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화
‘이곳에서도 저곳에서도 언데드가 나와.’
프라우디에는 본 스네이크를 조종하면서 바다 괴물의 시선을 끌었다.
누군가가 깊게 엮여있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추측했다.
‘어째서?’
그의 손짓에 따라 본 스네이크는 바다 괴물을 유인했다.
잡힐 듯 말 듯 하면서 바다 괴물을 유적지에서 떨어뜨렸다.
본 스네이크를 조종하면서도, 프라우디에의 머리는 다른 생각을 하느라 바쁘게 돌아갔다.
위협 거리조차 되지 않는 잔챙이들을 누가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는 걸까.
마왕 대리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아있는 흑마법사가 있는 건가.
바다 괴물은 분명한 언데드였다.
거무죽죽하고 거대한 몸체는, 정말로 심해에 사는 바다 괴물을 죽여서 만든 건지 여러 가지 살덩이를 꿰매어 붙인 일종의 플래시 골렘인 건지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일단 저것을 부수고 찢어서 그 안의 잔존 마력을 확인할 수 있다면, 뚜렷한 정체를 알 수 있겠지.
저렇게 거대하고 손이 많이 간 괴물이니 분명 제작자의 흔적이 남아있을 것이다.
프라우디에가 바다 괴물의 시선을 끄는 동안 일행은 유적지 안으로 들어왔다.
생각보다 멀쩡한 외관은 상당히 오래전에 만들어진 신전처럼 보였다.
그리델라가 빛 마법으로 앞을 밝혔다. 작은 불빛이었지만 충분했다.
“바다 괴물이 여기에 나타났다는 건 누군가가 여기 오는 것을 막고 싶어서겠지?”
“짚이는 구석이 없는데. 인어들도 모르는 모양이었고.”
“슬로세이 넌 들은 거 없어?”
“없어…”
그들은 조심스럽게 유적지를 둘러보았다.
그렇게 넓은 신전은 아니라서 탐색은 수월했다.
신전의 중심으로 들어갔을 때, 그들은 곳곳에 파헤쳐진 잔해를 발견했다.
천장이 휑하니 뚫려있었고 바닥은 마구잡이로 파헤쳐져서 곳곳에 거대한 구덩이와 구멍이 남아있었다.
“…여기 뭐가 묻혀있었나?”
“이 유적은 아주 옛날부터 있었다고 들었어요. 엄청 옛날에, 아마 땅이 가라앉아서 생긴 것 같다고 그러던데… 여기서 더 나아가면 마을의 흔적 같은 건축물도 몇 개 있다고 해요.”
“흐음…”
카이엔은 가만히 파헤쳐진 자리를 쓰다듬었다.
과거 물 위에 있었을 마을이, 도시가, 신전이 지각 변동으로 가라앉고 바닷속에 파묻혔다.
그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오래전에 일어났을 일.
기록으로도 남지 못한 리치왕의 시절보다도 오래되었을까 아니면 그 후에 만들어진 신전일까.
잠시 땅을 만져보던 카이엔은 기묘한 기운을 느껴 손을 멈추었다.
‘…신성력?’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었다.
혹시 이 구덩이가, 구멍들이, 바다 괴물이 무언가를 찾기 위해 파낸 흔적이고 아직 파내는 중이었다면?
카이엔은 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난데없이 그가 맨손으로 흙을 파내자 다들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만 카이엔이 양손으로 땅을 긁어내는 것을 보고 바이스는 차고 있던 검을 검집째로 건네며 말했다.
“손 다치니까 이걸로 파세요.”
“어? 으응…”
“저 아래에 뭔가 있는 겁니까?”
“아마도.“
“왕자님, 나도 도와줄까?”
“나 혼자 할게. 다들 주변을 살펴줘.”
검집을 건네받은 카이엔은 그걸로 땅을 팠다. 그가 땅을 파는 동안 다들 주변을 경계했다.
물밖에서도 안 하는 삽질을 물속에서 하게 되었다.
얼마만큼 파냈을까.
그는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겹겹이 봉인에 싸인 무언가. 그것에서 미약한 신성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프라우디에…’
그는, 이상하게도 프라우디에가 떠올랐다.
리치왕의 심장 역시 봉인되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일까?
떨리는 손으로 그는 그것을 들어 올렸다.
신성력으로 억눌러놓은 것만 같은 그것은, 불투명한 구체 안에 있는 그것은 보석 같기도 하고 금속 같기도 했다.
“그게 뭐예요?”
