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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편 - 도시 국가.
아르센이 밖으로 나간다.
일행이 곧바로 뒤따라 나갔다.
밖에는 아하드 혼자 서 있었다.
"너가 좋다던 그 하녀는."
아르센이 무심하게 물으며 아하드의 옆을 스쳐 지나간다.
아하드는 어색하게 웃으며 뒤로 돌아 아르센을 쫓았다.
"아하하……."
뒤로 에릭센이 따라붙는다.
턱.
왼쪽 어깨에 손을 올린다.
그러더니 전부 이해한다는 듯 입을 열었다.
"으휴~, 븅신. 차였구만."
아하드가 얼굴을 붉히며 눈을 이리저리 굴린다.
"그게, 차인게 아니라……."
턱.
곧 이어 온 크리프가 반대편 어깨에 손을 올린다.
"키키키키. 왜 차였는데?"
이미 답은 정해져있고 대답만 하면 되는 상황.
"그게……."
아하드가 말을 못한채 계속 어리버리하게 아르센의 뒤를 쫓는다.
아르센도 나름 궁금했는지 말이 있는 마굿간쪽으로 향하면서도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뒤쪽에서 거리를 두고 쫓아오던 드로이드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허? 하녀는 어디가고 왜 기사 혼자 뿐이던가."
허나, 목소리가 굵직하고 크니 전부 다 들렸다.
"자작님. 그게……, 저도 방금 들은 거지만……, 유부녀……."
"뭐라? 유부녀?! 으하하하!"
"게다가, 자식이 지금 둘이고 셋째가 배 안에……."
"셋이나?! 으허허허허허!"
아하드가 고개를 푹 숙인다.
집사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드로이드의 목소리는 공기에 울릴정도로 쩌렁쩌렁했다.
"풋."
"풉."
"큭."
그리고 전부 다 웃었다.
다만, 에일리만이 측은한 눈빛을 보냈다.
"그럼 유부녀에게 반한건가. 그리고 그것도 몰랐고. 어허허허."
드로이드가 발 보폭을 늘이더니 이내 아하드의 옆에 온다.
툭툭.
그러더니 어깨를 두드리고는 말했다.
"인생이 원래 그런거라네. 허허허. 그보다 아르센이여. 내가 마굿간으로 안내하도록 하지."
아르센과 드로이드의 입가에는 미소가 맺혀있었다.
* * *
같은 시각.
빈폴 성 밖.
"취익. 취익."
"크르르."
빈폴 성의 북문으로 부터 500여 미터 떨어진 지점에 일단의 오크 무리가 나타났다.
그 뒤로 드리운 들과 나무들은 이제 하나둘 푸른빛을 잃어가며 붉은색과 주황 또는 노랑색의 밝
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밑에는 매서운 사냥꾼의 눈을 가지고 있는 오크들.
"취익. 취익. 룸메, 바르크!"
오크의 두목으로 보이는 자가 커다란 배틀엑스를 든채 소리친다.
오크들은 무리를 지은채 성쪽으로 달렸다.
"취후욱! 가르!"
성벽에 다가갈쯤 오크 두목이 손을 번쩍 든다.
그러자 오크들의 뒤쪽에서 커다란 대롱을 꺼내 든다.
한 편 성벽 위에있던 경계병들은 당황한 채 허둥지둥 된다.
"후!"
오크 두목이 크게 숨을 내뱉는다.
어느새 오크 무리들은 성벽에 근접해 있었고, 인간 병사들이 허둥지둥 올라오는게 보였다.
배틀 엑스를 들지 않은 왼손을 든다.
대롱을 든채로 달려오던 오크들이 입가에 대롱을 갖다댔다.
성벽 위 병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났다.
하지만 그 수는 오크들의 수에 비해 턱 없이 부족했다.
오크 두목이 손을 내린다.
슈슈슛!
대롱에서 수 많은 침들이 뱉어졌다.
퓨퓨퓻.
그리고 정확히 병사들의 몸통에 꽂혔고, 박힌 이들은 어김없이 독에 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취익, 취익! 우르메 쿠르우!"
"후!"
"후!"
오크 두목이 명령하자 오크들 두 명씩 짝을 지어 꽉지를 낀채 성벽에 붙었고 뒤 이어 다른 오크
들이 그 꽉지로 달려든다.
두두두두두.
그때 성 안쪽에서 말발굽소리가 들려왔다.
* * *
성 안 마굿간에서 일행이 말을 타고 밖으로 나왔다.
선두에는 아르센과 드로이드가 앞장섰다.
뒤에서는 동갑내기인 에일리가 아하드를 위로해주고 있다.
"괜찮아. 인생이란게 원래 그런거거든. 세상의 반이 여자야. 임마, 짜식, 고추달고 태어나가지고
한 번 차였다고 의기소침해지기는. 말세다, 말세야."
아하드는 고개를 푹 숙인채 아무 말 없었다.
부끄러운 탓이다.
다그닥 다그닥!
말발굽 소리가 앞쪽에서 들린다.
당연히 선두에 이목이 집중된다.
