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깃발 아래서-82화 (8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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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편 - 행방

척척척척!

처음보다 많아진 병력에 휘젠가르트 안에서는 떨떠름 할뿐이다.

"어째 병력이 많아 진 것 같지 않냐?"

병사 하나가 옆에 있는 후임에게 물었지만 후임이 알 턱이 없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너가 알면 내 후임이 아니지."

뒤에서 막사에서 쉬고 있던 병력들이 황급하게 몰려와 성벽에 붙고 빠르게 활에 살을 쟀다.

성벽 아래에서는 투석기를 준비했다.

척척척척.

적병들이 어느덧 성벽밑까지 접근했다.

몇 번의 전투로 인해 장애물 역활을 해주던 논들은 파괴되어 그저 야트막한 언덕이 되었다.

*               *               *

끼익.

문이 열리고 다리우스가 황급히 전투채비를 갖춘다.

근처에 있던 귀족들과 용병들 역시 마찬가지.

갑옷을 입자마자 호위 병력과 함께 나선다.

다그닥.

옆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음?"

"아……."

아르센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오직 그 하나 뿐.

아무도 없었다.

"혼자 나선것이오?"

다리우스가 말을 걸때 옆에서 마부들이 말들을 대령했다.

당연히 다리우스가 말에 올라탄다.

망토가 바람에 펄럭였다.

이제는 제법 찬 바람이 그의 볼을 훑고 지나갔다.

"그렇지. 이제 황녀의 행방을 알았으니 말이오."

"자꾸 황녀, 황녀라 그러는데 어디 왕국 출신이오. 내 심히 궁금했소이다."

다리우스가 묻는다.

"공작님. 시간이 없습니다. 전투가 임박했습니다."

"……."

옆에서 귀족이 재촉한다.

"난 왕국출신은 아니라서……. 이만 가야겠다."

아르센이 말머리를 돌린다.

"어이어이!"

말을 돌려 내성을 벗어나려 할때 성문 앞에 서 있는 추레한 늙은이가 있었다.

"어……."

"마법사시여……."

다리우스와 귀족들이 놀랐다.

테이티 아베노.

예언의 탑에 있어야 할 그가 내려온 것이다.

게다가 혼자 다니던 사람이 지금은 옆에 누군가가 있었다.

로브를 뒤집어 쓴 사내.

다리우스는 그가 누군지 알았다.

스윽.

후드를 벗자 얼굴이 드러났다.

기사의 성 빈폴에서 오른팔을 잃은 채 달려온 그.

"……페르모르그."

테이티 아베노가 페르모르그를 보며 고개를 까닥했다.

"저 자 입니까."

페르모르그가 마부에게 다가간다.

그러더니 갑자기 왼팔을 뻗어 말의 고삐를 낚아채 올라탔다.

다그닥 다그닥.

마부는 아무 말도 못한채 그를 쳐다본다.

덩치도 크고 다부진 얼굴에 물려났다.

척.

아르센 옆에 선다.

"……."

아르센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본다.

다리우스와 귀족들도 어이없이 지금의 행동을 본다.

"아아~, 걱정 말게. 다 뜻이 있어서 그런거니깐. 그나저나 다리우스. 네 놈들은 전투가 시작됐는데 안 가나."

"아……."

다리우스가 그제야 정신차리고 다리에 힘을준다.

"아르센……, 인연이라면 언젠가 보겠지. 지금까지 도움은 고맙소."

그렇게 말하고는 말을 박찬다.

"이럇! 귀족들과 기사들은 전부 제 자리 찾아 전투에 임하라!"

"하!"

"흐랴!"

다리우스의 뒤로 백여명의 인원이 뒤 따른다.

갑자기 내성 입구가 조용해졌다.

다그닥.

아르센 역시 나가려했다.

"이봐, 차원이동자."

"……?"

테이티 아베노가 성문에 그대로 선채 그에게 말했다.

"차원이동자. 삼백여년만이군."

"……차원이동자?"

아르센이 되묻는다.

페르모르그 역시 처음 듣는 소리에 갸우뚱 한다.

"너, 이계에서 왔지?"

"……뭔 소리하는가."

"다른 차원에서 왔느냐 물었느니라."

뚱딴지 같은 소리에 아르센이 인상을 찌푸린다.

"그래, 지금은 믿기 힘들겠지. 이해하네."