“나도 몰라. 조사해봐야 할 것 같은데…”
신성력이 느껴진다며 그는 그것을 꽉 붙잡았다.
저 바다 괴물이 유적지에 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일 것이다.
신성력을 가지고 있는 그조차도 미약하게나마 느껴진 기운을 쫓아 파낸 것은 과연 무엇일까.
봉인을 풀어야 그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이런 데에 봉인되어 묻혀있던 것이 안전할 리가 없었다.
카이엔은 조심스럽게 그것을 품 안에 집어넣었다.
“일단 돌아갈까요?”
“응. 그러는 게 낫겠어.”
프라우디에는 괜찮은 걸까.
바다 괴물이 이쪽으로 오지 않은 걸로 봐선 프라우디에가 문제없이 잘 막고 있다는 뜻이겠지만 서둘러서 나쁠 건 없었다.
***
카이엔 일행이 유적지를 조사하고 있을 때, 프라우디에는 바다 괴물을 상대로 훌륭히 시간을 끄는 중이었다.
마법으로 겹겹이 무장한 그에게 바다 괴물의 공격 따윈 쉽게 피할 수 있는 것들뿐이었다. 단순한 몸통 박치기와 물어뜯기 정도였으니까.
하나 헤엄을 치는 인어들에게는 바다 괴물이 움직이면서 흔들리는 물길이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가까이 가기엔 시독도 문제였을 테고.
‘생각보다 시독이 강하다.’
인어 중에 중독된 자가 없는 게 다행일 정도였다.
이 녀석을 여기서 죽여버리다면 물속에서 썩으면서 독을 퍼뜨릴 가능성이 높았다.
안전하게 처리하려면 얼려서 바다 위로 끌어 올린 다음에 공중에서 폭발시키거나 태우거나 분해해 없애버려야 할 정도였다.
본 스네이크는 바다 괴물의 꼬리에 휘감겨 더는 못 쓰게 되었다. 미련 없이 그것을 버리고 프라우디에는 작은 뼈들을 뭉쳐 바다 괴물의 시선을 끌었다.
눈앞에서 헤엄치는 것들에 바다 괴물의 시선이 팔린 것을 보고 프라우디에는 안심하며 일행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 순간, 누군가의 음성이 들렸다.
- 당신은…?
“응?”
순간적으로 몸을 멈칫한 순간, 바다 괴물이 그의 눈앞까지 쑥 다가왔다.
바로 앞에서 멈춰선 그것의 눈동자 빛이 이전과는 달라진 것만 같았다.
주둥이에서 시독을 뿜어대던 녀석은 입을 꾹 다문 채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목소리는, 띄엄띄엄 이어졌다.
- 아…
- 아아…
- 아아아아아아…
흐느끼는 듯한 소리였다.
성별을 구분할 수 없는 목소리는 영문모를 신음을 흘렸다.
그와 동시에 바다 괴물의 몸이 서서히 스러지기 시작했다. 화들짝 놀란 프라우디에가 떨어진 살덩어리를 살폈지만 다행히 독은 퍼지지 않았다.
바다 괴물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그 자리에서 무너져내렸다. 떨어진 살점은 바닥에 닿기가 무섭게 흔적도 없이 썩어서 사라져버렸다.
후두둑 떨어지는 살점 속에 섞인 무언가를, 프라우디에는 마법으로 낚아챘다.
“이건…”
마치 리치들이 가지고 있는 라이프 베슬과 같은 형태를 띄고 있었다.
아마 이것이 중심이 되어서 바다 괴물이 움직이고 조종당했을 텐데 어째서 무너진 걸까. 프라우디에의 안색이 대번에 창백해졌다.
‘조사를…’
하지만 이걸 가지고 돌아갔다가 위치 추적 마법 같은 걸로 그들의 위치가 알려지는 건 아닐까?
프라우디에는 조심스럽게 바다 괴물의 안에 있던 조잡한 라이프 베슬을 살폈다. 추적 마법 같은 건 걸려있지 않았다.
어째서 그 괴물은 갑자기 무너져내린 걸까. 그를 보고 신음을 흘리던 이는 누구일까.
모르는 것투성이었다.
바다 괴물이 사라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유적지로 들어갔던 카이엔과 일행도 밖으로 나와 그와 합류했다.
덩그러니 남아있는 그를 보고 카이엔이 물었다.
“괴물은? 쓰러뜨린 거야?”
“아뇨. 갑자기 사라졌어요…”
“사라졌어?”
