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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편 - 푸른 바람이 모이는 곳.
자작의 저택.
두 명의 기사와 자작이 앉아 있었다.
"그래, 가져온 정보가 이건가."
기사 한 명이 두루마리를 건넸다.
드로이드 자작이 차를 한 번 홀짝이고는 두루마리를 펼친다.
덜컥.
그때 문이 열리며 집사가 들어왔다.
"자작님."
"음?"
두루마리를 펼친채로 집사를 바라본다.
"자작님. 헌데, 그럴리야 없겠지만서도……, 경기에 지신다면……."
집사의 말에 드로이드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프하하! 내가 진다고? 실력이 나이 또래에 비한다면 좋긴하지만 나에게 비할 바는 아니지."
"그렇긴합니다만, 점차 그 소년이 성장해 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자네가 그렇게 느꼈다면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거겠군."
드로이드가 집사를 보며 말했다.
"내가 지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이 친구야, 아직도 나를 몰라서 하는 말인가. 진다면 당연히 내 줘야지. 그리고 아하드는 오히려 내 밑에 있으면 독이 될 수도 있을 만큼 훌륭한 기사일세."
집사가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자신의 주군은 대서사시에 나오는 영웅도 그렇다고 다리우스 공작처럼 뛰어난 지략가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키고 호탕하다. 그것이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모인 이유가 아닐까.
자신이 여기있는 이유도 그것일지도.
집사가 조용히 들고온 다과를 내려놓고는 나갔다.
드로이드 역시 신뢰의 눈빛과 감사의 눈빛으로 한 번 보고는 펼친 두루마리에 시선을 돌렸다.
"이게 무슨 내용인지 아느냐."
두 명의 기사가 고개를 저었다.
"저희도 잘……."
기사 두 명이 고개를 갸웃했다.
드로이드가 두루마리를 읽는다.
읽는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읽을 수록 그의 표정이 굳어가는 것이다.
기사 두 명의 표정도 따라 굳어간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기사 하나가 조심스레 묻는다.
드로이드가 두루마리를 말고는 기사에게 건넨다.
"읽어보아라."
그러자 기사들이 차례로 읽었다.
그리고 역시 표정이 굳어간다.
"……곧……."
"그래……. 이 빈폴성 주변만 신경쓰기도 바쁜데……."
기사 두 명이 일어났다.
드로이드가 둘을 보며 진중히 말했다.
"이보게들. 정말 미안하지만 해줘야 할게 있네."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말씀하십시요."
자리에서 같이 일어나 눈 높이를 맞추며 입을 열었다.
"그것은 말일세……."
드로이드는 그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했고 그들은 지시를 받고 빠르게 나갔다.
자리에 앉은 그는 차를 홀짝이고는 생각에 잠겼다.
"허어……, 붉은사냥개와 제론 왕국. 대체 네놈들. 도대체……. 무슨 짓을……."
드로이드는 두 손으로 두 얼굴을 감싸며 한숨을 푹 쉰다.
* * *
한 편 여관으로 돌아온 아르센과 크리프는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에릭센과 에일리, 카트리나도 옆에서 밥을 먹는다.
"근데, 어디갔다 온거야?"
에일리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묻는다.
"밖."
시크한 그의 말에 에일리가 또 토라지며 투덜된다.
"맨날 저래. 이 씨."
아르센이 살짝 에일리를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쾅!
여관문이 큰 소리를 내며 강하게 열렸다.
여관식당에는 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손님들도 있었기에 당연히 시선이 집중된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낡은 갑옷을 입은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어린 소년.
"허억! 허억!"
손등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땀을 전부 닦아 냈다.
머리를 좌우로 빠르게 흔들며 누군가를 찾는 듯했다.
그러고는 아르센과 눈이 마주쳤다.
아르센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다가오며 투구를 쓰고 장갑을 다시 낀다.
그리고 검집을 강하게 쥐었다.
에일리와 카트리나가 뭔가하다가 순간 겁에 질린채 셋을 본다.
허나, 셋은 여유로웠다.
젊은 기사 아하드가 다가오더니 그의 앞에 선다.
아르센이 찻잔을 든채 그를 본다.
긴장감이 주위에 감돈다.
식당안의 손님과 여관주인이 어쩔 줄 몰라한채 불안한 눈빛으로 본다.
털썩.
아하드가 쓰러지듯 무릎을 꿇으며 외친다.
"푸른 바람의 제 1기사단 단원! 아하드가 단장님께 인사드립니다!"
우렁차고 또렷한 목소리.
허나, 아직 변성기가 오지 않은탓인지 또랑한 목소리.
