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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102화 (10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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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편 - 돌격(突擊))! 구출대(救出隊)!

베메타의 외침에 아르센이 한 쪽 눈썹을 치켜 세우며 뒤통수를 가격한다.

퍽!

통쾌한 타격감이다.

"이 자식이! 그르르르!"

마치 늑대가 이빨을 꽉 깨문 듯한 음이 들린다.

"너네가 길잡이좀 해줘야 겠다."

아르센이 말을 마치고 베메타를 나무에 묶었던 밧줄을 풀고는 일으켰다.

도망치고 싶었으나 몸과 두 손이 뒤로 묶여 도망 갈 수 없었다.

다른 일족들도 마찬가지.

"길이 어디여."

후판이 고기를 뜯으며 묻는다.

"……."

일족들은 모두 말 없이 고개를 숙인다.

싸움에 진것도 창피하고 부끄럽지만 이렇게 잡혀 치욕을 받다니.

"길잡이라……."

베메타가 슬쩍 고개를 갸웃하더니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좋다. 내가 앞장서지."

베메타의 말에 쿠르비크족 일족들이 스프링마냥 고개를 퉁기듯 세운다.

"베, 베메타님!"

"……!"

그런 그들의 눈빛을 읽은 베메타가 미소를 더 짙게 짓는다.

"어차피 우리 영역안으로 들어가면 이들은 알아서 호랑이굴에 기어들어온 셈이다. 비록 진것은 서글프고 치욕스럽기 그지 없으나 난 너희들을 살려야 할 의무가 있다."

그 말에 모두 감동에 젖은 채로 베메타를 바라본다.

퍽.

그 모습이 못마땅 했는지 후판이 그 우악스런 손으로 뒷통수를 내려쳤다.

"지랄이여."

"……."

베메타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르르릉."

"개새끼도 아닌디 왜 부들떤댜?"

"……이 새끼가!"

참지 못한 베메타가 발로 후판의 탐스러운 배를 가격한다.

턱.

하지만 생각보다 빠른 후판의 손에 발목이 잡혔다.

"복수는 나중에."

말과 함께 발을 놓았다.

저릿.

베메타는 발이 저리는 것을 느꼈다.

'강하다…….'

여유롭고 멍청해 보이는 후판의 모습이지만 베메타는 이질감을 느꼈다.

"대충 끝난 것 같군. 그럼 출발하지. 앞장서라."

"……알겠다. 명령하지마라."

아르센의 말에 베메타가 띠껍게 답하며 앞장 섰다.

다른 일원들도 마찬가지.

아르센이 인행에게 고갯짓으로 앞에 먼저 가고 있는 베메타를 가르켰다.

그러자 일행은 뒤에 따라섰다.

"그나저나……, 단장님~. 저랑 단 둘이네효오~."

미소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아르센의 어깨에 들러붙는다.

텁.

어느새 다가온 샤르피가 으르렁 거리며 말했다.

"그 더러운 손 단장님에게서 떨어질 수 있도록."

미소가 입을 삐죽인다.

"시르다."

마치 오랜만에 소풍을 나온 듯한 모습이다.

아르센은 익숙한듯 무시하며 속도를 높혔다.

"황녀님이 위험하다 그러니 모두 구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충."

"충."

"충."

*                        *                       *

스스슥.

하늘에는 구름에 두 개의 달이 가려지고 하나의 달만 반 정도 간신히 나와 지상을 밝혔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들리는 풀에 스치는 소리.

바겐타가 급파한 정찰조 2개조 중 하나.

조장이 오른손을 든다.

그러자 움직임을 멈추고 나무에 은폐후 기도비닉을 유지했다.

조장만 슬쩍 내려가 쳐다본다.

베메타를 위시한 일곱여명이 한 나무밑에서 모포를 덮고 자고 있었다.

조장이 뒤를 살짝 본후 신호를 준 후 일행이 있는 텐트를 뱅 돌아간다.

스윽.

그러자 뒤로 조원 하나가 붙었다.

잠시 후 그 나무 밑으로 다가가니 마나가 느껴졌다.

"알람 마법이다."

베메타의 음성.

정찰조 조장이 무릎을 꿇는다.

"베메타님. 당장 구원하러……."

"물려라."

"그게 무슨……."

"이들의 목적은 우리가 지금 데리고 있는 인간들이다."

"그럼 더더욱……."

"제물은 많으면 많을 수록 더 좋은법."

"……그런 깊은 뜻이……."

조장이 감격에 눈가에 습기가 맺혔다.

"그러니 일단은 물러가라."

"옛. 언제든지 신호하면 덮치겠습니다. 인원은 충분합니다."

"걱정마라. 어차피 이틀 후면 도착하니까."

"옛."

정찰조가 사방으로 흩어지며 물러났다.

물론 어느정도 일정 거리를 유지한채 있었지만 말이다.

"얘기는 다 한겨?"

