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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편 - 황녀 구출대.
자신을 덮고 있던 모포를 치우며 앉았다.
"흐아암~."
에릭센이 자지러지듯 기지개를 펴며 하품한다.
"음냐."
입맛을 다시며 앞을 바라본다.
전부다 어제 과음을 했는지 기절하듯 자고있는게 보였다.
하늘을 보니 이제막 여명이 트는 듯 살색과 옅푸른색이 조화를 이루며 기분좋은 눈찌푸림을 만든다.
차가운 바람이 곁을 지나갔다.
"추워."
던졌던 모포를 다시 집어 덮으며 마탑의 잔해를 바라봤다.
마탑을 부셔 욕도 많이 먹고 많이 맞았으나 뿌듯한 그였다.
단 한 방에 이걸 부시다니.
씨익.
괜스레 웃음이 난다.
주변을 살피자 Hooke는 이미 일어나 자신의 검을 갈고 있었다.
그것은 5기사단 전체가 마찬가지였고, 3기사단장인 샤르피 역시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
"빠르네."
에릭센이 멍하니 있을때였다.
퍼억!
뒷통수가 얼얼하다 싶더니 이내 듣기 싫은 목소리가 들렸다.
"기상해. 장애야."
"……장애라 하지마십쇼. 저 진짜 빡칩니……."
퍽!
강하게 한 대더 맞았다.
"우이씨."
에릭센이 품에서 눈을 가릴 끈을 꺼내 눈을 가리고 뒤로 묶었다.
"안대는 안바꾸냐."
"빨아 쓰고 있습니다."
입이 대자로 나와 삐죽이며 에릭센이 눈꼽을 뗀다.
크리프가 피식 웃는다.
"됐고, 총단장님께서 찾으신다."
"저를?"
"그래."
크리프가 걸음을 옮기자 쫄래쫄래 쫓는 에릭센.
그 걸음의 끝에는 벌써 일어난 아르센이 있었다.
그리고 몇 명이 더 보였다.
"샤르피하고 Hooke는 곧 올겁니다."
그곳에는 아르센과 눕이 서있었고 그 둘 앞으로 크리프, 에릭센이 섰다.
이미 와있는 미소와 베어링, 후판이 있었다.
"톰백과 포금, 라우탈등 나머지 부단장들은 깨우지 않았다."
아르센의 말에 다들 의문을 품었다.
"어째서인지 알고싶습니다."
그때 샤르피와 Hooke가 천천히 걸어와 옆에 섰다.
"잠자리는 불편한데 없으셨습니까."
샤르피가 걱정어린 표정으로 쳐다본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
그것을 뒤로 묶어 포니테일을 만든 샤르피.
누가보더라도 반할 만한 외모였다.
미인(美人)은 샤르피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싶었다.
미소또한 부러워하는 티하나 없이 맑은 피부와 몸.
오똑한 코.
"그래. 잘 잤나."
아르센의 말에 샤르피가 붉으스레 해지며 고개를 숙인다.
"그렇습니다."
"Hooke는 별일 없었나."
"인원 5백. 열외 무, 부재 무. 완벽합니다."
"그래그래."
기사단장들이 전부 모였다.
"눕."
아르센이 눕을 바라본다.
"아, 네."
눕이 앞으로 나선다.
어제 이후로 기사단의 눈이 되기로 한 후 가장 먼저 아르센이 부탁한 것은 황녀의 행방이다.
"음음! 거두절미하고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이곳에 모인 이유는 황녀님 구출대를 선발하기 위해서입니
다."
"……?"
전부 고개를 갸웃한다.
황녀님 구출대라니.
가면 전부가지 누군가고 누군 안간다는 말인가.
"전부 그런 표정 하실 줄 알았습니다. 전부 가면 좋겠습니다만 악마의 숲은 소수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들 말 없이 쳐다만 봤다.
"악마의 숲은 말 그대로 악명이 자자합니다. 일반 몬스터와는 그 괴를 달리 할정도로 드세고, 거칩니다. 또한
강하고요."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냥 다 부시면 되지."
"아, 그리고 나무나 숲들이 대부분 독목(毒木)이거나 독초(毒草)들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길 빼고는
말이죠."
"해독하면 되자나."
"가는 길 내내 해독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이곳에 항마력이 높은 반마족을 상대로 마법사들이 주를 이
루는 이유입니다."
"……."
단장과 부단장들이 입을 닫았다.
"그래서 어제 아르센님과 회의를 해봤는데, 소수만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저도 물론 가겠습니다."
이런일은 빠지기 싫은지 전부 앞으로 나섰다.
눕이 어색하게 웃으며 아르센을 쳐다본다.
"허나, 단장들이 전부 빠지면 기사단은 누가 관리하나."
"알아서 잘 할걸요."
에릭센의 말에 전부 고개를 주억거렸다.
"……쳐맞을래?"
"……아닙니다."
바로 꼬리 내리는 에릭센.
"전부 명을 받아라."
"충!"
"충!"
전부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방금까지도 오합지졸이던 그들이 갑자기 기합이 들자 눕이 당황했다.
