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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편 - 납치.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진다.
"끄응."
아이조드가 인상을 쓰며 신음을 뱉는다.
웅성웅성.
주변이 굉장히 시끄럽다.
게다가 자신은 어딘가에 묶여있는듯 팔과 다리를 제 마음대로 가누질 못했다.
"부단장님. 일어나셨습니까."
옆에서 익숙한 단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조드가 한쪽눈만 뜬채 그를 쳐다본다.
그의 몸이 나무기둥에 꽁꽁묶여 있다.
"왜 그렇게 묶여있냐."
단원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갯짓으로 앞을 가르킨다.
아이조드가 앞을 본다.
애고 어른이고 전부 모여서 이곳을 보고 있었다.
굉장히 소란스럽고 아이들과 이곳의 여인들은 신기한듯 쳐다본다.
"우와~ 이게 인간이에요?"
꼬마아이들이 달려온다.
"근데, 왜 우리랑 모습이 같아요?"
어른들이 당황했다.
꼬마아이 하나가 단원하나에게 가더니 입가에 묻은 피를 콕 찍어맛을 본다.
"피맛도 같아. 이히히."
"끼햐~."
꼬마들이 신기한듯 아이조드 주변으로 모인다.
"꺅!"
그때 뒤에있던 곳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나왔다.
"이것들이 지금 뭐하는 것이냐!"
"화, 황녀님?!"
아이조드가 당황해서 고개를 돌릴려했으나 기둥에 막혀 보이지 않았다.
"꺅! 그만 만져라 이 놈들! 꺄! 끄흥!"
꼬마아이들이 뒤쪽에도 간 모양이다.
"와, 신기하다! 우리 엄마하고 같아! 이것봐! 이거 말랑말랑해!"
"그러게?! 우와, 히히히. 여기서두 우유가 나오나? 우리엄마는 나오던데."
"꺄아~, 신기방기~."
단원들의 얼굴이 붉어진다.
아이조드 역시 마찬가지.
"우흥……. 이것들이……."
아이조드가 한숨을 푹 쉰다.
"후우."
한 숨을 푹 쉴때 앞쪽에서 여러명의 발자국 소리가 났다.
저벅저벅.
여자들과 아이들이 양 옆으로 비켜난다.
"여자들은 당장 아이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라! 뭣들 하는겐가!"
"네, 네."
여자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진다.
아이조드가 그를 본다.
나이가 육십은 될법한 얼굴의 남자.
할아버지라 해도 믿을 수 있는 그런 얼굴이다.
하지만 기세는 여기 있는 그 누구보다도 강했다.
또한, 뒤쪽에 자신을 잡았던 그 젊은이가 있었다.
"……인간. 이곳에는 왜 왔는가."
"……."
아이조드가 두 눈을 감았다.
"왜 왔는가 물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그렇게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 아닐세."
늙은 모습에도 당당한 표정과 단단한 근육. 그리고 거대한 체구는 위압감이 들기에 충분했다.
"알다시피. 여기는 인간들의 기피대상 1위인 악마의 숲. 반마족들이 산다는 땅이야. 헌데, 이곳에 온 만큼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겠지."
아이조드가 감은 눈을 뜬다.
"이유는 없소. 그저 오고 싶었소."
"……허."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래. 그렇군. 이유가 없다. 일단 반갑다. 내 이름은 대 쿠르비크족의 족장 바겐타라 한다."
"반갑소. 나는 대 칼리엄 제국의 블루윈드 제 1기사단부단장 아이조드라 하오."
"그런 제국은 머리털나고 처음 듣는 군."
아이조드 역시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지금 내 조국이 어딨는지 모르겠소."
바겐타가 웃는다.
"근데, 그것보다 궁금한게 있소. 날 잡은 저 젊은이의 이름이 뭐요?"
아이조드의 물음에 젊은이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바겐타가 젊은이를 한 번 보더니 아이조드에게 말했다.
"베메타라고 하네. 다음 세대를 이끌 족장이지."
반마족은 마족과 인간, 혹은 인간과 비슷한 생명체와 임신해 낳은 하프 블러드이다.
마족의 무한한 생명과 지상의 유한한 생명체가 만나 아이가 생기니 당연 한계가 있기 마련.
그럼에도 반마족의 수명은 평균 5백살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래사는 만큼 낳을 수 있는 아이는 한계가 있으며, 그 힘은 선천적으로 강하다.
베메타가 입꼬리를 올린채 팔짱을 낀다.
아이조드가 속으로 생각했다.
'생각이 유치한 놈이군.'
바겐타가 아이조드 바로 앞으로 왔다.
직접 앞에 서니 그 덩치가 새삼 더 크게 느껴졌다.
"해서 이곳에 온 이유가 그냥 이란말인가? 인간치곤 대담하군."
"……대담해서 미안하오."
"허허허, 미안할 것 까지야.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아줬으면 하네. 이곳에 들어와 우리의 심기를 건드려서 살아나간 인간은 없다는 걸."
"정말 미안하게 됐소. 다시 들어오지 않겠소.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
그때 끼어든 황녀.
