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화
티아마티스는 프라우디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게 된 순간부터 독스 백작가를 주시해왔다.
대체 누가 독스 백작에게 리치왕의 심장 따위를 준건지 알아내야 했다.
그리고, 긴 관찰 끝에 그 꼬리를 잡게 됐다. 그 안에 꽤 유능한 첩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힘들었을 텐데 용케 알아냈군.”
“뭘요. 그나저나 유명하신 분은 참 힘들겠어요. 변장까지 하고 나오시고.”
청록색 머리카락의 소녀가 정면의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맞은편에는 말끔한 정장 차림의 귀족 청년이 앉아있었다.
목소리를 낮추며 그녀가 말했다.
“그 누가 당신을 에빌라이 공작이라고 생각하겠어요?”
“소리가 새어 나가지 못하게 했지만 입을 조심하게. 나보다 네가 더 눈에 띌 수도 있으니까.”
청록색 머리카락이 흔한 것은 아니니.
그 말에 에이바토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프라우디에가 백작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본인도 원한 것이었지만, 넌 정말 괜찮은 건가?”
“네. 물론이죠.”
에이바토스는 연금술을 익히지 않기로 했다.
독스 백작도 에빌라이 공작의 눈치를 보고 있어서 그녀에게까지 비술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몸을 사리고 있다며 그녀가 말했다.
“계속 있었으면 프라우디에는, 오빠는 그저 실험체로밖에 이용되지 못했을 테니까요.”
바보같이 순해 빠져서는, 하기 싫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프라우디에가 그저, 만들어진 생명체임을 알면서도 에이바토스는 그를 가족으로 여겼다. 독스 백작가에서 프라우디에를 걱정하는 유일한 사람인 그녀의 말에 티아마티스가 말했다.
“더이상 조사하는 건 위험할 수 있으니 너도 손 떼거라. 내가 알아서 처리 하마.”
“네.”
할 이야기는 마쳤다.
조심히 돌아가라는 말을 건네며, 티아마티스는 카페에서 나왔다.
에이바토스는 그에게 그녀가 조사한 내용을 적은 수첩을 건넸고 티아마티스는 호신용으로 마법이 담긴 아티팩트를 하나 건넨 뒤였다.
저택에 도착한 뒤에 티아마티스는 수첩의 내용과 그가 알아낸 정보를 비교하며 머릿속으로 정리를 해보았다.
봉인된 리치왕의 심장을 찾아낸 자.
그것을 한낱 귀족 연금술사에게 건네서 뭘 어쩌려고 했을까.
‘혹시, 그놈들은 독스 백작이 리치왕을 부활시키려는 줄 알았던 건가?’
독스 백작은 아이가 없어서 그의 뒤를 이을 자식을 얻으려고 했다. 물론 프라우디에가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돼서 에이바토스가 생겼기에 그 계획은 말짱 꽝이 되었지만.
게다가 프라우디에의 안에 존재하는 리치왕은 유순하기 그지없는 상태였다.
지금 프라우디에는 바깥에 나와 사는 거나 마찬가지니 그놈들이 접촉할 수도 있지만 세자르의, 특히 영주성의 경비는 철저하니 이상한 놈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을 터였다.
‘어중이 떠중이거나 확고한 목표가 있었거나.’
이 땅에서는,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옥의 마왕을 뽑기 위한 대리전이 벌어졌다.
카이엔과 마주친 흑마법사도 꽤 있었지만 카이엔과 그 동료들 선에서 다 정리가 되었다.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놈들이라면 꽤나 심지가 굳은 놈들이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악마와 계약하지 않고도 제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거나.
‘주의를 줘야겠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어디서 쿠궁하는 굉음과 함께 뭔가가 무너져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라 티아마티스는 창밖을 확인했다. 이노스한테 마법 연습을 하라고 내어준 연습장이 지붕이 무너져내리면서 굉음과 함께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하아…”
고개를 숙이며 티아마티스는 커튼으로 창문을 가렸다.
이번엔 대체 뭘 했길래.
얼른 가봐야겠다며 그는 서둘러 방 밖으로 나갔다.
***
마신전은 한가했다.
낮에는 애들이 놀다 가면서 꽃을 꺾어다가 장식해주기도 하고 장사가 잘되게 해주라며 기도를 하고 가기도 했다.
저녁에는 카이엔이 사트로누스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오거나 말을 타고 다녀오곤 했다. 물론 호위로 다른 이들이 따라왔다.
“오늘도 할 일은 없네.”
매일 적어도 한 시간씩은 마신전에 들렀다 가는 카이엔이었다.
