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깃발 아래서-42화 (42/173)

0042 / 0173 ----------------------------------------------

제 11편 - 북쪽으로

방안은 매우 단촐했다.

문을 열고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작고 아담한 둥그런 탁자와 의자 두 개.

"단장님."

단원이 중앙에 있는 탁자로 다가가더니 위에 놓여져 있던 화분을 든다.

그 밑에는 종이가 접혀져 있었다.

"이건……."

크리프가 먼저 집어 들며 단원을 본다.

"아이조드님께서 남기신 쪽지입니다."

단원의 말에 크리프가 접혀진 채로 방 안을 살피던 아르센에게 건넨다.

"단장님."

아르센이 구경하던 눈을 돌려 크리프를 본다.

그러더니 손을 뻗어 쪽지를 받아 펼쳐봤다.

─현재 4기사단장의 위치 파악이 완료됨.

서쪽 경계쪽에 있다고 파악 완료.

만약 합류할 인원은 서쪽 군사도시 [베르뀌르]로 갈 수 있도록.

단장님의 위치 추측중.

현재 아르센이라 불리는 산적 사냥꾼 단체의 리더가 단장님이라 추측중.

허나, 그 세가 북, 서, 남으로 흩어지는 것이 살짝 의심감.

나는 북방의 다리우스 공작의 영지에 진입전.

만약 나를 보기 원한다면 북방의 도시.

[휘젠가르트]로 오기 바람.

나머지 자세한 상황은 단원에게 들을 수 있도록.

제 1기사단 부단장 아이조드(i)

아르센이 종이를 접더니 다시 화분에 넣었다.

"아이조드가 지나간지 일주일 동안 이곳에 한 명도 안왔나."

단원이 화분을 들어 종이를 품속에 갈무리한다.

"그렇습니다.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퍼져 있으니 이곳에 오는게 희박한듯 합니다."

"……북쪽으로 가면 안되나."

"아닙니다.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도시의 북문으로 나가는 순간 다리우스 공작의 영양권입니다."

"……."

단원이 침대 옆으로 가더니 상자 하나를 꺼냈다.

"단장님. 이것을 받으십쇼."

상자에서 두루마리를 하나 꺼내더니 아르센에게 건넸다.

"이게 뭔데."

"지도입니다. 다리우스 공작의 영토와 영향력, 그리고 그 밑으로 들어간 귀족들의 영지와 영향력등이 상세히 그려져 있습

니다."

크리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지도를 본다.

"전술지도 아니야? 이런거 어떻게 구해."

단원이 어깨를 으쓱한다.

"아이조드님께서 이거 필요할 것 같은 사람에게 인계하라 했습니다. 자신은 이미 머릿속에 다 외웠다고……."

아르센이 펼쳤던 지도를 둘둘 말았다.

리본을 묶고는 품속에 갈무리했다.

"이 새끼. 존나 대단한 새끼."

아르센의 말에 크리프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아! 그리고 단장님. 이건 제가 여기 있으면서 알게된 정보입니다. 여담이긴 한데……."

아르센과 크리프가 침대의 모서리에 앉았다.

"지금 동쪽과 서쪽은 지네들 나라끼리 부딪히느라 조용한데, 문제는 이 중앙입니다."

"여기?"

"그렇습니다. 현재 이곳이 속된 말로 개판 5분전입니다."

단원이 이어 말했다.

"그렇습니다. 남쪽의 실세였던 귀족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정복한 이가 나타났습니다."

"그게 누군데."

"저도 이름은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별명이 붉은사냥개랍니다."

"붉은사냥개라."

크리프에게 잠시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게 아주 미친놈이랍니다. 근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이들을 대적하고 있는 유일한 무력집단입니다."

"집단?"

"네. 겨우 백여명이지만 붉은사냥개에서 건들지도 못하고 수 배의 병력을 데리고 가도 털린답니다."

단원의 말에 순간 누군가가 생각났다.

"아무래도……."

크리프 역시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아무래도 샤르피인듯 하군."

"3기사단장님……."

단원이 이내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웃기긴 하지만 중앙에는 단장님의 이름을 딴 단체 아르센이 점령 했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아르센이 피식 웃었다.

"일부러 그런거다. 우리의 이름을 알려야 단원들이 모일 것 아닌가."

"넷. 여튼 여론은 지금 단장님 편입니다."

"우리 편?"

"그렇습니다."

단원이 환히 웃으며 말했다.

"다리우스 공작은 잠자는 사자마냥 가만히 있고, 남쪽은 살육을 즐기는 미친 붉은사냥개라 불리는 후작이 있고. 동과 서는

서로 아귀다툼을 하느라 정신없고. 근데, 그 중앙에 딱!"

한 번 끊더니 다시 말을 잇는다.

"단장님이 산적들을 물리치며 민생에 전력을 기울이시자 산적들의 세는 자연스레 줄어들고 전쟁통에 이도저도 못했던 어중

이 떠중이들이 중앙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안전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단원이 말이 끝나고 셋의 눈동자가 서로 마주쳤다.

아르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리프 역시 마찬가지.

단원도 벽에 세워져 있던 검을 옆구리에 걸쳤다.

"허, 그거참 신기하군."

아르센이 어깨를 으쓱했다.

"여튼,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 먹었어. 이만 가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단원이 다시 침대를 옆으로 치우고 지하 굴의 문을 열었다.

