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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54화 (5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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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편 - 도시 국가.

탁자 위에는 일행의 수 만큼 찻잔이 놓여져 있다.

똑똑.

노크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다.

"자작님. 왔습니다."

그러자 자작은 크게 기뻐하며 마시던 찻잔을 내려놓는다.

"오오, 그래. 젊은 기사 아하드여, 왔다네. 그리고 이걸 가지고 가게."

드로이드가 탁자 위에 놓여져 있던 두루마리를 건넨다.

아하드가 받아든다.

"이게 뭡니까?"

"천민에서 평민으로 승급한다는 승인서일세."

"아, 감사합니다."

아하드가 받아들며 아르센을 본다.

아르센이 찻잔을 든채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단장님, 감사합니다. 갔다오겠습니다. 충!"

"그래. 여자 만난다고 괜히 사고 치지말고."

아르센의 말에 아하드의 볼이 붉어진다.

"충! 사고치지 않겠습니다!"

아하드가 부리나케 밖으로 나간다.

에일리와 카트리나가 피식하고 웃었다.

탁.

문이 닫히고 집사가 문 앞에서 대기한다.

드로이드가 조용히 아르센을 쳐다본다.

"그나저나……."

찻잔을 슬그머니 내려놓는다.

"당신들의 정체가 대체뭐요."

아르센과 에일리, 카트리나는 앉아 있었지만 크리프와 에릭센은 아르센의 뒤에 서서 대기했다.

드로이드의 질문에 아르센이 어깨를 으쓱한다.

"글쎄?"

"나는 아하드의 나이대에 저만큼의 실력자를 본적이 없소. 지금도 충분히 어느 귀족의 밑에 들어

간다면 막대한 부를 누릴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고 젊소. 헌데, 그런 그가 모시는 상관이라니……

."

"뭐가 듣고 싶은거냐?"

아르센이 입꼬리를 올리며 드로이드를 바라본다.

당당했다.

뭐든지 질문해주겠다는 듯이…….

"도대체 당신들의 정체가 뭐요."

아르센이 피식 웃는다.

그러더니 에일리를 가르킨다.

"이 아이는 파이예른 자작의 딸. 이 아이는 파이예른 자작의 하녀."

"……."

드로이드가 아르센을 말 없이 쳐다만 본다.

"그리고 나는 기사."

"기사……."

아르센이 여유롭게 찻잔을 들어 홍차를 마신다.

드로이드가 끝말을 입 끝에서 읊조린다.

그러더니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한다.

탁! 스릉! 쇄액!

뒤쪽 책장에 놓여져 있던 검을 들어 그대로 뽑은채 아르센을 향해 뻗었다.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허나, 아무도 못막을 정도로 빠르다 생각했건만 그는 멈춰야만 했다.

스윽. 스윽.

두 개의 검날이 그의 목과 어깨에 닿아 있었다.

만약, 자신이 조금만 어깨를 앞으로 움직였다면 어깨와 함께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그리고 눈 앞에 차를 마시고 있는 이는 상처 하나 안났을 것이다.

"살기도 없는 검이었다. 집어넣어라."

"충."

"충."

평소에는 서글서글하고 살갑기 그지 없는 둘이었지만 유독 검과 아르센 앞에서는 군기가 잘 잡힌

기사였다.

에일리와 카트리나는 항상 이럴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자신들은 알지도 못하는데 갑자기 날아드는 검때문이기도 하지만 갑자기 바뀌는 크리프와 에릭센

의 분위기도 한 몫 했다.

스릉, 착.

스릉, 착.

드로이드만이 등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검을 치웠다.

"굉장히 빠르군."

"당연하지."

드로이드가 검집에 검을 집어넣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래, 당신들 같은 강자가 듣도보도 못한 나의 견문이 얕은 듯 하니 할 말이 없소."

찻잔을 들어 남아있는 차를 다 마신다.

"그럼 내 딱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소?"

"……."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인다.

"도대체 어느나라에서 오셨소. 근처에 이렇게 강한 기사들이 있는 나라는 내 잘 듣지 못했소. 그

러니 이 식자의 견문을 좀 넓혀 주시겠는가."

드로이드가 그리 묻자 아르센이 품 속에서 하나 남은 패를 꺼낸다.

금으로 이루어져 있고, 네 개의 파도 문양이 가운데로 모이며 가운데에 두 날개가 작은 원을 감

싸고 있는 모양.

