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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편 - 함정
폐루가 웃으며 검을 꽉 쥔다.
아르센 역시 검에 다시 마나를 불어 넣었다.
"으럇!"
페루가 말에 박차를 가한다.
아르센이 몸을 낮춘다.
시체의 피가 코를 찔렀다.
"소드 웨이브(Sword Wave)."
마나가 요동친다.
후왕!
검을 위로 쳐올렸다.
당연히 폐루 역시 검을 아래로 내려찍으며 공격했다.
캉!
검끼리 부딪혔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캉! 캉!
연속해서 밀고 들어오는 검.
사방에서 검이 찔러들어왔다.
폐루가 황급히 일일이 다 막았다.
전부가 실초이며 오러로 덮혀 있어 허용하다가는 어디 하나는 끝장이 나기 때문.
캉! 캉!
카카카카카캉!
그런데 이 검이 점차 속도에 박차를 가하더니 이내 엄청난 속도와 숫자로 밀어붙혔다.
폐루가 온 신경을 집중하여 검을 막았다.
우우웅!
검에 쌓인 오러가 점차 부서지는 듯 하더니 조금씩 깎여갔다.
즉, 마나가 점차 소멸되는 것이다.
검의 오러가 깎여가면 당연히 몸에서 마나를 불어넣어 채운다.
그것을 반복하니 마나가 닳는다.
"흣!"
폐루가 말 위에서 검을 막으려 빠르게 움직였다.
카카카캉!
뒤에서 보고있는 기사단들의 입이 벌어진다.
자신들의 실력으로 어찌 할 실력이 아니었다.
턱.
그리고 순간.
그의 손목에 묵직한 느낌이 든다.
아르센이 폐루의 손목을 잡은 것이다.
퍼억!
그러더니 폐루를 잡아 당기면서 발로 폐루를 차 넘겼다.
쿵!
폐루가 땅에 떨어졌다.
아르센이 말의 엉덩이를 차 쫓아냈다.
히히잉~!
눈깜짝할 새였다.
"마나만 많다고 되는게 아니다. 경험이 적구나."
소드마스터보고 경험이 적다니.
이 무슨 망발인가.
폐루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단한 실력자군. 그런자가 어째서 다리우스 밑에 있는가."
"알바는 없지 않느냐."
아르센이 맞받아 친다.
폐루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고쳐잡는다.
그때.
"퇴로가 뚫렸다! 철수하라! 활로를 뚫었다!"
병사들이 모두 철수했다.
"이런……. 나도 일개 기사인지라."
아르센이 등을 돌린다.
폐루가 황급히 잡는다.
"이 놈! 어딜 가느냐! 나와……!"
폐루가 말을 멈췄다.
그의 검에 맺힌 오러.
검 위에 씌인 검모양의 오러.
오러 블레이드.
[오러 블레이드 생성]
[초당 120의 마나가 소모됩니다.]
[퀘스트 실패 제한으로 인해 5초만 생성 가능합니다.]
아르센의 귓가에만 들리는 알림음.
오러 블레이드는 금방 사라졌다.
하지만 적갑기사단과 폐루가 느낀 감정은 그 이상이었다.
아무도 그에게 섣불리 달려들 수 없었다.
그것은 폐루역시 마찬가지.
자신을 제외하고 소드마스터는 처음 본다.
분명 싸운다면 지지않을 자신은 있지만 자신이 압도적으로 이긴다는 보장은 못했다.
"너……. 이름이 무엇이냐."
아르센이 오러 블레이드가 사라진 검을 검집에 넣는다.
"아르센."
"아르센……. 아르센?! 중앙의 산적사냥꾼?!"
허나 답은 없었다.
아르센을 마지막으로 잠입 병력이 탈출했다.
다시 모인 숫자는 겨우 육백.
사백이 죽은 것이다.
"후퇴한다."
지휘관이 잘린 팔뚝을 옷으로 싸매고 휘젠가르트 성을 향해 달렸다.
끼익!
문이 열리며 붉은사냥개의 병력들이 쫓는다.
"젠장! 추격해온다! 더 빨리!"
육백의 병사들이 빠른 속도로 도망친다.
두두두두.
말발굽 소리.
"이 놈들! 으으! 크리프! 이 놈! 어딨느냐!"
벨린시아의 목소리에는 화가 가득 담겨있었다.