있지도 않은 먼지를 털기도 하고 밤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했다.
이곳 사람들은 그가 여기 오게 되면서 몬스터나 이종족과 가까워져서 마신전이란 이질적인 존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밖은 어떨까.
성국 사제들이 왔다 갔지만 완전히 긍정적인 이미지가 되진 않을 것이다.
인간은 어둠을 두려워해 불을 밝혔으며 죽음을 두려워해 하루라도, 1분 1초라도 더 살기를 바라니까.
물론 그 역시 같았다.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어둠이 무서웠다.
어렸을 땐, 더욱 그랬다.
“그르릉.”
- 무슨 생각 하나?
“그냥… 옛날 생각?”
“으릉. 킁.”
- ”이미 지나간 일들이다.”
“그렇지.”
카이엔은 사트로누스의 털을 쓰다듬었다.
“네가 있어서 다행이었어.”
사트로누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카이엔이 털을 쓰다듬게 두었다.
한참 동안 신전 앞에 앉아있다가 카이엔이 몸을 일으켰다.
“돌아갈까?”
다들 걱정할 테니까.
물론 지켜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빗자루를 타고 있는 그리델라가 손을 흔들어주었다. 오늘의 호위는 그리델라였다.
빗자루를 타고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녀를 발견한 마을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손을 흔들었었지.
피식 웃으며 돌아가려는 카이엔을 보고 사트로누스가 낮게 짖었다. 짖으면서 꼬리를 바닥에 탁탁 치니 카이엔이 조심스럽게 사트로누스의 등 위에 올라탔다.
“너무 빨리 달리진 말고.”
그러나 사트로누스는 카이엔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출발했다.
말이 달리는 속도와 비슷하게 달리는 사트로누스의 등에서 굴러떨어지지 않게, 카이엔은 사트로누스를 꽉 붙잡았다.
그가 덩치가 작은 것은 아니지만 사트로누스도 부쩍 커져서 그를 태우고 다니려고 했다.
영주성에 도착하니 바로 앞에서 등잔을 들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던 비셰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기다렸어?”
“네. 얼른 들어가요.”
그가 언제 올지 몰라 걱정하고 있던 모양이다. 그리델라가 따라갔으니 무슨 일이 있었다면 바로 신호를 보냈을 텐데.
사트로누스도 영주성 안으로 들이기 위해 카이엔은 물수건을 들이밀었다.
“자, 발바닥 닦자.”
“크릉.”
- 싫다.
“정원에서 자려고? 이슬 맞는다.”
“으르릉.”
사트로누스는 고개를 저었다.
결국 양보해서 흙먼지만 털고 가기로 하고 카이엔은 물수건이 아닌 마른 수건으로 사트로누스의 발바닥을 닦아주었다.
“바이스는?”
“할 일이 있으신가 봐요.”
“그래서 네가 나와 있었구나?”
“아하하…”
“너도 피곤할 텐데.”
“아녜요, 멀쩡해요. 몽마인걸요!”
“넌 낮에도 깨어있잖아.”
어차피 옷만 갈아입고 자면 된다.
비셰를 돌려보낸 카이엔은 사트로누스와 함께 계단을 올라 방으로 향했다. 비셰마저 시녀로 들인 보람이 있게, 바이스는 요즘 외출이 잦아졌다. 때때로 글라스도 데려가곤 해서 그 두 사람이 없을 땐 비셰가 시종 혹은 시녀 일을 했다.
이번엔 또 어딜 간 거람.
물어봐도 웃기만 하고 대답을 해주지 않으니 알 수가 없었다.
***
“맞아, 왕자님. 나 잠깐 외출할 일이 있어.”
“뭔데?”
“연회.”
“연회?”
그 말에 카이엔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간만에 함께 모여서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그리델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분명 무슨 큰 이유가 있을 거라고 다들 짐작했다. 역시나, 그리델라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튀어나왔다.
“마녀들의 연회. 이전엔 마왕 대리전 때문에 난리도 아니어서 소식도 못 받았는데 이번엔 얼굴 좀 비춰야겠어. 정보원 해준 애들도 있구.”
“흠, 그럼 다녀와야지. 뭐 필요한 거 없어?”
“나눠 먹을 간식 정도? 없어도 되구!”
“마녀들의 연회는 뭘 하는 거예요?”
“별거 없어. 그냥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는 거라서. 마녀들은 주로 떠돌이 생활을 하니까 연락 닿기가 쉽지 않으니 1년에 한 번 정도 만나는 거고.”
프라우디에의 물음에 그리델라가 바로 대답해주었다.
