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화
물 밖으로 올라온 일행은 일단 젖은 몸부터 말려야 했다.
단체로 쫄딱 젖은 채 여관으로 갈 수는 없으니 좀 찝찝해도 일단 마법으로 젖은 몸과 머리카락을 말린 다음 여관으로 가서 씻고 난 뒤에 한 방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2인 1실로 방을 잡았는데 슬로세이가 없으므로 자네인이 그리델라와 같은 방의 욕실을 쓰기로 했다.
“왕자님부터 들어가시죠.”
방에 들어가자마자 바이스는 손부터 씻고 카이엔이 입을 옷을 골라놓은 다음 욕조에 물을 가득 채웠다.
바닷물에 젖은 겉옷을 대충 벗어서 던져놓고 셔츠와 바지 소매를 걷어붙인 그는 카이엔에게 얼른 오라며 손짓을 했다.
“…너 먼저 씻어도 되지 않냐?”
“어차피 왕자님 씻겨드리다 보면 물이 튀어서 젖습니다. 그리고, 왕자님은 땅까지 팠잖아요. 흙도 튀었을 테니 잘 씻어야죠.”
“어… 그래.”
반박할 거리가 없었기에 카이엔은 얌전히 욕조에 들어갔다.
그가 다 씻고 난 다음에야 바이스는 늦게 나올지도 모른다고 양해를 구한 뒤 욕실로 들어갔다.
긴 머리를 수건으로 꾹꾹 눌러 물기를 없애면서 카이엔은 생각에 잠겼다.
바다까지 와서 괴물을 발견한 걸로도 모자라서 신성력으로 봉인된 물건까지 발견했다.
이것도 마신의 인도인 건지 아니면 단순히 운이 나쁜 건지.
머리를 털던 수건을 대충 근처에 있는 의자에 걸어두고 그는 다른 사람들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
잠시 후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프라우디에가 있었다.
“젖은 옷은 물에 담가두고 왔어요. 다른 분들은요?”
“아직 안 왔어.”
“으음, 다른 분들은 한 욕실을 두 분이 써야 하니까 제가 빠를 수밖에 없네요.”
쪼르르 방 안으로 들어온 프라우디에는 어디에 앉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테이블 앞에 있는 의자 하나를 끌어왔다.
조금 더 기다리자 바이스가 욕실에서 나왔다.
아직 축축한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면서 나온 그는 프라우디에를 발견하고 웃으며 물었다.
“빨리 오셨군요.”
“어쩌다 보니까요.”
“그럼 전 내려가서 저녁 식사 요청을 하고 오겠습니다. 미리 말해두는 게 낫겠죠.”
“그래.”
“모르는 사람이 문 두드리면, 열어주지 마세요.”
“내가 애냐…”
“하하. 왕자님이 살면서 남한테 문 열어줄 일이 얼마나 있었겠습니까. 걱정돼서 하는 말이에요.”
얇은 셔츠와 바지 차림이었던 바이스는 가방에서 길이가 짧은 외투를 하나 꺼내 걸친 뒤 방에서 나갔다.
문을 잠그지 않고 카이엔과 프라우디에는 그 자리에 앉아있기만 했다. 문득 무언가가 떠오른 듯 프라우디에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바이스 씨가 저렇게 가벼운 차림을 하신 건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음? 아아, 그러네. 맨날 꽁꽁 싸매고 다니니까.”
“옷 곳곳에 무기를 숨겨두신다고 들었어요.”
“그럼 걸치고 나간 외투에도…”
“있지 않을까요?”
역시 어딜 가던 경계를 놓지 않는구나.
저녁 식사를 미리 주문해놓겠다고 나간 것도, 방에 프라우디에가 있어서 그런 것일 터였다. 그게 아니었다면 계속 방에 같이 있다가 누가 들어오고 나서 나갔겠지.
바이스는 5분 정도 지나자 돌아왔다. 방문이 열려있다는 것에 살짝 인상을 쓰며 그가 물었다.
“안 잠그셨습니까?”
“응.”
“다음부턴 잘 잠그세요.”
“알았어.”
그렇게 말하는 바이스도 문을 잠그지 않았다. 그리델라와 자네인이 올 테니 굳이 잠그지 않는 것이었다.
조금 더 기다리니 그 두 사람도 방으로 찾아왔다.
