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화
그리델라가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세자르를 떠나는 날 밤.
주방에 부탁해 받은 간식이 담긴 바구니를 빗자루에 고정한 뒤, 라스는 늑대의 모습으로 그리델라의 등에 매달려 묶이게 되었다.
어색하기 그지없는 자세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불편해도 좀 참아. 그래도 바람 막아주고 있잖아.”
“으음…”
“자, 출발!”
그대로 빗자루를 타고 그리델라는 영주성을 떠났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야 하기에 낮에는 쉬고 해가 진 뒤에 빗자루를 타고 이동했다.
발푸르기스의 밤.
마녀들의 연회 장소인 헥실리아 산의 한 언덕 근처 평지.
약속된 장소에 도착한 그리델라는 빗자루를 집어넣고 라스와 함께 앞으로 걸어갔다.
산의 안개는 안쪽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짙어졌다. 어느 한 지점에서 그녀가 입을 열었다.
“마녀의 영지, 비술의 땅, 그리디올로스의 비원을 이어받은 자로서 입장을 원합니다. 발푸르기스의 밤 달빛 아래의 연회, 오늘의 이름은 귀환.”
그녀의 말에 안개가 걷히며 길이 하나 드러났다.
라스는 늑대 모습을 한 채로 그리델라의 뒤를 따라갔다.
좀 더 걸어가니 거대한 모닥불이 눈에 보였고 그것을 중앙에 두고 삼삼오오 무리 지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마녀들이 보였다.
성별도, 옷차림도 모두 제각각이었는데 입구 근처에 있던 이들이 그리델라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그리디-”
“아, 그 별명 싫다니깐!”
“어서 와 오랜만이야!”
“헉, 웬 늑대야?!”
“내 친구!”
“오오, 무슨 바람이 불어서 동물을 데리고 다닌대? 고양이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난 박쥐 데려올 줄 알았는데.”
“어때? 멋지지?”
“그러네. 늑대라니.”
라스는 이전에도 늑대인 척했던 경험이 있으므로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델라의 옆에 서 있었다.
마녀들도 다른 사람의 애완동물을 함부로 만지는 몰상식한 이들이 아니었기에 몇 걸음 떨어져서 감탄만 흘릴 뿐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다른 마녀들과 즐겁게 인사하면서 그리델라는 바구니를 내밀었다.
“나 간식도 가져왔어.”
“간식?”
“너 몰라? 나 정착했어!”
“와 진짜? 세상에!”
다들 놀라워하면서 마저 대화를 나누었다.
먹거리를 가져온 몇몇이 자신이 가져온 것들을 나누어주었고 그리델라는 많은 마녀와 인사했다.
그녀를 아는 이들은 그리델라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늑대를 보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중에는 사막에 터를 잡아서 그쪽 정보를 준 마녀도 있어서 반갑게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런 식으로 정보 교류를 했던 마녀들은 그리델라가 폐세자의 저택에 거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악동 같은 얼굴로 그들이 짓궃게 물었다.
“그리델라, 너 좀 어때? 저번에 듣기론 거기에 다른 사람들도 많다며.”
“그렇지.”
“왕자님 이야기 좀 해봐. 어때? 혹시 좋아해?”
“에이~ 그런 거 아냐. 그냥 좋은 사람이라 내가 염치 불고하고 얹혀사는 거지.”
슬로세이랑 손잡고 세자르에 왔을 때 집세라면서 돈을 주긴 했지만 카이엔은 그보다 더한 것을 그들에게 주지 않았나.
솔직히 그녀가 마녀긴 하지만 프라우디에가 너무 유능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웬만해선 프라우디에도 할 수 있으니 하는 일 없이 놀게 되었다.
한 번씩 약을 만들어주긴 했지만 요즘엔 손 놓고 있기도 했고. 기력 회복 물약의 레시피가 완성되자 그리델라는 물약 제조에도 손을 뗐다.
‘헉, 나 완전히 놀고 먹고 있었잖아!!’
라스는 주기적으로 마을에 내려가서 기사들이며 마을 자경단을 돕고 있고 엔베인은 잘은 모르겠지만 프라우디에가 연구하는 걸 도와주는 것 같았다.