“정확히 말하면, 분해되어 없어졌어요. 으음, 이제 이 부근은 안전할 것 같아요.”
“그건 다행이네. 나는 유적지에서 이런 걸 발견했는데… 뭔지 모르겠어.”
“신성력… 봉인인가요?”
“그런 것 같아.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인어 왕국으로 돌아가요.”
고개를 끄덕이고 일행은 인어 왕국으로 돌아갔다.
안내인과 다시 합류하니 돌아가는건 쉬웠다. 안절부절못하던 안내역 인어는 괴물이 사라졌다는 말에 크게 기뻐했다.
인어 왕국에 도착해 페레우스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니 그 역시 기뻐하며 말했다.
“괴물이 사라졌다니! 참으로 다행이군. 고맙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괜찮습니다. 저희도 일이 있어서 간 것이니까요. 이제 슬로세이도 성인식을 할 수 있겠죠?”
“물론이지! 일단 안전성 여부도 점검해야 하니 좀 더 기다려주게. 내 이틀 안에 준비를 끝내지.”
“감사합니다.”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일행은 알현실에서 물러났다. 유적지의 뒤처리는 인어들이 해야 할 일이었고, 그들이 할 일은 따로 있었다.
손님방에 둥글게 모여앉은 그들의 중심에는 프라우디에가 획득한 바다 괴물의 라이프 베슬과 카이엔이 파낸 봉인이 있었다.
인상을 쓴 채 카이엔이 입을 열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마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함부로 의견을 낼 수도 없군요.”
“라이프 베슬과 봉인이라…”
“두 개 다 조사하긴 해야 할 거예요.”
프라우디에는 조심스럽게 봉인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파직, 하고 정전기처럼 따끔한 통증이 와서 봉인을 만질 수가 없었다. 느껴지는 신성력은 미약했지만 흑마법과 네크로맨시를 할 수 있는 그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서 카이엔은 프라우디에의 손을 살폈다.
“괜찮아? 다치진 않았어?”
“네. 조금 따끔했을 뿐이에요.”
“신성력이라 그런가… 일단 건드리지 말고, 물 밖으로 나간 뒤에 확인하자.”
“이틀 뒤가 성인식이라고 했죠?”
“그, 먼저 올라가 있어도 돼요. 얼른 시험 끝내고 올라갈게요.”
뺨을 긁적이며 슬로세이가 말했다.
“이틀간 바다에서 시간 낭비할 필요 없잖아. 성인식… 괜찮을 것 같고.”
“정말 괜찮겠어?”
“응. 바다 괴물도 무찔러줬잖아. 언니들 하는 말로 봐선, 어렵진 않나 봐.”
“그럼 즉시 돌아가도록 할까요?”
바이스의 말에 카이엔도 동의했다.
다시 한 번 인어왕인 페레우스의 앞까지 간 일행의 대표로 카이엔이 나서서 인어 왕국을 떠나 물 밖으로 나가겠다는 것을 밝혔다.
“일행들과 의견을 나눠보았습니다. 그곳에서 발견한 물건들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낯선 물속보단 익숙한 물 밖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슬로세이는 성인식을 마친 뒤 합류하기로 했고요.”
“허어… 벌써 돌아가려는 건가? 아직 보상도 책정하지 못했는데…”
“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곤란한 일을 처리해줬는데 아무것도 못 해준다니, 내 나중에 슬로세이를 통해 보상을 보낼 테니 받아주게나.”
“정말 괜찮은데…”
페레우스는 고집을 꺾지 않았기에 카이엔은 결국 보상을 받기로 했다.
인어왕인 그는 뭘 더 해주고 싶은 눈치였지만 연회를 열어준다고 해도 그들은 마법을 이용해서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데다가 식습관도 전혀 달랐다. 마음은 고맙지만 불필요한 제안이었다.
카이엔의 옆에 서 있던 슬로세이 또한 카이엔과 친구들이 얼른 물 밖으로 가야 한다며 의견을 보탰기에 페레우스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연신 아쉬움을 표현하는 그를 두고 카이엔은 일행을 챙겨 알현실을 나갔다. 근처 바다까지 안내해주는 건, 슬로세이 말고 다른 인어가 해주기로 했다.
“의외네요. 배웅하러 나올 줄 알았는데.”
“나도 일단은 공주고 할 일이 많으니까!”
바이스의 말에 슬로세이가 가슴을 내밀며 말했다.