"단장님. 내려가시자마자 좌측으로 꺾으면 아까 왔던 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나오실 겁니다. 물론 시내입니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인다.

"여튼 정보는 고마웠다. 수고할 수 있도록."

"충."

아르센과 크리프가 안으로 들어갔다.

끼이익.

탁.

문을 닫고는 잠시 허리를 꺾어 몸을 풀었다.

침대로 은폐시키지 않은채 침대에 앉았다.

아무런 소리도 없는 방.

쇄액!

날카로운 파공성이 들렸다.

팍!

단검이 단원의 발 앞에 꽂혔다.

끼익 쾅!

탁. 탁.

순간 문이 열리며 검은 복장을 한 인원이 들어온다.

베란다를 통해서도 사람들이 들어왔고, 천장에서도 떨어졌다.

'문에 셋. 밖에 셋. 위에서 둘. 여덟.'

단원이 앉은채로 숫자를 파악했다.

"누구냐."

"그러는 너희야 말로. 누구냐. 도대체 어느 단체이냐."

중앙으로 대표인듯한 자가 묻는다.

목소리가 카랑카랑한것이 변조한것이 분명했다.

"어쌔신인가. 대낮에 활동하다니 정말 간이 배밖으로 나왔구나."

단원의 말에 어쌔신들이 비웃는다.

"묶어라."

"예."

"예."

둘이 다가오더니 굵은 밧줄을 꺼냈다.

단원은 순순히 묶여주었다.

두 손을 뒤로 돌려 묶은 밧줄은 굉장히 질겼다.

텅!

그러더니 단원을 의자에 앉히고는 꽁꽁 묶었다.

"너희들은 무슨 단체냐."

단원이 가만히 있는다.

그러자 손을 들어 때릴 기세를 보였다.

단원이 눈을 부릅뜨며 쳐다본다.

"아르센!"

짧고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산적 사냥꾼일뿐이다!"

어쌔신이 손을 푼다.

"우린 아무런 실력도 없다."

"……."

단원의 당당한 말에 어쌔신들이 어벙한 표정을 짓는다.

"그럼 그들은 어디로 갔나. 아까 둘이 들어간곳이 어디냐."

어쌔신이 단검을 뽑아 들었다.

그 날이 상당히 서늘해보였다.

"저곳! 침대 옆에 손잡이! 그걸 들면 된다!"

짧고 굵게 차분히 상세하게 알려줬다.

어쌔신이 목짓으로 다른 이에게 명령했다.

그러자 하나가 다가가 문을 살핀다.

"손잡이가 어딨느냐."

지체하지 않고 말한다.

"밑에쪽. 거기잡고 들면 열린다."

설명을 들은 어쌔신이 손잡이를 찾더니 문을 열었다.

끼이익.

어쌔신이 문을 열자 안에는 칠흑같은 어둠만이 있었다.

"어둡습니다."

그의 말에 대장인듯한 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곳으로 셋이 추적을 붙는다. 단 아무런 짓도 하지말고 감시만해라."

"옛."

"옛."

"옛."

문을 연 어쌔신이 먼저 들어갔다.

그 뒤로 하나가 더 들어갔다.

그리고 마지막 한 명.

들어가려는 순간.

확.

어둠속에서 손이 나와 그의 목덜미를 잡더니 당겼다.

"억!"

바람빠지는 소리와 함께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동료가 달려들려고했다.

대장인듯한 자도 눈썹을 꿈틀거렸다.

스윽.

그때 자신의 목에 검이 들어왔다.

"읏!"

"뒤에 보지마라. 그 순간 죽는다."

서늘한 목소리다.

너무도 섬뜩했다.

끼이익.

탁.

문이 열리며 두 명이 나온다.

아르센과 크리프였다.

남은 숫자는 다섯.

그 중 하나는 잡혔다.

네 명이 도망가려 몸을 웅크린다.

쇄애액.

쇄쇄액.

순간 아르센과 크리프의 손에서 단 검이 정확히 두 개씩 날라갔다.

푸푹!

푹!

넷의 목덜미에 정확히 꽂혔다.

전부 다 즉사였다.

"제법 날을 갈아놓았구만."

단원이 무릎으로 어쌔신의 무릎 뒤쪽을 쳐 무릎을 꿇렸다.

크리프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어디…, 어떤 놈인지 알아볼까."

어쌔신의 눈이 부릅 떠지며 부들부들 떨었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아이조드 짱짱맨

ddonggo님 나중에 시간 될 때 함 가볼께요ㅎㅎㅎ

무적인인간님 그렇소! 이제 슬슬 복선도 깔고 막 그럴까요?

붉은사냥개님 감사합니다^^ 님도 건투!

BellnesiaS2님 감사합니다ㅎㅎㅎ

북방의다리우스님 그럼요ㅎㅎ 본격적인 등장!!

페르모르그님 ㅋㅋㅋㅋㅋㅋㅋ나, 나중에 연참으로 벌을 달게 받겠소!!

眞.天님 넣어드리고 싶은데... 아뒤가ㅠㅠ 판타지에서는 넣기 참 힘든;;

CaRIDo님 감사하오!ㅋㅋㅋ 일일연재를 왠만하면 지키려하고 있습니다^^

술마실까?님 아이조드 짱짱맨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