그렇게 말하더니 품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그에게 던진다.

탁.

아르센이 잡아서 본다.

네모낳게 각진 푸른색의 돌이었다.

돌 안에 푸른색의 물결의 파도가 치는 듯 했다.

"마나석일세."

"……."

"일반 마나석이 아니야. 기본 마나석에 마나를 전부 비워내고 내 마나를 불어넣었다. 거기다가 너의 마나를 집어 넣으면 나를 찾을 수 있게끔 도와줄 것이다."

"……."

"차원이동자라는 말이 아직은 이해가 안되고 어지럽겠지. 힘을 길러라."

"무슨 소리하는지……."

"아직은 너가 아무것도 몰라서 말해도 이해못하고 수긍도 못해. 그러니 나중에 시간지나서 어느정도 알게 되었을 때 나를 찾아와라."

"……이봐."

테이티 아베노가 늙은 얼굴에 미소를 띄운다.

"힘을 길러라. 조만간 커다란게 다가온다. 분명 신이란 작자가 너를 불렀다는 것은 이유가 있다는 것.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 말 뿐이다. 힘을 기르고 카르다니아 세계에 대해 더 알게 되거든 나를 찾아오거라."

"……뭔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알겠다. 도움 되는 건 받아두지. 근데 이 떨거지는 왜 데리고 가야하는거지?"

마법사는 웃으며 그렇게 등을 돌려 밖으로 나간다.

"한 번은 쓸만 할 거야."

등뒤로 그렇게 말을 하고 떠났다.

"저도! 같이 가요!"

이번엔 마법사가 사라지자 성에서 어린 소년이 갑옷을 갖춘채 자신의 키만한 검을 들고 달려온다.

그 뒤로 어머니 인 듯한 중년의 우아한 여성이 뛰어왔다.

"레샤드!"

"도련님!"

페르모르그가 말에서내려 무릎을 꿇는다.

"아! 페르모르그!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라! 아르센님! 저도! 저도 같이 가요! 저도 강해질거에요! 저 붉은사냥개 놈에게 복수 할거란 말이에요!"

아르센은 지금 어이가 없었다.

차례대로 도대체…….

"어이 없군. 이 온실에서 나가면 바로 죽음뿐이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아!"

"맞습니다."

페르모르그도 맞장구쳤다.

뒤에 귀족여인이 오더니 레샤드를 끌어 앉는다.

"흡, 아들아! 어찌 이리 어미 맘을 모르니!"

"저도! 저도! 강해질거에요 어머니! 제가 강해져서 올게요! 아르센님!"

아르센이 고개를 젓는다.

"너 같은 꼬마 받아줄 이유가 없다. 이봐 떨거지. 가지."

"떨거지라 하지 마쇼. 사모님. 일단 도련님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 계십쇼."

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오실거죠?"

"당연합니다. 도련님 곁에서 빈폴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페르모르그가 다부진 그 눈으로 다짐한다.

"……시발. 귀찮게 됐군."

아르센이 내성 앞에 섰다.

뒤에서는 아직도 레샤드가 소리치지만 귀뜸으로도 안들었다.

페르모르그가 부드러운 표정으로 레샤드를 한 번 보더니 아르센 옆으로 선다.

"음?"

순간 이상함을 느꼈다.

휘젠가르트는 알다시피 계단형식의 도시이다.

언덕진 도시이기에 내성이 높은 곳에 위치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외성까지 내리막길로 이어져 있다.

근데 이상했다.

이 큰 도시가 꽉 찬 기분이 들었다.

"이봐 이름이 뭐지."

아르센이 묻는다.

"내 이름은 페르모르그요."

"뒤쳐지지 마라."

"헹."

솔직히 페르모르그는 아르센을 무시했다.

유망한 기사도 아니고 이름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그런 무명의 기사.

찌릿.

순간 페르모르그의 온 몸의 털이 쭈뼛섰다.

'마나?!'

엄청난 마나가 그의 몸에서 뻗어나온다.

"칼리엄 제국의 영웅들이여! 준비되었는가!"

충─!

성이 울렸다.

한 둘의 소리가 아니다.

수백, 수천이 외치는 듯한.

게다가 전부 뭔가 꽉차있었다.

페르모르그는 답답함을 느꼈다.

"가자! 깃발을 들어라!"

[스킬 - 사자후를 사용했습니다.]

[이끄는 기사단의 사기가 170%올랐습니다.]

