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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72화 (7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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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편 - 전멸

지휘관 역시 제대로 격식을 못차린채 나와 무기만 들고 말에 오른다.

"병사들은 나를 따르라! 수습해야한다! 반격하라!"

그 모습을 본 폐루가 비웃음에 가까운 웃음을 지었다.

"병사들은 자리를 고수하라! 한발자국씩 압박해 들어간다!"

벌써 사상자는 수백에 달한다.

게다가 동쪽에서 몰려오는 불길은 구원병력을 더욱 옥죄어왔다.

"제, 젠장! 일단 일선은 방어하며 조금씩 뒤로 물러난다! 동쪽에서 오는 불길을 피한다! 북쪽으

로 다시 올라간다!"

악을 쓰는 모습에 폐루는 귀엽다는 듯 창을 매만졌다.

"적갑기사단은 나를 따른다. 기마대는 병사들과 함께 자리를 고수하며 조금씩 전진하라."

"충."

"충."

조금씩 대형을 갖춰가며 반격하는 모습에 폐루가 출진했다.

"대형을 깨부순다. 대각선으로 밀고 올라가서 되돌아 올것이야."

"충."

"충."

두두두두!

말발굽이 진동한다.

조금씩 진형을 갖추며 반격을 하던 병사들이 끼어드는 기사단에 의해 철저하게 부서져 나갔다.

지휘관의 간담이 서늘해지며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붉은사냥개가 이곳까지? 그렇다면 빈폴 성은 함락되었군. 헌데 오면서 드로이드 자작을 보지 못

했다……. 허면?'

생각이 미치고 그것이 기정확실화 되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졌다.

그러면서 뇌는 둔해지고 생각은 막힌다.

"후, 후퇴! 후퇴해야해! 모두 물러나! 휘젠가르트로 후퇴한……, 끄억!"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말에서 떨어졌다.

"모든 병력은! 압박 대형을 풀고 돌격하라!"

폐루가 명을 내리며 지휘관에게 다가간다.

"평정심을 잃은 지휘관은 가장 좋은 먹잇감이지."

"그렇습니다."

폐루가 고갤 들어 정면을 본다.

어둠속에서 사람 하나가 나온다.

"……크론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얼굴 색을 보니 번지르르 한게 좋아보이는군."

"덕분에요."

크론다의 뒤로 120여명의 용병들이 나타났다.

"사냥꾼의 왕이신 폐루 후작님께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드립니다."

"드립니다."

사냥꾼의 성, 조아드의 주인 붉은사냥개 폐루.

"데져트 스톰 용병단 크론다 외 백 이십명. 복귀했습니다."

"수고했다. 내가 맡은 일은."

"식량과 무기들은 모두 안전하게 밀봉해놓았으며 부관님께 인계완료했습니다."

"잘했다."

"이제 휘젠가르트에 남은 병력은 겨우 만 오천이며 그들은 커다란 혼란에 휩싸일 것입니다."

폐루가 웃음을 짓는다.

"그래, 크론다. 너가 해줘야 할 일이 몇 개 더 있다."

"언제든 환영입니다."

"우선 저들을 선동해 남쪽으로 몰아라. 가면 벨렌시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공격의 압박을 줄여주마."

"네."

크론다가 병력을 이끌고 북쪽으로 올라가며 외친다.

"지휘관님께서 적장의 손에 죽으셨다!"

그 말에 모두 당황해하며 우왕좌왕했다.

"지휘관님께서 나에게 돌아가시기 직전 지휘권을 양도하셨다! 일단 북쪽으로 후퇴하라 하셨으니 나를 따르라!"

우왕좌왕 하던 병력들이 다시 구심점을 되찾아 크론다를 따라간다.

폐루가 명을 내려 병력을 물렸다.

"우리는 다시 대열을 갖추고 휘젠가르트 놈들을 쫓는다.

대열은 순식간에 갖춰졌다.

이쪽으로 몰려오는 동쪽의 불길이 더욱 거세진다.

"이곳도 내일이면 전부 불타 없어지겠군."

"그렇습니다."

한 편 크론다는 병력을 이끌고 숲속을 벗어나 산길로 들어섰다.

"저들은 악마인게 분명하다! 당장 북쪽으로 가, 다리우스 공작께 이 상황을 알려야한다!"

병력들이 북쪽으로 몰려간다.

숫자는 대략 이천여명.

벌써 천 여명의 사상자가 나온 탓이다.

붉은사냥개의 추격도 없었다.

그렇게 되자 어느정도 숨을 돌릴 정도가 되자 주변을 살펴볼 여력도 생겼다.

크론다가 눈짓을 하자 용병들이 조용히 사방으로 흩어져 사라진다.

크론다 역시 말에서 내려 숲속으로 사라졌다.

병사 하나가 크론다에게 다가간다.

"크론다 님이 어디가셨지? 우릴 도와줘 감사하단 말을……, 끄르륵."

옆에 있던 동료가 깜짝놀라 본다.

목에 화살이 꽂힌 것이다.

"뭐, 뭐야!"

"시발!"

그들이 당황해 주변을 살핀다.

허나 언덕 밑에 있는 숲속에서 타오르는 불길만이 빛의 전부였다.

쇄쇄애애액!

슈슈슈슉!

불화살과 일반화살이 섞여 수 천개의 화살이 날아온다.

"뭐야! 시발 이게뭐……!"

"으, 으악! 제발!"

"나만큼은 살려줘! 안돼!"

지옥이 따로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푸푸푸푹!

날아온 화살들은 정확히 그들의 몸뚱아리에 박혔다.

끊임없이 날아오던 화살은 십여분이 지나자 멈췄다.

두두두두!

그리고 곧 이어진 기마대의 출현.

남쪽에서도 수 천의 병사가 횃불을 든채 올라와 살아 있는 자들을 철저히 밟아 으깼다.

끄아아악─!

고통의 소리만이 어둠속에 울려퍼졌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3연참참참!! 요 일주일 사이 저 굉장히 무리하는듯ㅠㅠ

달의소리님 첫코 추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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