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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왕자는 조용히 살고싶다-152화 (153/219)

152화

내부는 마치 오페라 극장처럼 생겼다.

위쪽 자리에서 내려다보니 아래가 훤히 보인다면서 이노스는 티아마티스에게 소곤거렸다.

가면을 쓰고 있던 티아마티스는 이노스의 말에 짧게 한숨을 쉬었다.

“가만히 있어라.”

“그치만! 왠지 재밌을 것 같아요.”

“재밌겠냐?”

가만히 있으라며 머리를 한 대 쥐어박자 그제야 이노스는 입을 다물었다.

현재 두 사람은 비밀 경매장에 위장 잠입한 상태였다.

카이엔에게 가미긴과 그가 알아낸 것에 대해 전해 들은 티아마티스가 이곳을 수상히 여겼기 때문이다. 이노스는 세상 경험 좀 해보라는 뜻으로 데려온 건데 놀러 나온 것처럼 신나서 이리저리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어차피 아직 시작하려면 멀었으니 이노스는 내버려 두기로 하고 티아마티스가 말했다.

“잘 봐둬라. 비밀 경매장, 집회. 이런 데에 수상한 물건이 나오기 마련이니.”

“직접 발로 뛰실 줄은 몰랐어요.”

“내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으니까.”

솔직히 안 끼고 싶긴 했지만 프라우디에가 연관되어있으면 자네인도 엮일 거 아닌가.

내 새끼 잘 돌보겠다고 마음먹었으니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에빌라이 공작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하고 있고 미심쩍은 일은 직접 눈으로 보는 게 나았다. 게다가 이곳은, 예전에 인어조차 경매대에 올렸던 곳이 아닌가.

‘지금 생각하면 이상하지.’

아무리 슬로세이가 어린 인어라고 해도, 친구와 만나기 위해 뭍으로 고개를 내미는 일이 잦았다고 해도 인어를 그리 쉽게 잡을 수 있을 리 없었을 텐데.

저번에 프라우디에가 천장을 날려버렸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잘 복구한 모양이었다.

이번엔 그가 부숴버릴까 고민하다가 티아마티스는 가만히 손을 내렸다.

“너도 그만 앉거라. 곧 시작할 것 같으니.”

“네.”

의자가 두 개 있었기에 이노스는 얌전히 티아마티스의 옆에 앉았다.

원하던 물건이 나올 때까지 두 사람은 말없이 경매를 구경했다. 물건들은 다양했다.

유명한 화가의 유작.

멸망한 왕가의 보물.

도난당했다고 알려진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물건들.

저주받은 액세서리.

희귀한 몬스터나 사냥의 전리품.

티아마티스는 무표정한 얼굴로 무대를 바라보았다.

시작은 평범했다. 1부가 끝난 뒤에는 한 시간 정도의 휴식 시간이 있었고 그 뒤 2부가 시작되었다.

휴식 시간이 지나고 나니 듬성듬성 비어있는 좌석들이 눈에 띄었지만 남아있는 인원은 본래의 절반 이상이었다.

경매의 2부에선 시작부터 이상한 것들이 튀어나왔다. 주로 마법 재료나 연금술에 쓰일법한 것들이었다.

고대 골렘의 핵.

여러 짐승의 특성을 섞어 만든 키메라.

어룡의 눈동자.

요정의 머리카락.

인어의 지느러미.

이노스는 인상을 썼다. 몬스터에서 뜯어낼 수 있는 가죽이나 발톱 같은 것들뿐만이 아니라 이종족의 신체가 아무렇지도 않게 거래되고 있었다.

힐끗 옆을 보니 티아마티스의 표정은 처음과 같았다. 무어라 말을 붙여보려다가 이노스는 그만두었다.

경매대에 오르는 물품은 빠르게 바뀌었다.

샐러맨더의 최후의 불꽃.

늑대 인간의 가죽.

케르베로스의 이빨.

개중에는 키메라, 호문쿨루스 같은 생명체 또한 있었다. 물론 프라우디에처럼 완연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괴물 형상 혹은 아주 작은 모습의, 플라스크 속의 살덩어리일 뿐이었다.

수조 안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뇌 같은 것에 이노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정말 여기서 뭘 발견할 수 있을까요?”

“잠자코 보고 있거라. 들은게 있어서 온 거니까.”

그의 말대로였다. 티아마티스가 그 말을 꺼낸 지 얼마 되지 않아 경매장에 마검이 하나 등장했다.

