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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편 - 드러나는 힘.
놀란가슴을 모두 쓸어내리느라 조용할 때에 마차의 작은 문이 열렸다.
누가봐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자작의 딸이었다.
"저, 저기……. 캘리퍼스님."
캘리퍼스가 아르센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가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마차를 쳐다본다.
"예, 말씀해주십쇼."
"그 몬스터는……."
그녀의 말에 캘리퍼스가 안심하라는 듯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걱정마십쇼. 처리됐습니다."
사실 밖의 소리가 너무 무서워 안에서 홀로 벌벌 떨었던 그녀다.
다시 출발하자 그제야 천천히 문을 연것이다.
어느새 언덕을 전부 내려온 그들을 캘리퍼스가 독려했다.
"자자! 눈 앞에 제노니아 백작님의 영지다! 저 성까지만 가면 된다!"
"네!"
"옛!"
방금까지 트롤이 나타나 기사 하나를 덮쳤다고는 생각못할 만큼 안도하는 표정이다.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안도하는 걸지도 모른다.
이제 몬스터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백작의 성에 거의 도착할 즈음에는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아침에 해가 뜨자마자 출발했는데도 해가 중천에 뜬 것이다.
성의 입구에와 성벽 위에는 병사들이 돌아다니며 경계를 선다.
캘리퍼스가 왼쪽 손을 들어 행렬을 멈추게 했다.
"지금부터 정렬하라! 백작님을 뵈러 가는 길이다! 이리 누추하게 갈 수는 없으니. 정렬하라."
병사들과 기사들, 노예와 하녀들이 2열로 도열했다.
가장 선두에 마차가 위치했고, 그 앞에 캘리퍼스와 기사 둘이 품(品)자 형태로 진을 만들었다.
투투투투.
그렇게 행렬이 출발하려 할때 그들의 귓가에 달리는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모두 좌측으로 고개를 돌려 소리의 근원지를 살핀다.
저 멀리 말을 타고 로브를 뒤집어 쓴채 달려온다.
행렬은 느리지만 전진하고 있었고, 그 말도 이상하게 행렬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캘리퍼스와 기사들이 좌측에 달려있는 검에 손을 갖다 댄다.
혹시모를 일을 위함이다.
달려오던 말 한 기가 가까워지자 속도를 서서히 낮춘다.
"정지하라!"
캘리퍼스가 로브를 뒤집어 쓴 자에게 말 머리를 돌렸다.
"워워."
고삐를 낚아채며 말을 멈췄다.
자연스레 행렬도 속도를 늦추더니 이내 멈춰 버렸다.
마차의 창문이 살그머시 열리며 눈치를 살핀다.
혹시 또 몬스터가 나타났나 해서이다.
"죄송합니다."
로브를 쓴 사내가 처음 꺼낸 말이다.
"누구냐."
캘리퍼스의 손은 여전히 검집에 가있었다.
펄럭.
후드를 벗었다.
"저는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헌데."
"그게 사실 각 성에 들어가려면 증패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근데."
"제가 노숙을 하는 와중에 증패를 잃어버린게 아니겠습니까."
그의 얼굴은 굉장히 준수했다.
미려한 눈썹과 딱 벌어진 어깨, 다부진 입술.
검은머리와 검은 눈썹.
"그래서."
"……이런 말씀 드려도 될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실례가 안된다면 저도 이 행렬에 끼어서 들어갈 수 있을까요?"
캘리퍼스의 얼굴이 우거지상이 된다.
"아아! 무, 물론 그냥 들어가게 해달라는게 아니라, 보상은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품에서 작은 가죽주머니를 꺼내더니 매듭을 풀어 안을 보여준다.
안에 골드가 잔뜩 들어있다.
"전부 드리겠습니다. 사실, 제가 안에 정말 급한 볼일이 있는데 증패를 잃어버려서……. 바로 들어가기만 하면 행렬
에서 빠져드리겠습니다. 절대 해 끼치지 않겠습니다."
"……."
캘리퍼스가 인상을 더욱 찌푸리며 쳐다본다.
"꺼져라. 백작님께 가는 행렬이다."
"아, 그러시지 말고……."
스릉!
빠른 속도로 캘리퍼스의 검이 빠져나와 그를 겨눴다.
"워워, 진정하시죠. 저는 아무런 위해도 없습니다."
