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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122화 (12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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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편 - 지는 별, 북방의 다리우스.

빈폴 성 앞.

4만의 군세가 합류한지 하루가 지났으나 공격이 없었다.

그리고 북쪽 평야에 2만의 구원병이 나타났다.

사령관은 서북쪽 2개의 성중 하나인 잭트 성의 성주. 벤 데리얀.

그가 이끌고 온 것이다.

그 역시 서로 마주보는 상태에서 진영을 설치한채 움직이지 않았다.

다리우스는 긴장한채 정면을 바라봤다.

그 조용했던 진영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적들이 움직인다. 모두 준비하라."

"넵!"

부관들이 빠르게 뛰어다녔다.

병사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깃들었다.

"방패병 1열 선두로!"

"선두로!"

부관들이 다리우스의 명령을 복창한다.

병사들은 복창한 명령을 듣고 행동에 옮긴다.

"궁병들은 제 3열까지 만들며 방패병 뒤로 늘어서라!"

궁병들이 열을 만들었다.

다리우스가 성 안쪽에 있는 병사들을 바라봤다.

그들 역시 긴장감에 성벽 위에 있는 다리우스를 쳐다본다.

"모두 잘 들어라! 우린 대 배이제 제국의 영광스런 백성들이었고 또! 역사의 산 증인이니라! 비록 우리가 여기서 죽을지라도 역사에는 우리가 영웅이 되어 기록됌에 한 치의 거짓도 없음이리라!"

우와아아아─!

사기가 잔뜩 올랐다.

"부관! 마법사들에게 준비하라 이르게!"

"충."

다리우스의 전략은 소모가 아니었다.

생존이었다.

분명 밖에 있는 2만의 병력과 연락만 할 수 있다면 이길 수 없을진 몰라서 생존할 수는 있을 것이다.

스무명 정도의 마법사가 성벽 위에 올라섰다.

기다란 스펠을 외우고는 손에 마나를 집중했다.

때를 맞춰 폐루 군이 오와열을 맞춰 전진해 왔다.

둥! 둥! 둥!

북소리에 맞춰 전진하는 선군 1만.

나머지 7만은 뒤에서 대기한다.

"궁병들은 아직 대기하라! 명령할 때 까지 활을 쏘지마라!"

모두가 긴장한채 전방을 주시한다.

둥! 둥! 둥!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와아아아아─!

폐루 군이 곳곳에 사다리와 쇠고랑을 든채 돌진해왔다.

"대기!"

분명 선두는 사거리에 들어왔으나 전부가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됐다! 쏴라!"

다리우스가 크게 소리 지르자 부관이 깃발을 든다.

펄럭!

도미노처럼 깃발이 차례대로 올라감과 동시에 수 많은 화살이 허공을 가득 채운다.

쇄쇄쇅!

바람을 가르며 그대로 땅에 내리 꽂혔다.

퍼억!

사다리를 들고 달려가던 병사하나가 화살에 맞고 넘어지자 균형을 잃은 나머지 병사들 역시 넘어졌다.

푸푸푹!

뒤이어 날아온 화살에 심장과 목, 다리에 맞고 절명했다.

"이익! 방패병들은 뭐하는가! 방패를 들어……! 어억!"

말에 탄채 병사들을 다독이던 기사의 눈에 화살이 정확히 박히며 피눈물을 흐르며 말 탄채 죽었다.

퍼퍽!

뒤이어 몇 개의 화살이 시체에 더 꽂히자 중심을 잃고 넘어진다.

쿠웅!

말과 함께 넘어지며 밑에 숨어 공포에 떨던 병사하나가 몸이 눌려 숨을 쉬지 못해 죽었다.

전쟁은 그토록 어이없고 황당할 정도로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폐루가 말에 탄채 전장을 지켜봤다.

"2군을 투입하라."

"충."

명을 내리자 참모가 기수에게 신호를 보낸다.

기수가 연녹색의 기를 들어 좌우로 흔들자 대기하던 2군이 천천히 전진했다.

폐루 군 역시도 겨울 동안에 훈련과 사기를 최고로 끌어올린 정예병인 것이다.

"마법사들도 투입시킬까요."

참모가 묻자 폐루가 고개를 젓는다.

"마법사는 휘젠가르트에서 사용한다. 여기서 쓰기에는 너무 고급 인력이다."

"알겠습니다. 그리 전하겠습니다."

폐루가 자신의 검을 잡은채 성벽 위를 바라봤다.