마법으로 건조까지 완벽하게 끝마치고 뽀송뽀송해져서 온 두 사람은 카이엔의 머리가 아직 덜 말라서 빗질도 못 하고 엉켜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왕자님, 내가 머리 말려줄게!”
“어떻게?”
“마법!”
말을 마치자마자 그리델라가 작은 바람을 만들어서 카이엔에게 흘려보냈다.
서늘한 바람에 그가 몸을 떨자 바이스가 옆에 있는 이불을 가져와 어깨 위에 덮어주었다.
물기가 다 마른 것을 확인한 바이스는 빗질을 시작하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바닷속에서 했던 이야기를 마저 하도록 하죠. 그 이상한 봉인과 라이프 베슬로 추정되는 물건에 대해서요.”
“으음, 바이스 씨는 그대로 이야기할 생각?”
“무슨 문제 있습니까?”
“빗질을 끝내고 하든가 빗질만 하든가 해.”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 이야기부터 하자는 겁니다. 인어왕이 말하길, 이틀 정도면 성인식 준비가 끝난댔으니 슬로세이 님은 사흘 정도 뒤엔 물 밖으로 나오겠군요. 따로 약속을 잡지 않았는데 어떻게 할까요?”
“아, 그건 내가 밤마다 바다로 나갈 거니까 문제없어요.”
슬로세이가 언제 물 밖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인간들 눈을 피해 해가 저문 뒤에야 나올 것이라며, 그리델라가 말했다.
일리 있는 의견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고 그것을 시작으로 작은 회의가 시작되었다.
프라우디에는 바다 괴물에게서 나온 라이프 베슬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세히 조사하는 건 여기에선 무리에요. 그래서 안에 있는 마력을 가늠하고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알아봤어요.”
“와, 빠르다. 언제 한 거야?”
“여러분을 기다리면서요. 많이 알아내진 못했어요. 그러니까…”
프라우디에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가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리치는, 라이프 베슬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어요. 그 안에 자신의 영혼이 담겨있죠. 그걸 꺼내어 부수지 않으면 리치는 절대 죽지 않아요. 바다 괴물의 안에 있었던 이것은 라이프 베슬과 상당히 유사해요. 하지만, 바다 괴물은 제 눈앞에서 흔적도 없이 스러져 사라졌어요. 그건 그 괴물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거고, 마력 역시 그 존재에 의해 공급 받고 있었다고 할 수 있어요.”
그게 아니라면 괴물의 입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나오거나, 갑자기 없어져 버리진 않았을 테니까.
불길한 예감이 들어맞지 않기를 바라는 그였지만, 결국 그 추측을 입 밖으로 냈다.
“저를,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뭐?”
“무슨 말씀이신가요?”
“바다 괴물의 입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저를 알고 있는 것만 같아요. 정확히는 제가 아니라, 리치왕일 거예요.”
프라우디에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이번 일들은 저 때문에 일어났을 거예요. 제가, 그때 티아마티스 님에 의해 정리됐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그런 말 하지 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넌 잘못한 거 없어.”
자네인의 말을 받으며 카이엔도 단언했다.
프라우디에가 없었다면 그 역시 지금 이 자리에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여러모로 전력에 큰 보탬이 되어준 게 프라우디에가 아닌가. 게다가 티아마티스도 스스로의 선택으로 프라우디에를 죽이지 않기로 했다.
마법 소녀들 역시 그에게서 리치왕을 느끼지 못했다.
프라우디에 독스와 리치왕은 엄연히 다른 존재였다.
프라우디에의 안에 리치왕의 라이프 베슬이 있고 지금 그 몸 안에 프라우디에의 인격과 리치왕의 정신이 공존하고 있다고 해도, 프라우디에는 프라우디에일 뿐이었다.
“프라우디에 님의 안에 있는 리치왕의 존재를 알았다…라. 그럼 그자도 평범한 인간은 아니겠군요. 리치왕을 알아차렸다는 건 적어도, 그 마법 소녀 아이들보다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걸 테니까요.”
“그 애들은 악마의 손에 의해 조잡하게 육체가 구성된 거라 그럴 수도 있어요.”
어느새 빗질을 마친 바이스도 대화에 끼어들었다.
물론 말을 하면서도 양손으로는 카이엔의 머리를 하나로 땋고 있었기에 진지해 보이진 않았다.
시무룩해진 프라우디에는 그런 바이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살짝 고개 숙인 그에게 리치왕의 목소리가 들렸다.
