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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편 - 돌격(突擊))! 구출대(救出隊)!
찌르찌르.
풀벌레 소리가 사방에서 울렸다.
그렇다고 귀를 막을 정도로 큰 소리는 아니었다.
"그 동안 아무도 안와서 그런지 길에도 풀들이 많이 자랐네요."
에리히 베이트먼이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그럼에도 모두 답 없이 걷는다.
"그럼요. 대답이 없어도 저는 이해합니다."
베이트먼이 어깨를 으쓱한다.
"하하하. 그래요……."
결국 고개를 푹 숙인다.
"하아……, 가기 싫다."
가끔 날아드는 모기나 풀벌레들을 잡으며 터덜터덜 걸었다.
하늘을 보니 어느덧 날이 저무는 듯 노을이 짙게 깔렸다.
아르센이 오른 손을 든다.
모두 걸음을 멈췄다.
"일단 여기서 머물어야 될 것 같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들 풀을 베며 자리를 잡았다.
"내일부터는 속도를 더 내겠다."
그 말에 전부 고개를 끄덕인다.
"충."
"충."
"충."
허나 단 한 사람.
"……더, 더요?"
베이트먼.
오늘도 거의 뛰는 수준으로 걸었다.
헌데, 더 뛴다니.
베이트먼이 신발을 벋고 퉁퉁 부르튼 자신의 발을 바라본다.
"……힐."
두 손에서 빛이 나더니 이내 발에 스며든다.
그러자 조금 나아졌다.
붓기도 사라지는게 눈에 보였다.
"이제부터는 시간 싸움이다. 황녀님이 어딨는지 행방을 조사하는데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아르센이 대충 자기 자리를 정리하고 걸터 앉으면서 말을 잇는다.
"아이조드가 있기 때문에 걱정은 되지 않는다만……. 혹시라는게 있으니까."
모두 자리에 앉자 후판이 어느새 장작들을 가져와 자리를 만든다.
탁! 탁!
품에서 부싯돌을 꺼내더니 나무장작들 위에 있는 기름종이에 불을 붙혔다.
화륵.
곧 불은 모양새를 잡았다.
그리고 곧바로 주변에 나무 지지대를 만들었다.
"어디보자……."
후판이 옆구리에 달린 봇짐에 손을 넣고 이리저리 젓는가 싶더니 이내 무언가를 꺼내든다.
그것은 생고기였다.
"……?!"
"……?"
베이트먼과 페르모르그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본다.
"그 작은 공간에서?"
"마법이유."
고기를 지지대 위에 올려놨다.
열에 의해 서서히 익어간다.
"공간마법은 제법 고클래스일 건데……."
사실은 인벤토리이지만 그것을 알리 없는 둘은 그런가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후판은 모닥불을 두어개 더 만들더니 봇짐에서 냄비와 생수를 꺼내어 붓는다.
타닥타닥.
모닥불 타는 소리가 났다.
조용히 바라보던 베이트먼이 일어나더니 이내 돌멩이들을 들고 무언가 마법을 걸었다.
"뭐해?"
미소가 침을 흘리며 음식하는 걸 바라보다가 베이트먼을 바라본다.
"알람 마법이요. 주변에 걸어놓게요. 혹시 모르니까요."
알람마법을 걸고 음식을 하는 등 산의 저녁은 금방 지나갔다.
시간이 지나 나무로 텐트 비슷하게 만들더니 그 안으로 들어가고 보온 마법을 건 후 모포를 덮고 누웠다.
타닥 타닥.
모닥 불 세 개가 밖에서 타오르는 소리가 귓가를 울리며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 * *
다음 날.
"기상! 기상!"
샤르피의 목소리에 전부 일어났다.
"끄응."
베이트먼은 온 몸이 쑤시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언제 노숙을 해보겠는가.
자신이 건 보온 마법덕분인지 춥지는 않았지만 삭신이 쑤셨다.
주변을 살펴보니 자신과 미소를 제외하고는 전부 밖에 있는 듯했다.
음식 냄새가 나는 것 보니 이미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듯 했다.
"어여 오슈."
후판의 말에 나무로 급조한 텐트에서 머리만 빼꼼히 내민채 상황을 보던 베이트먼이 머쓱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노숙이 처음인가 보군."
아르센의 물음에 베이트먼이 고개를 끄덕인다.
"네. 노숙은 처음이죠."
"힘들겠군."
"힘들긴해도 재밌습니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손에는 쇠고기 슈트를 담은 그릇이 있었다.
다들 한 그릇에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근데……, 미소님은 안깨워도 되는겁니까?"
베이트먼이 묻자 다들 베이트먼을 바라본다.
"깨우고 싶으면 깨워. 물론, 너가 살 수 있다는 조건하에."
후판이 말했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고개를 저었다.
"절대 안일어나. 조금 있다 정리다하고 나면 올걸?"
샤르피의 말에 베이트먼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대로 밥을 다 먹고 정리하자 그제야 미소가 꾸역꾸역 자리에서 나온다.
"밥은?"
그 말에 후판이 따로 그릇을 던졌다.
텁.