'다리우스. 이 성은 며칠 가지 않아 나의 것이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제 2군도 어느덧 성벽 앞까지 다가갔다.

쿠웅!

어느새 도착한 통나무가 성문을 두드린다.

"뜨거운 기름을 부어라!"

위에서 기름이 쏟아진다.

치이이익!

살이 익는 소리와 함께 병사들이 통나무에서 떨어졌다.

푸푸푹!

물러서던 병사들의 머리 위로 화살이 날아와 박혔다.

"사다리를 올라가라!"

수십개의 사다리가 성벽에 걸쳐졌다.

성벽 위의 병사들이 떨궈내려 용을 써보지만 이미 중반까지 올라온 사다리는 병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아니었다.

콰직.

그때 성벽 위에 누군가가 나타나 도끼로 사다리를 쪼갰다.

"다, 다리우스님!"

도끼를 어깨에 걸친채 다리우스가 우뚝 서 있었다.

"내 비록 배이제 제국에서 지장(智將)으로 있었지만 무기도 어느정도 다룰 줄 알지."

이제는 역사서의 한 줄로 남아 사라져야할 나이와 이름이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세에 우리를 어떻게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남은 배이제 제국의 충신들로서 죽는것도 괜찮다 생각하는데……, 자네들은 어떤가."

다리우스가 주변의 병사들을 바라본다.

"그, 그렇습니다. 배이제 제국의 영광은 다시 이 땅에!"

"막을 수 있습니다!"

병사들의 사기가 다시 올라간다.

"과연…….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는 해도 호랑이는 호랑이라는 것인가."

폐루가 진지하게 그를 쳐다본다.

2만의 병사들이 성벽을 올라가려 힘을 써보지만 아무래도 힘이 부치는것은 어쩔 수 없었다.

"폐루님. 저는 반대편으로 갈까 합니다."

"음."

릴리프가 다가온다.

"저랑 내기 하나를 하는게 어떤가요. 누가 가장먼저 깃발을 꽂는지."

폐루가 릴리프 뒤에 있는 깃발을 본다.

분명 밸브 가문의 상징인 새하얀 여우였다.

'릴리프 밸브……, 점령할 생각이군.'

폐루가 고개를 끄덕인다.

"역량껏 해보도록 하시오."

"감사합니다. 그럼 사방을 에워싼 병력을 제외한 3만의 병력을 이끌고 반대편인 북문으로 가도록 하지요."

폐루는 무시한채 전투중인 성벽을 바라본다.

릴리프는 그대로 나와 자신의 측근을 찾는다.

"길리아."

"넵! 하명하시옵소서."

"너에게 1만을 줄터이니 우회하여 휘젠가르트 성을 점령해 대기하라. 나는 2만을 데리고 북쪽의 성문을 공략할 것이다."

"넵! 허나, 공작님 북쪽에 구원군 2만의 병력은 어찌합니까."

"아마 다른곳에 신경쓰지 못할 것이다. 만약 너를 따라 간다면 산에서 매복해 기습하여 유격전을 유도하라."

"넵."

"따라간다면 구원병이 없어진 빈폴 성의 사기는 뚝 떨어지겠지. 만약 따라가지 않아도 휘젠가르트는 우리의 성에 떨어지게 됀다."

길리아가 고개를 숙여 답을 대신하고는 1만의 병정을 데리고 휘젠가르트로 떠났다.

*                     *                       *

벤 데리얀은 2만 군세의 사령관으로 와서 지켜보기만 했다.

방금도 1만의 대 병력이 옆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지만 함정이라 생각해 움직이지 않았다.

길리아는 비릿하게 웃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들을 막은 것은 전혀 다른 이들이었다.

"응?"

크리프가 눈을 희번덕 뜨며 전방을 바라본다.

"……저건 뭐지. 벌써 점령당한건가? 병력이 왜 올라오지?"

크리프의 말에 기사단원들의 이목이 언덕길을 올라가는 길리아의 1만의 병사들을 본다.

"아, 저게 아이조드가 말하던 릴리프 밸브의 병력이로군."

깃발에 새하얀 여우는 너무나도 티가 많이 났다.

그것은 블루윈드 기사단 역시 마찬가지.

"단장님. 어떻게 합니까."

"저거 휘젠가르트로 가는것 같은데?"

단원들이 아르센을 쳐다본다.

아르센은 단원들을 바라봤다.

"뭐."

말이 투레질을 한다.

