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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편 - 침략
찌르찌르.
풀벌레소리가 고요하고 어두운 밤을 외롭지 않게 도와준다.
위에 떠있는 세 개의 달은 그 밤에 고즈넉함을 더했다.
"아르센."
에일리가 나무로 만든 조잡한 침대 위에 걸터앉은채 불렀다.
아르센이 창밖으로 보다가 에일리를 본다.
"음?"
"오늘 가는거야?"
"응."
"나랑 계속 여기 있으면 안돼? 나 혼자 있으면 외롭단 말이야."
에일리의 울먹이는 눈망울은 달빛에 비치는 호수와 같이 촉촉했다.
"미안. 나는 해야할게있어."
"해야 할거? 여기서 하면 안되는거야?"
역시 애는 애라는 생각에 아르센이 창가 쪽에서 에일리의 옆으로 다가왔다.
"나도 여기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니."
"뭔데? 뭐길래 이렇게 나가는거야?"
에일리의 옆에 아르센이 앉자 에일리가 바짝 다가와 붙는다.
그런 에일리의 머리를 아르센이 쓰다듬어줬다.
"나는 기사야."
"기사?"
"응. 기사. 근데 황녀님께서 여기 있는데 기사로써 찾지 않을 수 없잖아?"
"……안 찾으면 안되는거지?"
"……."
말 없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웃어준다.
오늘 점심쯤 백작가문에 와서 짐을 풀고 배정된 숙소에 모두 짐을 풀었다.
기존에 백작가문에 있던 사람들이 친절히 배려를 해줘 그들은 모두 깨끗한 곳에 자신들의 짐을 풀 수 있었다.
게다가 기존에 자신이 있던 자작가문의 집보다 훨씬 좋았기에 다들 만족해했다.
그렇게 짐을 풀고 저녁까지 먹은 후 그들은 기존에 있던 하녀들에게 인수인계를 받았고, 그것을 익혔다.
그리고 이렇게 지금 방안에서 쉬고 있는것이다.
"나 혼자 이 넓은 곳을 쓰기는 너무 무서워."
에일리가 기어코 울음을 터뜨렸다.
"이잉. 쓰읍. 우으응."
애써 참으려 했지만 터져 나오는 울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어머니와 떨어져 타지에서 유일하게 아는 이라고는 아르센이다.
다른 동료 하녀들도 있지만 나이차가 제법 커 친해지기란 많이 어렵다.
탁탁. 타타탁.
탁탁. 타타탁.
울고있는 에일리를 품에 안고있는 도중 밖에서 신호가 들렸다.
아르센이 에일리의 등을 몇 번 쓸어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일리가 두 엄지로 눈물을 닦으며 아르센을 본다.
"푸른 바람은."
"제국의 영광을 향해."
밖에서 암구호가 들렸고 아르센은 답했다.
푸른바람 기사단만의 암구호였다.
창문이 열리며 로브를 뒤집어 쓴 사내가 등장했다.
"단장님.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그래? 몇 명이나 있더냐."
"총 7명입니다. 그것은 일단 내성을 벗어난 후 말씀 드리겠습니다."
"좋다."
크리프가 창턱에 발을 갖다대고 두 손으로 창틀을 잡아 다시 나가려했다.
아르센 역시 마찬가지로 뒤에 바짝 붙었다.
"쓰읍. 콜록. 쓰읍. 훌쩍."
기침소리와 울음 소리에 크리프가 뒤를 돌아본다.
"아……."
아르센이 코를 한 손으로 잡아 살짝 흔든다.
"크리프. 잠깐만 대기하라."
"충."
아르센이 에일리의 옆으로 다가갔다.
"에일리."
"쓰읍. 쓰읍."
코를 훌쩍이며 아르센을 쳐다본다.
아르센이 품속에서 무언가 하나를 꺼냈다.
그것을 본 크리프가 식겁한다.
"다, 단장님!"
"쉿."
크리프보고 조용히 하라 손짓하고는 에일리의 고사리 같은 두 손에 쥐어줬다.
"쓰읍. 이게 뭐야?"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금으로 만든 패.
네 개의 물결이 중앙으로 각기 다른 모양으로 모여들고 중앙에는 두 개의 날개와 사이로 감싸진 원.
"이건 칼리움 제국의 증표야."
"칼리엄 제국? 몰라 그런거……, 가지마."
아르센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이건 그러니깐……. 나야."
"너? 아르센?"
에일리가 울음을 멈춘다.
"응. 나. 이건 나라고 생각해. 아르센이야. 이건, 아르센."
"아르센……."
"만약에 정말 힘들거나 우울하고. 그런게 있을 때 이걸 두 손으로 꼭 잡고서 마음속으로 생각해."
"그럼 아르센이 와?"
"정말 너가 죽을 거같다면 올게."
물론 진짜로 그럴 수 있을리가 없었다.
"이거 꼭 잡고 생각하면서 아르센이라고 부르면 와줄꺼야?"
"……응. 그래."
"……알겠어……."
에일리가 아르센을 본다.
"우리 꼬마에게 항상 축복이 있기를."
"……히."
아르센이 손으로 에일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창가로 다가갔다.
"……잘가."
에일리가 억지로 웃는다.
눈물자국이 달빛에 반사되었다.
"단장님. 저 부터 가겠습니다."
크리프가 먼저 창을 나선다.
어차피 1층이라 큰 소리가 날리가 없었다.
아르센도 곧 뒤이어 바로 창을 나섰다.
타타탓.
바로 앞에 있는 담벼락에 달려가 기댄다.
얕은 수풀이 우거져 있어 은폐하기에 적당했다.
바스락.
그러더니 이내 크리프가 무언가를 수풀에서 꺼냈다.
"단장님 로브입니다. 이거 입으십쇼."
"고맙다."
"아닙니다."
아르센이 로브를 입었다.
"출발하는지 알고싶습니다."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 신호와 함께 크리프가 담벼락을 넘는다.
그들이 사병들의 시선을 피해 내성을 벗어나는 것은 매우 간단한 일이다.
"단장님, 이쪽으로."
내성 성문.
"이봐. 근무교대 5분전에는 와야할거 아니야."
"아아, 미안미안. 초병이 꼴아박았드라."
"아, 시발. 장난 치는것도아니고. 저 시발새끼 맞선임 누구냐? 존나……."
"하하하, 미안하다, 진짜. 내가 술 한 잔 살게. 그리고 얘한테는 내가 잘 말할게."
교대하느라 기존에 있던 병사 둘이 자리에서 이탈했다.
그 틈으로 아르센과 크리프가 파고들어 성을 벗어났다.
"후우. 너도 너무 착해서 탈이야. 여튼 인계사항은 없어."
"그랴, 욕봤다. 얼른 가봐."
뒤로 병사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역시 밤에 글 쓰는게 잘 써지네요ㅎㅎ
3연참 ㅇㅇ
페르모르그님 네넵!! 바로 3연참 가드립니다^^ 빠르죠? 님 댓글 보고 바로 쓴거ㅎㅎ
헐랠래님 헐... 셤이라니ㅠㅠ 전 다담주 셤ㅎㅎ
이츠히나님 그래도 대한태제마냥 100여명에 가깝게 안쓸겁니다^^ 최대한 줄일려고요ㅎㅎ
술마실까?님 ㅎㅎ감사합니다^^ 근데 저는 아직 대학생이요ㅠㅠ 취직은... 그래서 매일 도서관에 박혀있답니다ㅠㅠ 근데 님 나이가..??
조선화상년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