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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29화 (2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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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 여행자들.

우우웅.

아무것도 없는 칠흑같은 어둠 속.

스읍. 후우.

스읍. 후우.

일정한 규칙의 호흡이 들린다.

그리고 기계가 울리는 듯한 소리.

'이곳은 어디지. 분명 바로 로그인했을건데. 오류인가?'

좌측 옆구리에 낀 칼리엄 소드에 손을 갔다댔다.

이러니 마음이 조금 안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어둠속에서 갑자기 자신의 발밑이 빛났다.

밑을 보니 자신의 두 발을 중심으로 마법진이 빛나고 있었다.

바람이 분다.

'좌측?!'

스릉! 착!

빠른속도로 검을 뽑아 방어자세를 취했다.

"홀로남아있는 이."

[스킬 - 홀로남아있는 이.를 사용했습니다.]

[동체시력이 4.6배 증가합니다.]

[어둠속에서 피아식별이 가능해집니다.]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알림음이 들리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허나 그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촤악! 촤악!

마치 파도소리 비슷한게 들리는 듯 하더니 좌측에 조그마한 빛이 밝혀지며 낯선이가 등장했다.

"으음……. 여긴……. 오랜만이군."

그가 반가운듯 사방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르센이 그의 발밑을 본다.

물에 젖은듯 젖어있었고 밑에는 물이 흥건했다.

그리고 얕은 빛뒤로 보이는 거대한 전함.

"……응? 누가 있었나?"

"……누구냐."

"아아~ 처음 보는 얼굴인데."

"두 번은 안묻는다. 누구냐고 물었다."

"아, 반갑네. 차원 여행자여. 난 뭐,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 해두지."

"뭐라?!"

검에 마나를 집어넣었다. 그 순간.

끼이익.

우측에서 날카로운 문 소리가 나며 밝은 빛이 쏟아져 나왔다.

"아아~. 여기도 이제 그만 오고 싶은데 말이야. 너무 어두 침침~ 해가지고 말이야."

아르센과 사내가 우측을 본다.

아르센의 얼굴이 크게 떠졌다.

"너 이 놈!"

뒤로 밝은 문이 닫히며 다시 어두워졌다.

아르센이 눈에 힘을 집중하자 붉은색으로 빛났다.

[호칭 - 이성을 잃은 기사.]

[분노가 일정치를 넘으면 눈이 붉게 변하며 타오릅니다.]

[방어력 1이 줄어드는 만큼 공격력이 4가 증가합니다.]

[주위가 산만해집니다.]

[시야가 줄어듭니다.]

시야가 줄어들며 몸이 가벼워지고 붕뜨는 느낌이 들었다.

우우웅!

검에 오러가 맺혔다.

"롤링 크러시(Rolling Crush)!"

그 오러가 검을 중심으로 하여 미친듯이 회전하며 자그만 토네이도를 만들었다.

쇄애애액!

바람소리가 미친듯이 울려퍼지며 로브를 뒤집어쓴 사내에게 달려든다.

"워워~ 진정좀 해라, 아가야."

로브를 쓴 사내가 두 손을 뻗어며 손사레를 치듯 흔들었다.

그 모습은 마치 그만 오라는 듯 손짓 하는 듯 했다.

홱! 홱!

그 순간 허공에 실같은 것들이 거미줄마냥 얽히고 섥혔다.

촤화아아악!

오러로 점철된 검을 제외하고는 온 몸이 묶여버렸다.

"웹 트랩(Wep Trap)."

아르센이 몸을 미친듯 흔들었다.

그가 다가오더니 머리에 손을 얹었다.

아르센이 째려라 쳐다봤다.

"이 자식! 도대체 우리를 어떻게한거지? 황녀님은 어디있나!"

"워워. 그게 왜 내 잘못이여. 확 씨. 일단 정신부터 가라앉혀라. 콜드 셧(Cold Shut)."

손이 닿은 부분이 살얼음이 끼며 그것도 점차 단단히 얼어갔다.

아르센의 타오르던 붉은 눈동자가 정상으로 변하며 온몸을 떨었다.

온도가 그만큼 떨어진 것이다.

"그만 하는게 어떤가요?"

좌측에 있던 사내가 말했다.

얕은 빛에 드러낸 모습은 정말 유순하고 잘생기기 그지 없었다.

오똑한 코, 커다란 눈동자, 윤기가나는 흑발과 빛나는 갈색눈동자.

"아아~ 대~ 배이제 제국의 황제를 못알아봐서 죄송합니다."

"하하하! 그렇게 비꼴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비꼰거 아닌데 말이죠."

아르센이 묶인채로 눈동자를 빠르게 굴렸다.

로브를 쓴 사내.

황녀를 구출했을때 나타난 이.

너무도 평범해 아무도 의심을 안했던 자.

"그나저나, 초대께서는 왜 안오시는거죠?"

"그러게요."

그들이 말하는 초대가 누군지 몰라 인상을 찌푸렸다.

휘리릭.

그때 로브를 쓴 이가 거미줄 같은 실들을 다시 안에 거둬들였다.

그러자 볼썽사납게 아르센이 쓰러졌다.

머리가 아직도 차다.

살얼음은 이마의 열 덕분에 녹아 몸을 흥건히 적셨다.

"이제 정신좀 차렸나?"

"……당신은 누구요."

아르센이 엉덩이를 털며 일어난다.

"아아~ 내가 궁금한가. 난 뭐, 너의 선배 정도? 라고해두자."

