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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왕자는 조용히 살고싶다-96화 (97/219)

96화

“왕자님, 편지입니다.”

“또 뭐야?”

바이스가 저런 식으로 말하면서 건네준 것 중에서 제대로 된 건 하나도 없었다며 카이엔은 편지를 받지도 않고 얼굴부터 구겼다.

물론 바이스는 평소처럼 웃으면서 카이엔에게 편지를 내밀었다.

왕실의 인장이 찍힌 것에 카이엔은 한숨을 쉬면서 봉투를 열었다.

꽤 두툼한 봉투에 살짝 긴장했건만 그 안에 담긴 여러 장의 편지 중 맨 처음 연 것에는 조금 삐뚤빼뚤한 글씨가 적혀있었고 첫 마디가 ‘형’으로 시작했다.

“…에이들러?”

그를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에이들러 뿐이라 카이엔은 천천히 편지를 읽어보았다.

내용은 단순했다.

그때, 마차에 숨는 사고를 쳐서 여기저기 잔뜩 걱정을 끼쳤던 에이들러가 이번에 정식 절차를 밟아서 세자르에 놀러 온다는 것이었다.

에이들러의 편지에는 이번에는 선물도 돈도 많이 가져갈 거고 기사단이 동행해 안전하게 놀러 갈 거라는 기대가 담겨있었다. 세자르에서 봤던 몬스터와 카이엔의 애완동물에 대한 인사말도 빠지지 않고 적혀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다시 만나고 싶다는 내용에 카이엔은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놀러 온다고 하네. 이번에는 정식으로.”

“잘 됐군요. 그럼 다른 편지도 보시죠.”

“다른 편지야… 그거에 관한 왕명 같은 거겠지.”

카이엔의 예상대로였다.

에이들러의 편지와 함께 온 것은 현 왕자인 에이들러가 정식으로 세자르 영지에 방문하겠다는 내용과 더불어 그가 백작위를 받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기사단과 함께 온다는, 형식적인 글이 적혀있는 편지였다.

그 내용을 바이스에게 말해주니 바이스도 이해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적당한 핑곗거리는 되겠군요.”

“겸사겸사 오는 거겠지.”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저희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군요. 맡겨주십시오.”

“응.”

언제 도착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전보를 보내 알려줄 테니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정말 정식으로 허가받고 놀러 오게 되어서 신이 났을 에이들러의 표정이 눈에 선해서 카이엔은 손끝으로 달력을 톡톡 두드렸다.

편지를 보내기가 무섭게 출발을 했을 테니, 지금쯤이면 절반쯤 오지 않았을까?

라스와 그리델라는 또 늑대와 고양이로 변신시켜야 할지도 몰랐다. 두 사람에겐 미리 양해를 구하기로 하고 카이엔은 에이들러가 오면 뭘 하고 놀아줘야 할까,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세자르에 도착한 건 빈 마차와 부상당한 기사들뿐이었다.

급하게 대문을 두드리는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접한 바이스가 옆에서 잔업을 하고 있던 글라스를 카이엔에게 보낸 뒤 서둘러 저택 입구로 향했다.

반파된 마차와 저마다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기사들. 바이스는 눈으로 그 수를 헤아려보았다.

귀중한 왕자를 호위하는 병력이라고 하기엔, 굉장히 수가 적었다.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백작 작위를 받은 왕족의 시종의 물음에 대장으로 보이던 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습격, 이었습니다. 적은 한 명이었지만 어째서인지 마차를 노리고 왕자님을 납치해갔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세요.”

바이스는 천천히 기사들에게 정보를 수집했다.

그들은 세자르로 향하는 도중에 수상한 인물과 마주쳤고 그자는 마차를 공격, 안에 있는 에이들러를 납치해갔다고 한다.

왕자를 호위하기 위해 많은 기사가 그 자리에 있었지만 정체불명의 습격자를 이기지 못하고 무력하게 왕자를 빼앗겼다는 말이다.

에이들러를 납치한 뒤 하늘을 날아 사라졌다는 말에 바이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하늘을 날아갔다, 라…”

“마녀 같은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만… 목소리는 여성이었습니다.”

“흠.”

마녀라. 그럼 적당히 정보를 캐낼 만한 사람이 있었다.