나중에 또 보자고 인사를 나누고 일행은 인어 병사 한 명을 따라 물 밖을 향해 헤엄쳐갔다.
그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고 슬로세이는 바로 옆에 있던 기둥 뒤로 들어갔다.
“언니들!”
“우앗!”
“깜짝이야!”
“놀랐잖아.”
“숨어서 뭐 해?”
“어… 인간 구경?”
막냇동생의 물음에 세 인어가 대답했다.
그들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슬로세이를 붙잡고 물었다.
“아까 그 사람들이 인간이야? 우와… 나 살아있는 인간은 처음 봐.”
“인간들은 몸이 죄다 퉁퉁 불어있는 거 아니었어?”
“그건 익사체… 죽어서 그런 거야.”
“그래서 난 인간들은 그렇게 징그럽게 생긴 줄 알았는데.”
물 밖으로 나간 적이 없는, 그래서 살아있는 인간을 본 적이 없는 슬로세이의 언니들은 익사체=인간이라고 알고 있었다.
바닷물에 퉁퉁 불어서 끔찍한 모습이 된 것만을 봤으니 물 밖에 있는 인간들 또한 그렇게 생겼다고 여긴 것이었다.
이전에 카이엔이 인어 왕국을 방문했을 때는 얼굴도 보지 못한 그들이었지만 슬로세이가 바깥에서 데리고 온 인간들이 바다 괴물을 잡았다길래 호기심이 들어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고, 난생처음으로 살아 움직이는 인간을 목격했다.
“우리랑 다른 점도 없네?”
“그러게.”
“생긴 것도 멀쩡했어.”
“왕자님이 잘생긴 거야! 못생긴 인간들도 많아.”
혹시라도 언니들이 인간의 외모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가질까 봐 슬로세이가 급하게 덧붙였다.
그 말에 세 언니의 시선이 묘해졌다.
“뭐야- 왜 물 밖에서 지내고 싶다고 했나 궁금했는데-”
“인간 왕자? 우와, 옛날 이야기 같다.”
“그런데 그중에서 왕자가 누구야?”
“어떻게 그걸 모를 수 있어? 누가 봐도 왕자님인데! 까만 머리!”
“아, 맨 앞에 있던 그 사람이구나.”
“우리야 인간을 처음 봤는데 그걸 어떻게 아니?”
까르르 웃으면서 그들은 슬로세이를 놀려댔다.
그들 역시 멀리서나마 카이엔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카이엔 말고도 슬로세이가 데려온 인간들이 다들 예쁘고 잘생겼으니 누가 왕자인지 구분을 못 한 것뿐이었다. 인간과 인어는 의복 자체도 다르니까.
그 이야기를 하면서 세 언니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
“그 옆에 있던 사람도 잘생겼던데? 그 왜, 심해처럼 짙은 파란색 머리카락-”
“안 돼! 바이스 씨는 무서운 사람이야!!”
“에? 그래?”
“그래! 그러니까 절-대로 관심 가지지 마.”
바이스가 인어에게 관심을 가질 리는 없으니 슬로세이는 엄한 목소리로 둘째 언니를 향해 말했다.
그 모습을, 언니를 뺏기고 싶지 않은 동생의 귀여운 투정으로 받아들인 둘째 포베토이아는 슬로세이를 끌어안으며 뺨에 얼굴을 비볐다.
“안 그래~ 언니는 결혼 안 할 테니까 염려 마-”
“아니, 그런 거 아니…”
“우리 막내는 벌써 인간 왕자랑 결혼할 생각이나 하구, 언니들보다 어른이네~”
“으으으~”
“이제 성인식 하면 훌쩍 크겠다. 엄청 예뻐지겠어.”
“흑흑, 내 동생이 벌써 시집갈 때가 되다니…”
“그런 거 아니 거든?!”
언니들 앞에서 ‘왕자님은 나한테 관심 없어!’라고 외칠 수는 없었던지라 슬로세이는 부루퉁해져선 둘째 언니의 품에 안겨있었다.
그런 그녀의 옆에서 첫째 언니인 모르페아와 셋째 언니 판타소이는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래, 그러겠지-”
“그런데 인간이랑 인어랑 결혼하면 아이는 어떻게 생기는 거지? 물속에서 숨 쉴 수 있으려나?”
“그러게. 숨 못 쉬면 우리가 보러 가야 하잖아. 아빠 속상하겠다.”
“아니라니깐!!”
울상을 짓는 슬로세이의 심정도 모르고, 언니들은 막냇동생을 놀리는데 바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