사회자는 큰 목소리로 저주받은 검에 대해 소개했다. 그제야, 가만히 있던 티아마티스가 경매에 참여했다. 그가 손을 들고 금액을 표시하자 이노스가 놀라서 물었다.

“저거 사려고요?”

“하나 사서 뜯어봐야지.”

만든 놈의 흔적이 남아있을 테니 그걸로 추적하면 될 테고.

그런데 의외로 꽤 경쟁이 붙었다. 금액이 계속 올라가자 티아마티스는 인상을 쓰면서 들고 있던 팻말을 내려놓고 더는 들지 않았다.

“에? 사는 거 아니었어요?”

“억지로 값 올리려고 하잖느냐. 안 사도 얻을 방법은 있다.”

“뭔데요?”

“도중에 가로채야지.”

“와… 도둑질…”

이노스의 반응에도 티아마티스는 굳건했다.

쓸데없는 마검을 사는데 돈을 쓰지 않겠다면서 경매가 끝날 때까지 버티고 있던 그는 경매장이 파한 뒤, 이노스를 숙소에 데려다주며 말했다.

“넌 짐이나 지키고 있어라.”

“전 안 데려가세요?”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하는 거지.”

혀를 차면서 그는 혼자 숙소에서 나갔고 이노스는 얌전히 방에서 짐을 지켰다. 티아마티스가 하는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그는 잠입 같은걸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언제 오시려나…”

고개를 기울이면서 한 시간 동안 짐 옆에서 쪼그려 앉아있던 이노스는 하품을 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금방 올 것 같지 않으니 목욕이라도 하면서 시간을 때울 셈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자정이 다 돼갈 무렵, 이노스가 꾸벅꾸벅 졸고 있을 때 창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며 티아마티스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안 자고 뭐 해?”

“으음, 오셨어요?”

“그래.”

“왜 이렇게 늦었어요?”

화난 척하면서 이노스가 허리에 손을 얹으며 묻자 티아마티스가 헛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증거 조작, 위치 조작. 그놈들 지금쯤 한창 주변만 맴돌고 있을 거다.”

“마검은요?”

“여기. 검집에서 뽑아야 위험한 모양이다.”

티아마티스는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면서 프라우디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공간 마법을 써서 허공에 작은 틈이 생기자 그 안에 마검을 밀어 넣었다.

“에? 바로 보내는 거예요?”

“오래 가지고 있어 봐야 좋은 것도 없고 검문이 있을 테니 그것도 귀찮다.”

“아.”

“늦게 자는 녀석이니 괜찮겠지.”

자고있어도 내일 아침이면 발견할 테고.

티아마티스의 생각처럼 프라우디에는 자고 있지 않았다. 마법으로 메시지가 전달된 후 바로 마검이 전송되자 프라우디에는 화들짝 놀라서 떨어지는 마검을 안전히 받아냈다.

‘봉인 마법’

검을 뽑으면 위험하다는걸 알리려는 건지, 봉인 마법이 하나 걸려있었다. 그리 강하게 걸어놓지 않아서 충분히 풀 수 있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프라우디에는 마검을 내려놓았다.

혼자 있을 때 조사해볼 수는 없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정했다.

엔베인에게도 보여주고 싶었고 카이엔에게도 말해줘야 했다.

다음날, 프라우디에는 카이엔에게 밤에 있었던 일에 대해 알렸다.

엔베인의 마검과 말이 통했던 것처럼 혹시나 이 마검에서도 무슨 목소리가 들린다면 카이엔에게 닿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전하니 카이엔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검집 안에 든 마검을 잡아봐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안 들리는데?”

“으음… 그런가요?”

“응. 뽑아야 하나?”

“그건 위험할 것 같아요. 엔베인 씨가 오기로 했으니 그때 봐요.”

하인이 엔베인을 부르러 갔으니 곧 올 거라며 프라우디에는 카이엔을 만류했다.

잠시 후 엔베인이 도착했다. 훈련 중에 카이엔과 프라우디에가 찾는다는 말에 정원으로 온 그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 걸음을 멈추었다.

그것은 울부짖는 것 같기도 하고 비명처럼 들리기도 했다.

하나인 것 같기도 하면서 여러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었다.

그에 비하면 그가 가진 마검은…

‘단일 개체야. 하지만 저건…’

아직 아무 말도 듣지 못했음에도 그는 카이엔이 들고 있는 검이 수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엔베인이 온 것을 알아차리고 프라우디에가 손을 흔들었다.

