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화
그들은 장소를 옮겨서 기사단으로 향했다.
연무장에 가니 마침 글러티나와 자네인이 대련을 하고 엔베인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한창 검을 맞대던 그들은 카이엔이 연무장 문턱에 들어서자마자 대련을 멈추고 카이엔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미안. 한창 대련 중일 텐데 끼어 들어버렸네.”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훈련이었다면 멈추지도 않았을걸?”
카이엔의 뒤에는 사제며 성기사로 이루어진 사절단이 있었다.
종족을 밝힐 필요는 없었기에 그들은 반갑다는 인사만을 건넸다.
그리고 카이엔은 엔베인에게 손짓을 했다.
“이쪽이 그때, 제가 더스크라이즈에서 데려온 이입니다.”
“아, 다크 엘프…”
“그때 그곳에서 만났던 사제분들께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아.”
“그렇군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확실히… 그렇게 나쁜 느낌이 들진 않아요.”
다크 엘프가 사는 땅이 기묘하긴 해도 다크 엘프 자체가 사악한 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더스크라이즈 깊숙한 땅에서 흘러나오는 죽음의 기운에 몬스터의 시체가 언데드화 되어서 돌아다니다가 더스크라이즈 밖으로 나가는 것을 경계하면서 물리치고 있었다.
성녀 메르실라도 엔베인을 적대하지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는 걸 보고 카이엔은 내심 안도했다.
엔베인은 마검을 가지고 있고 언데드화 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였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메르실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전의 사령 기사의 경우엔 정말 기분 나쁜 기운이 느껴졌거든요. 다크 엘프 분을 만난 건 처음인데 역시 소문은 믿을 게 못 되고 직접 보는 게 더 좋네요.”
“더스크라이즈의 땅에서 죽음의 기운이 흘러나오긴 하지만 저희가 그 힘을 다룰 수 있는 건 쓰지 못하면 죽기 때문이니까,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게요. 이전의 겔로스의 사령 기사 사건 이후 더스크라이즈로 피난 가신 분들도 있어서 다크 엘프 분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정말 좋은 분들이라고요.”
엔베인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지만 메르실라는 그녀와 에밀의 사제들이 다크 엘프를 적대하지 않는다는 걸 알리고 싶었던 건지 열심히 이야기를 했고 엔베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티는 잘 안 나지만 엔베인도 굉장히 긴장하고 있을 것만 같아서 카이엔은 얼른 그사이에 끼어들었다.
“제가 소개해드릴 사람들은 이제 끝입니다. 그럼, 연무장에 온 김에 혹시 성기사 분들께서 제 검을 봐주실 수 있을까요? 신성력을 오러처럼 쓰는 성기사 분들께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
“저희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야. 얼마든지 가르쳐드리겠습니다.”
하이낙이 바로 대답했다.
카이엔의 신성력을 궁금해했던지라 다른 이들도 그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이스가 재빨리 한쪽에 놓여있던 목검을 가져와서 카이엔에게 내밀었다.
“그, 제가 아직 힘을 쓰는 데는 서툴러서 시간이 좀 걸립니다.”
미리 양해를 구한 뒤 카이엔은 목검을 손에 들고 신성력을 일으켰다.
손부터 시작해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신성력이 목검을 둘러싸는 모습에 다들 크게 놀랐다.
그들의 신성력과는 조금 다른 것 같지만 기분 나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신성력으로 감싼 목검을 내밀며 카이엔이 말했다.
“이걸 잘 쓰고 싶은데 안 되네요. 연습을 봐줄 만한 사람도 없고. 지내시는 동안에 가르침을 좀 받고 싶습니다.”
“저로도 괜찮다면야… 그런데 혹시 치유능력 쪽은 어떠신가요?”
“그건… 자네인, 혹시 오늘 훈련하다가 다친 사람 있나?”
“없습니다만… 하나 만들까요?”
“아니 됐어. 그러니까 혹시라도 몸에 상처 낼 생각하지 마.”
기겁을 하며 카이엔이 손을 저었는데 옆에 서 있던 바이스가 슬쩍 자신의 팔을 내밀며 물었다.
“찌를까요?”
“너도 하지 마.”
단호한 대답에 바이스는 웃으면서 물러났다.
