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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서-11화 (1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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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편 - 몬스터

알림음이 들리고 아르센이 멀뚱히 쳐다보는 에일리를 쳐다봤다.

"뭐야? 그냥 그렇게 훑고 마는거야?"

에일리가 그렇게 말하자 또렷히 해석되어 들렸다.

"신기하……."

말하려는 순간.

"어이! 거기 너는 누구지?"

병사중 한 명이 다가온다.

처음에는 노예인줄 알았더니 일은 커녕 구석에 기댄채 누워서 빈둥대기만 하는게 아닌가.

그것도 노예들이 아니라 하녀들 사이에 섞여서 말이다.

"분명 구성표에는 없는걸로 아는데?"

병사가 양피지에 적힌 구성표와 아르센을 살펴본다.

고개를 갸웃했다.

"이봐! 넌 뭐야?!"

병사가 다그치자 아르센이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

허나, 에일리에 의해 제지되어야 했다.

"벼, 병사님. 그, 그게 아니라……."

"뭐야 넌? 하녀잖아. 어째서 왜 이런 놈이 여기 섞여 있는거지?"

어린 소녀에게 우람한 병사의 모습은 마귀와 다름 없어 보였다.

에일리가 어버버 거렸다.

그 모습을 보며 아르센이 한숨을 푹 쉬며 일어서려 했다.

"아르센!"

에일리가 그런 아르센을 보고 다부진 표정으로 앉으라 명령했다.

아르센이 벙찐 표정으로 쳐다봤다.

"병사님. 사실 이 자는 벙어리에요. 조금 장애가 있어요."

"……."

아르센이 째진 눈을 만든채 그녀를 쳐다본다.

"뭐? 장애인이야? 근데 왜 데리고 왔어?! 어떤 놈이 끼워주디?!"

병사가 언성을 높이자 다른 사람들이 쳐다본다.

"그게……, 사실 벙어리지만 검은 조금 다룰 줄 알아가지고……."

"그게 뭐."

"그래서, 그러니깐. 혹여, 도움이……, 될까 해서……."

갈수록 말 끝이 흐려지며 힘을 잃었다.

아르센이 째진 눈을 풀며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자세를 풀고 앉았다.

병사가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흐음. 기사님도 아시는 사실인가?"

그렇게 묻자 에일리가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요."

자신감 없는 말투에 병사가 한숨을 쉰다.

"이봐. 이런식이면 너도 당장 여기서 쫓겨날 수도 있다. 기다려봐."

손에든 양피지를 옆에 있는 부하에게 넘기고는 기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다가간다.

병사가 말하자 기사들이 잠시 이쪽을 바라보더니 아르센을 쳐다본다.

잠시 후 기사들이 손을 휘휘 저으며 병사를 물렸다.

병사가 고개를 숙이고 경례한 후 다시 다가왔다.

"이봐. 벙어리라도 말귀는 알아 들을 수 있으니 잘 들어라."

아르센이 병사를 쳐다봤다.

"기사분들께서 괜찮다고 하셨네. 단! 조건이 있어."

아르센보다 에일리가 기뻐다하다가 조건이라는 말에 다시 시무룩해진다.

"너는 여기에 남아서 노예와 하녀들을 지킬 수 있도록 해라. 목숨을 바쳐서라도."

에일리가 걱정말라는듯 고개를 주억거린다.

"거, 걱정마세요!"

허나 병사는 거친 손으로 하녀의 얼굴에 갖다대며 아르센을 쳐다본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한 번 뿐이니. 여튼 왠만하면 익힐 수 있도록해라, 틈틈히. 물론, 천한것들이 익힐 수 있을랑가도 모르겠지만

."

비웃음을 한 번 지어주더니 무리들로 사라진다.

하녀와 노예들은 말 없이 불빛에 책자를 살핀다.

"노예 주제에 글은 무슨. 밥이나 먹자."

노예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가 말하자 하녀들과 나머지 노예들 역시 공감한다는 듯 책자를 옆에 놓고는 냄비 앞으

로 모였다.

아르센이 그 모습을 바라보며 피식 웃는다.

"뭐, 나름 재밌네."

하늘은 석류와 같은 빛의 석양이 내려앉아 신세계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       *       *

항상 시련은 뜻하지 않을 때 오기마련이다.

그것은 산맥을 넘고 있는 이들에게도 적용되는 문제다.

취익. 취익.

기사가 당황한채 양 옆을 바라본다.

분명 소리가 나긴 하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기사들과 병사들은 마차를 호위하라! 그리고 노예와 하녀들은 최대한 뭉쳐 피해를 최소화 하라!"