아르센이 피식 웃으며 옆에 있던 물 주전자를 들었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투구를 벗긴다.
아하드가 투구덕에 조금밖에 목숙이던 고개를 더욱 숙인다.
투구에서 땀의 시큰한 내가 풍겨 올라왔다.
조르르르.
들고 있던 물주전자를 아하드의 머리 위로 부었다.
갑자기 차가운 물에 몸이 웅크러들었다.
투툭. 툭툭.
물들이 머리카락과 볼을 타고 바닥에 떨어졌다.
"너무 더우면 탈진한다. 그리고……, 냄새나니깐 씻고와. 에릭센. 막내니깐 신경 써라."
탁자 위에 있는 잔에 찻잔에 담긴 차를 다 마시고 물을 한 모금어치 조금 따랐다.
"물 마셔라."
그렇게 명령을 내리고는 방으로 올라간다.
에일리와 카트리나는 뭔 상황인지 모른채 멍하니 있었다.
"충! 물 마시겠습니다!"
복창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러더니 차렷자세로 아르센이 사리지는곳을 바라봤다.
툭툭.
에릭센이 어깨를 친다.
"여기가 어깬가? 음……. 막내. 오랜만."
"옛!"
"너가 실무에 온지 얼마나 됬지?"
"오늘로 오십이일입니다!"
"그러니깐 흩어지지 않고, 엘리시움 성 앞에서."
"실무로 배치 받은지 일주일 되는 때에 흩어졌습니다!"
목소리가 커 이목이 집중된다.
"야, 일단 너무 그……, 더럽고 그니깐. 내 직속이잖아."
"옛!"
"일단 씻자. 벗어라."
"충!"
아하드가 그 자리에서 뒤로 손을 뻗어 갑옷의 이음새를 풀었다.
철컹! 철컹!
퉁!
갑옷이 풀리며 떨어졌다.
안에는 가죽갑옷이 있었다.
땀에 절어 축축했다.
철컥! 철컥!
이어 하의도 벗는다.
그리고 가죽갑옷과 천까지 옷을 아예 전부 벗으려 했다.
크리프가 소리친다.
"잠깐잠깐! 야! 너 이름이 뭐야!"
"옛! 제 1기사단 소속! 아! 하! 드! 입니다!"
"그래, 아하드. 여기서 벗으면 어쩌냐. 일단 여관방들어가서 벗고 씻어라. 준비는 끝났으니깐. 키에 방 번호 적혀있다."
"충! 감사합니다!"
"그래. 뛰어."
"악!"
"가."
아하드가 뛰어 올라간다.
자리에 남은건 냄새나는 갑옷과 가죽아머였다.
에일리와 카트리나가 멍하니 본다.
그리고 냄새때문인지 코를 막았다.
에릭센이 자리에서 피해 올라가려했다.
"뭐하냐. 얼른 치워."
"아, 누, 눈이. 눈이 안보여."
에릭센이 눈에 감긴 두건을 매만지며 어정쩡하게 올라가려했다.
스릉! 쇄액!
크리프가 검을 뽑아 에릭센을 찔렀다.
찔러들어오는 검면을 손등으로 쳐낸다.
"치워. 나보다 계급도 낮은게. 확 씨."
크리프가 검을 집어 넣었고, 에릭센은 냄새나는 갑옷들을 챙겼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아 오랜만이네요ㅠㅠ 학교 수업이 너무 바빠서요ㅎㅎㅎㅎ
대학교 정말 짜증이 아오ㅋㅋㅋ 군대가 더... 싫어ㅡㅡ
북방의다리우스님 첫코가 항상 좋죠ㅎㅎㅎ
眞.天님 공주는 다 제 머릿속에 스토리에 넣어놨슴돠ㅎㅎ
붉은사냥개님 ㅎㅎㅎ스토리상 어쩔 수 없이.. 쉬는 시간으로ㅎㅎ 상황설명에 이 편이 필요해서요ㅠㅠ
무적인인간님 대한태제부터 같이 하시더니 제 스타일을 꿰뚫으신듯ㅠㅠ
칼쓰는궁수님 저두요ㅎㅎ 그렇게 쓰려고 노력중입니다^^
BellnesiaS2님 아닙니다ㅎㅎ 그럴수도 있죠 뭐ㅎㅎㅎ
꾸느님 ㅎㅎ맞아요! 막내! 가장 막내!!
아하드님 감사합니다^^
술마실까?님 감사합니다ㅎㅎ 재밋는 글 쓰도록 노력할게요ㅎㅎㅎ
co쟁이님 감사합니다^^
dkssid00님 저도 처음알았어요ㅎㅎ 더욱 노력해야겟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