가장 뒤에 있던 아르센이 머리를 긁적인다.
"크리프 뭔일이냐."
"별거 아닌데 저리 화를 내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뭐 했는데."
"그냥 뭐……, 진흙에 얼굴 박게하고 발로 밟았습니다."
"……빡칠만 했네. 너가 잘못했네."
"그게 밟을려 한 게 아니라. 실수로 밟은건데."
"가서 사과 하는게 나을까."
"제 목 날라갈지도 모릅니다……."
크리프가 씨익 웃는다.
아르센 역시 마주보며 씨익 웃었다.
오랜만의 전투는 그들에게 큰 활력이 되었다.
"오랜만에 재밌게 놀았습니다."
"그래."
말의 속도는 당연 인간이 달리는 속도보다 빠르다.
"이 놈! 여깄었구나!"
아르센이 그를 본다.
그의 달빛에 비친 그의 얼굴은 이빨과 눈동자만 보였다.
나머지는 새벽에 온 비 때문에 질척해진 진흙에 비벼져 보이지 않았다.
"오~ 위장. 굿."
크리프가 약올린다.
멀리서 본 벨렌시아의 눈동자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나를 놀리다니! 이 놈!"
말의 속도를 더 높혔다.
"쟤 진짜 화난 것 같은데?"
"무서워라~."
점차 추격병들이 더 가까워 진다.
육백의 병사들과 용병들도 점차 지쳐가 속도가 느려진다.
"젠장. 우린 여기서 전부 죽을 거야."
"시발. 내가 왜 이런데 끌려와서!"
"개새끼! 시발새끼!"
"존나! 시발이네, 아휴 내 인생이 그렇지 뭐. 시발."
모두가 욕이 한창이었다.
처처처척.
앞에 어두운 그림자들이 불쑥 생기더니 대열을 갖춘다.
단 중앙만은 뚫려있었다.
팔(八)자 모양으로 말이다.
"헛!"
"시발!"
모두 깜짝놀라 발걸음을 멈춘다.
그것은 추격해온 병력들 역시 마찬가지다.
화륵.
화륵.
갑자기 나온 병력들 사이에 불이 붙는다.
그것은 시위에 잰 화살이다.
그 사이에 나타난 인물.
"수고했다. 돌아와라."
북방의 지배자.
다리우스 공작.
그가 직접 병력을 이끌고 온 것이다.
그의 손에 든 지휘용 도는 작은 불빛에도 번쩍였다.
스윽.
도를 내렸다.
슈슈슈슉!
불화살과 일반화살이 동시에 하늘에 떠오른다.
"됐어! 살았어! 병사들은 빨리 안으로 들어간다!"
지휘관이 명령하자 다 죽어가던 표정이 살았다는 표정으로 바뀌며 다리우스쪽으로 달린다.
벨렌시아의 심장이 차분하게 식는게 느껴졌다.
아까까지 흥분하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물러난다."
벨렌시아가 말을 돌렸다.
푸푸푹!
날아온 화살들이 그들에게 박혔다.
푸르릉!
히힝!
말들과 기마대 인원들이 속수무책으로 넘어졌다.
두두두두.
말머리를 돌려 후퇴한다.
철푸덕!
푸륵!
하지만…….
말들은 달리다가 그대로 넘어져 쓰러졌다.
"뭐, 뭐야?!"
벨렌시아가 당황했다.
화륵.
그리고 양 옆에 나타난 병력들.
그들이 비춘 바닥에는 굵고 기다란 밧줄이 설치되어있었다.
"함정?"
그들은 1차 천 명의 병력이 진입했을때 성에서 나온 병력들이다.
다리우스는 그들이 실패할 것을 알았다.
혹은 성공하더라도 분명 3만의 병력에 추격당할것이 뻔했다.
해서 밧줄을 들고 창병들이 양쪽에 매복해있다가 그들 사이에 밧줄을 매설해놓았다.
그리고 벨렌시아의 병력이 지나갔을때 양쪽에서 잡아당겨 팽팽하게 만든다.
그 줄이 수 십개에 다다르니 당연히 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궁수들이 화살을 쏘아 되돌아가게 만드니 당연 그들은 함정에 걸릴 수 밖에 없었다.
양쪽에서 창병들이 달려온다.
쏘아지던 화살은 멈추었고 곳곳에 박힌 불화살들이 그들을 밝혔다.
푸푹!
챙!
