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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18화 (18/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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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편 - 침략

병사들의 이야기 소리를 뒤로 하고 둘은 빠르게 내성을 벗어나 성의 외곽으로 달렸다.

한 밤중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다만 저 멀리 보이는 외성의 성벽 위에만 화롯불이 오롯히 빛나고 있을 뿐이다.

"단장님. 이쪽입니다."

"얼마나 더 가야하지?"

위에 떠있는 달들이 제법 밝아 길은 식별이 가능할 정도였다.

"다 왔습니다."

외곽에 도착하자 허름한 마굿간들과 집들이 모여있었다.

아르센이 무릎을 꿇고 벽에 기댔다.

크리프가 허리를 숙인채 바로 앞에 있는 집으로 종종걸음으로 달렸다.

똑똑. 똑똑똑

문을 두드려 신호를 보낸다.

"두 번째 바람은."

"나로부터 비롯된다."

문이 열린다.

크리프가 아르센에게 신호를 주자 아르센이 빠르게 달려 집안으로 들어갔다.

허나, 집안도 겨우 촛불 하나로 비추었다.

"이쪽으로."

안에 로브를 뒤집어 쓴 이가 침대 옆으로 안내했다.

침대 옆에 있는 책꽃이를 치우자 바닥에 문이 자그마한 문이 들어났다.

"이곳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고맙다. 여기. 보상이다. 입은 알지?"

"제 입만큼 무거운 걸 못봤습니다. 그럼 이만."

크리프가 안내해준이에게 가죽주머니에 있는 금전 몇개를 꺼내 건네주자 그가 감격하며 받았다.

자그마한 곳으로 크리프가 먼저 들어가고 뒤이어 아르센이 따른다.

들어가자마자 로브를 쓴 이가 책꽃이를 원상태로 만들었다.

드르륵.

아르센이 닫히는 문을 본 후 크리프를 본다.

"근데, 쟤는 뭐냐."

"여기 정보길드입니다."

"정보길드?"

"넵. 각 도시마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왈패같은 놈들인데 아이조드가 이미 수작을 부렸습니다."

"아이조드가?"

"예. 이미 이들을 섭외해서 저희가 오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계획해놨답니다."

"……대단한 새끼."

크리프가 뒷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근데, 단장님 그 증패를 왜 그 소녀에게 준건지 알고싶습니다."

"어차피 내가 갖고 있어봤자 뭐하냐. 이제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

크리프가 한숨을 푹 쉰다.

"후우…. 역시 단장. 대단하십니다."

"뭐."

그렇게 대화를 하며 짧은 계단을 내려가자 마굿간이 나왔다.

말똥냄새와 건초냄새가 코를 강하게 찔렀다.

"와, 게임을 만들어도 어떻게 진짜처럼 이렇게 만들었냐."

아르센이 감탄하고 있을때에 로브를 쓴 이들이 대거 나왔다.

그 수가 정확히 7명이다.

모두 로브를 벗으며 무릎을 꿇었다.

"단장님을 뵙습니다."

"단장님을 뵙습니다."

"단장님을 뵙습니다."

익숙한 얼굴에 아르센이 활짝 웃었다.

"다들 오랜만이다."

가장 중앙에 있던 자가 일어났다.

어깨까지 오는 긴머리.

그것을 중앙으로 묶어 뒤로 넘긴 머리.

날카로운 눈매.

백옥같은 피부.

짙은 검은 눈썹.

"샤르피. 오랜만이다."

"충."

미성의 목소리.

남자가 반할 정도로 멋진 남자다.

제 3기사단장이다.

"다른 이들도 고개를 들어라. 얼굴좀 보자."

다들 고개를 들었다.

아르센이 모두를 살피는데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간다.

"단장님 왜……."

크리프가 조심스레 묻는다.

"NPC도 넘어온거냐?"

"네?"

샤르피와 크리프가 뭔 소리인지 몰라서 갸우뚱했다.

"아니. 유저들만 넘어온게 아니라 NPC들까지 넘어온거냐."

"……그게 무슨……."

샤르피가 이해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 아니다."

아르센이 손을 저었다.

'뭐지. 그럼 게임이 아니란 건가? 아니면 NPC까지 베타테스트에 넘어오게 하는건가?'

생각하고 있을때 고개를 든 이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단장님."

"음?"

아르센이 묻는 이의 얼굴을 본다.

"아. 세미킬드."

"옛."

세미킬드.

제 3기사단 부단장.

푸른바람 기사단은 총 5개 부대로 나뉘어있다.

1기사단장 아르센.

2기사단장 크리프.

3기사단장 샤르피.

그렇게 4, 5기사단장까지 간다.

그리고 각 기사단장 밑을 두 명씩의 부단장이 존재한다.

세미킬드는 제 3기사단 부단장 중 한 명.

"제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기사단 2천여명이 전부 넘어온것 같습니다."

"전부?"

"그렇습니다."

그의 말에 모두 귀를 쫑긋 세웠다.

"어째서?"

"아무래도……, (주)韓에서 실수로 유저들만 이렇게 넘긴 것이 아니라 NPC까지 같이 넘긴 듯 합니다."

"……."

"근데, 저는 처음 '그레이트3 - 엠페러'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

세미킬드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는 (주)韓에서 만든 새로운 게임인데 그곳으로 우리 기사단만 넘겼을 확률이 있습니다."

"어째서."

"시험용으로 넘기지 않았을까 하는……."

그때 아르센이 퍼뜩 생각나는게 있었다.

성벽을 넘기 직전 자신의 앞에 나타났던 의문의 사나이.

[가서 해답을 찾아라.]

그의 목소리가 또렷히 들리는 듯 했다.

그리고 황녀의 목에서 빛나던 목걸이.

"아무래도……. 황녀님 부터 찾아야 할 것 같군."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 뭔가 해답이 나올 것 같다."

아르센이 굳은채 말했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하앍

lijand님 감사합니다^^

북방의다리우스님 감사합니다ㅎㅎㅎㅎ

마찰사고님 연참 자주 할게요ㅎㅎ 재밌다니 너무 감사합니다ㅎㅎ

호랭이가죽님 ㅋㅋㅋㅋㅋㅋ지구가 멸망이라뇨ㅠㅠ 제가 해본게 아마 최대 5연참이던가?ㅋㅋㅋㅋ

원숭이 바나나님 그렇습니다! 재건 되고 있죠!!

페르모르그님 ㅎㅎㅎ감사합니다ㅎㅎㅎ

이츠히나님 에일리찡ㅎㅎㅎㅎ

Shy93님 안에 들어가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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