“으음, 치유는 나중에 연습해도 되니까요. 연습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그렇겠죠?”
“왕자님, 이제 일하러 가실 시간입니다.”
“아, 그래? 그럼 다시 돌아가야겠군요. 사제님들은 어떻게 하실 예정이신가요?”
“간단한 봉사 활동 시간을 가지려고요. 마을로 가도 될까요?”
“안내인을 붙여드리겠습니다.”
영주성을 거의 한 바퀴 돈 뒤라 카이엔은 다시 일을 하러, 사절단은 마을로 가기로 했다.
세자르에 오기 전부터 영지민을 대상으로 치료소를 며칠만이라도 하고싶다는 게 편지 내용에도 있었으므로 카이엔은 흔쾌히 그들의 봉사활동을 허락했다.
카이엔의 도움으로 마을 광장에 커다란 천막을 설치하고 사제들은 그곳에서 환자들을 돌보게 되었다.
심각한 환자는 없었고 어린애들이 놀다가 다쳐서 오거나 노인들이 관절 통증을 호소하며 오는 경우가 많았다.
사제들이 직접 치료를 해주는 모습에 환자보다는 구경꾼이 더 많이 몰릴 정도였다.
“평화로운 마을이네요.”
“그러게.”
“검은 숲이 바로 앞이라 좀 더 위험할 줄 알았는데.”
사제와 성기사들은 각자 대화를 주고받았다. 사제들은 환자를 돌보면서 영지나 카이엔에 대한 걸 묻기도 했다.
치료소를 방문하는 이들 대부분이 노인인지라 그들은 카이엔에게 호의적인 이야기를 마구 쏟아냈다.
맨 처음 세자르 남작이 쫓겨난 왕자를 데려오고 나서 있었던 일이라던가, 그 왕자가 만티코어를 타고 다닌 일이라던가 산책을 하고 나온다거나.
물어보지 않은 이야기까지 줄줄 해주다 보니 그들은 카이엔에 대한 굉장히 쓸데없는 정보 또한 얻게 되었다. 이따금 한 번씩 햄스터를 머리에 얹고 산책한다는 말을 듣고는 웃음을 터뜨릴뻔했다.
“마신전에 대해서는 들어보셨나요?”
“신전? 아- 짓는 건 봤지.”
“안 가시나요?”
“이미 구경은 가봤는데.”
“이종족이 늘어나면 안전이라던가, 걱정되는 부분은 없으신가요?”
“지금까지 아무 일 없었으니 괜찮을 것 같은데요.”
“인간 중에도 나쁜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에 비하면 영주성에 있는 젊은이들은 다 착하고 좋은 분들뿐이지!”
인간에 가까운 이종족들을 많이 봐온 덕분일까.
세자르의 주민들은 이종족과 몬스터에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사제들은 그런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들었다. 그들 또한 방금전 카이엔의 안내를 받아 영주성을 구경하면서 이종족으로 추정되는 이들을 만나지 않았던가. 좀 특이한 이들도 있었지만 다들 나쁜 사람들 같진 않았다.
저녁까지 봉사활동을 마치고 천막을 정리한 다음 그들은 마신전을 보러 갔다.
슬슬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가는지라 근처에서 놀던 아이들도 떠난 뒤라 신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근처에 아이들이 놀면서 만든 모래성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사제들은 미소를 지었다.
“미약하지만, 신성력이 느껴지네요.”
카이엔이 왔다 가면서 기도를 해서 생긴 걸까?
성녀인 메르실라는 거의 없다시피 한, 흔적만이 남아있는 신성력을 용케 발견했다.
카이엔이 보여줬던 기운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신께서 직접 계시까지 내려주셨건만 어둠의 신을 경계하는 이들은 남아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이곳까지 온 것이었다.
신전의 기둥 하나에 손을 올리며 메르실라가 입을 열었다.
“어둠의 신이라고 해도 이 기운은 너무나도 따뜻해요. 게다가, 인간들이 이종족을 배척하는 건 변명하지 못할 사실이니까요.”
“나쁜 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성국은 어떤 입장을 보여야 할까.
빛의 신 말고 모습을 드러낸 어둠의 신을 인정하느냐 마느냐.
사제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하나 에밀을 떠나 세자르까지 온 이들은 직접 신전을 확인했고 유일한 사제인 카이엔을 만났다.
