어깨로 들이박자 데스 나이트가 뒤로 살짝 물러났다.
"버서커는 물러날 줄 모르는 종족이거든."
후판이 자신의 검날을 잡더니 껴안듯 끌어안았다.
콰직.
뭉그러뜨리는 소리가 나며 데스 나이트의 갑주가 부러졌다.
─…….
마나를 개방하여 온 몸에서 내뿜자 후판이 뒤로 물러났다.
고오오오.
음한 기운을 내뿜는 데스 나이트.
온 몸에서 회색빛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폭풍이여 몰아쳐라. 윈드 스톰(Wind Storm)."
후판의 검이 수십개로 늘어나며 데스 나이트를 난도질했다.
온 몸이 조각나듯이 잘게 부셔지며 허공에 흩날렸다.
데스 나이트의 검이 최대한 막으려 했으나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후판의 시야에 데스 나이트의 눈이 보였다.
붉은색의 눈동자.
"역시나 재수없는 눈이구먼."
─내 이름은 다울.
"……?"
눈동자가 커지며 붉은색이 사라지고 동공이 생겼다.
마치 생전의 모습처럼.
잘게 부셔졌던 갑옷들이 다시 만들어지듯 붙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 묵빛의 갑주가 아니었다.
은갈색의 갑주.
두터운 철판을 이어 만든 갑옷.
─배이제 제국의 장군이었다.
검 역시 일반 양날검에서 굉장히 날카로운 예도로 바뀌었다.
주변의 공기가 날카로워진다.
그럴수록 후판의 입가에는 미소가 띄어졌다.
"이 느낌, 너무나 잘 알지. 난 충청도의 아들이니까."
후판이 자세를 낮추며 남아 있는 마나를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검에 맺힌 오러 블레이드가 더욱 진하게 변하고 압축되어 단단해졌다.
"어비스 나이트(Abyss Knight)."
후판의 눈 역시 심연으로 가라앉는다.
어비스 나이트.
데스 나이트가 위로 성장할 수 있는 최종단계.
"이런 곳에서 어비스 나이트라니……."
후판이 어비스 나이트의 뒤를 본다.
목책의 중앙에서 전장을 바라보고 있는 귀족.
"저 자가 네크로맨서겠군."
─언제든 각성할 수 있게 도와주는 분이지.
후판의 눈동자가 다울을 바라본다.
─이 중에서 가장 강한 이는 너인가 보군. 너만 죽이면 분명 더 이상 능력자는 없을 터.
다울의 말에 후판이 피식 웃었다.
"……크크큭. 능력자라……. 너는 지금 네 기운이 얼마나 큰 괴물을 불러들이는지 몰러. 그리고……, 내가 폭탄을 하나 보냈거든."
둘의 기세가 다시 강해진다.
"반응이 왔네. 크크크큭."
버서커가 된 후판은 이미 재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휘젠가르트 성에서 느껴지는 기운.
"좆됐다고 복창해라."
후판이 몸을 날려 다울을 향해 오러를 내뿜는다.
* * *
전투가 한창인 휘젠가르트 성 앞에 단 한 명의 초라한 사내가 섰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는 붉었다.
"크힛, 크큭, 크르르르."
혼자서 딸꾹질을 하듯 성벽 위를 바라봤다.
병사들이 그를 그냥 지나쳤다.
그럼에도 아르센과 기사단은 그를 바라봤다.
미친 사내가 품에서 종이를 꺼냈다.
쫙 펼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분명 전투소리에 묻힐 것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쩌렁쩌렁했다.
"블루윈드 기사단은 들으라!"
단 한 마디.
그럼에도 기사단원의 집중을 받기에 충분했다.
"난 랭킹 158위의 버서커 후판이다! 이중에서 가장 강한 새끼가 누구냐! 나와라!"
듣다가 모두가 어이가 없는지 실소를 터뜨렸다.
"내가 상대해주겠다. 내가 이기면 블루윈드 기사단은 내 부하가 되어라!"
미소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아무도 나오지 않는구나! 전부 겁쟁이만 있는 것이로군! 칼리엄 제국의 전설이라 불리던 블루윈드 기사단이 맞는가!"
아르센 역시 피식 웃었다.
지금 종이에 적혀 읽고 있는 이 글은 익숙했다.
그리고 당돌했다.
"이거……, 몇 년 전에 혼자서 엘리시움 성에 쳐들어왔을때 말했던 거네요."
아르센이 1기사단 부단장이었고 미소 역시 4기사단 부단장에 취임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한참 옛날인 것이다.
아르센이 입을 연다.