"이게 뭔지 아는가."

당연히 처음 보는 문양에 고개를 도리질 쳤다.

"아니오. 처음봤소."

"그런가……."

패를 품 속에 다시 숨긴다.

"칼리엄 제국."

"뭐요?"

"칼리엄 제국. 우리는 칼리엄 제국의 블루윈드 기사단이다."

"……미안하군. 나는 처음 들어보는 나라요."

"괜찮다."

아직도 프로그램의 오류로 다른 게임으로 들어온 줄 아는 셋은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히 모를 수 밖에, 저 멀리 이역만리에 있는 나라다."

"아아……."

드로이드가 묻는다.

"근데, 이제는 어디로 갈 생각이오? 그대들은 아하드가 여기 한 달 넘게 있는 동안 보지도 못한

듯 한데."

"우리는 남쪽에서 올라왔다. 그리고 휘젠가르트로 들어갈 생각이다."

"그렇군. 아…! 잠깐만, 내 필히 줄게 있소."

말을 마침과 동시에 집사에게 다가간다.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인다.

집사가 방긋 미소를 지으며 품속에서 동패를 하나 꺼냈다.

"역시, 준비성이 철저하군."

"그렇지 않습니다."

집사가 은은한 미소를 띄운다.

드로이드가 동패를 손에 들고 온후 탁자 위에 올려놨다.

"휘젠가르트로 간다 하셨으니 이게 꼭 필요 할것이요."

무엇인지를 묻는 눈빛을 드로이드에게 보낸다.

답은 카트리나에게서 나왔다.

"도시 패군요."

동패에는 투구가 그려져 있었다. 투구의 정수리 부분에는 뾰족한 창날이 우뚝 서있는 모양이다.

게다가 굉장히 날렵하게 생겼다.

그리고 밑에 Bean Pole이라고 적혀 있었다.

모두 카트리나에게 이목을 집중한다.

드로이드 역시 이것을 알고 있는 이가 드문데 알고 있다니 신기한듯 쳐다본다.

"그것도 기사의 상징. 빈폴성의 패."

"이게 뭔데?"

크리프가 묻는다.

그러자 카트리나의 얼굴이 붉어지며 어버버 댔다.

"아, 음, 그러니까 도시 패라는게 굉장히…… 좋은……."

드로이드가 카트리나와 크리프를 번갈아보더니 피식 웃었다.

"아가씨께서는 굉장히 부끄러운 모양이오. 내가 마저 설명하리다."

드로이드가 동패를 아르센의 앞으로 밀었다.

아르센이 동패를 집어든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도시 패라는 것은 각각의 도시를 상징하는 패요. 이 패는 성주와 성주가 인정한 사람만 줄 수

있지."

"……."

아르센이 드로이드를 쳐다본다.

성주가 인정한 사람이라…….

"그리고 각 도시들의 성주들에게 빠른 연락을 취하거나 각 성의 문을 열어 동맹을 맺는다거나,

정치적으로도 굉장히 쓸모 있는 물건이었소."

"……이었소?"

과거형의 말투에 아르센이 귓가를 찡긋한다.

"그렇소. 그리 했었던 물건이었지. 배이제 제국이 나타나기 전인 300여년 전까지만 해도 아주 유용한 물건이었지. 외세의 침략

에 각 도시들이 뭉치거나 혹은 각 도시들끼리 싸울때 화친을 맺거나."

"나라가 아니었나?"

"맞소. 나라가 아니었소. 배이제 제국이 나타나 점령 당하기 전엔 도시국가 였지. 각 도시들은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소."

"특성?"

드로이드가 뒷가의 책장에서 책 하나를 꺼낸다.

제법 오래된듯 낡아보였다.

그러더니 책 중앙을 펼친다.

펼치자 반으로 접힌 종이 하나가 땅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그 종이를 집어 들어 탁자 위에 올려놓고 펼쳤다.

먼지가 하나도 없는 것이 관리가 얼마나 잘되었는지를 보여줬다.

"지도요."

펼친 종이에는 조악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지도였다.

지도에는 정확히 열일곱 개의 성이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성안에 특이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고 동패에 그려져 있는 문양역시 지도의 북쪽에 그려

져 있었다.

"이것이 도시국가들이요."

"……."

"각 도시들은 각각의 개성을 뽐내며 서로 균형을 유지해왔소."

말을 하며 책의 한 부분을 펼치며 손으로 찍었다.