“인간들에게 마녀는 불길한 존재지. 사악한 마술을 부린다고 하는데 뭐… 나도 처음엔 도둑질이나 하고 있었으니 할 말이 없네.”
“그건 슬로세이를 구하려고 그랬던 거잖아.”
“인간들 입장에선 도둑놈이지. 으음, 주로 다들 숨어 살거나 떠돌아다니는데… 다 편견 때문이지. 나중에 왕자님이 가진 힘이 더 커지고 땅도 더 넓어지면 마녀를 위한 마을도 하나 만들어줘.”
“그래.”
“와, 정말?”
“영토 확장하려면 전쟁밖에 답이 없지만요.”
“에.”
“나중에 주변 귀족 중에 잘못한 사람이 있어서 그 땅이 나라에 귀속되면 왕자님이 뜯어와 버리죠.”
“어… 그래.”
바이스의 말에 카이엔이 떨떠름해 하며 대답했다.
그런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의 중얼거림에 바이스가 한마디 보탰다.
“저한테 맡겨주십시오.”
“…너 집 나왔잖아.”
“그렇게 선언했지만 아직 가계도에서 파이진 않았습니다. 저번에 확인했고요.”
“어… 그래.”
후작은 아직도 바이스를 포기 못한 건가?
바이스의 여동생도 굉장한 인물이라던데 왜 그렇게 바이스를 놓지 못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델라의 외출을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지만 유독 비셰만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무슨 일 생기진 않겠죠? 저도 집 나갔다가 이상한 일에 휘말려서 엄청 고생했는데. 그리델라 씨도 그러면 어떻게 하죠?”
“아, 그럼 나랑 같이 갈래?”
“네?”
“사역마라고 해서, 마녀들이 계약으로 부리는 애들 있거든. 동물에 마법을 걸어서 만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간혹 소환으로 연을 맺기도 하고. 소환은 엄~~청 희귀한 경우라 나도 본 적은 없고 책에서만 적혀있는 거지만.”
“전 몽마라서 들키지 않을까요?”
“하긴, 비셰는 약하니까!”
“악마의 기척을 느낄 수 있는 마녀도 있긴 하겠지…”
자기가 약하다는 건 잘 알고 있는지라 그 말은 약점조차 되지 않는 비셰였다.
누굴 데려가도 된다는 건가? 마녀의 연회라면 굉장히 비밀스러운 장소일 텐데?
카이엔은 의아해했지만 그리델라는 연회에 대해 몇 가지 더 알려주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라스에게 시선이 옮겨졌다.
늑대인간이기도 하고 옆에 있을 땐 늑대 모습을 하고 있으면 되지 않냐고.
그 말에 라스가 가만히 있다가 말했다.
“음, 그럼 같이 갈까. 나도 비셰 일을 보기도 했고, 걱정되니까.”
“와, 고마워! 그럼 이거 하나 줄게.”
그리델라가 마력을 담은 목걸이를 하나 만들어서 라스에게 건네주었다.
“늑대 모습으로 같이 가면 돼. 인간 모습으로 변할 일은 없을 테니까 안심하고.”
“으음. 그러면 좋겠네.”
“히히. 다들 고양이 아니면 두꺼비, 박쥐나 데려올 텐데, 내가 제일 멋지겠다!”
간식도 가져가고 늑대도 데려가고!
그리델라는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오랜만에 마녀 친구들을 만나게 돼서 그런 건가, 싶었다.
웃고 있는 그녀에게 프라우디에가 질문을 건넸다.
“마녀한테도 왕이 있나요? 비셰 씨네처럼요.”
“우린 주로 뿔뿔이 흩어져서 생활하니깐, 왕이 있다기보단 중심이 되는 사람 정도? 아, 왕이라고 해도 되는 거려나?”
“그러고 보니 저희는 마녀에 대해 아는 게 없네요.”
“다들 비슷하잖아. 이종족인걸!”
모를 수밖에 없다면서 그리델라가 알려준 내용은 이러했다.
마녀는, 마녀끼리의 혼인으로 태어나기도 하고 인간 중에서도 마녀로 태어나는 자가 있다.
비슷하게 부모가 모두 마녀여도 자식은 인간일 수도 있었다.
주로 떠돌아다니지만 정체를 숨기고 정착할 수도 있었다.
마녀의 마법은 마법사와는 다른 그 영혼에 새겨진 힘. 그래서 태어날 때부터 그 힘이 정해져 있다. 조금 억울한 일일 수도 있지만.
동물에게 마법을 부려 하수인으로 이용하고 약을 공부하고 별자리를 읽으면서 점을 친다.