마치 싸우고 싶다는 듯.

"대략 1만으로 보이는데 공격하죠오?"

미소가 웃으며 아르센에게 다가왔다.

"Hooke."

아르센이 Hooke를 찾는다.

"5기사단은 후방에서 꼬리를 자른다."

"충."

Hooke가 출발했다.

"샤르피와 미소는 그대로 돌진해 허리를 끊어라."

"충."

"충."

아르센이 1기사단과 2기사단을 본다.

"우리는 선두에서 돌격해 간다. 모두 중앙에서 모여 휘젓고 나온다."

페르모르그가 질린다는 듯한 표정으로 아르센을 본다.

2천의 기사단이지만 그것을 나누면 겨우 수백기의 기마에 불과하다.

근데 그것을 세 개 조로 나누려는 것이다.

그런데도 너무도 당연하다는듯…….

휘젠가르트 성에서 나올때 폐루의 3만 병사들을 휘젓고 룐 성으로 갈 때부터 알아봤지만…….

"우리도 같이 가겠소."

대지의 기사단 3백이 같이 싸우겠다 한다.

"뒤쳐지지마라."

페르모르그가 웃었다.

왠지 그와 있으면 뭐든지 쉬워 보였다.

철컹.

자신의 오른팔을 바라본다.

벨렌시아의 오러에 베여 잘려나가 테이티 아베노의 도움으로 의수를 찼다.

그리고 이번에 휘젠가르트를 점령하며 다시 테이티 아베노를 만났다.

우우웅.

의수 사이사이로 빛나는 마법진들.

"페르모르그 아저씨."

빈폴 레샤드가 말을 몰아 그의 옆으로 온다.

"도련님은 안됍니다. 아직……."

"나도 할 수 있어요. 이제 애가 아니에요."

지난 시간동안 성장한건 페르모르그 뿐만이 아니었다.

빈폴 성의 마지막 남은 남아.

빈폴 레샤드 역시 어느새 의젓한 남자로 자라났다.

"……제 뒤에 바짝 붙으십시오."

고개를 끄덕인다.

"가자."

아르센이 딱 한 마디와 함께 투구를 썼다.

다그닥.

두. 두두. 두두두.

말이 달리는 소리가 점차 빨라지며 동시에 세 줄기로 나뉘었다.

두두두두!

아르센이 전방을 바라본다.

선두에서는 아직도 발견을 못했는지 멍하니 걷고 있었다.

"적들의 심장을 도려내어라!"

[스킬 - 돌격을 사용했습니다.]

[기사단의 순간속력이 370% 증가합니다.

[달리는 동안에는 측면의 어떠한 공격에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아르센의 명령과 함께 속도가 엄청난 속도로 빨라졌다.

이 엄청난 느낌에 페르모르그와 대지의 기사단은 눈동자를 크게 뜨며 아르센을 바라본다.

마음속에서 뜨거운 열기가 기사단의 어딘가에서부터 끌어올라왔다.

'마치 드로이드님을 따를때와 같구나. 아니 그 이상이다…….'

페로모르그가 태산같은 아르센의 등을 쳐다봤다.

"너희들은 감히 대 아르센 왕국의 땅에 침범하였노라! 그 죄! 목으로 받겠노라!"

[스킬 - 위엄을 사용했습니다.]

[적들의 사기가 지속적으로 떨어집니다.]

[적들이 시전자를 볼때 싸울 의지를 잃고 도망칩니다.]

[아군의 방어력이 1.7배 높아집니다.]

[띠링 - 칭호 '기사의 위엄'으로 인해 스킬의 능력이 4배로 적용됩니다.]

대지의 기사단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페르모르그 역시 눈을 부릅뜨고 아르센을 본다.

모두가 그의 등을 본다.

주변의 모든 광경이 마치 엿가락처럼 주욱 늘어나며 뒤로 스쳐지나갔다.

"전장의 바람이여. 불어라."

[스킬 - 조용한 폭풍(Quiet Stoem)을 사용했습니다.]

[뒤에서 불어오는 조용한 바람은 기사와 기사단의 공격속도와 이동속도를 2배로 증가시켜줍니다.]

[이동속도 - x2]

[공격속도 - x2]

안그래도 빠른 속도인데 그 속도가 배가된다.

그리고 몸이 가벼워졌다.

말들 역시 처음 느끼는 감정과 몸에 흥분하여 콧 바람을 더욱 깊고, 강하게 내쉰다.