[아군의 공격력이 2배 올랐습니다.]

[아군의 방어력이 1.4배 올랐습니다.]

[근처의 적군은 사자후를 듣고 혼란에 빠집니다.]

그러자 양 옆의 민가에서 로브를 쓴 사내들이 말을 타고 나왔다.

그 수는 적었다.

그들은 나오자 로브를 벗는다.

페르모르그의 눈에 무언가 띄었다.

네 개의 물결이 중앙으로 모이고 두 날개가 하나의 원을 보호하는 듯한 물결.

"……."

아르센이 말을 박찬다.

두두두!

그리고 그가 지나갈때마다 로브를 뒤집어쓴 자들이 로브를 벗으며 나타났다.

"제 5기사단장! Hooke! 칼리엄의 영웅이신 단장님 뒤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칼리엄의 영웅이신 단장님 뒤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기사단들의 복창이 이어졌다.

수는 오백.

어느덧 도시의 저자거리로 진입했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상점과 집, 여관안의 창으로 그들을 본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틈틈이 골목길에서 그들의 뒤를 따른다.

"제 4기사단장! 미소! 칼리엄의 영웅이신 아르센 단장님의 날개가 되어 보필하겠습니다"

─칼리엄의 영웅이신 아르센 단장님의 날개가 되어 보필하겠습니다"

수가 천으로 늘어났다.

4기사단의 부단장인 베어링과 후판도 풀 플레이트 갑옷을 입은채 뒤 따른다.

모두가 진지했다.

시내를 벗어날때 3기사단이 나타났다.

"제 3기사단장! 샤르피! 칼리엄의 영웅이신 아르센 단장님의 칼날이 되어 적을 모조리 씹어먹겠습니다!"

─칼리엄의 영웅이신 아르센 단장님의 칼날이 되어 적을 모조리 씹어먹겠습니다!

이제 그 수가 성의 도로에 길에 늘어졌다.

허나 멈출줄을 몰랐다.

앞에 있던 휘젠가르트의 병사들의 눈이 동그랗게 떠지며 옆으로 비켜났다.

턱.

하지만 또 다시 물러나야 했다.

"비켜라. 죽기 싫으면."

병사가 뒤를 본다.

로브를 쓴 두 사내.

그 둘이 후드를 벗자.

병사는 놀랐다.

둘의 얼굴이 똑같이 생긴탓.

"가자. 시끄러운 쌍둥이 톰백, 포금."

"충."

"충."

크리프가 어둠속에서 나온다.

두두두두두.

땅이 진동한다.

"이럇!"

제 2기사단도 골목길에서 나왔다.

"제 2기사단장! 크리프! 칼리엄의 영웅이신 아르센 단장님의 명예를 드높이겠습니다!"

─칼리엄의 영웅이신 아르센 단장님의 명예를 드높이겠습니다!"

수가 어느덧 2천을 넘어섰다.

성벽위에 있던 다리우스가 뒤에서 울리는 진동에 뒤를 보고 입을 쩍 벌린다.

적들이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뒤에선 아르센이 달려온다.

휘젠가르트 안에 있는 모든 병사들이 넋을 놓고 바라본다.

"고, 공작님!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명령을!"

"……아, 아니! 활을 치워라! 그리고 성문을 열어! 당장!"

다리우스가 외친다.

저 속도로는 멈추고 싶어도 못 멈춘다.

성문을 그대로 부시고 들어갈 듯한 모습이었다.

제 1선에 있던 사수들이 갑작스런 명령에 다리우스를 본다.

그리고……, 뒤를 본다.

다그닥.

성벽 아래에도 일단의 무리가 나타났다.

두건을 쓴 사내.

두두두두두.

아르센이 전속력으로 달린다.

"제 1기사단 부단장! 에릭센! 칼리엄의 영웅이신 아르센 단장님과 제국의 위엄을 세상에 떨치겠습니다!"

─칼리엄의 영웅이신 아르센 단장님과 제국의 위엄을 세상에 떨치겠습니다!

아르센이 웃는다.

눈 앞에 닫혀있던 성벽문이 열린다.

"로브를 버린다!"

그 명령에 몇몇 기사들이 로브를 하늘에 던진다.

"검을 뽑아라!"

충─!

스릉─!

성이 울린다.

끼이익.

성문이 열린다.