넘어진 기마병들이 일어나 전투에 임하고 정상적인 기마병들 역시 대열을 갖춘다.
쇄애액!
퍽!
벨렌시아의 옆에 있던 기마병 하나가 화살에 맞아 쓰러졌다.
"너희들은 꼼짝없이 잡힌 상태! 항복하면 받아주마!"
다리우스가 병력을 이끌고 달려왔다.
쇄애애액!
푹!
옆에 있던 기마병 하나가 또 다시 화살에 맞아 쓰러진다.
백발백중.
다리우스가 쏘는 화살 한 번에 한 명이 반드시 죽었다.
"다리우스……. 이 자식……."
벨렌시아가 눈물을 머금고 명령했다.
"모두 후퇴한다! 함정이다! 대열을 갖추고 나를 따르라!"
검에 마나를 집중한다.
"샥스핀(shark fin)!"
땅에 검을 긁었다.
그러자 오러가 땅을 타고 정면을 향해 돌격했고 밧줄들을 일제히 끊었다.
"돌아간다!"
벨렌시아가 선두에서서 가로막는 병력들을 제거했다.
서걱!
일반 병사로써는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함정의 효과인지 제법 큰 피해를 줄 수 있었다.
"궁수 2차 사격준비!"
창병들이 양 옆으로 비키고 궁수들 1열이 무릎을 굽혀 앉고 두 번째 줄이 서서 활을 시위에 잰다.
"쏘아라!"
다리우스가 명하자 또 다시 수 많은 화살이 하늘에 수 놓는다.
슈슈슈슉.
그대로 내리꽂혀 후퇴하던 기마대의 후미에 타격을 줬다.
"됐다! 모두 철수한다! 휘젠가르트성으로 돌아간다!"
병사들이 대열을 갖추고 후퇴했다.
목책 위에서 그것을 지켜보던 붉은 사냥개 폐루.
"다리우스……."
북방의 다리우스.
그는 배이제 제국 시절부터 수 많은 꾀와 전략, 그리고 완벽한 정치로 제국 내 중앙의회에서도 탐을 내던 인재였다.
하지만 그 스스로 점령된지 얼마 안된 동부전선으로 가 동부전선을 안정시켰다.
"2중 함정이라……. 역시 다리우스. 지략가 답구나. 내가 크게 먹었어."
옆에서 부관이 다가오더니 무언가를 건넨다.
"후작님. 망토입니다. 날이 제법 찹니다."
폐루가 망토를 뒤에 걸쳤다.
"고맙군, 부관."
"아닙니다."
부관이 물러났다.
폐루가 뒤로 돌았다.
화르륵.
불타는 막사들이 보였다.
"나는 내 집까지 불태워가며 유인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구나. 돈 주고 산 용병들을 잡고 직접키운 기마대를 잃었
으니 얼마나 멍청한가."
폐루가 목책에서 내려왔다.
병사들이 경례하는게 보였다.
대충 받아주며 안으로 들어갔다.
"아르센……, 다리우스……. 재밌게 돌아가는 군."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ㅎㅎㅎㅎㅎ2연참 오늘 끗~.~
아, 제가 군대에 있을때 반한 [전효성]느님이 있는데..
너무 이쁨ㅠㅠ 이병때부터 지금까지도 좋아하고 있는데..ㅠㅠ
아, 물론 제대한지 벌써 꽤됫는데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잇음ㅎㅎ
전효성느님 너무 이쁨ㅠㅠ
날 가져용 엉엉ㅠㅠ
러디워님 1등 코멘 추카드립니다 ㅎㅎ
페르모르그님 연참이라... 2연참! ㅎㅎㅎㅎㅎ
붉은사냥개님 ㅎㅎㅎ실력 발휘!!!!!
북방의다리우스님 대신 님에게 다른 모든 것을 드렷어요ㅎㅎㅎㅎㅎ
평범한소드마스터님 5등 추카드립니다^^
항성들의빛님 감사합니다ㅎㅎ
천꼬님 네.. 노력할게요ㅎㅎㅎㅎㅎㅎㅎㅎ
레샤드님 전투시작, 끗~.~ ㅋㅋㅋㅋ 이제 레샤드님 계속 나올듯ㅋㅋㅋ
IU언나님 감사합니다^^ 알고싶습니다는 설정맞습니다ㅎㅎ 크리프의 캐릭터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