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깃발 아래서-3화 (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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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편 - 칼리엄 제국의 기사단.

홀로 남은 크리프만이 자신을 바라보는 기사들을 보며 한숨을 푹쉰다.

"모두 잘 들어라! 2기사단은 당장 이곳의 전장을 정리하고 식량을 백성들에게 조금씩 나눠주어라! 다만 북쪽으로 긴

여정을 할 터이니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충!"

"충."

크리프는 흔들리는 말 안장 위에서 아르센을 보았다.

*      *      *

칼리엄 제국의 수도 엘리시움.

거성(巨城)앞에는 수 만의 병력이 모여있었다.

성 벽 위에도 대륙 제일의 칼리엄제국의 위엄을 보여주듯 수 만의 병력이 단단하게 서있었다.

하지만 평야에는 각 국에서 달려온 연합군의 병사들이 급속도로 늘어만 가고 있었다.

이렇게 된다면 아무리 거성에 마법진으로 도배를 한 엘리시움성이라 할 지라도 함락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허어……."

엘리시움의 중앙 궁전.

빛의 궁이라 불리며 그 크기가 여타 왕국의 성과는 차원달랐다.

석재 자체가 특별한지 스스로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었고 그 중앙에는 갑옷을 차려입은 무장들과 내신들이 서있었다

.

"폐하! 당장 제가 선봉에서 칼리엄의 위엄을 보이겠습니다!"

"그렇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다린다면 스스로 와해 될것입니다!"

준구난방으로 흩어졌다.

"허어……."

황제는 은은한 살색으로 빛나는 갑옷을 입고 있었다.

대륙에 단 하나 밖에 없다는 풀 플레이트 미스릴 메일.

"폐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합니다."

뒤에서 호위하고 있던 근위기사 한 명이 묻는다.

"아, 5기사단장인가."

"예, 폐하."

"그대가 있어 든든하구나."

황제의 주변으로 깊게 패인 주름과 다듬어지지 않은 허연 수염은 그 동안 마음 고생이 심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다.

"어찌 칼리엄 제국이 이리 되었는가."

"폐하, 이 정도에 제국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랬으면 좋으련만."

허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멀리 갔다.

대륙의 중앙을 중심으로 전체 대륙의 반을 가지고 있던 칼리엄 제국은 수 십개의 왕, 공국에 의해 잘금잘금 땅을 먹

혀 들어갔으며 하루가 다르게 지도의 경계선이 줄어들고 있었다.

게다가 난공불락의 성이라 불리던 엘리시움의 성 앞에 수 만의 병력이 진을 치고 있고 그 수는 더욱 불어나고 있었

다.

"블루윈드 기사단장은 언제오는가."

"……폐하. 그 분은 칼리엄 제국의 사방 곳곳을 자지 않으며 매일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

그렇게 시끄러운 궁전안을 바라보며 황제는 한숨을 쉰다.

"분명 밖에 나간다면 우리 군은 전멸이겠지."

"……."

그저 읊조린 말이었지만 주변의 있던 신하들은 전부 들었다.

궁전 안이 조용해졌다.

끼익.

그때 궁전문이 열리며 피칠갑을 한 병사 하나가 달려왔다.

신하들이 식겁을 하며 일어선다.

"아, 아니! 이런 신성한 궁에 피, 피를!"

허나, 말리기에는 너무 급박해 보였다.

등에 박힌 두 개의 화살과 촉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줬다.

털썩.

쓰러지듯 부복하며 입을 열었다.

"화, 황제폐하!"

"그래, 무슨 일이냐!"

황제가 일어난다.

"화, 황녀께서……. 황녀께서……."

"내 딸. 오오~! 내 딸이 어찌 됬다는 것이냐! 얼른 고하라!"

"화, 황녀께서, 엘리시움 성으로 오기 위해 무리하게 돌격하시다 그만……."

"서, 설마!"

"연합군에 잡혔습니다……."

"무, 무어라! 그렇다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병사는 부복한 자세에서 숨을 거뒀다.

