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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81화 (8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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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편 - 행방

그렇게 그 둘은 방을 빠져나갔다.

"근데, 단장님."

복도를 걷는 도중 오물거리던 고기를 삼키고는 에릭센이 질문한다.

"저희는 고기 안먹습니까?"

아르센이 피식 웃는다.

"고기?"

"……네."

"그래, 돌아가서 먹자."

에릭센이 두건을 고쳐 쓰며 미소를 짓는다.

*               *               *

맑고 높은 하늘 아래 헌팅 캡을 깊게 눌러쓴 사람 둘이 성문 앞에 섰다.

"이곳에 있단 말인가."

"안에 있단 말인가."

둘이 애써 웃음을 참으며 성안으로 들어온다.

"오랜만에 뵙겠구만."

"아우는 여기있게. 내 먼저 다녀오지."

옆에 있던 한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다음 날.

다리우스 앞에 선 아르센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안된다는 말이오?"

다리우스 역시 제법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받는다.

"마법사님께서 무슨 일이라도 하는 모양일세."

"흐음……."

"내일까지는 답을 주실걸세."

아르센이 침음성을 한 번 내뱉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온다.

그렇게 다리우스에게서 벗어나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아르센은 자신을 쳐다보는 단원들을 보며 입을 연다.

"고귀한 마법사께서 작업중이시라더군."

다들 인상을 찌푸렸다.

"겨우 마나쟁이가?"

"……."

제국기사단이었던 그들에게 마법사란 그저 그들을 보조해주는 지원병력에 지나지 않다.

그렇기에 우습게 보는 것.

"내일까지 답이 나온다니 내일까지 기다리도록 하지."

그렇게 말하고 일단락 지었다.

더 이상 단원들은 묻지 못하고 입을 다무는 수 밖에 없었다.

끼익.

문이 열리고 베어링이 들어왔다.

"단장님. 카트리나님과 에일리님을 밖으로 빼내었습니다. 옆에 아하드가 있습니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더 이상 조심하지 않아도 되겠군. 너희들 목숨 너희가 지켜라."

모두의 입가에 살포시 미소가 얹혔다.

"언제 단장님 저희 구해주신적이 있습니까."

"저희 목숨은 저희껍니다."

"충~."

이제 이곳을 떠날 때가 되었다.

*                *                *

다음 날.

다리우스 공작의 거처로 가는 복도.

저벅 저벅.

두 명이 걷고 있다.

앞에는 아르센. 뒤에는 크리프가 따른다.

끼이익.

그 둘이 다가가자 하녀들이 문을 연다.

문 틈 사이로 다리우스가 보였다.

다른 귀족들과 함께 지켜보던 지도에게서 시선을 떼고 열린 문을 본다.

"왔는가."

"다리우스 공작. 어떻게 됐소."

"……어허, 이런. 미안하군. 오늘은 내가 가지 못했네."

"……."

"내가 꼭 알려주겠소."

아르센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한 편 뒤에 있던 크리프가 자신의 어깨를 툭툭 치는 느낌에 뒤를 돌아본다.

뒤에는 에릭센이 서 있었고 손에는 종이 쪼가리가 들려있었다.

"……뭐냐."

"……보소."

"단장한테 말버릇하고는……."

"제 단장님 아니지 않습니까."

"넌 뒤졌다."

"맨날 뭐래……."

에릭센이 궁시렁 거리며 아르센 뒤에 선다.

크리프가 구겨진 쪽지를 펴며 읽는다. 그리고…….

"다리우스 공작. 실망이오. 일처리가 이리 쉬원치 않아서……."

옆에 있던 귀족들이 역정을 낸다.

"총 사령관이다! 근데 말뽄새가 그것이 무엇인가!"

"어허! 못배운 티를 내는고……."

허나 다리우스가 손을 들어 막는다.

"다들 됐소. 내 잘못이니. 정말 미안하게 되었군. 기다려 주겠나."

"……."

기다리는 수 밖에 더 있겠나. 방법이 없었다.

황녀의 행방을 알아야 출발할 수 있다.

"……하루 더 기다려 보겠소."

아르센이 문을 빠져나간다.

뒤로 크리프와 에릭센이 따라붙었다.