더 묻고 싶었지만 또 못볼꼴을 볼까봐 입을 다문다.

텁. 텁.

텁. 텁.

아르센의 기준으로 북쪽에 갑자기 무언가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다.

"……."

그것은 마치 돌로만든…….

"석판?"

"올, 그게 보이나? 신기한 눈일쎄."

석판들이 하나둘 모여갔다.

그리고 덩치를 키워갔다.

"오랜만이네."

"그러게요."

좌측에 있던 이가 환히 웃었다.

아까부터 웃고 있었지만 유독 짙어보였다.

우측에 있던 평범한 사내도 웃었다.

아르센만이 인상을 찌푸린채 석판이 다 모일때까지 기다렸다.

잠시 후.

석판이 다 모였다.

카가가각.

석판이 다 모이자 마치 돌이 긁히는 소리가 나면서 석판에 하나의 마법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뭐, 뭐지."

갑작스레 많아지는 마나의 양.

우우우웅.

달그락 달그락.

석판이 미친듯이 진동했다.

서로 맞물린 부분이 부딪혀 뼈가 부딪히는 듯한 소리를 냈다.

자줏빛의 마법진이 더욱 진해지더니 중앙에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아르센이 좌측을 봤다.

20대.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잘생기고 유순해보이는 청년.

우측을 본다.

30대 중, 후반의 아주 평범하고 길거리에서 살짝 부딪힌다할지라도 기억이나 날까.

그 정도의 평범한 모습.

그리고 석판 위에 나타난 60세 정도의 늙은 흰수염을 달고 나타난 이.

"음? 다 모였나. 허허, 내가 또 늦었구만 그래."

"아닙니다, 초대 여행자여."

"괜찮습니다. 기다림이야 말로 미덕 아니겠습니까."

좌우측 사내들이 너나할것없이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춘다.

아르센 역시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아르센도 왔는가."

"……."

아르센이 괜스레 긴장했다.

"반갑다. 내 이름은 지현철이다."

"……."

누군지 전혀 모른다.

"너가 볼때 좌측은 누군거 같든가."

아르센이 좌측의 유순하게 생긴이를 바라봤다.

"너가 말해라."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부여풍. 대 백제의 마지막 핏줄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차원 여행자이기도 하죠."

그가 웃으며 말했다.

지현철이 로브를 쓴 이를 본다.

로브를 벗으며 말했다.

"아아, 예. 반갑다. 내 이름은 리벤지. 직책은 뭐 어쌔신이지. 니 목 따는 일을 하고 있지. 그리고 두 번째

차원 여행자다."

아르센이 인상을 찌푸렸다.

"도대체 차원 여행자, 차원 여행자 이러는데 그게 뭐요!"

"……너 처럼 이 카르다니아 대륙에 신의 부름을 받고 온 자들이지."

지현철의 말에 더욱 알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이렇게 너를 부른 이유가 궁금하나."

지현철이 다가왔다.

리벤지와 부여풍도 어깨를 으쓱하며 아르센에게 다가간다.

"그건 너가 써야할 일기이니라."

지현철의 말에 아르센이 벌떡 일어났다.

"아니, 그게 뭔 시발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현철이 인상을 찌푸렸다.

"뭐, 시발. 쫄리면 뒈지든지. 왜 어른한테 소리여 소리가."

"……!"

갑작스레 나온 험악한 말에 아르센이 움찔했다.

지현철이 두 손을 쫘악 펼치자 입고있던 복장이 펼쳐졌다.

그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도집을 꺼냈다.

스릉.

붉은색의 환두대도가 마치 물 흐르듯 빠져나와 그의 목을 겨눴다.

"확 목 잘라버릴까보다."

옆에서 부여풍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 하하. 초, 초대 여행자여……."

리벤지 역시 마찬가지.

"그, 그래도 막내인데……."

지현철이 환두대도를 다시 거둬들이며 말했다.

"너가 있는 곳은 카르다니아 대륙. 그곳에서 너만의 역사를 써라. 우리는 너보다 먼저 여행한 자들."

아르센이 아무말도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지현철이 피식 웃으며 그의 이마에 손가락을 댔다.

"이만 돌아가라. 나중에 또 볼 수 있다면 그때 보도록 하자. 그때라면 이야기가 통하겠지. 네 번째 여행자여."

손가락으로 살짝 밀었다.

그러자 중심을 잃으며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지듯 떨어졌고 정신 역시 사라졌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여자친구가 진짜 이쁨ㅎㅎㅎㅎㅎ

보면 놀램ㅋㅋ 제 얼굴 아는 분은 아시겠죠?ㅋㅋㅋㅋ 뜰에 있었응께요ㅋㅋ

여튼 뭐... 연참아닌 연참인데ㅋㅋ

그냥 가볍게 봐주세요ㅎㅎ

외전으로ㅎㅎ

zmbi님 감사합니다^^ 모쏠독자라니ㅠㅠ 님도 곧ㅎㅎ

Shy93님 웃음이 참.. 영혼이 없는듯....

페르모르그님 모, 모태솔로라... 아하하하하하하;;;

CaRIDo님 오랜만이에욤ㅎㅎ 그럼요 같은 길이죠ㅠㅠ

眞.天님 지구 망함요ㅋㅋㅋ 그래도 갖구 싶당ㅋㅋㅋ

이츠히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북방의다리우스님 아... 음...;; 가, 감사합니다(뻘쭘)

호랭이가죽님 저, 저주라뇨ㅠㅠ 다 생길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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