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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59화 (5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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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편 - 전쟁의 시작.

둥! 둥! 둥!

척! 척! 척!

3만의 대병력이 중앙을 지나 북쪽으로 향한다.

"으악!"

"이 잔인한 놈! 이리도 전부 죽여야 했느냐!"

"제, 제발! 저 만이라두!"

붉은사냥개 폐루는 눈 하나 깜짝안하고 말을 움직였다.

뒤에서 병력을 끌던 벨렌시아가 명령한다.

"전부 참수하라."

"충!"

"충!"

"추, 충! 기, 기사님, 허나 힘 없는 자를 이리 죽여도 되는지……."

벨렌시아가 눈을 부릅뜬다.

"저들을 보아라! 저들은 산 속에서 산적질을 하던 악질의 놈들이다! 우리의 검을 저들에게 쓰지

않는다면 민간인에게 쓰겠는가!"

"아, 아닙니다!"

그렇다.

잡혀온 이들은 산속에 숨어있던 산적들이었다.

허나, 산적이라기에는 행색이 너무 초라했다.

타타탓!

그때 산속에서 병사하나가 뛰쳐나온다.

병사의 손에는 깃발 하나가 들려있었다.

네 개의 물결이 중앙으로 모이는 듯한 모양.

"그것은……, 여기서 또 보다니. 도대체 이것의 정체가 무엇이냐."

벨렌시아가 말에서 내려 산적 하나를 붙잡아 묻는다.

산적이라고 치기엔 너무 말랐고, 늙은 모양새가 영 좋지 않았다.

"이, 이것은……."

"지금까지 중앙을 지나오면서 이 깃발을 무수히 보았지만 정체에 대해 말하는 이 하나 없었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이냐."

말하며 좌중을 살폈지만 역시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이들은 아르센이 지나가며 산적들을 무찌르고 구해준 노예 혹은 전쟁에서 도망친 피난민이다.

구해준다 했어도 딱히 갈 곳이 없는 그들은 자리에 남아 산적들이 일군 터를 그대로 사용하며 아

르센의 깃발을 그대로 꽂고 있었다.

그의 도움을 또 다시 받을 수 있을까 해서다.

그리고 사람된 도리로써 어찌 쉬이 말할 수 있겠는가.

아무도 말하는 이가 없다.

벨렌시아가 일어나 명령한다.

"이 산적들을 모조리 참수하라. 그리고 참수할 적에 어린아이부터 어른순으로 죽이도록 하라."

"어찌……."

"옛부터 아랫사랑은 무한하다 하였다. 이 깃발이 무엇인지 먼저 말하는 이의 가족과 말한 이만

살리도록 하라."

"추, 충!"

너무나도 잔인한 명령에 모두가 치를 떨었다.

"너무 그렇게 죽일듯이 바라보지 마라."

벨렌시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에게 다가가 올라탔다.

"모두 잘 들어라! 여기서 너희가 악마가 되어 죽이지 않으면 이들은 언젠가 너희들의 목과 가족

에게 검을 들이댄다! 명심하라! 이미 겪지 않았느냐!"

"충!"

"충!"

점차 약해지는 마음은 벨렌시아의 말에 더욱 단단해져갔다.

"이랴."

말에 올라타고는 앞으로 기수를 옮긴다.

"벨렌시아. 너도 독해졌구나."

"후작님 덕분입니다."

"어허, 이것보게. 누가 들으면 내가 악마인줄 알겠어."

"……."

벨렌시아가 가만히 쳐다본다.

폐루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표정은 뭣이냐."

"아닙니다."

"허허허! 그나저나 여기만 넘으면 이제 북방이군."

"그렇습니다."

화제가 바뀌자 진지해졌다.

"여기만 넘으면 이제 빈폴의 영지입니다."

"빈폴이라……."

"빈폴 드로이드라 하는 배이제 제국의 점령 이전에는 기사의 영지라 불리우며 현재 무력이 두 번

째로 큰 영지입니다."

"두 번째로?"

폐루가 묻는다.

"그렇습니다. 현재 후작님의 출사표로 인해 모든 병력이 휘젠가르트로 모이고 있는 상황이고 나

머지는 드로이드에 의해 규합해서 빈폴성에 가장 많이 모여있습니다."

"규모는."

벨렌시아가 품에서 양피지 두루마리를 건넨다.

"보시는 바와 같이 빈폴성 고유의 기사단인 대지의 기사단. 두 개 사단 규모가 있으며 병력은 일

천도 채 넘지 않습니다."

"……하루면 충분하겠군."

"그렇습니다. 만약, 시간을 더 준다면 병력이 불어나는것은 금새일 것입니다."

폐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이 언덕을 넘어 바로 진을 쳐 압박한다."

"알겠습니다. 명령해놓겠습니다."

아무리 다른 지역에서 그들이 욕을 먹는다 하여도 그들 지방에서 그들은 둘도 없는 자신들을 지

켜주는 방어막이다.

