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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68화 (68/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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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편 - 북방의 다리우스

뒤를 이어 크리프와 에릭센, 베어링도 따라나온다.

아르센이 눈짓하자 베어링과 크리프가 여자들이 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에릭센이 아무생각없이 같이 가려다가 아르센에게 목덜미를 잡힌다.

아르센이 곳곳에 하녀들이 있는것을 확인하고 그들의 이목이 크리프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것을

확인한다.

똑똑.

크리프가 방 문을 두드린다.

"누구세요."

안에서 에일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끼익.

문이 열리고 안에 여성 셋이 나온다.

"크리프 왠일?"

"너 보러 온거 아니다. 카트리나. 할 것 없으면 나랑 나갈래?"

카트리나의 얼굴이 붉어진다.

"네?"

"할 것 없으면 나가자고."

"……네."

얼굴이 붉어진채 일어난다.

"이봐 너 유……, 읍!"

베어링이 입을 막았다.

"단장님. 시선분산입니다."

미소가 입을 다문다.

"어머~ 알고 있었다구~. 에일리 우리도 장이나 보러 나갈까?"

가만히 있던 에일리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제 본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겸사겸사 친해지고 싶기도 하고……."

에일리가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               *               *

다리우스와 귀족들이 빠른 걸음으로 피난민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모두 한 짐 봇다리를 싸고 온 것이 확실히 피난민이었다.

"다리우스 공작님."

익숙한 얼굴이 다리우스를 찾는다.

"오오! 집사아니오! 집사! 그래 빈폴가는 어찌되었소."

"……자작께서 막고는 계시지만 아마……,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리우스의 옆에 드로이드의 아내가 나온다.

피난길에 많이 초췌해진 모습이다.

"부인. 오랜만이오."

"……네. 근 4년만이지요."

"많이 피곤해보이오. 얼른 들어가……."

"아뇨. 저는 괜찮으나 제 아들이……."

"아들이요?"

다리우스가 집사를 쳐다본다.

"네. 자작님의 하나 뿐인 아들입니다. 헌데, 이곳에 들어오자마자 자작님의 생사를 알겠다면서

예언의 탑으로 향했습니다. 워낙에 빠른지라……, 그래서 일단 공작님의 사병들을 빌려 수색해볼

까 하는데 괜찮겠습니까."

"괜찮소. 근데, 지금까지 구경만 했단겁니까?"

"아닙니다. 호위 목적으로 온 대지의 기사단원 몇 명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를 일이니…

…."

"알겠습니다. 자작의 아들이라……, 궁금하군요."

"……듬직하게 컸습니다. 철이 없을 뿐이죠."

다리우스가 상상하다 이내 정신을 차린다.

"일단! 피난민들은 일로 오십시오!"

"아, 공작님. 그리고 호위 병력으로 대지의 기사단 12명, 병사 50명이 왔습니다. 아주 미약하지

만 휘젠가르트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거라도 우리는 고맙소! 역시 빈폴 가요."

"아닙니다."

피난민들이 내성 안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그 옆으로…….

"어디서 많이 본 얼굴 아니냐."

"……단장님. 저 눈……."

"미안, 눈 장애."

"……."

성을 빠져나온 아르센과 에릭센이 빠른 속도로 북쪽으로 향했다.

이미 길을 알고 있었기에 도달하는 것은 금방이다.

주변을 살피며 산을 오르고 있는데 어디선가 급격한 숨소리가 들린다.

"후욱. 후욱."

아르센과 에릭센은 아까부터 그 소리가 점차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저거 좀 어린 놈 목소리 맞지?"

"그런 것 같습니다."

위로 좀 더 올라가자 땀으로 범벅된 소년 하나가 나타났다.

소년이 인기척이 느껴지자 깜짝놀라며 뒤를 본다.

"이, 이봐! 이곳은 예언의 탑을 가는 곳으로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뭐래."

"……병신."

아르센과 에릭센이 소년을 빠르게 스쳐지나간다.

소년이 눈썹을 찌푸리며 소리친다.

"이봐! 너희들 뭐야! 예언의 탑으로 가는……."

길을 가는 도중에 중간에 수풀로 들어가자 소년의 말문이 막혔다.

"이, 이봐! 거긴 어디야!"

소년이 뒤따른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자 수풀이 무성하고 사방이 막힌 언덕이 나왔다.

"저 놈 은근히 끈질기네."

"그렇습니다."

아르센이 뒤를 보자 소년이 숨을 헐떡거리며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보였으나 용케도 쫓아왔다.

올 때 까지 기다린 후 검으로 수풀을 베어 공간을 만들고 들어간다.

"단장님. 근데 원래 이거 베는거 맞습니까?"

"몰라."

"……."

공간으로 둘이 들어가고 소년이 한숨을 푹 쉬며 따라 들어간다.

따라 들어가기 전 뒤를 살짝 본다.

저 밑에 휘젠가르트의 도시 모습이 보이고, 하늘은 이제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한다.

"어딜 가는 거야!"

안으로 들어가자 아까 봤던 공간이 또 다시 나온다.