- …내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괜찮아요.’
- 그래도, 이거 하나만큼은 말할 수 있어. 나는, 인류 최후의 적이었다. 그런 나에게 닿기 위해서는 수천에 이르는 군세를 쓰러뜨려야 했고. 게다가 드래곤만이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머나먼 과거인데, 그런 나를 아는 이가 지금까지 살아있을 리가 없어.
‘그럼…’
- 나는, 널 알아본 그놈이 내 라이프 베슬을 훔쳐 간 놈이 아닐까 싶다.
‘악마의 보물 창고에서 도둑질을 한 간 큰 사람이요?’
- 그래. 일단 악마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 그 무능한 악마가 알아냈을 것 같진 않지만.
‘아하하…’
- 애초에, 강령술에 대한 도움을 요청해서 그놈이 온 거지만 흑마법에 유능한 악마로 불러와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아, 그것도 그러네요.’
그러나 이제 와서 가미긴이 쓸모없다고 내치기엔 굉장히 미안했다.
그를 볼 때마다 눈물을 쏟던 그 악마를 떠올리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리치왕과의 대화를 마치고 프라우디에는 고개를 들었다.
모두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 라이프 베슬은 세자르에 돌아가면 좀 더 조사해볼게요. 봉인은… 제가 건드릴 수 없으니까 일단 가만히 두는게 좋을 것 같고요.”
“그래. 신성력이 느껴지긴 하는데 괜히 봉인을 풀었다가 큰일이 나면 안 되니까, 이건 그대로 둬야겠어.”
“둘 데가 필요하겠군요. 왕자님이 주워오신 이상한 것들의 순위를 매겨서 따지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돕니다.”
“…첫 번째가 뭔데?”
“맞춰보세요.”
“끄응…”
“이젠 사람 말고 봉인까지 줍다니 이거 참, 뭐라고 해야 할지.”
바이스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려고 했지만 카이엔의 입에서는 저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설마, 이 봉인도 제멋대로 깨져서 안에 있는 게 나오진 않겠지?
만약 나온다면…
‘식구가 더 늘어나는 건 사절이야.’
절대 봉인이 풀리게 두지 않겠다며 카이엔은 의지를 굳혔다.
게다가 이런 봉인에서 튀어나오는 게 정상적인 존재일 리도 없다.
리치왕을 알고 있는 자가 만들어낸 바다 괴물이 파헤치던 고대 신전. 그 아래에 묻혀있던 봉인.
이 설명만으로도 불길한 기운이 물씬 풍기지 않은가.
***
한편, 가미긴은 지옥에서 열심히 조사하고 있었다.
그의 창고를 털어간 범인 추적은, 너무 오래전에 있었던 일인지라 정말로 찾기가 힘들었다.
한번 창고가 털린 게 소문이 나면 별의별 어중이떠중이들이 그를 쉽게 보고 노리고 들 텐데, 그런 꼴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그러나 조심한다고 해도 소문이 퍼진 건지 어느날, 벨레드가 그를 찾아왔다.
“여어, 조사는 잘 돼 가나? 도둑 찾기는 좀 어때?”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 건데?!”
“어? 그야 카이엔 옆에 있던 그 쬐끄만 녀석이 네가 관심 가질만한 물건이었어서?”
“이제 와서 말하는 거냐!!”
“그치만 마왕 대리전 때 내가 너한테 가까이 왔으면 너는 도망쳤을 거 아닌가.”
대리인들끼리 싸움 붙이지 않고 악마들끼리 모가지 썩둑 하려고 오는 건 줄 알고 도망쳤을 거면서.
당시 누가 대리전에 참여했는지 대놓고 밝히려 들지 않아서 참가자와 참가자 아닌 자가 한데 뒤섞여서 싸움판을 벌인 적도 있었다.
그 이야기를 꺼내니 가미긴은 입을 꾹 다물었고 벨레드는 큭큭거리며 웃었다.
“너도 참 둔하군. 창고 털린 줄도 모르고.”
“…소문만 더 내지 마.”
“그러지. 나도 현 마왕한테 들은 거니까. 너한테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하고 오라던데, 너무 막 부려먹는다고 생각하지 않나?”
“네 도움 따윈 없어도 충분하다.”
“그러지 말고.”