"단장님."

아르센이 크리프를 본다.

"쪽지입니다."

"쪽지?"

쪽지를 건넨다.

─블루윈드 제 1기사단, 제 2기사단 도착.

황녀님의 거처 북서쪽 악마의 숲 경계.

마법의 성 룐.

제 2기사단부단장 톰백.

아르센의 입가에 짙은 웃음기가 머문다.

"드디어 다 모였군. 내일 아침에 출발한다. 톰백보고 충분히 쉬라 일러라."

"충."

크리프가 답한다.

끼익.

어느새 도착한 방.

안에는 베어링이 있었다.

"단장님, 들으셨습니까."

"어떤걸."

"기사단이 전부 모였습니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인다.

뒤로 미소가 들어왔다.

"호오~ 단장님~ 들으셨나요~."

미소가 뒤에서 아르센을 안으며 귓가에 바람을 분다.

아르센이 흠칫하며 황급히 미소를 떼어냈다.

"크리프, 미소, 베어링, 에릭센."

집중한다.

미소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본다.

"모두 각 기사단으로 돌아가라. 황녀님의 행방을 안 이후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다만, 제 1, 2기사단은 방금 왔으니 하루의 여유를 준다. 그 사이 모든 채비를 끝내라. 그리고 저들과 한 바탕 전투 후 서북쪽으로 움직인다."

"충!"

"충!"

"충!"

"충!"

모두 무릎을 꿇고 크게 답한다.

"칼리엄 제국의 영광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전부 밖으로 나갔다.

*                      *                        *

시간은 빠르다. 시간이 많다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마치 급물살처럼 빠른 속도로 지나갈 것이다.

소강상태에 접어든 전쟁터에 뜻하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소복.

자그맣고 너무나 하얀 작은 눈들이 하늘에서 내리기 시작한다.

"……첫 눈."

성 벽 위에서 경계를 서던 병사들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것은 반대편 붉은사냥개 폐루의 진영 역시 마찬가지.

"포근하군."

병사들이 첫 눈을 만끽할때 적 진영에서 뭔가 낌새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응?"

그것은 적들이 목책 밖으로 나온 탓이다.

"어라? 근데 숫자가 왜 이렇게 많은거지?"

병사들이 의문을 갖는다.

반대편에 있는 폐루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지원 병력 2만에 본 성에 있던 1만의 병력까지 총 병력 6만입니다."

"……."

벨렌시아가 옆에서 보고한다.

"병력 4만은 진격하라. 병력 2만은 각각 1만씩 1진, 2진으로 나누어 1진은 퇴로를 확보하고 혹시 모를 지원 병력에 배치한다. 2진은 목책에 남아 혹시 모를 기습에 대비하라."

"충."

"가자. 이제 철옹성인 휘젠가르트를 함락해야 할 때가 온 듯 하다."

목책밖으로 병력들이 빠르게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둥둥둥둥!

북이 크게 울린다.

펄럭!

근 4일 동안 멈췄던 깃발이 기수에 의해 크게 펄럭였다.

그리고 휘젠가르트 위에서도 종소리가 울린다.

뎅뎅뎅뎅뎅.

성 벽 위에서 전투준비를 시작한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데헷

흑마령님 죽이지만 마십쇼ㅠㅠ

쿠루스님 기사단은 전부 다 모였습니다ㅎㅎㅎ

꾸느님 넵! 오랜만입니다ㅎㅎ

룐s님 페르모르그님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페르모르그는 계속 쓰겠습니다^^

Ote8님 이제 다 모였습니다ㅎㅎㅎ

미바라사다라님 오랜만입니다ㅎㅎㅎ

붉은사냥개님 쓰기 힘든일이ㅎㅎㅎㅎ 그래도 다시 왔습니다ㅎㅎㅎ

はひ님 네, 이제 뭘 하느냐가 걱정이죠. 하지만 다 머릿속에 있습니다ㅎㅎ

변기똥물님 아임돠아임돠ㅋㅋ 많이 쓸겁니다!ㅋㅋㅋㅋ

짓굿은악마님 죄송함돠ㅎㅎㅎ 오랜만입니다.

그때그사내님 아닙니다ㅋㅋ 고생이라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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