이 말을 전하기 위해 얼마나 아픈 고통을 참았겠는가.

황제가 직접 내려가 눈을 감겨준다.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거라."

"충."

병사들이 들어와 들고나간다.

"혹, 황녀를 구해올 용자가 있는가."

좌중은 순식간에 침묵에 휩싸인다.

처음 연합군을 분쇄하겠다 나섰던 이들이 지금은 꿀을 먹은듯 조용했다.

"……아까 돌격한다 했던 무장은 어딨는가. 왜 말이 없느냔 말이다!"

결국 목소리를 높이는 황제다.

"……화, 황제폐하."

그때 푸른 실의 로브를 입고 있던 궁정마법사가 앞으로 다가왔다.

"설마 자네가 나가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것이……."

품 속에서 마나수정구를 꺼냈다.

"제 1기사단장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오오~! 아르센에게서 말이냐?!"

"그렇습니다."

곧 마나수정구는 빛을 발하며 아르센의 모습을 비췄다.

*      *      *

마나수정구에 비친 황제의 모습은 굉장히 초췌했다.

"황제폐하. 신 아르센, 이 언덕만 넘으면 엘리시움 성이 눈 앞에 보일 것입니다."

"……오오! 그대여! 역시 대단하도다! 이 땅을 밟은게 몇 년 만인가……."

현실과 게임의 시간 비율은 1:4이다.

게임에서는 4시간이 흘렀지만 현실은 1시간 밖에 흐르지 않은 것이다.

"이곳에서……, 3년간 제국의 땅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래, 수고했네."

"아닙니다, 폐하."

황제는 무언가를 말하려 입을 오물거리지만 차마 말을 꺼 못한다.

"황제폐하. 제국을 돌아다니며 치안을 많이 다스렸습니다. 이제 폐하께서 새로운 임무를 내려주시면 목숨을 걸고 행하겠습니다."

그러자 황제가 어색하게 말을 꺼냈다.

"지금 연합군에게 내 딸이 잡혀있네."

"황녀께서……."

"그렇네. 혹, 구해올 수 있겠는가."

[띠링~ 퀘스트 생성. 랭크 SSS]

[연합군에 잡힌 대륙 제일의 칼리엄제국의 황녀를 구하라.]

[YES / NO]

아르센이 말을 언덕으로 몰았다.

언덕에 도착하자 눈 앞에 펼쳐진 수 만의 병력들.

뒤쪽은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계속해서 모여들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자신의 기사단을 쳐다본다.

모두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저 불구덩이로 뛰어든다면 저들은 목숨을 걸고 따라들어올 것이다.

그런 이들이니깐.

"저는 폐하의 기사입니다. 목숨을 걸고 구하겠습니다."

[띠링~ 칼리엄제국의 황녀를 구하라.]

[랭크 SSS]

[시간제한 : 4시간 47분 59초]

[성공시 보상 : 황제의 무한 신뢰, 수 만을 뚫은 전설의 용사 칭호 획득, 황녀와의 결혼.]

[실패시 제한 : 7레벨 다운, 현실 4일 접속 불가, 100일간의 능력치 반감. 칼리엄제국 기사단장의 직책 해임.]

황제의 입가에 웃음이 짙어진다.

"오오! 역시 그대는 짐의 충신이로다! 걱정마라! 제 5기사단까지 보낼테니!"

"……황제폐하. 그들은 괜찮습니다. 저희만으로 가능합니다."

"아니야, 아니야! 그대가 대륙 최고의 기사단이라는 건 인정하네만 혹시라는게 있으니!"

"충."

곧 마나수정구는 빛을 잃었다.

"챙겨라."

"충."

옆에있던 기사가 마나수정구를 챙겼다.

자신의 뒤에 서있는 기사들을 본다.

대륙 최고의 기사단.

블루윈드 기사단.

제 1, 2, 3, 4기사단이 여기 모여있었다.