마법사에 비하면 그리 대단한 마법은 쓰지 못하기도 하고 속성을 벗어나는 마법에도 한계가 있다며 그리델라는 뺨을 긁적였다.
“그리고, 애초에 마법은 타고나야 하고.”
영혼에 새겨진 자신만의 속성.
그것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고 그 종류도 매우 많았다. 다만 비슷한 카테고리에 속한 속성이 있었다.
“나는 바람의 마녀야.”
“어쩐지,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 그렇게 빨리 도망쳤던 거군요.”
“여러모로 응용이 중요한 법이지.”
글라스의 말에 그리델라가 가슴을 내밀며 말했다.
빠른 이동, 그리고 발소리를 죽이는 힘.
하지만 그리델라는 바람 마법만 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다른 속성 마법도 사용할 수 있지만 고유 속성보단 위력이 떨어진다는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연회 날짜는 매년 같고 장소도 마녀만 올 수 있도록 막아놓거든. 그 자리에서 지도자는 차기 지도자를 선발해내고 혹시라도 지도자가 사망하게 되면 그 마녀가 선택한 차기 지도자에게 신호가 가게 되어있어.”
“언제 떠나는데?”
“내일 밤이요.”
“빠르잖아?!”
“이동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요. 오고 가는 거 포함하면 거의 일주일?”
“괜찮겠어?”
“에이, 한두 번 가는 것도 아닌데 뭐.”
“너 말고 라스.”
“아. 라스, 괜찮아?”
“괜찮지 않을까 하는데.”
“걱정 마. 중간중간 땅으로 내려와서 쉴 거야. 그때 잠도 자고 밥도 먹을거고.”
“그럼 괜찮겠네요.”
“어차피 연회는 하루만 하는 거라 금방 올 수 있어.”
라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이엔도 잘 다녀오라고 허락해주었기에 그리델라의 연회 참석이 확정되었다.
라스와 함께 참석하기로 정해진지라 그리델라는 저녁 식사 후 라스를 따로 불러냈다.
정원을 산책하자는 말에 라스는 그리델라를 따라갔다.
“같이 가준다고 해서 고마워!”
“뭘. 걱정되긴 했으니까.”
“아하하.”
웃으면서 그리델라는 라스와 나란히 걸어갔다.
밤바람은 차가웠지만 그리 춥진 않았다.
다섯 걸음 정도 걸어갔을까. 그리델라가 입을 열었다.
“실은, 나 왕자님이 마왕 대리전에 끼게 되었을 때 엄청 걱정 많이 했어.”
“왜 그렇게 생각한 건데?”
“그야, 인간들이 흔히 생각하는 마녀 이미지가 있잖아. 악마와 계약한 하수인 같은 거. 연회 초대장이 날아온 걸 보면 지도자는 멀쩡하고 마녀는 휘말리지 않은 모양이지만…”
“초대장?”
“응. 지도자가 마녀들에게 보내는 신호 같은 거. 암호문을 보내는 거지. 이번 연회의 암호 같은 거.”
“지도자는 모든 마녀의 위치를 알고 있는 거야?”
“대대로 지도자는 땅의 속성을 가지고 있거든. 대지는 만물의 어머니라고 하잖아? 이 땅에 발 디디고 있는 생명체에 대한 위치정보쯤이야.”
“…대단한데.”
“마녀 한정이지만. 인간들 위치까지 하나하나 알 수 있었다면 머리 터졌을걸?”
아무튼 이번에 가게 되면 친분도 나누고 마왕 대리전에 대한 것도 물어봐야겠다며, 그리델라는 웃었다.
“연회에서 잡담하는 건 돈이 안 들 거 아냐~”
“하긴. 보석값으로 꽤 많이 지불했다던데.”
“그렇다니깐! 나 바이스 씨한테 빚지는 것만 같았어. 으으-”
너스레를 떠는 그리델라를 보며 라스는 작게 웃었다.
밝은 성격인 그녀와 함께 가는 길이라 둘만 가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 그의 생각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그리델라는 함께 연회에 가는 라스에게는 다른 이야기를 더 해주었다.
일단 연회에 가서는 계속 늑대인 척 해야 하고 나중에 짠, 하고 정체를 밝힐 거라는 말에 라스는 침음을 흘렸다. 정말 그래도 되는 걸까 싶었지만 그리델라가 자기만 믿으라며 가슴을 탁탁 쳤다.
“마녀들은 서프라이즈를 좋아해!”
“으음… 알겠어.”
“그리고 가서는 왕자님에 대한 것도 물어봐야겠어. 정보 수집해야지.”
“위험한 일 없게끔 잘하자.”
“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