친한 척 어깨동무를 하려는 벨레드의 손을 쳐다면서 가미긴은 질색을 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 놈과 같이 다닐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러나 벨레드는 물러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라며 그가 운을 떼었다.
“리치왕의 라이프 베슬에 대해 흥미를 가질만한 악마들 목록은 뽑아봤나?”
“…애초에 꽤 오래전의 일이라 말을 붙이려고 해도 그럴듯한 변명이 떠오르지 않더군.”
“네 창고를 털 정도면 어느 정도는 무력을 갖춘 놈일 테지. 나도 내 나름대로 뽑아봤는데… 아, 내가 전부 뽑은 건 아니고 루키푸게 녀석이 손을 좀 본 거다. 꽤 센 놈들 위주로 선발해서 분류하고 분류해봤는데-”
벨레드는 주머니에서 돌돌 말린 종이를 꺼내 펼쳤다.
바닥까지 닿을 정도로 길게 늘어진 목록에 가미긴은 인상을 찌푸렸다.
자세히 보니 빨간 줄이 쳐진 놈은 죽은 놈, 까만 줄이 쳐진 놈은 그때 없었거나 관계없는 놈, 그리고 빨간 동그라미를 쳐놓은 이름들이 곳곳에 보였다.
그중 하나를 가리키며 벨레드가 말했다.
“가장 의심스러운 놈이 이 자더군. 네비로스.”
“…그 녀석 잠적한 지가 언젠데.”
“한번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넌 어차피 할 일도 없지 않나?”
“윽… 그렇지만 그놈이 숨으려고 작정하면 못 찾을 텐데.”
“그래서 다른 자들도 몇 명 끌어들였지.”
“뭐?”
태평한 소리를 하는 벨레드 때문에 가미긴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창고가 털린 걸 사방에 소문낼 생각인 거야?”
“괜찮을 거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진 않을 테니. 게다가 그 녀석들도 연관되어있는 거니까 잘 해줄 거다.”
“누구길래?”
“일단 한 명은 아스모데우스. 다른 한 명은 아직 동의를 못 받았다고 들었지.”
“아 젠장.”
가미긴이 더욱 얼굴을 찌푸렸다.
아스모데우스라니.
‘거물 끌어들이지 말라고 미친놈아…’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던 가미긴은 갑자기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생각에 몸을 곧추세웠다.
살짝 몸을 떨며 그가 벨레드에게 물었다.
“그런데 아스모데우스가 왜? 왜 도와준다는 거야? 설마 우리 예쁜 딸… 아니 아들을 노리기라도 하는 거야?”
“아, 그건 아니다. 차기 몽마왕 후보가 카이엔 옆에 있거든.”
“차기? 하긴, 그놈이 몽마를 관리하긴 했지. 그 왕자란 인간도 참… 고생길이 훤하군.”
“그렇지? 그리고 그 작은 흑마법사 꼬맹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네. 아스모데우스가 그쪽 취향은 아니잖아?”
“내가 그놈 취향을 어떻게 알아?”
투덜거리면서도 가미긴은 내심 안도했다.
그놈이 프라우디에한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장 쳐들어가서 멱살부터 잡았을 테니까.
가미긴의 속내가 표정으로 다 드러난 건지 벨레드는 옆에서 낄낄거리면서 웃었다.
“일단 네비로스부터 찾아보도록 하지. 여럿이 모이면 뭐라도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래. 전혀 믿음이 가진 않지만 없는 것보단 낫겠지.”
“대놓고 그러는군.“
“너야말로 왜 갑자기 진지한 척이야? 하던 대로 해, 하던 대로.”
“흠. 그런가?”
“인간들 앞에서나 무게 잡는 게 어울리지 다 아는 사람 앞에서 그러지 마라. 앙그라 마이뉴한테 들었는데 너 저번에 사령 기사를 조종하면서 엄청 진지하고 위대한 악마인 척했다면서?”
“위대한 척하진 않았는데.”
내가 그 정도였나? 그땐 좀 신이 나서 그랬을 뿐인데.
뒤통수를 긁적이는 벨레드를 보며 가미긴은 한숨을 쉬었다.
성격이 이리저리 튀는 이 녀석과 함께 다니려면 처음부터 제대로 한 가지만 하라고 말하는 게 나았다.
오래 산 악마들은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니니까.
…라고, 벨레드 만큼은 아니지만 만만치 않게 오래 산 악마 가미긴이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