그제야 병사들도 그들을 봤는지 깜짝 놀라며 허둥댄다.

엄청난 속도로 거리가 가까워진다.

"이 전장은! 우리! 블루윈드 기사단이 지배한다!"

[스킬 - 사자후를 사용했습니다.]

[이끄는 기사단의 사기가 170%올랐습니다.]

[아군의 공격력이 2배 올랐습니다.]

[아군의 방어력이 1.4배 올랐습니다.]

[근처의 적군은 사자후를 듣고 혼란에 빠집니다.]

선두에 창을 들어 막으려던 병사가 깜짝 놀라 자빠진다.

밑이 축축해지는 걸로 보아 소변을 지린듯 했다.

서걱!

하지만 소변을 다 지리기도 전에 병사의 목이 베였다.

푸슛!

목을 베고 다섯 기의 기마가 지나가고 나서야 피분수가 퍼졌다.

[스킬 - 투지를 사용했습니다.(Master)]

[시전자보다 능력이 낮은 생명체는 투지에 질려 스스로 물러납니다.]

[스킬을 마스터 했기에 그 능력이 2배가 됩니다.]

아르센이 병사들을 쳐다볼때마다 마치 드래곤을 본듯 몸을 멈춘채 움직이지 못했다.

이런 갑작스런 사태에 길리아가 혼란에 빠졌다.

"저, 저들은 대체!"

"기, 길리아님! 어서 빠져나가셔야합니다! 저들이 삼면에서 쳐들어옵니다! 그들의 목표는 길리아님으로 보이는 듯 합니다!"

"젠장! 가장 빠른 말을 태워 릴리프 공작님께 보내 이 소식을 전해라!"

기마 한 기가 빠르게 뛰어나갔다.

길리아 정면을 본다.

마치 볏짚을 베듯 빠른 속도로 자신쪽으로 오고 있었다.

"저들은 대체 누구인가……."

이 지역에 설마 저렇게 강하게 있는 이가 있었던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어느덧 자신의 앞에 서 있었다.

우뚝.

고오오오.

그의 몸에서 알 수 없는 중압감이 풍겨 왔다.

'으윽!'

중압감이 자신에게 집중되자 이빨을 으득 깨문다.

"넌 누구냐."

중저음의 목소리.

"……크윽! 난 대 제론 왕국의 길리아 남작이다."

"제론의 개가 왜 여기까지 왔느냐."

"개라니!……쿨럭!"

입에서 피가 한 웅큼 뿜어져 나온다.

"그러는 당신은 누구요!"

"난 대 아르센 왕국의 국왕. 아르센이다."

"아, 아르센 왕국?"

길리아의 머리가 재빠르게 돌아간다.

북쪽엔 악마의 숲.

서쪽엔 니베아 왕국.

동쪽엔 제론 왕국.

남쪽엔 바다.

"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데요."

에릭센이 띠를 고쳐 쓰며 말한다.

"아르센 왕국이라면 처음 듣는 나라요. 도대체 우리 군을 공격한 이유가 뭔지 여쭤봐도 되겠소."

길리아가 조심스레 묻는다.

"왕국의 땅을 침범했다."

"혹시……, 지금 이곳 말이오?"

아르센이 고개를 젓는다.

"볼류트. 빈폴. 두 개다 내 땅이다."

"……."

어느덧 기사단이 주변을 둘러쌌다.

길리아가 주변을 살피자 이미 1만의 군세는 거의 와해되고 도망가는 병사들까지 있었다.

아직 병사들의 수는 한참 남았지만 지휘자를 잃은 군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끄응……."

길리아가 말 없이 주변을 살핀다.

도저히 자신이 도망갈 틈도 없었다.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강했다.

아르센이 주먹을 쥔채 손을 들자 학살을 자행하던 기사단이 일시에 멈춘다.

"너가 대장은 아닐터. 릴리프 밸브는 어디있나."

"빈폴성을 점령중일것이오. 아니. 이미 점령하고 쉬고 있겠지. 겨우 1만과 8만의 전투이니까."

길리아가 장담하듯 말했다.

"그런가."

거기까지 말하고는 아르센이 그를 지나쳐 앞으로 말을 움직인다.

"가자. 냅둬라."

"충!"

"충!"

"충!"

블루윈드 기사단이 다시 남쪽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모바일로 붙여넣는거라 댓글 달아주기가 힘드네욥ㅎㅎ

항상 관심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해병대 말투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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