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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편 - 드러나는 힘.
아르센이 작은 소녀 옆에서 팔짱을 낀채 턱을 들고 그를 보고 있었다.
그가 순간 누군지 몰라 어리둥절해했다.
"……!"
그것도 잠시, 그의 동공이 커질대로 커졌다.
"다, 단장님!"
말에서 뛰듯 내려와 아르센에게 다가와 쓰러지듯 한쪽 무릎을 꿇었다.
"제 2기사단장, 크리프! 칼리엄제국의 푸른바람 기사단장! 아르센단장님을 뵙습니다!"
"오랜만이다."
"충!"
갑자기 일어난 상황.
캘리퍼스와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한다.
"다, 단장님. 지금까지 어디 계셨는지 알고싶습니다."
"나도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카르다니아 대륙이라던데……. 그러는 넌."
"저는 이곳 중심으로 서쪽에 있었습니다. 거기서 아이조드를 봤습니다."
"아이조드를?"
"예."
아르센이 인상을 찌푸린다.
"설마……, 나만 새로운 게임으로 넘어온게 아니란 말인가?"
"새로운 게임인지 알고싶습니다."
"응. 새로운 게임. 아무래도 (주)韓에서 새로 만든 가상현실게임이 아닌가 싶다."
"……."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든다.
"단장님, 그렇다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크리프, 그럼 다른 아이들은 어딨는지 아나?"
"아닙니다. 저도 아이조드만 보았습니다."
"아이조드는 어딨는데."
크리프가 제노니아 백작성을 가르켰다.
"현재 아이조드는 황녀님을 찾고 있습니다."
"황녀님? 황녀님도 넘어오셨다고?"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던 아르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네, 원래는 아이조드와 있었다했는데 아이조드가 정보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추적중인데……. 그 중간에 저랑 만나게 됐고 그가 남긴 말은 하나였습니다."
"남긴 말?"
"네. 일단 제노니아 백작성에 가면 기사단원 몇 명이 있다고 그들보고 거기서 대기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가……."
아르센이 크리프 뒤쪽으로 보이는 제노니아 백작의 성을 봤다.
높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낮지는 않은 성벽.
그 성문 앞에 사람들이 들락날락했다.
"이, 이봐. 벙어리 검수."
벙어리 검수라는 말에 아르센이 캘리퍼스를 본다.
에일리는 계속 아르센과 크리프를 번갈아 봤다.
"이 자는 누군가?!"
크리프가 자리에서 일어나 캘리퍼스를 본다.
"단장님. 근데, 왜 여기서 이런 옷을 입고 계십니까?"
"퀘스트 제한. 렙제 걸렸다.
"……."
"넌 걸린거 없냐?"
크리프가 로브를 벗었다.
스륵.
로브를 벗어 팔뚝에 낀다.
"보시다시피……."
아르센이 콧잔등을 살짝 긁었다.
"후우."
크리프의 모습.
그것은 아르센과 다를 바 없었다.
"저도 렙제 걸렸습니다."
검집도 녹이 슬어 금방이라도 부셔지려 했다.
캘리퍼스가 다가온다.
"이봐, 너희들은 도대체 누구지?"
"……단장님. 근데 이들은 누군지 알고싶습니다."
캘리퍼스를 슬쩍 본 크리프가 물었다.
"파이예른 자작의 따님을 모시는 행렬."
"……그게 뭔지 알고싶습니다."
"말 그대로."
"여튼, 근데 왜 여기 잡혀있는지 알고싶습니다. 그냥 나오면 안되는지 알고싶습니다."
크리프의 말에 아르센이 옆에 있는 에일리의 머리 위에 손을 턱 올렸다.
"이 아이와 이 아이의 어머니에게 도움을 받아서, 저 성까지 보호해주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성에 들어가자마자 단원들과 접선하겠습니다."
"그래."
크리프가 다시 로브를 뒤집어 썼다.
"왜 내 말을 무시하는거지?!"
캘리퍼스가 검을 꺼내 당장이라도 이 빌어먹을 것들의 목을 치고 싶었지만 둘 다 자신보다 한 수 위였다.
크리프가 물었다.
"근데, 이 실력도 형편없는 놈은 누군지 알고싶습니다."
"여기서 가장 실력 좋은 놈."
캘리퍼스가 검집에 손을 갖다댔다.
쓰황!
검집에 손을 갖다대는 순간 크리프의 녹슨 검집에서 빛의 속도로 검이 뽑아져 나와 캘리퍼스의 목을 겨눈다.
"그런 허졉한 실력으로 검 잡지마라."
캘리퍼스가 식은땀을 흘렸다.
'검을 뽑는 순간조차 못봤다. 어떻게 그럴 수가.'
정말 전광석화와 같았다.
너무나 빨라 이 자리에 있던 사람 모두가 뽑는 것 조차 못봤다.
"상대방이 검을 뽑는 것 조차 못보는데 어찌 기사라 할 수 있겠는가. 아니, 그 전에 너는 검을 뽑을 수 있는가."
크리프의 말에 캘리퍼스가 침을 꿀꺽 삼킨다.
식은땀이 어느새 등을 축축하게 젖게 했다.
"크리프."
아르센이 부르자 검을 거두며 답한다.
"옛."
"검 집어넣어라."
"충."
고개를 숙이며 검을 집어넣었다.
"캘리퍼스인가. 이름이?"
캘리퍼스가 굳은 채 대답했다.
"그, 그렇다."
"이번 한 번만 도와줘라. 보상은 두둑히 하지."
"……."
"싫은가."
"……아니다. 좋다. 어차피 허락하신거. 그럼 준비하라. 바로 출발하겠다."
아무리 성과 가깝다 해도 이쪽에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은 탓에 다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출발한다."
캘리퍼스는 수치와 자책감에 두 눈을 감았다.
'나는 정말 작은 상자안에 갇혀 있었구나. 어찌 기사로써 이리 수치스러울 수 있을까.'
다그닥. 다그닥.
말발굽소리에 맞춰 그의 생각은 깊어져만 갔다.
허나 그의 생각도 멈춰야 했다.
"정지, 정지!"
성문을 지키는 위병소 병사들이 다가왔다.
"누구냐."
"파이예른 자작의 딸 카트리나님의 일행이다."
"용무는."
"내일 모레에 있을 약혼식을 위해 왔다."
"잠시만 기다리십쇼."
병사가 가더니 방명록을 뒤적거리다가 다시 뛰어왔다.
"확인했습니다. 바로 직진하시면 내성이 나옵니다."
"알겠다."
"옛."
"수고해라."
병사가 고개를 숙인다.
일행은 성안으로 들어갔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2연참요ㅎㅎ
Shy93 이제 아셨나요ㅎㅎㅎ
검색인님 그렇죠ㅎㅎ 찾았습니다ㅋㅋㅋ
술마실까?님 자동차 금형이라ㅠㅠ 3D직업하시네요ㅠㅠ 저는 제철쪽이라ㅠㅠ 공돌이ㅋㅋㅋㅋㅋㅋㅋ
북방의다리우스님 감사합니다^^
원숭이 바나나님 기사단의 일원이지요ㅎㅎ
헐랠래님 정쥉 수고하셨습니다^^
홍가55님 헉.. 님의 예언에 순간 소름ㅋㅋㅋ 다는 없지만요^^
CaRIDo님 주인공은 아르센입니다 아르센!!
페르모르그님 감사합니다^^
아하드님 정주행하셨다니ㅠㅠ 수고했어요ㅋㅋ 이제 주말이니 푹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