미소가 그것을 받고는 하품을 했다.
"출발한다."
아르센이 짐을 챙기더니 선두에 섰다.
미소가 어물쩡 거리면서도 빠른속도로 후미에 붙어서 밥을 먹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아니, 뛰었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빠른 속도.
그런 속도로 움직이다가 갑자기 멈춰섰다.
"잠깐. 몬스터 하나가 급하게 이쪽으로 온다."
"큽니까?"
샤르피가 묻는다.
"……제법?"
아르센의 말이 끝나자 다들 느꼈는지 자세를 잡는다.
오크나 이런 것이 아닌듯 엄청난 속도다.
"둘? 셋?……, 아니다 여섯이다."
아르센이 옆구리에 달린 롱소드에 손을 갖다대었다.
스스슥.
숲풀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니 이내 일행을 에워쌌다.
턱.
그러더니 곧 앞으로 한 명이 나타났다.
"이곳은 인간이 들어올 곳이 못된다. 돌아가라."
웃통을 전부 드러내고 가죽으로 만든 치마 같은 것을 입은 자.
구릿빛 피부에 철갑처럼 단단해 보이는 근육.
두 손을 감싼 강철장갑.
"반마족 쿠르비크족인가 보군."
"……알고 왔군."
반마족이 말했다.
"내 이름은 베메타. 입구를 막고 있는 역할이지."
"내 이름은 아르센. 볼일이 있어 왔다."
"……볼일? 악마의 숲에? 돌아가라. 마지막 경고다."
아르센이 뒤를 돌아본다.
다들 전투에 자신이 있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미안하지만 사람을 찾고 있어서 그건 힘들 것 같군."
"아쉽지만 이 안에는 사람은 없다."
어느새 주변에 숨어 있던 여섯이 모습을 드러냈다.
베메타와 전부 비슷한 모습.
스르릉.
아르센이 천천히 검을 뽑았다.
"……죽어라."
베메타가 허리를 뒤로 꺾는 듯 하더니 빠른 속도로 반동을 이용해 퉁겨졌다.
쇄액!
오른 주먹이 아르센의 얼굴을 노렸다.
훙!
머리를 좌측을 꺾자 귓가로 바람소리가 들렸다.
쇄액!
오른 주먹을 피하자마자 왼 주먹이 날라왔다.
아르센이 몸을 숙이며 왼 어깨로 복부를 들이받아 뒤로 물러서게했다.
훙!
곧바로 일어서며 오른 검을 자측으로 그엇다.
베메타가 주먹을 쥔 손으로 내려쳤다.
깡!
그러자 그어가던 검의 행로가 바뀌며 바닥에 박혔다.
퍼억.
곧바로 이어진 주먹.
"킁!"
아르센이 가슴팍을 맞고 눈가를 움찔했다.
베메타가 힘을 축 뺀듯 두 팔을 늘인채 아르센을 본다.
훙! 훙!
곧바로 달려더는 베메타.
마치 팔을 하나의 채찍 처럼 엄청난 속도로 내질렀다.
아르센이 전부 피하며 검을 땅에 찍고 회전하며 발로 베메타의 다리를 걷어찬다.
퍽!
북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베메타가 넘어졌다.
아르센이 그대로 일어서며 검을 뽑아 베메타의 목을 향해 찍었다.
푸욱!
허나 땅에 박히며 공격은 무산으로 돌아갔다.
"롤링 크러시(Rolling Crush)."
검에 마나가 모이더니 곧 오러로 형상화 된다.
그 오러는 폭풍처럼 검을 중심으로 회전했다.
베메타가 두 손을 마주잡고 꺾더니 자세를 고쳐잡았다.
쇄액!
아르센의 검이 베메타의 급소를 노리고 찔러 들어갔다.
베메타가 씨익 웃으며 찔러오는 검을 내려찍었다.
깡!
검신과 건틀렛이 부딪힌다.
패리릭!
충격과 함께 들이치는 거친 오러의 폭풍.
서걱! 서서석! 서걱!
검에서 도망쳐나온 오러들이 베메타를 물어뜯었다.
"크윽!"
베메타가 당황하며 뒤로 물렸다.
허나 그 틈을 놓칠 아르센이 아니었다.
그대로 달려들며 검을 사선으로 내려치자 베메타가 뒤로 물러서기 급급했다.
몇 보 물러설때 아르센의 검이 빈틈을 보이며 정면으로 내려찍었다.
베메타가 그대로 주먹을 펴 손바닥으로 살며시 검면을 잡으며 옆으로 밀어낸다.
당연히 정면으로 들엉던 만큼 아르센의 시선이 보일리가 없었다.
드러난 얼굴의 표정은 웃고 있었다.
"훼이크다, 병신아."
검면을 밀어내자마자 복부를 가격한 발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그대로 달려 들어 머리를 발로 밟아 못일어나게 했다.
"크윽. 이 시발 새끼가!"
베메타가 욕짓거리를 내뱉는다.
"맘대로."
아르센이 발을 살짝 들어 강하게 내려찍었다.
쾅!