"내가 내 발로 들어온게 잘못한건가? 흥, 이런 촌구석에도 사람이 산다고."
바겐타의 눈이 뒤로 옮겨졌다.
황녀가 발로 땅을 차며 투정거렸다.
"냄새도 나고 당장 이곳을 나가고 싶군. 부단장. 당장 나가요. 이런곳엔 일분도 있기 싫군요."
아이조드가 난감하게 웃었다.
"……하, 하하. 위대한 쿠르비크족의 수장 바겐타이시여."
바겐타 역시 아이조드를 보며 웃는다.
"허허, 저 여인이 자네들 수장인가보군? 힘도, 마법도, 없는게 어떻게 수장인지 모르겠군. 인간이란 참 이상해."
"시끄러워요. 당장 풀어주지 않으면, 대 제국의 기사단이 이곳을 점령할 거에요."
"……참, 당돌한 여자군."
"흥."
아이조드가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군다.
퍽!
그때 강렬한 타격음이 울린다.
"시부럴 년이, 좆같이 생긴게 깝치고 있네."
베메타가 주먹으로 황녀의 턱을 타격한 것이다.
황녀의 몸이 축 늘어진다.
흑발과 짙은 속눈썹. 그리고, 매끈한 허리곡선과 풍만한 가슴까지.
게다가 자체적으로 빛나는 듯한 모습은 분명 여신의 모습이건만 반마족의 기준은 아닌 것 같았다.
아이조드가 깜짝놀라 외쳤다.
"화, 황녀님! 이놈!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아이조드가 힘을 줘 밧줄을 끊었다.
바겐타가 손짓을해 모두 뒤로 물러나게했다.
"시끄러운 년 조용히 시켰다."
"……이 놈이!"
이미 자신들의 무기는 저들에게 뺏긴 상태.
허나 허공에 손짓하자 대거가 손에 잡혔다.
[스킬 - 공허의 유산.을 사용했습니다.]
[자신이 가장 최근까지 소유했던 무기를 복사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한 시간 3분.]
[쿨타임 10분.]
[2:58]
아이조드가 베메타에게 달려든다.
까앙!
건틀렛과 대거가 부딪혔다.
아이조드가 왼손으로 베메타의 목을 움켜쥔다.
"황녀님에게 손을 댄 죄. 죽음으로 갚아라."
눈이 이글거린다.
베메타가 이죽거렸다.
"애송이, 말할 시간에 검을 휘둘러 죽여라."
어느새 날아든 발이 아이조드의 팔뚝을 꺾는다.
재빨리 팔을 빼내며 대거로 다리를 찍었다.
쑤욱.
하지만 날렵한 베메타는 눈깜짝할새에 발을 빼냈다.
푹!
땅에 박힌 대거를 빼내며 동시에 휘둘러 베메타를 위협했다.
건틀렛으로 쳐내자 대거가 대각선으로 퉁겨져 나갔다.
퍼퍼퍽!
순식간에 안으로 파고든 베메타가 연속으로 가슴과 복부를 가격했다.
쿵!
그렇게 날라간 아이조드가 바겐타의 가슴에 부딪힌다.
"허허."
바겐타가 대거를 뺏어 들었다.
퐁~!
구름처럼 연기가 되어 대거가 사라진다.
"아이조드라 했나. 너가 아직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닌가 싶군."
[스킬 - 투지를 사용했습니다.(Master)]
[시전자보다 능력이 낮은 생명체는 투지에 질려 스스로 물러납니다.]
[스킬을 마스터 했기에 그 능력이 2배가 됩니다.]
아이조드가 베메타의 눈을 부릅뜨고 쳐다본다.
바겐타가 호오하며 내려놓았다.
베메타가 움찔했다.
"황녀에게 손 댄 죄. 죽음으로 갚아라."
"이봐, 이봐."
베메타가 피식 웃으며 뒤머리를 긁적였다.
"이봐. 난 전력을 다하지도 않았다고. 그리고 너 같은 새끼는 날 이길 수 없어. 왜? 그게 너와 나의 차이다. 시발놈아. 이기려면 강해져라. 이곳은 강한자만 살아남을 수 있는 땅이다. 강해지지 못하면 죽어."
아이조드가 이를 꽉 깨문다.
앞에 황녀는 축 늘어진채 묶여있었다.
단원들은 밧줄을 풀려 했지만 굵고 단단한 밧줄에 묶여 옴짝달싹 못했다.
바겐타가 아이조드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려논다.
"아이조드. 젊은이. 베메타의 말대로 이곳은 약육강식의 땅일세."
아이조드와 단원들이 베메타를 죽일 듯 쳐다본다.
"강해져야겠소."
바겐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해지면 된다."
* * *
아르센이 앞에 있는 성을 봤다.
"지도가 여기 맞는가."
옆에서 톰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여기 맞습니다. 이 안에 그 노인이 표시해둔 곳도 있고, 아이조드가 향했다는 곳도 이곳입니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인다.
"음……. 이번에도 소수만 간다. 나머지는 대기하라. 숫자도 제한적으로 줄인……."
