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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왕자는 조용히 살고싶다-161화 (162/219)

161화

그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천년도 더 전의 과거와 연관이 있다고 짐작해도,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이었다.

기댈 사람은 티아마티스 밖에 없었고 그 탓에 티아마티스는 한숨을 푹 쉬면서도 기억력을 상승시키는 마법에 과거의 기억을 꿈으로 되살리는 비약까지 사용해서 알아낸 것들을 긴 편지로 기록했다.

이번에 프라우디에가 조사한 자료와 바닷속의 유적지에 대한 정보를 얻은 그는 머리를 쥐어 짜내면서 하나하나 글자를 써나갔다.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그 장소에 그가 직접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는 중후반부에 어떤 얼간이 같은 무리가 외신을 끌어들이려 하기에 그것을 막느라 중상을 입었다.

그 탓에 리치왕과의 전쟁의 후반과 최후를 알지 못했다.

일단 아는 건 몽땅 다 털어내기로 하고 그는 손을 움직였다.

이젠 더 기억나는 것도 없으니 더이상 그를 털어봤자 나올 것도 없다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당시를 살던 이들은 리치왕이 이렇게 잊힐 줄도, 나중에 다시 나타나게 될 줄도 몰랐겠지.’

리치왕

밤의 여왕

망령의 군주

죽음을 거두는 자

이올리아스의 마녀

불사를 꿈꾸는 자

암흑 교단의 주인

그자를 부르는 이름은 수도 없이 많았다.

인간의 몸으로 마도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던가. 그래서 그녀를 선망하는 이들도 꽤 많았다.

무슨 영문에서인지 후에는 리치가 되는 걸 택해 몸을 감싸는 커다란 천으로 뼈 밖에 남지 않은 신체를 가리고 추종자들을 거느리며 저주를 뿌리고 다녔다고 했다.

하지만, 그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리치왕 혼자 있어도 재앙이었을 것을, 그 추종자들마저도 웬만한 강자들을 씹어먹을 정도로 강했다는 게 문제였다.

역병 군주

광전사단

어둠을 기리는 자들

위대한 죽음의 수하

하나같이 이름들도 다 괴상한 놈들이었지만, 그런 집단들이 하나로 뭉쳐져 리치왕을 따랐다.

물론 인간들도 그에 맞서서 꽤 많은 집단이 뭉쳐서 그들에게 대적했다.

용사 일행은 기본이었다.

게다가 용사가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었고 꽤나 많은 용사 일행이 있었다.

그 외에도 마법 소녀, 마도학자, 정령의 수호자, 신성기사단, 드루이드, 심해의 전사 등등 별의별 놈들이 다 있었다.

대충, 살아있는 놈들은 인간 편 죽어있는 놈들은 리치왕의 부하쯤으로 생각하면 편했다.

‘물론 살아있는 놈들도 많았지만. 특히 역병의사놈.’

그놈은 대체 왜 산 육체를 이끌면서 리치왕을 따라다녔는지 모르겠다.

가면으로 가리고 다니던 얼굴도 멀쩡하더만.

이마를 짚으며 그는 마저 손을 움직였다.

현재 프라우디에를 움직이는 건 리치왕의 라이프 베슬이었지만 프라우디에에게선 리치왕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자신을 ‘리치왕’이라고 인식하는 자아가 있긴 하지만 그쪽도 기억상실증이고, 악마가 이용하려고 되살려낸 불완전한 마법 소녀들조차 그를 리치왕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프라우디에는 제3의 존재라고 해도 될 텐데…

‘알아낸 게 없으니 원…’

악마가 끼어있어서 그가 무작정 마계로 쳐들어갈 수도 없었다.

그나마 카이엔이 마신의 사제가 되면서 마왕인 앙그라 마이뉴와의 끈을 마련해놨기에 그뿐만이 아니라 그쪽으로 조언을 구할 수도 있겠지만 악마들이 워낙 변덕스러우니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게다가 그 사건 땐 악마들이 크게 개입을 하지 않았었다.

인간들이 자기들끼리 판을 크게 벌인다면서 손뼉 치며 뒤에서 구경이나 했겠지.