"한 번더 그 소리를 지껄이면 파이예른 자작의 권위에 도전하는 걸로 간주한다."
"아, 거참. 너무하네."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물린다.
"알겠습니다. 꺼지도록 하지요."
퉁명스레 말하며 말 머리를 돌려 주변을 살핀다.
다른 행렬이 없나 해서다.
스릉. 착.
캘리퍼스가 괜히 피보기 싫어 검을 안에 집어 넣었다.
"저기……, 캘리퍼스님?"
자작의 딸이 캘리퍼스를 부른다.
"예."
"저기, 저 분도 데리고 가죠?"
"네?"
"어차피, 앞에서 흩어진다는데 아무런 위해도 없지 않을까요?"
캘리퍼스가 당황한다.
"그게, 혹여나, 자작님이나 따님께 불이익이 갈까봐. 저로써는 별로……."
말 틈으로 그가 끼어든다.
"감사합니다! 정말 잘 선택하셨습니다!"
그가 말 머리를 다시 돌려 마차쪽으로 다가왔다.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그의 말은 이미 지척에 가까웠다.
'언제……!'
캘리퍼스가 식겁하며 검을 빠르게 뽑아 휘두른다.
"이놈! 누가 다가오라 했느냐?!"
어느새 그는 다시 로브를 쓰고 있어서 옆에서 오는 검을 피하지 못할 줄 알았다.
한 편 아르센은 앞쪽이 시끄러워지자 앞쪽을 본다.
로브를 뒤집어쓴 사내가 다가온다.
캘리퍼스가 황급히 검을 뽑아 옆쪽으로 찔렀다.
'죽겠군.'
순간.
휙.
그의 신형이 앞쪽으로 살짝 기울여지며 찔러오는 검을 피했다.
아주 작은 차이였다.
"읏차, 말 안장에 자꾸 앉아 있었더니 힘들군."
마치 자리를 다시 잡는 듯한 말투로 능욕하는 그.
"이쁘신 미녀여. 감사합니다. 이 은혜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이익!"
안그래도 아르센 때문에 심신이 불편한데 갑자기 나타난 이 자 때문에 참았던 감정이 폭발했다.
우웅!
검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깜짝놀란 그녀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오러가 생성된다.
갑자기 마나가 느껴지자 로브를 쓴 사내도 캘리퍼스를 쳐다본다.
"아니, 싸우러 온것도 아닌데 왜 그리 전력을 다합니까? 그러다 진짜 죽어요."
"죽어라!"
오러가 형성된 날카로운 검이 그를 찔러갔다.
그가 엄청난 속도로 옆구리에서 검을 뽑더니 찔러오던 검을 쳐낸다.
까앙!
마치 여자의 비명소리와 같은 소리가 들리며 검이 퉁겨졌다.
로브를 쓴 그가 어깨를 뒤쪽으로 빼냈다.
"캐스케이드 브레이크(Cascade Break)."
아주 짧은 시간에 검에 오러가 맺혔다.
그것은 매우 짧은 시간이라 캘리퍼스가 놀랄 틈도 없었다.
뒤로 뺐던 검을 그대로 위로 올려 내려쳤다.
훙!
하지만…….
"크리프, 그만."
익숙한 목소리.
우뚝.
검이 바로 캘리퍼스의 투구 위에서 멈췄다.
카가가각.
오러가 투구의 끝에 닿아 다듬어지지 않은 실 같은 오러가 넘실넘실 뿜어져 나올때마다 투구에 기스가 났다.
화악.
오러가 풀리며 자연으로 돌아간다.
마나의 바람에 캘리퍼스가 눈을 감았다.
로브를 쓴 사내가 후드를 벗으며 뒤를 돌아본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낼 비온다네요ㅠㅠ
페르모르그님 아, 지금 봤네욤ㅠㅠㅠㅠ 연참은 나중으로...;;
호랭이가죽님 현철이는 너무 답답하셨나봐요??
이츠히나님 감사합니다^^
술마실까?님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길래;;
co쟁이님 감사합니다^^
홍가55님 감사합니다ㅎㅎ
lijand님도 홧팅 하기 바랄게요^^
Shy93님 아니요, 같이 넘어왔습니다^^ 보시면 알게될거에요ㅎㅎ 그리고 대한태제는 제 전 작품입니다^^
CaRIDo님 넴? 이해 못한 1人.
북방의다리우스님 언제오시나 기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