이미 말하기전에 에일리와 크리프가 따라 내렸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프가 내리자 카트리나 역시 따라붙었다.
"이 넷만……."
미소가 저 멀리서 달려오고 있었다.
"샤르피. 쟤 막아."
"충."
샤르피가 뒤에 매단 검을 뽑고 말에서 뛰어내리며 미소 앞에 막아섰다.
"돌아가라, 미소."
미소 역시 옆구리에서 검을 뽑았다.
"발검!"
오러가 맺히더니 푸른 색의 오러가 샤르피를 향해 날라갔다.
에일리가 놀라며 입을 막았다.
아르센이 재빨리 에일리를 말에 태우고 출발한다.
"크리프, 가자. 톰백! 너가 길을 알고 있으니 따라와라."
"충!"
결국 아르센과 크리프, 톰백, 에일리, 카트리나 이 다섯이서 마법의 성, 룐으로 달려갔다.
뒤에선 샤르피와 미소가 맞붙었다.
"비켜, 샤르피! 나도 단장님 따라갈거야!"
"……단장님의 명령이다. 돌아가라."
누가 봐도 반할 조각의 미모의 소유자 샤르피.
얼음장과 같은 모습에 다들 다가가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허나, 그건 다른 사람이야기고, 미소에겐 맨날 자신이 아르센에게 가는 것을 막는 장애물에 불과했다.
"으아아! 결국 가셨어. 으항~!"
털썩 주저앉는다.
"옷 더러워진다. 안그래도 더러운 네 모습 더 더러워진다."
미소가 샤르피를 흘겨본다.
"너 때문이야! 너가 이러니깐 3기사단이 너를 어려워하지!"
"……원래, 아무 능력없는 사람이 사회탓, 남탓하는 법이다. 그리고, 다들 나 좋아해."
샤르피가 3기사단원들을 본다.
단원들 모두 시선을 회피한다.
"……너희들, 오랜만에 나랑 훈련하는게 그리운가 보구나."
그러자 3기사단원들이 황급히 고개를 내젓는다.
"어이구, 단장님. 그럴리가요~!"
"전 단장님과 같이 있는게 진짜 좋드라고요!"
"어우, 무슨 집인줄."
다들 편하다 자랑한다.
다른 기사단원들이 피식웃었다.
"전 단장님과 있으면 무슨 10년지기인줄 알았어요!"
마지막 단원의 말.
"……에이."
"……그건 아니지."
"샤르피 단장님. 이 놈이래요."
"이 놈이 순 나쁜새끼에요!"
"……단장님이 친구가! 마!"
샤르피가 미소를 바라보며 웃는다.
"……얼마나 괴롭혔으면……."
미소가 질린 표정을 짓는다.
이미 유명할대로 유명한 샤르피의 훈련강도.
한 번 시작하면 전부 녹초가 될때까지 한다.
"내가 괴롭힌적이 있는가. 부조리는 내가 용납못한다."
─아닙니다! 괴롭힌적 없습니다!
3기사단원 한 마음 한 목소리가 되어 외쳤다.
샤르피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다만 다른 기사단원들은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 * *
한 편 성안으로 진입한 아르센 일행.
사람이 북적였다.
이곳은 베이제 제국으로 부터도, 전쟁의 여파에서도 완전히 미치지 않는 중립의 성.
남쪽에 있는 마법사의 성 제노니아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성이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다들 설 잘 보내셨나요?
저는 여자친구와 함께 겨울왕국 봤는데 꿀잼!!
꼭 보세요! 진짜 재밌습니다.
갓 엘사느님..ㅠㅠ 흐헝ㅠㅠ
날가져요ㅠㅠ
골반쨔응... 하앍하앍...
Ote8님 ㅠㅠ그죠? 설연휴가 넘 빨라요ㅠㅠ
총각마에옹님 ㅎㅎㅎ일부러 캐릭터를 짜증나게ㅋㅋㅋㅋㅋ
캬로님 공주ㅠㅠ 하지만 다 반전이 잇지요ㅎㅎㅎㅎ
소설은 판타지님 이번화는 다들 공주일행이 어찌됫는지 궁금해하드라고요ㅎㅎㅎㅎ
달의소리님 감사합니다ㅎㅎ
상상속과일님 읭ㅋㅋㅋㅋ 원래 캐릭터를 아이조드가 아르센보다 좋은 캐릭터로 만들생각이었거든요ㅎㅎ
sgasl님 정주행 하기 어려웠을건디ㅎㅎㅎ 감사합니다ㅎㅎ
はひ님 원래 제가 먼치킨을 시러해섴ㅋㅋㅋ 하지만 강하게 할겁니다!!
길리아님 읭ㅎㅎ 그래서 오늘은 공주일행 위주로 썼습니다ㅎㅎ
RayEnderas님 정말 빨리 갓죠?ㅎㅎ 아까울정도ㅠㅠ
님 ㅋㅋㅋㅋㅋㅋ공주 캐릭터가 짜증나는 캐릭터ㅋㅋ
아이드래곤님 그렇죠ㅋㅋ 저는 더 짜증나게 만들겁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