"그럼 보답을 해줘야겠지."
답과 동시에 정면에서 굉음과 함께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분명 후판이 있는 곳이다.
"재밌겠구만."
아르센이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분명 성은 함락되기 직전이었다.
방금전까지 걱정중이던 아르센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분명 그때 총 단장님이 이렇게 말했었지?"
당시 그 현장에 있었던 이들은 몇 안되었다.
아이조드가 신입기사였을때였으니 대부분은 후판이 어떻게 왔는지도 모를 때였다.
그렇지만 유명했다.
그의 일화는.
근데 실제로 이렇게 말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무도 의심치 않았다.
지금도 이러는데 과거에는 얼마나 더 또라이였을지는 상상도 가지 않았다.
"기사단 총원은 마중나갈 준비를 해라."
분명 그때 총 단장은 이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충!"
"충!"
"충!"
똑같이 들리는 대답.
그리고 5백여명의 기사단원들이 겨우 후판 한 명에게 당했었다.
당시 4기사단 부단장인 미소가 개패듯 패 영입했지만 말이다.
쿠그그그.
문이 열린다.
아르센이 웃었다.
"겨우 4기사단 부단장 주제에 못하는 말이 없군."
문이 열리자 성문 밖에 있던 병사들이 그들을 쳐다본다.
푸릉.
말 역시도 긴장된다는 듯 투레질을 한다.
"전원. 돌격한다."
충─!
전투의 함성 속에서 단원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성 아래 대기하던 벨렌시아와 이지빈.
성벽 위에서 합류해 막던 용병왕 유레로, 대지의 기사단들과 페르모르그.
그리고 기대감에 쳐다보는 레샤드.
마법을 하다말고 어이없다는 듯 벙찐 표정을 짓는 베이트먼.
"무, 무슨……."
"서, 성벽을 열다니!"
아르센이 말의 고삐를 잡은 채 오른 손을 들었다.
"블루윈드 기사단, 전원 준비되었는가."
2천 5백의 기사.
철컥.
처처척.
안면가리개를 내린다.
연푸른색의 갑주가 태양빛에 빛났다.
─칼리엄 제국에 영광을!
아르센의 오른 손이 천천히 내려가며 투구의 안면가리개를 내렸다.
철, 컥.
"거창."
창을 옆구리에 장착했다.
다른 창보다 길다란 장창.
성문이 열렸음에도 아무도 달려들지 못했다.
쿠오오오.
그것도 그럴것이 이미 그들은 2천 5백이 아닌 단 하나의 커다란 창이었다.
게다가……, 오러로 이루어진.
"칼리엄 제국에 영광을."
두 다리에 힘을 주자 말이 알아들었다는 듯 앞으로 나선다.
다그닥, 다그닥.
두두, 두두두, 두두두두.
그 속도가 점차 빨라진다.
푸욱. 푸푸욱!
아르센의 창이 머리를 꿰뚫었다.
그것뿐이 아니라 그대로 뚫고 지나갔다.
아니, 부셨다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
온 몸을 두른 오러가 몸에 닿자 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기사단 전원이 연푸른색의 오러에 감싸진 듯 했다.
"이런 말도 안돼는……."
정말 거짓 하나 없이 기사단은 연푸른빛을 내뿜으며 천천히 앞으로 내달렸고, 하나의 길이 생겼다.
두려움? 공포?
그런것이 아니었다.
경외.
정면에 있는 병사들 역시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졌다.
"블루윈드 기사단. 대륙을 통일한 제국의 가장 강한 기사단."
후판이 비웃듯이 어비스 나이트를 본다.
"그 중 아르센 단장님은……, 나는 쳐다도 못 볼 강자이다."
페르모르그가 멍하니 아르센의 등을 본다.
"……언제나 당신은 나에게 새로움을 보여주는구료."
그리고 만들어진 길 틈으로 달려나가는 일단의 기마대.
"우리의 주군을 죽인자가 저 앞에 있다! 블루윈드 기사단을 따른다! 우린 대 폐루 공작님의 직속 기마대이다!"
"우라!"
"우라!"
벨렌시아와 이지빈이 기마 4천을 이끌고 나섰다.
유레로 역시 외친다.
"용병왕의 이름으로 명한다! 전원! 성벽 밖으로 저 제론왕국의 개새끼들을 몰아내고, 베킨 성을 배신하고 제론에 붙은 성주를 처단하자!"
우와아아아─!
배틀 매지션에 의해 밀렸던 성벽이 승기가 천천히 느리지만 넘어오기 시작했다.