완전히 놀고 먹는 건 그녀와 슬로세이뿐!
슬로세이야 어린애니까 그렇다 쳐도 그녀는 완벽한 백수였다.
카이엔은 영주로서 일하랴 사제로서 일하랴 엄청 바쁜데.
돌아가면 그 일이라도 좀 도와줘야겠다면서 그리델라는 한숨을 푹 쉬었다.
에빌이 보좌관 비슷하게 일을 돕고 있으니 그녀는 신전을 청소한다거나, 꾸미는걸 돕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모닥불이 타들어 가는 소리가 들렸다.
높이 쌓아 올린 장작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근처 풀밭에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 소리가 주변을 둘러쌌다. 다들 오랜만에 만나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땅에서 일어난 마왕 대리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마녀들은 자세한 사항에 대해선 몰랐지만 그저,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소란스러웠지.”
“그러게.”
“나 살던데도 막 괴물들 나왔는데.”
“난 흑마법사. 어휴, 나한테 불똥 튀기 전에 얼른 거처를 옮겼어.”
“겔로스에선 목 없는 기사가 나타나서 나라를 완전 쑥대밭으로 만들었잖아. 복구하고 있긴 하나?”
“어찌저찌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바다 괴물도 있고.”
그 이야기를 귀담아들은 그리델라는 입을 꾹 다물었다.
‘우리 왕자님이 그 대리전 승리자인 게 밝혀지면 위험하겠지?’
다른 마녀들의 이야기에 고개를 기울이며 악마 같은 단어를 꺼낸 마녀도 있었지만 그들 역시 자세한 것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리델라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 옆에서 라스가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다.
“응, 왜 그래?”
자연스럽게 그리델라는 몸을 숙이고 라스에게 가까이 붙었다. 그리델라가 다가오자 라스는 사람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별일 없군.”
“그러게.”
마녀 중에 당시 악마와 손을 잡은 자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게 아니라면, 모두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제거되어버렸거나.
마녀들이라고 해서 모두 연회에 참석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기 싫거나 오고 싶어도 올 시간이 없으면 빠지곤 했다. 그리델라 역시 2년 만에 방문한 참이었다.
‘흐음’
그리델라는 눈으로 집회에 참석한 마녀들을 확인했다. 물론 오지 않은 이들도 많겠지만, 그래도 저번에 본 이들은 거의 다 참석한 것 같았다.
인간들이 생각하는 마녀의 이미지와는 달리, 본래 그들은 자연을 벗 삼아서 살아가는 존재였다.
영혼에 새겨진 속성에 걸맞은 마법을 사용하며 약초에 대해 공부하고 별의 움직임을 읽는다.
개중에 악마의 힘에 매혹 되지 않는 이가 단 한 명도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인간도 악마에게 홀리는데 마녀라고 해서 다를 게 있을까.
그쪽에 관심이 있는 이들도 있었기에 그리델라는 한쪽에 앉아있던 마녀에게 다가갔다.
칙칙한 녹색 머리카락을 덥수룩하게 기른 여성이었는데 슬쩍 다가가 인사하니 받아주었다.
“안녕, 리비에?”
“으응. 안녕.”
“그러고 보니 너도 들었어? 그- 악마니 마왕이니 뭐니 하는 거.”
“어어…”
“엥? 관심 없어? 너라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다지…”
힘없는 목소리만 돌아왔다.
별 반응이 없었기에 그리델라는 고개를 기울였는데 리비에는 그리델라의 옆에 있던 라스를 힐끗 보더니만 입을 열었다.
“그러는 넌 어디서 뭘 하다 왔길래 늑대인간을 데리고 있…”
“으헉?!”
“헙!”
그리델라는 급하게 리비에의 입을 틀어막았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다들 자기들 이야기하는데 바빠서 그들에겐 관심을 주지 않고 있었다. 안도하며 그리델라는 손을 뗐다.
“그… 어떻게 알았어? 티 많이 나?”
“아니 별로… 그런데 늑대 인간들, 몇 년 전 사건으로 죄다 멸족된 줄 알았는데.”
“너 알고 있는 거라도 있어?”
“나, 예전에 늑대 인간 부족과 거래한 적이 있으니까.”