“엔베인 씨!!”

“아… 응.”

“티아마티스 님이 마검을 발견했다고 보내주셨어요. 왕자님은 아무 소리도 안 들리신다던데…”

“들려.”

“네?”

“…이상한 소리가 나. 아주 많은 사람이 웅성거리는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

“…위험하네.”

카이엔의 말에 두 사람 다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런 게 왜 경매장에 있던 거지?”

“티아마티스 님이 말씀하시길, 저주받은 검이라고 나왔대요.”

“하긴, 엔베인이 가진 마검만 봐도 닿는 것을 집어삼켜서 제 몸처럼 조종했댔지? 그런 물건인데 대체 어떻게 손에 넣은 거람.”

카이엔에게 검을 건네받은 엔베인은 마검을 얼굴 가까이 대보았다. 그가 들은 소리는 이 마검에서 들리는 게 확실했다.

그러나 함부로 뽑아볼 수는 없었다. 이전과 같은 기적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저런 게 더 있다면 끔찍한데.”

“맞아요. …가미긴 님을 불러봐야 할까요?”

“으음, 한번 물어볼게.”

티아마티스가 준 마검은 프라우디에와 엔베인이 지켜보기로 했다.

카이엔은 즉시 방으로 돌아가 수정구로 앙그라 마이뉴와 통신을 시도했다. 그런데 수정구에 비치는 얼굴은 다른 이였다.

루키푸게가 수정구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 어? 안녕? 오랜만이다?

“…앙그라는요?”

- 바빠. 무슨 일 있어?

“가미긴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그, 이상한 마검이 또 발견돼서요.”

- 그래? 그럼 내가 전해줄게.

“꼭 전해주세요.”

혹시라도 루키푸게가 잊어버릴까 봐, 카이엔은 한 번 더 당부했다.

다행히 바로 다음 날 가미긴이 영주성을 찾아왔다. 이번에는 저번처럼 밖에서부터 걸어온 게 아니라 저택 내로 바로 이동해서 왔고 즉시 프라우디에를 찾아갔다.

카이엔에게 그가 왔다는 걸 알리지 않고 바로 프라우디에의 연구실을 찾아간 그는 프라우디에를 보자마자 본론부터 꺼냈다.

“마검.”

“아, 네!”

인사할 겨를도 없이 마검을 요구하는 가미긴에게 프라우디에는 마검을 넘겨주었다.

그것을 이리저리 살피며 가미긴이 물었다.

“흠, 이런 게 발견됐다고?”

“네.”

“거참, 이런걸 만들려면 꽤 긴 시간이 걸릴 테고 재료도 많이 필요했을 텐데.”

“어, 어떤가요?”

“네가 보기엔 어때?”

가미긴은 프라우디에게 되물었다. 그 물음에 프라우디에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런 걸 쉽게 만들었을 거라곤 생각할 수 없어요. 검 자체도요. 하나만 만들었다면 경매장에 나왔을 리도 없고요. 검 자체도 함정이고, 이걸 만든 사람은 계속 무언가를 찾고 모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래. 수십 개의 영혼이 여기 한데 뭉쳐있으니까.”

가미긴은 가만히 마검을 든 손을 위로 올려보았다.

검집에서 뽑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듯 그가 말했다.

“다크 엘프를 불러와라.”

잠시 후, 엔베인이 불려왔다.

넓은 정원의 한쪽 구석에서 가미긴은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티아마티스가 걸어둔 약한 봉인은 즉시 깨졌고 검집에서 뽑히자 마검은 불길한 기운을 풀풀 풍겨댔다.

하나 이 자리에 있는 건 악마와 호문쿨루스, 마검과 동화된 다크 엘프였다. 아무리 흉악한 기운이어도 그들에게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다.

시커먼 칼날은 빛조차 반사하지 못했다. 엔베인이 가진 마검과 같았다.

가만히 마검을 든 손을 앞으로 내밀며 가미긴이 말했다.

“다크 엘프. 이 검을 네 마검으로 부숴라.”

“네?”

“네 손에 들린 검이 아무래도 프로토타입인 모양이야. 성질은 좀 다른 것 같지만 본질은 같다. 안 그래도 이전에 싸우다가 금이 갔다면서?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해봐라.”

“으으음…”

불러서 왔길래 무슨 일인가 했는데.

가미긴의 말에 반신반의하면서 엔베인은 마검을 들어 올렸다.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는 일단 가미긴이 시키는 대로 했다.