떠올리니 괜히 열 받아서 티아마티스는 한숨을 쉬었다.

지금 리치왕을 기억하는 자가 그 외에 있을 리가 없다.

인간들은 모두 죽었을 테고 환생…했다고 해도 아귀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그때 리치왕의 군대는 전멸했을 텐데.’

그런데 사실 한 놈이라도 살아있었다면?

악명높은 놈이 아니라 질은 좀 떨어지더라도 리치왕을 따르던, 그 힘을 숭상하던 놈이 아직 그 목숨이 붙어있다면?

리치왕도 꽤 오랜 세월 악명을 떨쳤으니 아예 가능성이 없진 않았다.

천년도 더 전, 리치왕이 봉인 당한 후 최대 이백 년은 그 악명이 소문으로 동화처럼 전설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곤 했으니까.

하지만,

‘내 눈을 피했다고?’

그는 그 사건 이후로도 쭉 이 세계에 있었다.

정착을 한 지도 따지고 보면 최근이었으며 그전까진 곳곳을 떠돌아다니면서 세상을 두루 살폈다. 그러다가 자네인을 만나기도 했고.

그런데 그의 눈을 피해서 생존해있는 리치왕의 신봉자가 있다?

‘알아볼 필요가 있겠는데.’

제 존재를 꼭꼭 숨기는데 능한 놈이라면 알아내기 힘들겠지만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바다에서 발견된 괴물의 안에 있던 라이프 베슬을, 프라우디에가 발견했고 조사했다. 그 안에서 근원을 알 수 없는 영혼이 나왔다고 했다.

그런 수상한 물건을 리치왕과 연관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빽빽하게 나무가 자란 숲속.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헐떡이면서 숲속을 달리는 무리가 있었다.

무리의 단 한 명만 성인 여성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어린아이였다.

신발도 신지 못하고 맨발로 달리고 있는 그들은 무언가에 쫓기면서 앞만 보고 달려갔다.

제 키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아이들을 이끌면서 마녀, 헤일리스는 뒤를 돌아보며 추적자를 파악했다.

정신없이 달리느라 땅 울림으로는 추적자의 정체를 알아낼 수 없었다.

“큭…!”

저만치에서 달려오는, 짐승 형태의 괴물을 발견한 그녀는 바로 마법을 썼다.

바람의 칼날이 괴물들의 몸을 난도질하며 달려들었다.

하나 베인 상처는 금세 회복되었고 괴물들이 잠시 주춤거린 틈을 타 그녀는 아이들을 재촉했다.

사람이 사는 곳까지만 간다면, 사람들 틈에 섞이기만 한다면 추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을 잡아간 이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눈이 많은 곳에서 대놓고 괴물을 풀어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여긴 터였다.

“헉, 허억…”

“히, 힘들어…”

“언제까지… 가야 해요?”

“더 멀리 도망쳐야 해. 어쩔 수 없어.”

아이들을 격려하면서, 그들이 좀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바람의 축복을 걸어주면서 헤일리스는 그들이 달려온 방향을 확인했다.

그곳에 잡혀있는 사람은 참으로 많았지만 가까운 곳에 있었던 아이들 몇 명만 데리고 탈출할 수밖에 없었다.

점점 비워지는 감옥, 나갔다가 다시 감옥으로 돌아온 이들은 하나같이 정상이 아닌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탈출할 수 있게 마력을 모으는 걸 도와준 다른 마녀는, 감옥 밖으로 끌려가서 돌아오지 못했다.

눈을 깜빡이며 그녀는 바람을 타고 날아온 냄새를 확인했다.

“…너희끼리 갈 수 있겠니?”

“네?”

“마녀님은요?”

“저희끼리는 못 가요!”

혼자 도망쳤다면 분명히 탈출할 수 있었을 텐데, 헤일리스는 그들까지 데리고 도망쳤다.

그것을 아는 아이들은 울먹이면서 헤일리스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그 손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그녀가 입을 열었다.