전부 물러가자 어느새 일어나 모닥불 앞에 앉은 후판이 물었다.

'……언제?'

베메타가 깜짝놀라며 후판을 본다.

"왜. 놀랍디? 이 큰 덩치가 기척도 없이 다가오니까 놀랍지? 기지?"

"……."

생각을 읽힌것 같아 무안해진다.

"허튼 수작 부릴려 했으면 전부 저세상 갈 뻔했어."

말을 마침과 동시에 모닥불에 몸을 녹이던 후판이 다시 텐트로 들어간다.

*                           *                          *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아주 자그마한 눈들이 아주 조금씩 그윽하게 내렸다.

쿠르비크족이 오랜만에 보는 눈에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이 희끄무레하게 껴있다.

"제물들이 온다! 길비켜!"

그러자 쿠르비크족이 양옆으로 물러선다.

그 끝에는 3M의 나무를 곂쳐서 쌓은 나무 제단이 있었다.

그리고 급조로 만든 제단 위로 올리는 계단.

그 위에는 여섯 정도는 누울 수 있을정도로 넓었다.

저벅 저벅.

그리고 힘없이 끌려오는 황녀와 아이조드, 1기사단원 5명.

"부단장님……, 이제 끝난 것 같습니다."

아이조드의 바로 뒤에서 단원 하나가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들 주변으로 가득 차있는 우락부락한 쿠르비크족.

싸워봐서 잘 알지 아는가. 이들의 박투술이 얼마나 거칠고 빠르고 강한지.

이 많은 숫자라면 검에 베여 죽는게 아니라 진짜 주먹에 맞아 죽을 수도 있었다.

결국 그들은 제단 바로 앞에 섰다.

그 제단 제일 위에는 바겐타가 서있었다.

"드디어 내일이면 출정이다!"

단 한 마디에 떠나가라 함성을 지른다.

─우와아아아아!

소름돋을 정도로 우렁차고 섬뜩한 함성소리.

이 함성이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하는 거라는게 더욱 무섭게 만들었다.

황녀는 이미 겁에 질렸는지 표정이 창백했다.

"단장님께서 꼭 구출하러 오실겁니다."

허나 아이조드 스스로도 그게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잘 알고 있었다.

휘젠가르트에 모여 있으라했다.

혹시 몰라 룐성에 자취를 남겨두고 나중을 위해 대장장이들을 매수해 갑옷도 만들어 두었다.

하지만 그것은 예상해서 한 것이지 확실히 그럴것이다 하고 해논게 아니다.

만약에 일행들이 전부 모이지 않았다거나 혹은 룐성이 아닌 남부로 갔다면 자신들은 이 제단 위에서 쌩으로 불에타 죽을 것이다.

물론 반항은 하겠지만 결국 몰매를 맞아 끌려와 불에 타 죽을 것이다.

"우리가 출정하기 전에! 전쟁의 신 간테크님에게 제물을 바치려한다! 간테크님의 수호를 받는 우리는 간테크님으로써 살아가고 간테크님을 위해 살아간다!"

함성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제물을 올려라!"

바겐타의 목소리는 우렁차기 그지 없었다.

함성은 처음보다 두 배는 더욱 커진듯했다.

음성의 진동에 살이 떨리는 듯 했다.

아무도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이조드가 눈을 잠시 감고 숨을 들이 마쉰다.

이들의 열기는 자신의 몸까지 후덥지게 만들었다.

"……운명이라면."

아이조드가 조용히 눈을 뜨고 가장 먼저 계단을 오른다.

"호오……."

바겐타가 아이조드를 바라본다.

비록 베메타에게 흥분해서 지긴했지만 흥분만 안했다면 어떻게 될지 몰랐던 실력자다.

바겐타가 제단 밑으로 뛴다.

아이조드가 올라가자 나머지 단원들도 천천히 올라간다.

황녀가 가장 마지막에 망설이다가 올라갔다.

─우와아아아아!

이 소름끼치고 지겨운 함성은 그칠줄 몰랐다.

전부 제단에 올라서자 대기하던 인원들이 나무로 만든 계단을 해체해 주변에 대충 흩뿌린다.

졸졸졸.

그리고는 어디선가 기름을 가져와 동그랗게 뿌렸다.

바겐타가 옆으로 가더니 따로 돌로 만들어진 단상에 올라갔다.

"간테크님의 수호를!"

─간테크님의 수호를!

바겐타가 다른 일족보다도 큰 강철 건틀렛을 번쩍 들며 외치자 웅장한 소리가 울렸다.

"나도 저 사이에 꼈더라면 소름끼치게 기분 좋았겠군."

아이조드가 블루윈드 기사단에 있을 때를 기억했다.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고 항상 하나 같이 행동했던 그들.

죽더라도 그곳에서 죽을 만큼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추억이자 기억었다.

"단장님……."

아이조드가 눈을 감았다.