"우선 에릭센."
"충!"
"넌 남아서 1기사단을 관리한다!"
"……추웅."
힘이 추욱 빠진다.
"그 다음 크리프!"
"충!"
"마찬가지! 남는다. 톰백과 포금 역시 남는다. 룐성의 총 책임자는 크리프 너다. 총 단장직을 임시로 인계하겠
다."
"……충!"
크리프 역시 가고싶었으나 명령은 명.
"샤르피는 나와 구출하러 간다."
"충!"
"부단장인 세미킬드와 림드강은 남아 기사단을 이끈다."
"충!"
샤르피가 큰 목소리로 답한다.
"미소. 미소 역시 나랑간다, 베어링은 남는다. 베어링은 남아서 크리프를 보좌하라. 남은 분탕들을 처리하고
소문이 퍼져나가는 걸 막아라. 어차피 우린 떠날 몸이다. 괜스레 소문이 퍼져 좋을 일 하나 없다."
"충!"
"단, 후판은 나랑간다."
아르센의 말에 후판이 고개를 숙였다.
몸집이 남들의 두배는 되며 살이 갑옷사이로 삐져나오려하는 후판.
그가 크게 외쳤다.
"충!"
전부 당황한 구석은 없건만 눕만이 이해를 못한다는 듯이 쳐다봤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뒤룩뒤룩 살이찐 그.
어떻게 기사가 되었는지도 의문인 몸이다.
근데 그를 데리고 저 험난한 곳으로 간다니.
그래도 무슨 생각이 있으리라 하고 넘어갔다.
"그 다음 Hooke! 나랑 간다."
"충!"
"지금 자고 있는 라우탈이 기사단을 이끈다."
"충!"
아르센이 그렇게 말하고 전부를 바라본다.
"이의있나."
"없습니다."
"없습니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랑 같이 가는 인원은 점심에 출발한다."
"충!"
"충!"
"충!"
복창했다.
"해산. 단원들에게 전파하고 각자 준비하도록."
그렇게 단장과 부단장들이 해산했다.
"눕."
"네."
"너는 남아 정보길드인가 무엇인가를 재건하라."
"넵."
그렇게 전부 흩어졌다.
아르센이 전부 떠난 뒤 하늘을 바라본다.
"……황녀라……."
무엇인가 우수에 찬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다 이내 정신을 차린다.
"……."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벗어났다.
* * *
점심은 금방 왔다.
성벽 위에는 보초를 서고 있는 기사들이 보였다.
아직은 정리가 되지 않아 직접 보초를 서는 것이다.
"충! 단장님을 뵙습니다!"
아르센이 대충 손을 저어 받아주고는 뒤를 바라본다.
크리프와 에릭센, 베어링등 가지 않는 인원들이 배웅하러 나온 것이다.
"그럼 황녀님하고 같이 뵙겠습니다."
"그래."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이고 북문 앞에 섰다.
드르르륵.
도르래 소리가 크게 울리며 성문안에 있는 쇠창살이 올라간다.
그리고 나무문 역시 양쪽으로 열렸다.
황녀 구출대.
아르센, 샤르피, 미소, 후판, Hooke.
다섯명이 북문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등 뒤에 봇짐 한 두개씩 들고 있었다.
다만 아르센 뒤에는 이제는 쓰지 못할 칼리엄 소드가 메여있었다.
그 위에 봇짐이 작게 달려있다.
"……난 왜……."
그 다섯 뒤에 축 늘어진 한 사람이 있었다.
로브를 쓴 채 멍하니 앞을 바라봤다.
저 멀리 악마의 숲 초입이 보인다.
마치 자신을 죽이려는 이빨과 같아 보였다.
"마법쟁이. 가자."
미소의 말에 에리히 베이트먼이 더 축 늘어지며 답한다.
"……네에."
그가 잡힌 것은 오늘 아침.
어제 찾은 자신의 클래스보다 고급의 마법서를 얻어 읽고 있는 와중에 미소의 손에 잡혀 영문도 모른채 잡혀온
것이다.
[해독해.]
단 한 마디.
아르센의 단 한 마디에 기가 눌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전을 회상하던 베이트먼이 한 숨을 푹 쉬며 따른다.
"뭐 죽으러가나. 왜 저래."
뒤에서 에릭센의 궁시렁 되는 말이 들렸다.
베이트먼이 무시하며 하늘을 본다.
"빌어먹을……."
빌어먹게도 하늘을 화창했다.
"그거 나한테 하는 말이여?"
옆에 있던 후판이 고기를 뜯다가 쳐다본다.
"……."
돼지 한 마리. 기사라는 것도 이해를 못하겠는데 이 위험한 곳을 같이 간다니. 더 암담해지는 그였다.
그렇게 성을 뒤로 하고 걷고 있을때 저 앞에 한 사람이 더 나타났다.
로브를 썼음에도 터질듯한 덩치가 드러나 얼마나 큰지 짐작하게했다.
"나도 같이 가지."
페르모르그.
그 역시 구출대에 합류했다.