안에는 처음보다 확실히 그 숫자가 불어 있었다.

"후욱. 후욱."

소년이 겨우 따라 들어온 이곳은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습이다.

수백명이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라니.

빈폴 성에서 기사들이야 하도 많이 봐서 물릴만도 하지만 소년에게 기사는 로망이었다.

그런 만큼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분이다.

그랬기에 아버지를 버리고 피난 길을 떠났다는 것이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이 따라왔던 자를 본다.

그가 서서히 로브를 벗는다.

그리고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다.

수백 명의 기사 중 한 사람이 튀어나온다.

"오와열을 갖춰라!"

순식간이다.

1분도 안되는 순간에 자와 같은 대열을 갖춘다.

아르센이 정면에 선 자를 본다.

"제 3기사단장! 샤르피가 아르센 단장님을 뵙습니다!"

"제 3기사단이 아르센 단장님을 뵙습니다!"

모두 한쪽 무릎을 꿇는다.

옆에 있던 4기사단 역시 마찬가지.

"제 4기사단 부단장! 후판이 아르센 단장님을 뵙습니다!"

"제 4기사단이 아르센 단장님을 뵙습니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인다.

"샤르피. 오랜만이군."

"그렇습니다. 제노니아 성에서 벗어난 이후 한 달만입니다."

"기사단원들은 전부 모았느냐."

"아닙니다. 그것이……, 아직 몇 십명은 부족합니다만 1기사단과 2기사단 등 흩어져 있는 다른

기사단원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샤르피는 처음 제노니아성에서 만난 이후에 병력을 모으기 위해 서쪽으로 향했다.

그의 얼굴이 워낙 빛이 날 정도로 잘 생긴데다가 싸움도 잘하니 소문은 금방 퍼졌고 기사들이 듣

고 사방에서 달려온 것이다.

그 다음 붉은사냥개 폐루와 싸우다가 아르센의 소식을 접하고 북쪽으로 급히 달려온 것.

"세미킬드, 림드강. 둘 다 오랜만이군."

샤르피 옆에 있는 부단장들.

"오랜만입니다."

"한 달만입니다."

세미킬드는 샤르피와 같이 봤었다.

"단장님. 단장님은 어디서 묵고 계십니까."

"휘젠가르트의 주인인 다리우스의 공작의 집에서 묵고 있지. 아무래도 붉은사냥개가 걱정되나봐.

되는대로 기사들과 용병들을 모집하고 있다."

샤르피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더니 이내 얼굴을 붉히며 묻는다.

"단장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그래. 덕분에 잘 지냈다. 너야 말로 어디 다치신데는 없는가."

샤르피가 고개를 조아린다.

"그렇습니다. 저도……, 단장님 덕분에……."

아르센이 어깨를 두드려 준다.

"그럼 됐다. 다치지 않았으니 그걸로 된거다."

얼굴이 홍당무 마냥 변한다.

"얼굴이 왜 이리 붉으냐. 덥나."

"아닙니다. 피로가 쌓인 듯 합니다."

"그래……, 쉬어라. 너희들 얼굴보러 온 것이다."

"알겠습니다. 헌데……. 저 뒤에……."

샤르피가 가르키는 곳에는 소년이 신기한 장면을 봤다는 듯 본다.

아르센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사실 제물을 가지고 왔다."

"제물?"

아르센이 소년의 뒷목을 잡아 올렸다.

"뭐, 뭐야! 이거나! 이거 못놔?!"

"모두 잘 들어라! 오늘의 제물은 이것이다! 이 연못에 빠뜨려 액땜 할 것이야!"

그러자 모두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누치를 챈것.

"그렇습니다."

"하하하!"

"넣자마자 제가 바로……."

기사들이 장난친다.

소년이 식겁한다.

얼굴이 새하얘지며 소리쳤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 대 빈폴가의 장남이니라!"

아르센과 기사들의 웃음이 뚝 그쳤다.

"오호……."

아르센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빈폴성의 주인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이제 알아으면 얼른 놓아라!"

"그곳이라면 잘 알지."

음흉한 미소를 띄우며 물에 좀 더 가까이 다다간다.

"놓으라고! 악! 좀! 놓으라고!"

아르센이 물 가까이 대었다가 다시 땅에 올려논다.

소년이 안도의 한 숨을 쉰다.

"후우. 뭐야 이게! 너희들은 누구냐!"

"우리들은 기사들이지. 그러는 넌 누구냐. 이름이 무엇이냐."

"내 이름은 빈폴 레샤드! 빈폴 가의 장남이다!"

"그래, 빈폴 레샤드. 드로이드는 잘잇느냐."

"우리 아버지다! 아버지의 존함을 함부로 부르지마라!"

소년이 검을 뽑는다.

스릉!

쇄액!

빠른 속도로 아르센을 찌른다.

기본기가 튼튼한지 제법 빨랐다.

팅.

찔러 들어오는 검면을 손가락으로 퉁긴다.

그러자 제 갈 길을 잃은 검이 옆으로 빠졌다.

"윽! 블로우(Blow)!"