안 그래도 내려갔던 리비에의 눈꼬리가 훨씬 처졌다.
그녀는 한숨을 섞어가며 그리델라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당시, 늑대 인간이 무리 지어 살던 작은 부락에서 전염병이 퍼졌었다. 늑대 인간들은 근처에 있던 마녀인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해 그녀는 성심성의껏 약을 만들고 환자들을 돌봐주었다.
그녀는 외딴곳에 살고 있었지만 그 부족 역시 인간들과 섞이지 않고 살고 있었기에 도움을 요청할 이가 마녀인 그녀뿐이었다고 한다.
“병이, 조금 이상하긴 했어.”
감정 정리가 된 건지 리비에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
“내가 배운 그 어떤 병과도 달랐어. 닮은 구석은 많았지만 달랐어. 그리고…”
무릎 위에 올라가 있던, 꼼지락거리던 손가락이 꽉, 깍지를 끼었다.
“내가 약초를 구하러 가야 해서 일주일 정도 자리를 비웠는데, 모두 죽어버렸어.”
“병 때문에?”
“아니. 병 때문에 죽은 건 아냐. 완전히, 폐허가 되어있었어.”
라스가 코끝으로 그리델라의 손을 툭툭 쳤다.
이건, 그의 경우와 비슷했다. 그 신호에 그리델라는 리비에의 옆에 앉아서 가까이 몸을 붙였다.
“…자세히 이야기해 줄래?”
“으음…”
리비에는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당시, 그녀가 놀라서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보니 처참한 것은 외부 풍경만이 아니었다.
시체조차 남은 것이 없고, 그나마 군데군데 남아있는 게 핏자국뿐이었다.
파괴된 마을에는 그 잔해만이 나뒹굴었다. 숨어있던 이들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주변에 그들 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라스가 입을 열었다.
“…내 경우와 비슷한데. 난 겨우겨우 도망쳐서 목숨을 부지했지만 다른 이들은 어찌 되었을지…”
“그런데 이상하네. 왜 늑대 인간을 건드린 걸까? 게다가 시체조차 남지 않았다니.”
“그래서, 흑마법사 쪽을 의심했는데 내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리비에가 연회에 참석한 이유는, 그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함이었다.
단서라도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 온 거라 얼마 없는 사교성을 긁어모아 다른 마녀들에게 물어봤지만 다들 모른다는 말만 했다.
물어보다가 지쳐서 잠시 쉬고 있던 참에 그리델라가 다가온 것이었다. 리비에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나는, 주로 혼자 있었으니까… 늑대 인간들이 도와주라고 했을 때, 놀라긴 했는데 그래도, 조금은, 기뻤어. 도움이 되고 싶었으니까.”
“으음, 나도 무슨 일이 있는지 알고 싶은데. 늑대 인간들의 실종은 마왕 대리전에도 관계가 없던 것 같고…”
“그건 또 뭐야?”
“응? 아, 그런 게 있어.”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카이엔에 대한 이야기를 흘려버릴지도 몰라 그리델라가 웃으며 얼버무렸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이 발견한 흑마법사들은 시시했다. 프라우디에가 너무 강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늑대 인간들을 전멸시킬 정도의 힘은 없었다.
살짝 화제를 돌리며 그리델라가 물었다.
“생각해보니까 넌 악마에게 관심이 있었지?”
“응. 하지만 별다른 이유는 없어. 그저 다른 세계의, 다른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지. 게다가 난 약하니까 힘을 원했을지도. 먼 과거의 기록을 보면 좀 더 높은 마법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악마와 계약하려는 마법사들이 있었다고 심심찮게 나오잖아?”
“그렇긴 하지.”
“게다가 난 아무것도 못 했으니까…”
“아냐. 네가 다른 이유로 자리를 비웠던 것도 아니고 늑대 인간들을 도와주려고 그랬던 거잖아.”
그리델라는 리비에를 위로했다.
정체불명의 힘에 의해 일족이 위협당한 이들은 셋이었다.
늑대 인간, 뱀파이어, 그리고 다크 엘프.
이 중에서 뱀파이어의 경우엔 당주의 서자이자 담피르 혼혈이었던 이베리카 세르포그가 악마와 계약해 그의 대리인이 된 게 원인이었다.