“너희끼리 도망쳐도 나는 너희를 찾을 수 있어. 난 바람을 다루는 마녀인걸? 그러니까 너희는 절대로 흩어지지 말고 너희끼리 잘 뭉쳐서 도망치렴. 위급한 순간에는, 흩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혼자보단 여럿이 있는 게 낫잖니. 자, 어서 가. 달려!”

“흑…”

“죄송해요…”

우는 아이들을 먼저 보낸 뒤 헤일리스는 남은 마력의 양을 가늠했다.

그녀가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이들이라도 도망칠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이 떠난 지 십여 분 정도 지난 뒤, 여러 몬스터와 짐승을 섞어놓은 것처럼 생긴 괴물 세 마리가 그녀의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이것저것 뭉쳐져서 꾸물거리는 놈의 신체에는 각기 다르게 생긴 입만 세 개였다.

저들끼리는 통하는 것이라도 있는 건지, 세 놈이 무언가를 탐색하려는 듯 두리번거렸다.

바로 앞에 있는 그녀를 무시하는 행위였다.

헤일리스의 양손에서 형성된 바람이 날카로운 송곳이 되어 사방에서 날아들었다.

두꺼운 괴물의 털이며 가죽을 뚫지는 못했지만 그것들의 화를 돋구는 건 성공했다.

아이들의 걸음으로, 그 아이들의 속도로 지금쯤 얼마나 멀어졌을까? 숲을 빠져나갔을까?

그나마 바람의 소리를 가장 잘 듣는 아이에게 숲을 나가는 방향을 알려주었는데 괜찮을까?

수십 가지 의문이 생겨나 부풀어 올랐고 일순간 펑 하고 터졌다.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괴물을 피하며 그녀는 마법을 썼다. 바람이, 날카로운 바람이 놈들이 겉가죽을 헤집었다.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었길래 저리 가죽이 질긴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크학…!”

두 놈을 상대하고 있으니 다른 한 놈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세 개의 주둥이 중 하나가 그녀의 어깨를 물어뜯었다. 살 더미 속에 파묻혀있던 팔이 그녀를 붙잡았다.

떼어내려고 해도 소용없었다. 그녀의 시선이 잠시 다른 괴물을 향한 순간, 다른 두 괴물 또한 바람으로 만든 벽을 뚫고 헤일리스를 향해 돌격했다.

우드득.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꾸득.

빠드득.

그것은 쉴 새 없이, 겹쳐지며 계속 덧칠되었다.

고요한 숲속에는 비명조차 울려 퍼지지 않았다.

“으헉- 헉-”

“쉬지 말고 달려!”

“주, 죽을 것 같아!”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턱 끝까지 숨이 차올라서 헐떡였다.

마녀, 헤일리스가 피신시킨 아이들은 인간이 아닌 늑대인간 일족의 어린이들이었다.

인간보다 신체 능력이 뛰어나긴 했지만 아직 어린 그들은 정신없이 앞을 향해 달렸다.

“뒤처지면 두고 간다!”

“헉- 허억!”

“흐윽-”

“울지마! 소리 들리면 잡혀가!”

어른들과 분리되어 갇혀있던 그들은 비교적 최근에 잡혀 왔고 마력을 봉인 당해 위협이 되지 못하는 마녀들의 감옥과 상당히 가까웠다.

의지하던 어른들과 떨어지게 되어 불안한 와중에 그들을 데리고 탈출한 게 헤일리스였다.

그러나, 그녀 또한 다른 어른들처럼 그들을 도망치게 하고 뒤에 남았다.

여섯 명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늑대 인간 소녀를 대장 삼아 아이들은 정신없이 숲을 빠져나왔다.

하나 숲을 빠져나왔지만 갈 곳이 없었다.

괴물의 추적에선 벗어났지만 그들은 방향을 잃었다.

어디서 살았는지, 그곳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이들의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이쪽으로 갈까?”

“돌멩이라도 던져서 결정하자.”

아이들은 정처 없이 헤매면서 도시의 빈민가로 흘러 들어갔다.

흙과 진흙을 몸에 묻히고 땅바닥에 앉아 구걸하는 모습은 다른 거지들과 다를 게 없었다.

길거리의 소문을 주워들으면서 그들은 어떻게든 고향으로 돌아갈 길을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인간의 땅에서, 이종족의 소문을 들을 수 없었다.