제 5기사단은 지금 황제의 호위를 위해 그의 곁에 있다.

허나 곧 성문이 열리고 그들이 나올 것이다.

"모두 잘 들어라."

뒤에 서있는 2천여명의 기사들.

유저는 소수이고 대부분이 NPC들이다.

"제국의 황녀님께서 저 포악한 녀석들에게 잡혔다고 한다."

그러자 말은 없었지만 다들 눈빛에서 오러를 뿜어내며 속으로 타올랐다.

"그러니 구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

아르센이 속으로 상태창을 켰다.

[직업 : 태양의 기사.]

[칭호 : 절대 죽지 않는 정열의 기사(+)]

[이름 : 아르센          직책 : 칼리엄 제국의 기사단장.]

[Lv 785.                계급 : 그랜드 마스터.]

[상태표]

[HP : 197508 / 215580    MP : 8135488 / 9998125]

[힘 : 7513              민첩 : 2510]

[지력 : 3810            운 : 4420]

[남은 능력치 : 5]

레벨 1당 얻는 능력치는 4.

허나 그것보다 스스로 움직여 얻는 스탯 포인트가 더욱 많다.

그리고 아이템과 스킬, 호칭등의 복합적인 도움으로 이런 압도적인 스탯을 보유하고있었다.

세계랭킹 17위의 초고수.

아르센이 자신의 검을 바라본다.

드래곤 본으로 만들어진 검.

검을 꽉쥐며 정면을 쳐다봤다.

목책을 세우고 진을 치고 있다.

"아직 저들은 목책을 세우고 진을 치고 있다. 지금 가 바로 황녀를 구출하고 성으로 들어간다."

간단한 명령.

"가자."

왼쪽에 방패를 들고 오른쪽에 길다란 삭을 어깨에 끼었다.

후에 투구에 달린 안면가리개를 내렸다.

다들 말 없이 거친 숨만 내쉬었고, 말 역시 주인의 느낌을 아는지 숨만 거칠게 내쉰다.

"이럇!"

"후아!"

"하!"

이천여명의 말발굽이 언덕을 넘었다.

기사단의 깃발이 언덕에서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엘리시움의 성에서도 육중한 성문이 열리며 5기사단이 나온다.

"흐랴하! 칼리엄 제국의 기사단은 돌격하라!"

[스킬 - 돌격을 사용했습니다.]

[기사단의 순간속력이 370% 증가합니다.]

[달리는 동안에는 측면의 어떠한 공격에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기사단이 언덕을 넘어 일렬로 돌격하기 시작했다.

"우라하아아아!"

[스킬 - 사자후를 사용했습니다.]

[이끄는 기사단의 사기가 170%올랐습니다.]

[적이 사자후를 듣고 혼란에 빠집니다.]

[아군의 방어력이 1.4배 올랐습니다.]

귓가로 알림음이 스쳐지나간다.

"불의 질주!"

[스킬 - 불의 질주를 사용했습니다.]

[온 몸에서 불이나듯 타오릅니다. 허나, 화상이나 데미지는 없습니다.]

[적이 만약 불길에 닿았을 시 마법에 의해 꺼지지 않는 한 죽을때까지 타오를 것입니다.]

[광역스킬 특수효과로 인해 기사단 전체에 불의 질주 스킬이 시전됩니다.]

곧 기사단 전체가 불에 타오르듯 불타올랐다.

언덕에서 전부 넘어와 평야로 넘어가자 일렬이었던 기사들이 정렬해 쐐기모양으로 모습을 갖췄다.

두두두두두.

말발굽 소리가 전장을 울렸고, 설마 옆에서 치고 올줄은 몰랐던 연합군은 어영부영 그들을 쳐다봤다.

"칼리엄 제국의 수도 앞에 함부로 발을 들인 죄! 죽음으로 갚아라!"

아르센의 목소리가 허공을 진동시키며 퍼져나갔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하앍

anovil님 그런건 아닌데...;;

CaRIDo님 아... 음... 아닌데...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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