그들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어차피 사제는 그분 한 명 뿐이에요. 그러니 괜찮지 않을까요.”
신전만 존재할 뿐이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성국 에밀은 마신전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이 천신의 교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막아서지 않을 것이다.
***
마신전이란 건 대체 뭘까.
사절단은 고민에 빠졌다.
카이엔은 영주 일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 신전에 새겨놓을 규칙을 정할 생각까지 하려니 머리가 깨지는 모양이었다.
피곤한 얼굴로, 내용 좀 봐달라고 내민 종이에 적힌 것들은 정말로 기본적인 것들뿐이었다.
남의 것을 탐내고 시기하며 훔치지 마라
일하지도 않으면서 욕심만 내지 마라
양다리 걸치지 마라
남의 집에 방문할 땐 예의를 지켜라
몸가짐을 바르게 하라
남을 흉보지 마라
너나 잘하면서 남한테 잘하라고 해라
“…….”
“좀 더 말투를 고쳐서 써주는 게 좋을까요?”
“기본적인 것만 하신다고 하시더니, 정말로 그런 것 같습니다.”
성서를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규칙, 규범만 만든다고 하니까…
카이엔은 아직 젊었고 왕족이었다. 세력을 키우는 건 눈치가 보일 텐데 마신전을 세워놔도 왕성에서 문제 삼지 않은 걸까.
듣자 하니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듯해서 그들은 한숨을 쉬었다.
시간이 빌 때마다 카이엔은 사제들과 이야기하면서 그가 뭘 해야 하는지 확인하고 새겨들으려고 했다. 사제들 역시 카이엔과 대화를 하면서 마신에 대한 걸 물어보곤 했지만 카이엔도 정확히 아는 건 없었다.
“일단 신성력부터 주고 신전을 세우라고 한 경우라…”
“…네?”
“그럴 수도 있는 거군요…”
확실히 카이엔의 경우는 굉장히 특이했다.
어째서 신성력이 생긴지에 대한 질문에는 어쩌다 보니 생겼다, 라고 답해서 좋은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물론 카이엔으로서는 사제들 앞에서 지상에서 열린 마왕 대리전같은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서 침묵한 것이었다.
“어둠이며 죽음 같은 건 무섭게 느껴지지만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고 안식과 죽음이라는 개념을 전파하려고 하는데 잘 안 됩니다. 당장 저부터가 이해도가 떨어져서 그런 거겠죠.”
“잘 해내실 수 있을 겁니다.”
“저희도 여기 머무르는 동안에는 계속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뭘요. 영지가 참으로 평화로워서 치료소를 열어도 환자분이 적어서 충분히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낮이 있으니 밤이 있는 거고 태양이 지고 나면 달이 뜨는 건 당연한 일 아닙니까.”
사절단으로 온 이들은 다 성격이 좋은 사람들뿐이라서, 카이엔도 시름을 덜 수 있었다.
자신이 믿는 신과 정반대되는 성향을 지닌 신이 나타났음에도 온건한 반응을 취하고 있으니까.
덕분에 카이엔도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신전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말할 수 있었다.
“꽤 친하게 지내시는군요. 안심했습니다.”
“내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니까. 그리고 솔직히 사제들이 마신전을 싫어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위쪽에서 이야기 다 끝냈다더니 잘 말해줬나 보군요.”
“그러게. 그런데 내가 그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가 좀 봐달라고 내민 종이를 본 사제들은 미묘한 표정을 짓더니만 성서를 하나 건넸다.
잘 모르겠으면 이거라도 보고 참고하라는 뜻이었다.
마신전의 규칙을 만드는데 성서를 참고하라니. 왠지 사이비 종교를 창조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앙그라 마이뉴에게 부탁하기엔, 악마들의 법이 인간의 법과 맞을 리 없었다.
“힘들다…”
“저도 있는 힘껏 돕겠습니다.”
“애초에 마신을 사람들이 잘 따를 거라곤 생각 안 해. 기껏해야 핍박받는 이종족 정도나 믿어 주겠지. 그게 아니면 어둠에서 살아가는 종족… 뱀파이어나 마녀 정도라면 모를까. 어둠과 죽음을 관장하는 신인데 누가 좋아하겠어.”