가미긴은, 흑마법에도 능력이 있는 악마였고 프라우디에를 예쁘게 봐주고 있으니까 동료인 그가 위험에 처하게 두진 않을 거라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엔베인이 내려치기 쉽게 가미긴은 검을 수평으로 들었다.

정확히 그 칼날을 노리고 엔베인이 마검을 휘둘렀다.

쪼개버릴 작정으로 힘을 줘서 내리치자 가미긴이 들고 있던 마검이 뚝 부러졌다. 그리고, 부러진 검에서 검은 기운이 새어 나와 엔베인이 들고 있는 마검으로 빨려 들어갔다.

“윽…!”

몸이 찌르르하는 통증에 엔베인은 인상을 썼다. 그와 동시에, 무언가가 몸속으로 훅 들어오는 느낌이 들어 무릎을 꺾고 쓰러지는 그의 머리 위에 누군가가 손을 올려 꾹 눌렀다.

“괜찮다. 괜찮아.”

뭐가 괜찮은 건진 모르겠지만 신기하게도 그 불쾌한 느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엔베인이 고개를 들자 프라우디에가 안절부절못하며 그에게 다가왔다.

“괜찮으세요?”

“응… 잠깐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젠 괜찮아.”

“검이 고쳐졌군.”

가미긴이 중얼거렸다.

그 말에 엔베인이 검을 보니 이전에 크라일라와 싸우던 중 금이 갔던 부분이 메꿔져 있었다. 게다가, 어쩐지 기운이 조금 달라졌다.

눈이 동그래져서 그는 가미긴을 올려다보았고 그는 차분히 제 생각을 이야기했다.

“처음 다크 엘프의 땅에 그 검이 버려졌을 때, 닿는 생물이며 몬스터를 침식했다고 했지. 그 드래곤이 보내준 마검 역시 같은 성질을 띄고 있었다. 다만, 쥐자마자 괴물화 되지는 않고 서서히 숙주의 몸이며 정신을 좀먹었을 테고.”

가미긴은 허리를 숙여 떨어진 파편을 주워들었다. 남은 파편에선 별다른 사념이 느껴지지 않았다.

“검은 숲은 이 나라만큼이나 그 땅이 넓지. 하지만 거기에 있을 것 같진 않고… 그럼 남은 건 통곡의 원인가?”

제국 아이칸트라와 소시에라 왕국 사이에 있는 둥근 땅.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진 곳이며 여러 몬스터가 서식하고 있는 땅이 그의 입에 올랐다.

“그럼 거기로 가야 하는 걸까요?”

“좀 더 조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뭣보다, 너희는 지킬 땅이 있으니까.”

괜히 자리를 비웠다가 이곳이 공격당하기라도 하면 낭패였다.

은밀하게 행동하는 놈이라 그 꼬리를 도저히 잡을 수 없었다. 다만, 그 마검 안에 담겨있던 것이 무언인지 가미긴과 프라우디에는 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프라우디에는 그 정체를 몰랐지만 가미긴은 알고 있었다. 이전에, 본 적이 있는 힘이었다.

“짙은 어둠이다. 깊은 원망이며 한, 처절한 울부짖음이지.”

“어떻게 만들었을지… 상상도 가지 않아요.”

“그래, 너는 기억을 잃었으니까.”

“네?”

의아해하는 프라우디에게 가미긴이 말했다.

“리치왕은 재해였지. 그녀가 지나간 자리에는 풀 한 포기도 남지 않을 정도로. 그녀의 힘은 모든 생명을 취했고 거두었고 썩게 했다. 그렇게 죽음을 뿌리고 다니던 자가 지난 길에 무엇이 남았겠나. 바로 죽임당한 생명의 통곡이지.”

“아…”

설마.

프라우디에는 떨리는 눈으로 가미긴을 바라보았다.

확인사살을 하듯 그가 종지부를 찍었다.

“이것은, 과거 리치왕이 썼던 힘이다. 그것의 발끝에나 미칠법한 정도지만.”

굉장히 끔찍한 소리였다. 그러나 그것조차 리치왕의 힘에는 못 미치는 정도라니.

믿을 수 없어서 프라우디에와 엔베인의 눈동자가 떨렸다. 고개를 숙인 프라우디에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가미긴이 천천히 토닥였다.

“너희 왕자 좀 만나서 이야기해야겠다. 그 고집불통 드래곤도 불러오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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