그러나 늑대 인간과 다크 엘프의 경우엔 아직 밝혀진 게 없었다.
다크 엘프의 경우엔 수상한 마검이 숲에 떨어진 것이 계기였지만 그것이 엔베인에게 달라붙게 되었고 카이엔이 손을 댐으로써 해결이 되었지만 그 검을 숲에 둔 이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 수상한 물건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졌을 리가 없는데도.
‘뭔가가 더 있어.’
수상하고 꺼림칙하고 걱정되지만 알아낼 방도가 없으니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모닥불 소리, 이따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배경 삼아 오랜만에 얼굴을 보게 된 마녀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몇 시간이나 지났음에도 지도자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해가 저문 뒤부터 시작하는 연회였다. 자정이 지났으니 누군가가 나타나야 했는데, 그 누구도 마녀들에게 연회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몇몇 마녀들이 중앙의 모닥불 근처로 모였다.
“아, 오랜만이다.”
“안녕. 그런데 일단 인사는 둘째치고… 현 지도자가 누군지 알아?”
“네이글라 아냐?”
“야, 몇십 년 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그다음이면… 아퓌라?”
“땅의 마녀는 드무니까.”
나름대로 연식이 있는 마녀들이 지도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말해보았다. 그러나, 다들 모르는 눈치였다.
“어라?”
“그럼 우리는 누가 부른 거지?”
지도자는 누구지?
누가 우리에게 연회의 신호를 보낸 거지?
누가, 암호를 보낸 거지?”
“…뭐야 이거. 왜 아무도 지도자를 모르지? 이전의 연회에서 분명히 차기 지도자를 발표했을 텐데.”
“차기 지도자는 아퓌라가 맞아. 그런데 그 애가 보이지 않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중앙에서 시작된 웅성거림이 주변 마녀들에게 전파되었다. 그제야 이상함을 느낀 마녀들이 풀밭에서 일어났다.
그때, 누군가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다, 다들 모닥불에서 멀어져!!”
뜨거운 열기가 가까워졌다.
높게 쌓아놓은, 세워놓은 거대한 장작더미가 무너지면서 불붙은 통나무들이 마녀들을 향해 쏟아졌다.
다급히 불의 마녀들이 불꽃을 꺼뜨렸으며 물의 마녀들이 퍼지는 불꽃을 진압했고 바람의 마녀들은 무너지는 통나무를 막았다.
그러나 모든 불씨를 제거하지 못해서 그대로 들판에 불이 붙고 말았다.
마른 풀에 빠르게 불씨가 퍼져나가고 마녀들은 혼란에 빠졌다.
불은, 사방으로 퍼지지 않았다.
마치 마녀들을 빙 둘러싸듯이 둥근 원을 그려냈다.
그것이 이상하다는 것쯤은 어린애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연회가, 습격받은 것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저 불, 어떻게 못 꺼?”
“안 꺼져!”
“누구 짓이야? 인간? 마녀 사냥꾼?”
“일단 대피! 대피해!”
여러 목소리가 뒤섞이며 조금 전까지 이야기가 오가던 들판은 난장판이 되었다.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이도 있었지만 그 순간 불꽃이 확 치솟아 올랐다. 자연적인 불꽃이 아닌, 누군가가 힘을 가했다는 증거였다.
갇힌 거다. 누군가가 그 말을 입 밖으로 내기 전 비명이 울려 퍼졌다.
“꺅, 이거 뭐야?! 이거… 이거!!”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장소는, 불이 꺼져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작더미 안이었다.
장작더미를 살피는 마녀들의 눈동자가 커졌다.
불에 타서 까맣게 그을린 시체가, 그 안에 있었다.
높게 쌓아 올린 장작은, 그에 불을 지펴서 만든 모닥불은.
항상 연회에 있던 그 표식은, 거대한 모닥불은 장작과 함께 마녀를 불태우고 있었다.
다들 비명을 질렀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순간 다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시신.
까맣게 타버려서 누군지 식별조차 할 수 없는 그 시신이.
차기 지도자이자, 이번 연회를 주관했어야 할, 이끌어나갔어야 할 마녀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