페르모르그가 그 모습들을 보며 가슴속에 다시 무언가 뛰는 것을 느꼈다.
요즘들어 아르센과 같이 지내면서 자주 느끼는 듯한 이 감정.
이것은 남자라면 느낄 수 있는 승부감, 호기, 광기였다.
페르모르그가 자신의 오른 손을 바라본다.
벨렌시아에 의해 잃었었지만 오히려 덕분에 더욱 강한 마법강철 팔을 얻었다.
그가 대지의 기사단을 바라본다.
대지의 기사단 역시 그를 쳐다본다.
"……."
"페르모르그. 뭐해."
빈폴 레샤드.
이제는 유일한 빈폴 가의 남자.
그가 웃으며 서 있었다.
"대지의 기사단은 들어라! 비록 지금 우리의 아버지이자 빈폴 성의 성주를 죽인 폐루는 없으나! 우리의 땅을 침범한 저 제론의 개들이 눈 앞에 있다! 이제 기사단의 검은 저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할 때이다!"
레샤드가 당당하게 외쳤다.
"가자!"
"충!"
"충!"
"충!"
모두가 성벽 밑으로 내려가 말에 올라탄다.
"드로이드 자작님."
빈폴 드로이드.
빈폴 성의 성주이자 레샤드의 아버지이다.
그리고 자신의 주군이기도 했다.
"도련님 역시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엄연히 기사입니다."
페르모르그가 말 위에 올라탔다.
우우웅.
의수가 진 검에 오러가 맺힌다.
"그리고……, 저 역시 성장했습니다."
오러가 어느덧 검의 형상을 맺듯 뭉쳤다.
비록 오러 블레이드는 아니지만 거의 근접했다.
최상급의 경지.
그 역시 블루윈드 기사단을 따라다니며 크게 성장한 탓이다.
두두두두두!
휘젠가르트 성의 1만 6천의 병력이 7만을 향해 달려들었다.
오히려 역공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모든 일의 원흉 릴리프 공작이 오롯히 앉아 있었다.
아르센이 그를 바라본다.
릴리프 역시 아르센을 쳐다봤다.
씨익.
아르센이 웃었다.
창의 오러가 맹렬히 회전했다.
쿠와아아앙!
창을 던지자 굉음을 냈다.
"스톰 스피어."
창이 지나가며 마나를 흩뿌리자 많은 병사들이 고깃덩어리가 되며 사방에 날렸다.
콰광!
두터운 목책 문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아이조드가 아르센의 등을 본다.
'우리 기사단 때문에 정작 자신의 힘을 전부 발휘하지 못하는 분이지. 아직 반의 힘도 내지 않으셨다, 단장님은…….'
아이조드가 정면을 바라봤다.
'릴리프 공작……, 이제 어찌 할 것인가.'
릴리프는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달려오는 그들을 봤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ㅎㅎㅎㅎ현재 연재중인 황제의 하늘 있습니다. 그것도 선작해주시면 감사ㅎㅎㅎ
아직 5편 밖에 안썼어요ㅠㅠㅋㅋㅋㅋ
아, 다음편은 외전입니다.
후판 편입니다.
없는그림자님 ㅋㅋㅋㅋㅋㅋㅋㅋ충청도의 아들ㅋㅋㅋㅋㅋ
달과하늘의무희님 후판은 멋있는 남자!
날향한너를위하여님 ㅋㅋㅋㅋㅋㅋ저도 충청도에욬ㅋㅋㅋㅋㅋ
StayOver님 별로 마음에 안드시나봐요ㅠㅠ 그래서 연참이요ㅠㅠ
dkssid00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ㅠㅠㅠㅠ
북방의다리우스님 ㅋㅋㅋ원래 다른 작품에선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싶었는데ㅠㅠ
페진님 외쳐! 갓청도!
eminem팬님 ㅠㅠ 1달 만인거 같아요ㅠㅠ
aplioas님 넵! 자주올게요ㅎㅎㅎ 죄송합니다ㅠㅠ
갱스터님 하도 바빠서ㅠㅠ 죄송해요ㅠㅠ
이지빈님 ㅎㅎㅎㅎ연재 자주할게요ㅋㅋㅋㅋㅋ
vinsa님 드디어!드디어!
다크앤화이트님 감사하다니ㅠㅠ 저야 감사할 따름이죠ㅎㅎ
weaponry님 저도 역시 충청도!
쌉툴라님 경상도의 아들이구먼유ㅋㅋㅋㅋ
길리아님 진짜 오랜만이네욥ㅎㅎㅎ 바로 연재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