빈폴 가문의 문양이 찍혀 있었다.

"보다시피 빈폴성은 기사의 성이요."

"기사의 성?"

"그렇소. 자유기사들이 모여 서로의 실력을 뽐내고 또 서로 가르치는 그런 무투장이었지. 모든

시력자들이 모였었소. 그때가 좋았다지……. 그리고 당신네들이 가려는 휘젠가르트……."

손가락을 위로 움직인다.

성 하나가 보였다.

휘젠가르트 성.

"휘젠가르트는 지식의 성이요."

"지식의 성이라?"

"성이 굉장히 높고 근처에 적도 없고 주변이 산세가 높고 푸르니 학자와 마법사들이 모여 서로의

학문을 논하고 책을 썼지.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하나 둘 도서관이 불어나게 되고, 나중에는 성

자체가 하나의 서점이 되어버렸지. 대륙의 모든 역사가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니까

말이오. 그러니 가보면 제법 도움이 될 것이요."

드로이드가 카트리나를 본다.

"그리고 파이예른 성."

카트리나가 쳐다본다.

"카트리나 양은 파이예른 성의 이름이 뭔지 알고 있소?"

카트리나가 고개를 젓는다.

수백년전의 역사를 자신이 알리가 있겠는가.

"파이예른의 이름은 평화의 성이네."

"평화의 성?"

카트리나가 반문했다.

"과거 모든 전투에 앞장서 화해를 주도하고 그리고 많은 전투를 종결내었으며 많은 담론가들이

모이는 그런 성이지. 자네의 아버지 근처에 이런 문양을 보았는가."

드로이드가 책장을 넘기자 파이예른 성에 대해 설명이 나와있었다.

그리고 문양은 나무 세 개가 삼각형을 이루어 각인되어 있고, 그 가운데에 작지만 옹달샘이 그려

져 있었다.

"아!"

카트리나가 목걸이 하나를 꺼낸다.

목걸이는 금으로 만들어져 있고 펜던트에는 정확히 그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과거 파이예른 성의 담론가들과 호사가 지식인들이 휘젠가르트 성에 올라와 많이 배우고 갔었다

지. 그들은 정의와 평화에 대해서만큼은 단호하고 고집불통이었지. 그리고 모두 그런 지식인들을

대우했었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여튼, 말이 길어졌네. 결론은 이 동패를 아르센, 그대가 가지고 가시오."

"왜? 옛날 옛적의 약속과 역사 가지고 지금 써먹으라니 무슨 생각이더냐."

"그렇게 생각하시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도시들의 동맹은 절대 변치 않으

니 가져가시오. 그럼 휘젠가르트에 들어가 당신이 이루려던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결 수

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패를 집어든다.

"그럼 미안하지만 챙기도록 하지."

원래라면 받지 않을 그였지만 황녀를 찾기 위해서는 일분 일초라도 시간을 단축해야했다.

똑똑똑.

노크소리가 들렸다.

"왔나보군. 그럼 우리도 이만 출발하도록 할까."

"여기서 안 머물고 가는거요?"

"지체할 시간 없어. 더 이상 늦었다가는 돌이킬 수도 없을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이제 기말고사네요ㅠㅠ 아우 너무 빡세요ㅠㅠ

날씨가 급격히 추워졌는데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아사달과푸르미르님 축하드립니다^^ 추천코멘트는 항상 감사합니다ㅎㅎㅎㅎ

꾸느님 소드유저라는 것은 익스퍼트 통칭이라는 설정인지라..ㅎㅎ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적인인간님 감사합니다^^

페르모르그님 하지만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것..ㅠㅠ

레샤드님 아르센이 쥔공이니깐요ㅎㅎ

眞.天님 감사합니다^^

북방의 다리우스님 정말 오랜만입니다ㅠㅠ 요새 바빠서리ㅠㅠ

붉은사냥개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ㅎ

co쟁이님 감사합니다^^

dkssid00님 님의 말을 듣고 최대한 잘쓰려 노력했습니다ㅎㅎ

BellnesiaS2님 네.. 좀 바빠서 오랜만에 오게 되었네요ㅠㅠ

술마실까?님 에헤헤ㅎㅎ 감사합니다^^ 요새 급격히 추워졌는데 조심하세요ㅎㅎ 김장... 이 코멘트를 봤을때에는 이미 다 하셨겠네요ㅎㅎ 힘든데 고생하셨습니다. 담궈서 내년 내내 먹어야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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