머리를 찼다는 느낌이 안들정도로 단단한 소리.
"……."
베메타가 기절했다.
아르센이 뒤를 돌아본다.
"늦었슈."
"늦었네요오~."
"늦으셨습니다."
"실력이 줄어들었나 봅니다."
후판과 미소, 샤르피, Hooke가 반마족들의 위에 걸터 앉아 쳐다보고 있었다.
페르모르그 역시 하나를 눕히고 나무에 기대있었다.
다만 베이트먼이 중앙에서 질렸다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마법 걸어서 못움직이게 조치를 취해라."
아르센의 말에 베이트먼이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안됩니다. 항마력이 워낙 높아서 왠만한 마법은 걸리지도 않습니다."
아르센이 이번엔 후판을 바라본다.
후판이 봇짐에서 이번엔 길다란 밧줄을 꺼냈다.
"이거 얼마 안남았는데……."
"이게 뭡니까?"
"뫼비우스의 밧줄."
처음들어보는 말에 당황한다.
"뫼, 뫼비우스…… 뭐요?"
"있어 그런게."
미소가 웃으며 어깨를 툭툭 치더니 이내 밧줄로 반마족들을 묶었다.
"어디 이제 얼마나 남았는가 들어볼까……."
미소가 잔혹한 미소를 짓는다.
* * *
찌르찌르.
야밤에 풀벌레 소리가 사방을 울린다.
"뭐라?!"
갑자기 적막한 이곳에서 우렁찬 소리가 들렸다.
"뭐라?! 정찰조가 안돌아와?"
"그렇습니다. 베메타님께서 직접 산책 할겸 끌고 나가셨는데……, 안돌아옵니다."
바겐타가 성난 표정으로 턱을 매만진다.
"그동안 무엇을 했느냔 말이다! 당장 정찰조 두조를 급파한다!"
"넷!"
보고하러온 일족이 돌아갔다.
"베메타……, 어딨는 것이냐……."
걱정어린 표정으로 하늘에 떠있는 달을 바라본다.
* * *
"끄응."
신음소리를 내며 베메타가 눈을 살며시 뜬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자.
유순한 얼굴에 금발.
자신이 눈을 뜨자 당황하며 벌떡 일어난다.
퍼억!
날아드는 발에 턱을 가격당한다.
"히익! 깜짝이야. 아, 아르센님! 눈 떴는데요?"
베이트먼이 당황한덕에 일어서며 턱을 가격한 것이다.
"이 놈!"
베메타가 열을내며 몸을 움직이려 했다. 허나 무언가에 묶여 일어날 수가 없었다.
"뭐, 뭐야?!"
"마법 물건이야. 풀기 힘들걸."
멀리서 아르센이 천천히 걸어오며 답해줬다.
"이 놈! 날 묶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 정체가 무엇이냐!"
"뭘 하긴. 너네 이곳에서 여자 하나랑 남자 몇 명 일행 못봤냐?"
"……모른다. 이 놈. 이곳에 들어온 인간은 아무도 살 수 없다!"
"아이조드가 그냥 당할리가 없는데?"
아르센이 살며시 무릎을 접으며 앉았다.
"아이조드 모르는가."
아이조드라는 말에 베메타가 움찔했다.
"봤구만."
아르센이 씨익 웃었다.
"니가 우리좀 그곳으로 안내해줘야겠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잡시다 이제ㅎㅎ
호두늑대님 따로 버릴 수는 없으니 데리고 다닌겁니다^^
神天花님 감사합니다ㅎㅎ 서로 댓글달고 이야기하는게 재밌잖아요ㅎㅎ 누군가에게 보여줄려고 쓰는 글인데 보는 사람과 소통하는게 재밌는거 아닌가요ㅎㅎㅎㅎ 강철의 열제와 비교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ㅎㅎㅎㅎㅎ
kji101767님 재밌다니 다행입니다ㅎㅎ 저녁이아니라 새벽에 올려서 죄송합니다ㅠㅠ
제로넘버즈님 ㅋㅋㅋㅋㅋㅋ그래도 읽어두시면 더 내용 이해하기 편하실거에요ㅎㅎㅎㅎ
StayOver님 에일리의 어머니는 어딘가에 잘 살아 계십니다^^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묵빛불사조님 감사합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가족의힘님 넵! 힘내겠습니다!!!ㅎㅎㅎㅎㅎ
Noverl룬님 감사합니다ㅎㅎ 슬슬 먼치킨 되가는듯ㅋㅋㅋㅋㅋㅋㅋ
한번보실라우님 감사합니다^^
이지빈님 감사합니다ㅎㅎ 연재할까도 했지만 이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ㅎㅎ 200호는 본편 꼭 넣을게요ㅎㅎ
북방의다리우스님 넵 기르기 맙습니다^^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ㅎㅎㅎ 바로 고쳤어요ㅎㅎㅎ
길리아님 감사합니다ㅎㅎ 읭ㅎㅎㅎ 이게 또 사연이 있는데 곧 나옵니다^^
clypia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점심에 짬내서 쓴거라서요ㅋㅋ 본의아니게 낚시한거 죄송합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