모여 사는 인간들과는 달리 늑대인간들은 소수 민족으로 자기들끼리 무리 지어 사니 어찌 보면 당연했다.

매일 매일, 먼지를 들이마시며 몸을 웅크리며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다시 잡혀가지 않기 위해 애를 쓰던 아이들은 어느 날 신기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가르간트의 폐세자.

듣자 하니 별의별 괴물들을 다 키우고 있는 데다가 그 저택에는 인간보다 이종족이 더 많다는, 다분히 흥미 위주로 덧칠된 소문이었다.

그렇게 떠들어대는 이야기에는 거짓말에 과장이 섞였을 테지만 아이들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위험할 것 같지만. 그렇지만.

정말로 그 사람의 곁에 이종족이 그렇게 많다면 혹시 그들과 같은 늑대 인간이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아이들은 가르간트의 세자르 영지로 향하기로 했다.

그곳의 주인이라는 폐세자, 아베르나 백작을 만나기 위해서.

물론 소문은 소문일 뿐, 그 땅의 주인이 그저 이종족 수집벽이 있는 인물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하루하루 방황하던 이들에게 드디어 목적지가 정해졌다.

구걸해가면서, 재수가 없을 땐 그 구역의 다른 거지들에게 쫓기면서, 어떻게든 굶어 죽지 않게 버티며 아이들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세자르로 향했다.

그러나 한두 명도 아닌 여섯 명의 아이들이 함께 몰려다니고 있으니 저절로 시선을 끌게 되었다.

그리고 세상엔 연고 없는 아이들을 납치하는 나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들을 쫓는 정체불명의 흑마법사가 아니었다.

흑마법사는 아니었지만, 그만큼 잔인하고 무서운 인간이 아이들을 납치해갔다.

커다란 마차의 짐칸에는 그들 말고도 팔다리에 무거운 족쇄를 찬 사람들이 참으로 많았다.

하나같이 꾀죄죄한 몰골을 한 이들은 새롭게 합류한 여섯 명의 아이들을 보고 한숨을 쉬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노예상인, 이라는 말을 아이들은 그때 처음 들었다.

“어떻게 하지… 겨우 거기서 탈출했는데.”

“…흐윽.”

“훌쩍…”

“진정해. 울지마.”

한두 살 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더 큰 아이들이 작은 아이들을 끌어안고 위로했다.

자신마저 눈물을 흘린다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울음이 터질까 봐, 꾹꾹 눌러 참으면서 어떻게든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했던 기도를 올렸다. 통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버릇처럼 기도했다.

누군가가 답해줄 리 없는 기도였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쿵!

굉음과 함께 마차가 크게 흔들렸다. 밖에서 노예 상인들이 외치는 소리에 마차 안의 이들은 어깨를 움츠리며 몸을 떨었다.

귀를 기울이니 밖의 사람들이 언성을 높이며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게 들렸다.

늑대 인간 아이들은 더더욱 귀를 기울였다.

대화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아마 싸움이 일어난 모양이었다.

그 이야기를 전달하니 그 안에 있던 이들이 한마디씩 했다.

“도적이라도 만났나 보지.”

“도적요?”

“하… 노예 상인이나 도적이나 그게 그건데…”

“그냥 넘어가 준다면 좋을 텐데.”

불안한 현 상황에서도 그들은 무기력하게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으니 섣불리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멈춘 마차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다들 슬금슬금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을 들여다볼까?

누군가가 용기 있게 입을 열었다. 그 순간, 짐칸의 입구를 막고 있는 물건이며 짐들이 치워지며 빛이 들어왔다.

“…생존자 발견!”

“슬로세이, 그게 아냐!”

짐칸에 있던 그들과 눈이 마주친 건, 푸른색 곱슬머리에 굉장히 눈이 동글동글한 여자아이였다.

그들이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해 어리둥절해 있으니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쿵!

이번에는 굉음과 함께, 마차 짐칸의 천장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다.

머리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강렬한 햇볕에 다들 얼굴을 찡그렸다.

정말로, 오랜만에 맞는 햇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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