"레샤드 도련님은 에일리양이 맡아주기로 했소. 걱정안해도 되오."
페르모르그가 나오자마자 레샤드를 찾는 아르센의 행동에 피식웃으며 해명한것이다.
"방해만 되지마라."
"걱정마시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베이트먼의 한숨이 더 짙어졌다.
옆에 있는 후판만이 영문을 모른채 고기를 뜯어 삼킨다.
* * *
쿠르비크족.
마을.
아니 도시라고 하는게 걸맞을 정도로 많은 숫자의 인원들이 광장에 도열해있었다.
"좋군."
족장 바겐타가 웃었다.
웃통을 까고 급소만 가린 채 강철로 만든 건틀렛을 낀 쿠르비크족 일원들의 모습은 일당백이었다.
"족장님."
뒤에서 베메타가 다가왔다.
앞으로 바겐타가 죽으면 족장이 될 아이다.
"그래. 왔는가. 나의 후계자여."
"그렇습니다."
"제물의 상태는."
"양호합니다. 일정은 언제로 하실런지."
"앞으로 4일 후."
"넷."
"그래, 너는 여기서 일족을 보살펴라."
"예? 저도……."
"갈!"
바겐타가 호통을 쳤다.
"너는 앞으로 족장이 될 아이다. 전투보다 일족의 목숨을 더 소중히 여기고 전쟁이 났을때 그들을 지도하는 법을 이번에 배워라."
"하오나……."
"더 이상 욕심으로 족장이란 이름에 먹칠 하지말거라. 너까지 가면 이곳을 다스릴 이가 없다."
"예언자들이……."
"그들은 예언자지 지도자가 아니다."
"……알겠습니다."
"제단을 높이 쌓고 제물들을 잘 관리해라. 4일 후 제단 위에서 일곱을 불 태울 것이다."
"넷."
베메타가 아쉬움에 물러난다.
"전부 들어라! 우리 일족의 힘이 어느덧 이만큼 강해졌다! 저 위쪽의 다른 부족들과는 달리 우리는 전투에 최적화된 전쟁의 신 간테크님의 피를 이어받은 우월한 일족이다!"
"우!"
"우!"
숨을 한 번에 내뱉듯 내뱉는 그들의 외침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삼백여 년 전 있었던 빌어먹을 배이제 제국이란 놈들과의 전투에서 우린 대부분 멸족 가까운 화를 입었다. 허나 다시 4만의 병력과 10만여의 가족들이 있으니 눈물이 나려 하는구나!"
"우!"
"우!"
바겐타가 일원들을 바라본다.
당장 죽어라 한다면 바로 칼로 자신의 목을 그을 용사들이다.
"좋다! 앞으로 4일 후 성대한 제사를 한 후 5일째 되는 날 아침에 전부 출정한다!"
─우와아아아!
숲이 진동할 정도의 울림이 사방에 퍼졌다.
한 편 뒤로 물러선 베메타는 곧장 감옥으로 갔다.
감옥에는 쇠스랑을 찬 일곱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무언가 하는 모양이지."
아이조드가 베메타를 바라본다.
"알 바는 없지."
"……그래, 뭐 내 상관은 아니지만."
아이조드가 묶인 상태에서도 어깨를 으쓱했다.
옆에있는 황녀가 눈을 부릅뜨고 베메타를 바라본다.
근 한 달 가까이 잡혀있었음에도 죽지않는 외모를 보며 베메타가 감탄했다.
"오랜 시간동안 안씻었는데도 외모가 출중하군."
"……."
황녀는 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내가 반은 인간의 피가 섞이긴 했는가 보구나."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베메타가 물러갔다.
"황녀님."
아이조드가 황녀를 불렀다.
황녀가 지친 표정으로 쳐다본다.
"아이조드. 난 많이 지친것 같아요."
"아닙니다. 곧 구출 하러 아르센 단장님이 오실 겁니다."
"……아르센. 그 이름은 꺼내지 말았으면 합니다."
"황녀님……."
황녀의 단호한 말에 아이조드는 그저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옆을 보자 단원 다섯 역시 지친 듯 고개를 숙인채 졸고 있었다.
"너희들은 괜찮은가."
아이조드의 물음에 다섯이 지친 고개를 든다.
"저흰 아직 거뜬 합니다."
그들의 한결 같은 말에 아이조드가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미안하다. 내가 좀 더 강했더라면……."
"아닙니다, 부단장님. 저희가 수련이 부족했을 뿐입니다."
"……꼭 단장님께선 오실거다."
"그렇습니다."
절대적인 믿음.
그들의 모습은 그것이다.
다만 황녀만큼은 아닌지 언짢아 했다.
황녀 구출대.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4일이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오늘은 리코멘트 없습니당..ㅎㅎ 제가 너무 피곤해서리..ㅠㅠ
다음에 꼭 달게요^^ 죄성죄성ㅎㅎㅎ
ㅎㅎㅎㅎㅎㅎ아 그리고대부분 패널티가 언제 사라지나 궁금해 하시는데
안알랴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