빈폴 가의 기본 검술.

약간의 마나가 주입된다.

아주 미세한 양이라 찾기도 힘들다.

"호오. 마나를 쓸 줄 아는구나."

"……."

아르센이 장갑에 마나를 주입해 검을 잡았다.

"하지만 아직 어려. 빈폴 레샤드."

"……."

결국 검에서 힘을 풀었다.

소년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나두 강해지고 싶어. 나두……, 아버지를 따라 전투에 나서고 싶은데……."

에릭센이 다가온다.

"우쭈쭈, 우리 애기. 울지말고 말해보렴."

"……죽을래? 애기아니야. 엄연한 빈폴가의 장남……! 읏?!"

에릭센이 엉덩이를 토닥여준다.

"그래, 그래. 우쭈쭈."

기사들이 피식 웃는다.

"이익!"

검을 다시 휘두른다.

에릭센이 오른쪽에서 오는 검을 고개를 숙여 피하고는 파고들어 레샤드의 어깨를 잡는다.

곧바로 남는 손을 이용 레샤드의 팔꿈치 안쪽을 쳐 꺾이게 하고는 어깨를 잡은 손을 놓고 그 손

으로 검의 끝을 눌러 검집에 검을 집어 넣는다.

너무나도 순식간이다.

"자, 장님이 어떻게……."

"수 만번 연습하면 너도 이렇게 돼."

"……."

"아버지를 따르려면 너도 강해져야지. 아버지는 수 만 번 연습해서 그렇게 강해졌는데. 아들은

백번도 채 연습을 안하고 와서 나도 같이 싸울래! 하면 얼마나 위험해 보이겠냐."

"……"

레샤드가 말 없이 에릭센을 쳐다본다.

에릭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감동이지? 감동이면 울어도……."

"눈 장애."

에릭센이 이마를 찡그렸다.

그리고 기사단원 전체가 웃는다.

"푸하하하!"

"에릭센 부단장님. 제가 그럴 줄 알았습니다."

단원들이 폭소한다.

"자자! 조용. 이제 그만 내려가볼테니, 혹시 다른 기사단이 도착하면 바로 연락하게."

"충!"

"충!"

아르센이 레샤드를 어깨에 태운다.

"에릭센 이제 내려가자."

"충."

그렇게 수풀을 나와 밑으로 내려간다.

"근데. 기사님은 제 아버지를 어떻게 아세요?"

아르센이 고개를 갸웃하다가 품 속에서 빈폴 성패를 꺼낸다.

"너희 아버지가 나에게 이것을 주더군."

"……! 이것은 성패 아니에요! 우리 성의!"

"그렇지?"

"이건 아무나 주는게 아닌데……."

"……."

"기사님이 볼때 제 아버지는 강했나요?"

"……무척이나. 강인하고 굳건했지. 흔들리지 않는 고목과 같았다."

"……저도 강해지고 싶어요."

아르센이 하늘을 본다.

어느새 땅거미가 올라와 뉘역뉘역 지고 있었다.

"강해지면 되지."

"알려줄 사람이 없는걸요. 아버지는 남쪽에서 전투중이에요."

아르센이 레샤드를 본다.

아까의 소년이 아니었다.

아까보단 눈빛이 총명했다.

역시 기사 집안에서 자란 티가 몸 곳곳에서 난다.

아직 애이기에 철없지만 몸의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없고 칼의 움직임이 잔움직임이 없었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오늘 끗~.~ 오늘은 놀러가서ㅎㅎㅎㅎㅎ

짓굿은악마님 박카스... 절 죽일셈이신가요...ㅠㅠ

레샤드님 감사합니다^^ 연참은 원래 속연참이죠ㅎㅎㅎㅎㅎ

sabre님 ㅎㅎㅎ다리우스!!

cqkfkdc님 이어드릴게욬ㅋㅋ 일단 시간이 좀 걸려요ㅋㅋㅋㅋ 계획했던게 있어섴ㅋㅋㅋ

sssagfds님 앜ㅋㅋㅋ 저 그러면 죽어욬ㅋㅋㅋ 저도 쉴 시간을...ㅠㅠ

페르모르그님 파, 팔이! 팔이! 감샇ㅂ니다^^

북방의다리우스님 허허허... 그것은 저만이 알고 있지요ㅋㅋㅋㅋㅋ

꾸느님 5연참이 제 한계ㅠㅠ 용병의 성이라ㅎㅎ 그것도 추가할게요 그걸 까먹고 이썽ㅆ음 ㅋㅋㅋ

Reznov님 레즈노브 콜옵에서 나온 사람 아닌가요? 아닌가..;; 노동이라.. 저도 쉬어야..ㅠㅠ

아플리고님 Hooke는 5기사단장으로 저번에 언급 한 번 했엇어요ㅎㅎㅎㅎㅎㅎㅎ

천꼬님 감사합니다^^

붉은사냥개님 과제라니! 과제라니ㅠㅠ또르르.. 저도 어제 알아서 겨우 했습니다ㅠㅠ

불면증곰탱이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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