기사들이 말 위에서 마차를 사방으로 에워싸서 호위한다.

애석하게도 하녀와 노예들을 위해 무기를 들고 싸워줄 기사와 병사들은 존재치 않았다.

아르센은 무표정한 눈으로 양옆을 바라봤다.

"오크들 따위."

비록 레벨이 반이나 깎여 389지만 이 정도만 해도 어디가도 남부럽지 않을 정도의 실력자다.

취익. 취익.

부스럭 부스럭.

양 풀숲이 크게 흔들린다.

"온다."

기사중 서열이 가장 높은 이가 말했다.

프삭!

파사삭!

말과 함께 풀숲이 흔들리며 수십의 오크들이 빠져나왔다.

"취익! 다 죽여라!"

"인간의 살점! 맛있지!"

오크들의 입가에는 누런 고기의 찌거기가 보였고, 몸통은 진흙과 먼지로 뒤덮혀 얼룩졌다.

"키아~."

아르센이 오크를 자세히 바라보며 감탄했다.

"어떻게 이렇게 실감나게 만들었을까? 역시 돈을 많이 버는 만큼 많이 투자했군. 역시 (주)韓이야. 이 게임 이름이

뭐지? 얼른 갈아타야겠군."

그렇게 감탄하고 있는 틈에 어느새 사방을 포위했다.

선두에는 마차를 중심으로 병사들과 기사들이 바리게이트를 친 상태.

그 뒤편에는 노예와 하녀들이 벌벌떨며 뭉쳐있었다.

아르센만이 무표정하게 서있었다.

오크들 역시 두 무리로 나뉘어 다가왔다.

"취익! 죽여라!"

오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몬스터가 소리치자 오크들이 달려든다.

채챙!

까앙!

서걱!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전투현장.

2M가 넘는 오크의 키에 노예와 하녀들은 입만 크게 벙긋 거렸다.

"꺄아아악─!"

에일리만이 유일하게 소리를 내어 소리쳤다.

서걱!

기사 하나가 오크의 목을 베어 넘겼다.

촤학!

연녹빛의 끈적한 피가 목과 투구에 튄다.

다그닥.

말을 앞으로 몰아 오크들에게 돌진했다.

"이럇!"

달려오던 오크의 목을 향해 그대로 찔러 관통 시킨후 검을 그대로 놓았다.

그러자 오크가 쓰러지면서 그대로 절명했다.

후에 뒤에 있던 동료기사가 던져주는 다른 롱소드를 그대로 받아들어 양 옆으로 달려오던 오크 둘의 목을 순식간에

베어넘긴다.

나머지 병사들도 진을 유지한채 오크들을 맞닥들였다.

"병사들은 천천히 압박해 오크들을 몰아내라! 수를 보아하니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다!"

기사가 피를 닦아내며 독려했다.

까앙!

독려하는 와중에 달려든 오크의 배틀엑스를 막았다.

"어썸 스피드(Awesome Speed)."

기사의 검이 순간 빛을 발하며 오크의 심장을 관통했다.

말을 타고 있어 키가 비슷하기에 여유로이 오크들을 물렸다.

취익. 취익.

말을 몰아 병사들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달리는 와중에 검을 자유자재로 놀리며 오크 셋의 머리를 더 벤다.

오크들이 이곳이 강함을 알고 점차 주춤거린다.

여유가 생기자 기사가 살짝 뒤를 살폈다.

얼마나 죽었나 헤아리기 위함이었다.

허나 그는 눈을 비벼야만 했다.

노예와 하녀들은 전혀 다치지 않은채 뭉쳐있다.

그리고 그 앞에 벙어리 검사 하나가 우뚝 서있었다.

오크들은 다가가지 않고 오히려 둥그런 원을 만든채 서서히 물러서고 있었다.

[스킬 - 투지를 사용했습니다.(Master)]

[시전자보다 능력이 낮은 생명체는 투지에 질려 스스로 물러납니다.]

[스킬을 마스터 했기에 그 능력이 2배가 됩니다.]

아르센이 손을 들어 얼굴 앞에서 몇 번 흔들은 후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

"꺼져."

그러자 오크들이 콧바람을 내뿜으며 그대로 숲속으로 도망쳤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껒여~ 소간지

파편의혼돈님 감사합니다^^

페르모르그님 늦었지만 3연참...ㅎㅎㅎㅎㅎㅎ

술마실까?님 심술쟁이라니ㅋㅋㅋㅋ 알겠슴돠~

lijand님 굳굳굳!!

이츠히나님 안그래도 안보여서 언제오시나 했습니다ㅎㅎ

co쟁이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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