"드, 드로이드님!"
선두에 기사 하나가 빠르게 달려오더니 이내 말에서 내려 무릎 한쪽을 꿇고는 외쳤다.
"무슨 일이냐! 무슨 일이기에 사람 많은 이 거리에서 뛰어 다니는가!"
역시 주변 성민들부터 챙기는 그였다.
그렇다고 기사들을 역차별하지 않고 골고루 챙기기에 다들 존경하는 것일터.
"그것이! 성 북문에 오크들의 무리가 나타났습니다!"
"뭐라? 근 십여년간 보이지도 않던 오크들이 어째서 지금 나타난 것이냐!"
"……아무래도 북쪽의 악마의 숲에서 빠져나온듯 합니다."
"……흐음……. 큰일이군. 숫자는!"
"대략 팔백여마리 정도 되 보입니다!"
드로이드가 아르센을 본다.
"미안하게 됬소. 아무래도 나부터 가봐야 할듯 하오."
아르센이 어깨를 으쓱한다.
그러더니 내뱉는 말.
"어차피 우리도 북쪽으로 가야한다. 지체할 시간 없다. 도와주지."
"뭐요? 악마의 숲에서 나온 오크들은 다른 오크들과는 다르오."
아르센이 말허리를 찬다.
피식웃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뒤로 크리프와 에릭센이 따른다.
"헹~, 어차피 오크가 오크지."
크리프.
"장님인 나두 잡을 수 있게 생겼수다."
에릭센이 안대를 매만지며 지나친다.
드로이드가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자신보다 강해보이는 이들이 도와준다면 훨씬 수월 할 터.
"고맙소……. 좋다, 케이플러."
"충. 하명하십시오."
"현재 병사의 수는."
"가용 병력은 사백명입니다. 북문에 백 사십명이 있고 다른 병력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말의 속도를 높인다.
일행의 속도가 조금씩 빨라졌다.
"좋다, 전부 북쪽에 집중하라 일러라. 그리고 나의 기사단은 어딨는가."
두두두두두.
질문과 함께 양 옆 골목길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정문에 보이는 성문.
아르센이 에일리를 바라본다.
그러더니 이내 속도를 낮춰 에일리 옆에 가더니 허리에 손을 넣어 들어 올린 후 자신의 뒤에 앉혔다.
"꽉잡아라. 떨어지면 큰일난다."
"으, 응."
에일리의 볼이 붉어진다.
카트리나가 그 모습을 보며 부러워했다.
스윽.
어느새 다가온 크리프 들어 올려 자신의 뒤에 앉혔다.
"꽉 잡아. 떨어지면 아프다."
"네, 네……."
두두두두두.
말발굽소리가 커지며 각 길에서 수 기씩의 기사들이 뒤에서 나온다.
아하드와 에릭센이 아르센을 선두로 품(品)자형을 만든다.
뒤쪽에 크리프가 위치했다.
가장 선두인 아르센 옆에 드로이드가 같이 달렸다.
"대지의 기사단(The Earth Knightage)이여! 행렬을 갖춰라!"
"우라!"
"우라!"
"우라!"
뒤쪽에 빠른속도로 대열을 갖춘다.
달리면서 대형을 맞추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아르센 일행은 감탄했다.
"제법이군."
아르센의 말에 드로이드가 어깨를 폈다.
"당연하지. 도시 국가중 가장 강한 기사단이다."
"그래, 자신의 기사단에 무한한 자신감을 가지는 기사단장이야 말로 제대로 된 기사단장이지."
그의 말에 드로이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속도를 올리지."
드로이드가 손을 들어올린다.
기사들의 기수 몇몇이 깃발을 들어올린다.
그럼과 동시에 전방의 성문이 도르래 소리를 내며 열렸다.
성벽 위에는 오크들이 어느새 올라와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허나 육체적으로 강한 오크들에 의해 무참히 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제 2분대는 위로 올라가 오크들을 상대하고 병사들을 지휘하라! 나머지는 나를 따르라!"
"우라!"
"우라!"
성문이 어느새 전부 열렸고, 오크들 수백이 열린 성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왔다.
"아르센경! 조심하시오! 악마의 숲의 오크들은 마기의 영향으로 지력이 제법 뛰어나 무리를 이루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체계가 잘 잡혀 있소. 까딱하다간 위험할 것이오!"
가장 선두에 들어오는 오크.
그리고 그 오크의 눈동자가 아르센의 눈동자와 마주친다.
"고맙군. 하! 이랴!"
말 허리를 강하게 두 다리로 친다.
말이 머리를 숙이며 속도를 높혔다.
챙!
검이 빛의 속도로 뽑혔다.
선두의 오크가 뛰어 오르며 커다란 대검을 내려찍는다.
우웅!
마나가 롱소드에 뿜어지듯 솟아오르며 오러를 만든다.
서걱!
두부마냥 너무나 쉽게 베였다.
달리는 속도 때문에 오크의 시체 두 덩이가 아르센의 뒤쪽에 떨어진다.