다른 지역에게는 붉은사냥개라 불리는 미친 개일지라도 자신의 영토에서는 둘 도 없는 자신들의

구세주였다.

폐루가 대충 머릿속에 작전을 짜고 있을때쯤 병사 두 명이 달려왔다.

"기, 기사님."

벨렌시아가 숨을 헐떡 거리는 병사들을 본다.

"무슨 일이냐."

"그것이……, 아까 이 깃발에 대해 말하는 이가 있으면 살려주라고……."

"그래 그게 무슨 깃발이드냐."

폐루가 관심을 보인다.

어느새 중앙을 뚫고 오는 길 모든 곳에 저 깃발이 어김없이 있었다.

"아르센의 깃발입니다."

"아르센의 깃발?"

"그렇습니다. 아르센의 깃발입니다."

"아르센이라……, 말은 들었다만 설마 이렇게 퍼져 있었을 줄이야……."

남부지방에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길마다 있을만큼 많을 줄은 몰랐다.

"좋다. 수고했다. 약속대로 풀어줘라."

"충."

폐루가 돌아가는 병사에게 명령했다.

"그리고 입단속은 확실히 해두어라."

"충."

눈 앞에 그리 가파르지는 않지만 제법 넓직한 언덕이 그 끝을 보이고 있었다.

다그닥 다그닥.

척척척.

벨렌시아가 폐루 옆에 서서 말한다.

"후작님. 아무래도 아르센이란 단체의 수장은 북방으로 들어간 듯 합니다."

"나도 그래 보인다. 이곳이 아무런 저항없이 뚫렸으니. 아직 힘은 터무니 없이 약하다는 뜻이겠

지."

폐루가 언덕 끝에 선다.

저 멀리 빈폴 성이 보였고 점심때라 그런지 밥짓는 연기가 무수히 피어 올랐다.

"전부 다 쓸어 넘기면 된다. 신경쓰지 마라."

"충."

"진격하라."

"충!"

벨렌시아가 고개를 숙여 예를 갖췄다.

*                *               *

쿠르르릉.

휘젠가르트 성 내부 외곽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리더니 이내 큰 공간을 만들었다.

완벽한 붕괴.

산에서 지켜보던 크리프가 입을 벌리며 박수를 친다.

짝, 짝.

그러자 베어링이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아하하. 2기사단장님은 여전하시네요."

"뭐가."

"여유로운 미소요. 읏차, 이제 된것 같아요. 들어가셔두 될 것 같네요."

대충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마치고 뒤에 있는 덤불을 들쳐낸다.

아르센이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들이 있었던 곳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덤불안으로 들어갔다.

크리프가 뒤이어 들어갔다.

베어링이 뒤를 한 번 돌아봐 혹시 모를 추격이 붙었나 확인하고는 덤불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 신기하게도 덤불이 신기하게도 새로 자라나 있던 자리를 덮어 없애버렸다.

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깔끔했다.

성인 한 명이 허리를 쭉 펴고 걸어도 될 만큼 넓었다.

"신기하군. 성 바로 뒷산에 이런게 있다니."

"바로 예언의 탑 때문 아니겠나요. 아무도 이곳으로 오려 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일이 있을때에

만 성주와 호위병들만 들릴 수 있게 막아놨기 때문이죠."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공간이 더 넓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물 스물.

그리고 둘의 코 끝을 간지럽히는 고기 냄새.

"음? 베어링 벌써 온겨?"

아르센의 눈 앞에 로브가 터질듯한 덩치의 사내가 왼손엔 돼지 다리를 든채 서 있었다.

"이건 누구여?"

로브를 쓴 뚱뚱한 사내가 베어링에게 묻는다.

베어링이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젓는다.

"오랜만이군, 후판. 거의 한 달 반만인가."

아르센의 말에 후판이라 불린 자가 고개를 갸웃한다.

"아니, 당신은 뉜디 나한테 안부를 묻는겨……, 내 아슈? 뭐유……."

말을 하다가 갑자기 뚝 하고 멈춘다.

"익숙한 목소리 같은디……."

아르센이 로브를 벗는다.

얼굴이 드러나자 후판이 손에 있던 고기를 놓친다.

텁.

그리고는 곧바로 정신차리고 고기를 잡았다.

쿵!

무릎을 꿇고 외쳤다.

"제 4기사단 부단장 후판이 칼리엄의 영웅을 아르센 단장님을 뵙습니다!"

미사여구가 붙었다.

"됐다. 일어나라."

"충!"

기합이 바짝 든 상태였다.

"나머지는 안에 있나."

"예."

베어링이 앞장선다.

실수한 후판은 안절부절하며 크리프의 뒤를 따랐다.

크리프가 후판의 어깨를 두드려 준다.

"괜찮아. 나도 그런 실수 했는걸 뭐."