성문 밖으로 갑자기 열리는 모습에 붉은사냥개 병사들이 놀란 표정이 생생하게 보였다.

"칼리엄 제국의 영광을 위하여!"

─제국의 영광을 위하여!"

땅이 울린다.

전체가 울린다.

콰직.

가장 선두에 있던 병사의 목에 말발굽이 박혀 들어가며 땅에 처박힌다.

서걱.

우측에 있던 병사 둘의 목이 베인다.

콰지지지직.

기사단이 성문을 빠져나가면서 4만의 대병력이 마치 모세가 바다를 가르듯 양쪽으로 갈라진다.

"달려라! 찔러라! 죽여라!"

[스킬 - 돌격을 사용했습니다.]

[기사단의 순간속력이 370% 증가합니다.

[달리는 동안에는 측면의 어떠한 공격에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기사단과 병력이 부딪혔음에도 속도는 오히려 빨라진다.

"칼리엄의 영광!"

[스킬 - 칼리엄의 영광]

[제한 - 칼리엄 제국의 명성과 공적의 합이 250000이 넘어야함]

[전투중인 모든 아군에 대해 5초 동안 데미지가 먹히지 않음]

[전투중인 모든 아군의 체력이 5분 동안 초당 5백으로 차오름]

[전투중인 모든 아군의 명성과 공적의 합만큼 공격력과 방어력이 증가]

[전투중인 모든 아군의 사기를 250%올림]

[전투중인 모든 아군의 공격속도를 2.5배 증가]

[전투 후 승리일 시 명성과 공적이 1.5배 증가]

[전투 후 패배일 시 명성과 공적이 5배 감소]

황제의 허락을 받은 사람만 쓸 수 있다.

"모조리 휩쓸어라!"

"충!"

"충!"

블루윈드 기사단 전부가 모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나도 대단했다.

성벽 위 다리우스와 귀족들 자유기사들, 전부가 입을 벌린채 아무말도 못했다.

압도적인 힘.

4만의 병력이 수 분만에 반으로 갈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곧 밀리기 시작한다.

각 기사단이 마치 하나의 거인처럼 다섯개로 나뉘어 사방으로 흩어진다.

"하, 한 명도 죽지 않아……."

다리우스가 가장 놀란 것은 그것이다.

단 하나의 낙오자도 없었다.

수 천번의 전투와 수 백번의 전쟁터.

그곳에서 단 한 번도 져본적이 없는 기사단은 칼리엄 제국의 자랑이자 긍지이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일일 연재는 힘듭죠ㅎㅎ 요번주 일요일 자격증 셤ㅠㅠ 근데 글쓰고 있엌ㅋㅋㅋㅋ 아놬ㅋㅋㅋㅋㅋ

...아... 100화 특집엔 머하지...

불면증곰탱이님 헷ㅎㅎㅎㅎ

천궁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ㅠㅠ

룐s 그렇습니다ㅋㅋㅋ 님 아뒤로 했어요 괜찮죠?ㅠㅠ

Ote8님 오오~.~ㅎㅎㅎㅎ 기대할 만한지 몰겟슴돠ㅠㅠ

lijand님 헛! 만약 이 댓글을 어제 봣다면 할텐데ㅠㅠㅠ

묵혼귀천님 ㅎㅎㅎ이제 등장합니다!!!

무적인인간님 이제 그렇습니다 퀘스트 제한만 풀린다면!!

천꼬님 ㅠㅠ그쵸? 어느새 이렇게 늘어져 버렸네요ㅎㅎ 하지만 다 모였습니다ㅎㅎ

붉은사냥개님 감사합니다^^

길리아님 공주는 지금 잉여인간ㅋㅋㅋ 사실 비중도 그리 안컸는데 다들 궁금해 하시네요ㅋㅋㅋ

개니코프님 그렇슴돠 돌아왔습니다ㅎㅎ

쿠르스님 썸씽이라 이미 제 머릿속에 계획된게 있어서ㅋㅋㅋㅋㅋ

북방의다리우스님 올ㅋ

Soake님 일일연재는 좀...ㅎㅎ 일단 제가 취직하면 일일연재 가능할텐데ㅠㅠ 학생이라ㅠㅠ

그때그사내님 우웩이라니ㅠㅠ 못댓져~.~ㅋㅋㅋㅋㅋ 앜ㅋㅋ 오글ㅋㅋㅋㅋ 죄송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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