힘을 주어 주먹을 꽉쥔다.

마지막 발악을 할때가 서서히 오는것을 느꼈다.

눈을 뜨고 바겐타를 바라본다.

"불을 가져오라!"

─와아아아!

바겐타가 횃불을 들고 서서히 걸어왔다.

아이조드와 바겐타의 눈이 마주쳤다.

후화악!

살기가 그들을 향해 집중된다.

한 두 명의 살기가 아니다.

아이조드가 주변을 살핀다.

전부 함성을 지르고 있지만 눈을 뜨고 그들을 쳐다본다.

마치 죽일 듯이…….

살기가 전부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전부 공주님을 살기로부터 지켜라."

"충."

"충."

훈련받지 않은 자가 이 커다란 살기를 맨몸으로 받는다면 미치거나 기절할게 분명했다.

저벅 저벅.

수 만명이 지르는 함성에도 발자국 소리가 밤길을 걷는것처럼 선명하게 들렸다.

화르륵.

불의 소리 역시 너무 선명하게 잘 들렸다.

주먹을 꽉 쥐고 밧줄을 잡았다.

불을 갖다대려는 순간 힘으로 오라를 풀고 맨 손으로 덤빌 것이다.

화르륵.

횃불이 기름 먹은 장작으로 향했다.

'지금!'

아이조드가 힘을 주어 오라를 뜯었다.

발에 힘을 주고 바겐타를 죽일 듯 쳐다봤다.

바겐타 역시 알고 있었다는 듯 아이조드를 쳐다본다.

쇄액!

하지만 공격은 전혀 다른 곳에서 날라왔다.

옆의 목소리도 고함을 질러야 겨우 들릴만한 함성소리 사이로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오싹해진 바겐타가 몸을 빠르게 뒤로 뺐다.

서걱.

횃불을 베고 무언가가 땅에 박혔다.

불붙은 꽁지는 기름의 바로 옆으로 떨어졌다.

바겐타가 땅에 박힌 것을 보았다.

무언가 익숙한 대거.

아이조드가 두 눈을 부릅떴다.

바로 대거를 날린 곳을 쳐다본다.

수 만명이 있건만 홀로 오연하게 쳐다보며 천천히 걸어온다.

아르센.

그의 몸에서 무형의 기가 일렁이며 사방을 옥죄었다.

투지다.

"아이조드. 그 대거, 버리고 갔더군."

"……다, 단장님……."

아이조드와 단원들이 믿을 수 없다는 눈을 하면서도 눈에 습기가 맺혔다.

"내가 주워왔다."

땅에 박힌 대거는 예전 들렸던 여관의 주인이 가지고 있던 것이다.

말 하면서도 천천히 걸어온다.

바겐타가 어이없다는 듯 쳐다본다.

자신이 겨우 이 자그마한 대거 하나에 겁먹고 뒤로 몸을 빼냈다니.

"……제……, 제 1기사단 부단장! 아이조드가 칼리엄의 영웅이신 아르센 단장님을 뵙습니다!"

감정이 복받쳐 말이 제대로 안나왔다.

아르센은 그저 오연하게 아이조드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 수 만의 쿠르비크족 사이에서 입을 연다.

단 한 마디.

"돌아가자."

아이조드가 너무도 당당하고 뻔뻔한 그의 모습에 눈이 촉촉해진 채로 피식 웃었다.

"……충."

당연히 자신의 단장이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읍을했다.

그럼에도 눈가에 습기가 맺히는 것을 어쩔 수는 없었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치킨 먹고 좀 늦었슴돠ㅎㅎ 야식 먹다니..ㅠㅠ 또륵...

그리고 다음 주 일요일이 자격증 시험이라ㅎㅎㅎ 바쁩니다ㅠㅠ

호두늑대님 넴~ㅎㅎ 또 잠잘 시간이네요ㅎㅎㅎ

StayOver님 ㅎㅎ또다시 새벽ㅋㅋㅋㅋㅋㅋ

성해포님 오타지적 감사합니다^^ 바로 고쳤습니다ㅎㅎ

제로넘버즈님 ㅋㅋㅋㅋㅋ꾸르잼!!ㅎㅎㅎㅎㅎㅎ

만치(慢痴)님 언제든지 선삭하고 나중에 생각날때 다시 돌아오셔도 됩니다^^ 연재주기 못지키는 제 잘못이죠ㅎㅎ

Noverl룬님 제가 학업도 하고 시험이 자꾸 겹쳐서ㅠㅠ 나중에 한 번 날잡고 폭참 하겠습니다ㅎㅎㅎㅎㅎ

먹다남은개미님 일일연재를 목적으로..;;ㅎㅎㅎㅎㅎㅎ 다음편 올렷슴돠ㅎㅎㅎㅎ

북방의다리우스님 베메타 익숙하시죠?ㅎㅎㅎㅎ

페진님 현기증은 어째서;;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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