그리고 뒤로 크리프, 에릭센, 아하드가 뛰어넘듯 넘어간다.
"칼리엄 제국의 기사단이여! 제국 기사단의 위엄을 보여라!"
[스킬 - 칼리엄 기사단장의 위엄을 사용했습니다.]
[블루윈드 기사단의 사기가 560% 진작했습니다.]
[검의 내구도가 3.5배 증가했습니다.]
[방호구/갑옷의 방호력이 4.0배 증가했습니다.]
[투지가 상승합니다.]
[여유가 상승합니다.]
[기사단장(아르센)이 눈에 보이는 한 기사단은 피로감을 절대 느끼지 않습니다.]
[광역스킬로써 모든 기사단원에게 적용됩니다.]
광역 스킬.
아르센이 곧바로 성문으로 짖쳐들어가며 오른쪽에서 덤벼든 오크의 심장에 검을 박는다.
푸욱.
오크의 눈동자가 커지며 입이 찢어지듯 벌어지며 피를 토한다.
에일리가 눈을 꼭 감고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아르센이 검을 반대편으로 끌어 휘두른다.
검에 꽂힌 오크가 빠지며 왼편에서 달려든 오크와 부딪히며 나가떨어졌다.
"절대 물러서지마라! 기사단장의 명이다!"
[스킬 - 기사단장의 위엄을 사용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보이는 목표물이 3초간 스턴에 걸립니다.]
[단, 시전자의 능력자보다 강하거나 디스펠 마법이 있는 자는 걸리지 않습니다.]
달려들려던 수십의 오크들이 멈춘다.
콰직!
그때 뒤에서 달려든 에릭센이 아르센 옆으로 빠르게 스쳐지나가며 성문에 가까운 셋을 동시에 벤다.
"크르르."
"취익."
에릭센 주변의 오크들이 조금씩 주춤거린다.
스킬, 투지 때문.
"롤링 크러시."
오른편 역시 크리프가 달려들며 스킬을 시전 일자로 순식간에 다섯의 오크가 갈기갈기 찢겨지며 오크의 몸에 피를 흩뿌리며 죽었다.
"녹색 괴물 새끼. 라일구 업헴 같은새끼. 퉷."
크리프가 침을 뱉는다.
아르센이 눈동자를 위로 올린다.
성벽 위에서 오크 한 마리가 검을 역수로 쥔채 아르센을 노리며 뛰어 내렸다.
아르센이 말 허리를 차 앞으로 뛰쳐나간다.
쿵!
오크가 땅에 검을 박으며 떨어졌다.
"크르! 크르?"
오크가 뒤로 돌아 검을 휘두르려 했으나 성공은 하지 못했다.
서걱.
아하드가 오크의 목을 베며 아르센의 뒤를 쫓았다.
"전부 다 죽여라! 심판은 하느님께 맡긴다!"
"충!"
"충!"
"충!"
오크들이 한 검에 하나씩 베여 쓰러졌다.
드로이드가 성벽에서 내려오던 오크의 심장에 검을 박은채 그들을 봤다.
"……대단하군."
드로이드가 고개를 절레 저으며 말에 속도를 가했다.
"대지의 기사단은 저 기사들을 따라 오크 개새끼들을 소탕한다!"
"우라!"
"우라!"
기사단이 아르센의 뒤를 쫓는다.
아르센이 뒤를 본다.
수 백의 기사들이 자신을 따라왔다.
가슴 팍에 박힌 빈폴의 도시 상징은 투구가 각인 되어 있고, 구리색의 갑옷색은 아쉽지만 수 백의 기사다 자신의 뒤를 쫓으니 오랜만에 즐거움 감정에 빠졌다.
"가자! 북쪽으로! 북방의 다리우스가 있는 휘젠가르트로 간다!"
"충!"
"충!"
아르센의 검이 오러에 의해 더욱 밝게 빛난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예맨~ 새벽감성~.~
아사달과푸르미르님 다시 읽어보시면 엄청 쉽습니다^^
眞.天님 네? 뭐.. 하실 말씀이라도...
무적인인간님 ㅋㅋㅋ저는 기말 2주남음ㅠㅠㅠ 망함ㅋㅋㅋㅋ
BellnesiaS2님 그래도 이런 설정집이 있어야 나중에 깔끔하게 진행 ㄱㄱ
휘젠가르트님 지식의 성 좀 그런가요?
술마실까?님 ㅋㅋㅋㅋ비어성ㅋㅋㅋ 오~ 괜찮은데요ㅋㅋ 이름은 다르게 함 만들어 보겠슴둥ㅎㅎ
레샤드님 감사합니다^^
꾸느님 ㅋㅋ사실 그 생각도 했었으나 이미 설정상 동쪽에 하나ㅎㅎㅎ
dkssid00님 믿고 보신다니ㅎㅎ 책임감이 배로 뛰었네요ㅠㅠ 감사합니다. 님도 건강 챙기세요ㅎㅎㅎ
북방의 다리우스님 오랜만입니다^^ 이제 주연으로 등장하실 차례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