처음 만났을때 검을 휘두른 걸 생각하면 아직도 끔찍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가자 어둠이 끝나고 빛이 스며들었다.

분지형태로 작게 만들어진 이곳은 가운데에 물이 고여 작은 연못을 형성하고 있었고 주변으로 삼

삼오오 얼굴 익숙한 단원들이 모닥불을 지피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수가 대략 사백은 되어보였다.

"아르센 단장님. 현재 모여있는 인원중 대부분이 제 4기사단원입니다. 나머지는 오는길에 만났습

니다."

고개를 끄덕인다.

후판이 재빨리 뛰어가 소리친다.

"동작 그만!"

덩치에 맞지 않게 엄청난 스피드.

그리고 커다란 목소리.

모두 동작을 멈추고 후판을 바라본다.

"오와 열을 갖춰 눈 앞에 도열한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오와 열을 갖춰 눈 앞에 도열한다!"

기사들이 갑자기 왜 그러나하고 쳐다보면서도 빠르게 검을 집어들고 달려왔다.

"굼벵이를 삶아 먹었나! 응?! 왜 이렇게 늦어! 아르센 단장님 앞에서도 이럴꺼야?!"

아르센이란 이름이 나오자 모두 깜짝 놀란다. 지금까지 소식도 없던 그였다.

갑자기 나오니 깜짝놀랄만도 했다.

그리고 뒤 쪽에 있던 베어링 옆에 서 있는 아르센을 봤다.

그를 본 순간부터 모두의 동작이 수 배는 빨라졌다.

처처처척.

설렁설렁 뛰어오던게 빛의 속도로 바뀌여 대열을 갖추고 선다.

텅! 척!

로브를 재빠르게 벗어 옆으로 던지고는 제자리에서 뒤로 돌았다.

베어링 역시 자리로 돌아갔다.

"단장은 어디 갔나."

아르센이 묻는다.

"현재 4기사단장은 외출……, 후 복귀중입니다!"

후판이 말을 바꾼다.

저벅 저벅.

아르센이 뒤를 본다.

스윽.

어느새 지척에 와있는 기사단장.

로브 사이에서 가녀린 두 손이 나와 아르센의 얼굴을 감싼다.

"어머~, 오랜만이에요. 우리 단장님."

"……."

"일단 격식은 갖춰야 겠지요?"

그녀가 로브를 벗더니 볼에 뽀뽀를 한다.

쪽.

후에 자리로 돌아가 대열 정중앙 앞에 섰다.

하얀피부와 커다란 눈동자.

길다란 흑발.

"총원~ 차렷!"

방금까지 있던 매혹적인 목소리와 다르게 굉장히 날카로웠다.

"네 4기사단장 미소! 흩어진지 한 달만에 단장님을 뵙습니다!"

미소가 무릎을 꿇는다.

쿵!

쇠로된 무릎갑옷이 땅과 부딪히며 강한 소리를 냈다.

쿠쿠쿵!

뒤이어 베어링과 후판, 단원들이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

"제 4기사단이 칼리엄의 영웅! 아르센 단장님을 뵙습니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인다.

바로 뒤에 크리프 역시 무릎을 꿇고 있었다.

전부 삼삼오오 흩어져 있었지만 갑옷과 무기만큼은 관리를 철저히 해서인지 전혀 녹슬지 않았다.

다만 유저들만은 레벨제한이 걸려 갑옷을 입지 못하고 있었다.

"다들 오랜만이다. 그동안 수고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절대 흔들리지 않는 의지와 군기.

그것은 칼리엄의 절대적인 강함의 이유였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에헤헤... ㅈㅅㅈㅅ;;

근데 저거 어워드 저건 머래요?.?

ㅎㅎㅎㅎ갑자기 떡하니 생겨부렸어야ㅋㅋㅋ

한 번씩만 클릭해줏메♥

꾸느님 아하.. 한숨이 푸욱...셤 잘치시길 바랄게요^^

흑마령님 감사합니다^^

짓궂은악마님 그렇습니다 다시 왓습니다^^

페르모르그님 죄송죄송...ㅠㅠ 공지 꼬박꼬박 올릴게요..ㅎㅎ 님아 님 아뒤 출현시켜두 되죠?.?ㅎㅎ

붉은사냥개님 과제..ㅠㅠ 저두 방학인데... 과제가 떡!! ㅠㅠ

무적인인간님 짱돌.. 마음껏 던지세효ㅠㅠ 죄송죄송ㅠㅠ

레샤드님 그렇죠? 너무 바빴어요ㅠㅠ

sabre님 올만입니다^^

lijand님 보구시펏어요ㅠㅠ 감사합니다^^

co쟁이님 감사합니다^^

술마실까?님 셤은... 머... 그럭저럭 망쳤죠ㅋㅋㅋㅋㅋ;;

아사달과푸르미르님 감사합니다!!!!!!!!!!

북방의다리우스님 여, 연참이라... 내일 연참 함 하죠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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