“반면 천신의 경우엔 빛, 생명 등등 긍정적인 것만 있으니 믿을 수밖에 없겠군요.”
“어둠이나 밤이 나쁘단 건 아니지만 인간은 빛을 쫓는 존재니까.”
죽음은 무섭지. 나도 무서워.
카이엔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조차도 마신에게 깊은 신앙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과연 다른 이들이 마신을 믿을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카이엔의 시름은 깊어져만 갔다.
***
성녀 메르실라는 다른 여사제들과 함께 이종족과 교류했다.
인어인 슬로세이에게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뱀파이어란 걸 알게 된 글러티나와도 대화를 나누었다. 어둠의 종족인 뱀파이어에게서도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에, 그녀는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들, 천신의 사제에게 있어서 그들이 물리쳐야 할 적은 그들의 신의 위엄에 대립하는 자와 세상의 평온을 위협하는 악인들뿐이었다. 이종족은 심판의 대상도 적대할 존재도 아니었다.
별채의 식구들은 에밀에서 온 사절단에게 우호적이었고 다들 알고 있는 그들의 과거사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알려주었다.
늑대인간인 라스와 뱀파이어인 글러티나가 정체불명의 누군가에 의해 일족이 거의 죽어버린 탓에 갈 곳이 없어진 걸 카이엔이 거두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메르실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자르는 그리 부유한 영지는 아니었기에 많은 식구를 먹여 살리려면 카이엔이 굉장히 많이 노력해야만 했다.
그걸 염려해서 그들도 카이엔을 도우려 했지만 영지 재정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곤 검은 숲에서 몬스터 사냥을 하면서 그 부산물을 내다 파는 것밖에 없었다.
그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다들 한숨을 푹 쉬었다.
“솔직히, 신전을 세우면 무료로 치료소를 운영해야 할 텐데 그러다가 쓰러질지도 모르겠어.”
“그렇게 재정 상태가 안 좋은가요?”
“먹여 살려야 할 입이 몇 개인데. 분명 무리하고 있을 거야.”
글러티나의 단언에 그리델라도 고개를 끄덕였다.
마녀들의 정보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계속 턱턱 보석을 내어주기도 한 카이엔이었다. 분명 힘들 거라고 그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물론 카이엔은 그렇게 쪼들리는 상태는 아니었다.
백작위를 받으면서 딸려오는 영지의 수익도 있었고 이노스 때문에 얻게 됐던 딸기밭이 도로 돌아오면서 그 딸기를 이쪽으로 오게 하지 않고 모조리 팔아버리라고 했기에 딸기밭의 수익도 들어오고 있었다.
그걸 모르는 메르실라는 다른 이들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믿었다. 그녀의 눈으로 봐도 세자르는 돈이 나올 구석이 없는 영지였다.
검은 숲을 바로 옆에 끼고 있으니 방벽의 방어에 집중해야 했고 영지가 작은 편이어서 농사를 짓는 땅도 아주 적었다. 그러나 돌봐야 하는 이들은 굉장히 많았다.
“위험을 피해서 오신 분도 있으니 힘을 드러낼 수도 없겠네요.”
“어… 그런가? 라스의 경우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긴 한데.”
“늑대인간이란 걸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진 않으니 괜찮을 것 같긴 하지만.”
“네? 저한테는 알려주셨잖아요?”
“성녀님이라 그렇지~”
“가족도 잃고 집도 잃고 다친 채 떠돌던 걸 카이엔이 우연히 발견해서 데려왔다고 들었다. 사제들이 이종족이라고 무조건 싫어하는 것도 아니니까 괜찮다고 여겼겠지. 우리는 숨기는 게 없거든.”
프라우디에의 정체와 비셰의 존재는 숨기고 있었지만 글러티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짝 거짓말을 했다.
메르실라가 엔베인은 괜찮다고 넘겼지만 특히 비셰는 종족 자체가 몽마, 악마 계열이라 마주쳤다가는 무언가를 느낄지도 몰랐다.
다행히 메르실라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 백작님은 힘드시겠네요.”
“그렇지 않을까.”
이곳의 이종족은 모두, 은혜를 입은 카이엔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조금만 대화를 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그래서일까, 메르실라는 마신의 선택을 받은 단 하나뿐인 그 신의 사제인 그가 살짝 신경이 쓰였다.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