기사들과의 이야기를 마치고 바이스는 그들에게 쉴 곳을 지정해준 뒤 그리델라를 만나러 갔다. 그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하니 그리델라는 단숨에 얼굴을 찡그렸다.

“납치? 어린애들이 귀엽고 예쁘긴 하지만 대놓고 마차를 공격해서 납치라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알고 계신 게 있습니까?”

“뭐… 마녀들도 나름대로 특성이 있고 개성도 있고 취향도 갈리지. 어린애를 납치하는 마녀라… 과거에 바바 야가가 돌아다니긴 했지만 그들은 마녀들 손으로 전부 없애버렸는걸?”

“짐작 가는 구석이 없군요.”

“직접 가보는 게 낫지 않을까? 마력 탐지 문제도 있고.”

“그렇군요.”

지금쯤이라면 글라스가 카이엔에게도 이 사건에 대해 알렸을 것이다.

바이스가 그리델라와 함께 카이엔의 집무실에 도착하자 카이엔은 바로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이 일어난 모양인데, 바로 갈 거지?”

“일단 준비부터 합시다. 이 앞에서 일어난 일도 아니고 추적할 시간도 있어야 하니까요.”

“아, 함께 가는 건 나랑 왕자님이랑 바이스 씨만으로 충분할 거 같아. 상대가 진짜 마녀고 바바 야가 라면 많이 몰려간다고 득 될 거 없거든. 조종해서 서로 싸우게 할 수도 있고.”

“…라는데 왕자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괜히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지. 셋만으로 정리가 된다면 좋겠지만…”

다른 이들만 보내기엔 걱정이 되어서 카이엔은 자신도 따라가기로 했다.

에이들러가 바이스의 얼굴을 알고 있긴 하지만 안 그래도 불안하고 심각한 상황에 바이스가 옆에 있다고 해서 안심을 하진 않을 것 같아서였다. 더 무서워하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카이엔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그 안에 담긴 감정을 눈치챈 건지 바이스가 웃으며 말했다.

“또 이상한 생각을 하고 계시는군요. 저는 기사들에게 마녀로 추정되는 인물이 어디서 어떻게 나타난 건지 좀 더 자세히 물어보고 오겠습니다. 출발은 내일 아침 일찍 하는 게 낫겠죠?”

“어. 그렇게 해줘.”

“알겠습니다.”

고개 숙여 인사하고 바이스는 집무실에서 나갔다. 다만, 그리델라는 잠시 카이엔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였다.

한참 동안 고민한 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위험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왕자님만큼은 탈출시킬게.”

“그렇게 걱정되면 다른 사람들을 더 데려가는 게 낫지 않아?”

“아니… 바이스 씨만 있으면 될 거 같아. 힘은 충분하잖아.”

“그 말도 맞네.“

***

에이들러를 찾기 위한 조사팀이 꾸려졌다.

정보 수집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그리델라도 동의했으므로 상처를 추스른 왕성에서 온 기사단과 세자르의 기사들이 카이엔과 함께 가기로 했다.

습격을 받았던 장소에 도착하자 왕성의 기사들에게 경비를 맡기고 세자르의 기사들이 정보 수집을 위해 흩어졌다. 그리델라는 가만히 남은 흔적에서 실마리를 잡아내려고 했다.

부서진 파편과 땅, 주변에 남은 마력을 가늠해보던 그녀는 카이엔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 그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왕자님. 마녀, 라기엔 좀 이상해. 다른 힘이 섞여 있는 것 같아. 좀 애매해.”

“…그래?”

“응. 추적은 꽤 어려울 것 같아. 시간이 걸려.”

“추적 능력이 있는 건 너뿐이니까 너한테 맡길게. 부탁한다.”

그리델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카이엔에게 한 마디 덧붙였다.

“실종된 다른 아이들이 있을지도 몰라. 정보를 모으러 간 사람들이 오면 확실해질 거 같고.”

마차는 파괴 되었지만 에이들러의 짐은 남아있었다.

기사들에게 부탁해서 받아온 옷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리델라는 마법진을 그렸다.

주인의 흔적이 남은 물건을 통해 추적 마법을 쓰려는 것이었다. 그녀는 마법사가 아니었지만 이 정도는 충분했다.

프라우디에를 데려 왔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왠지 안좋은 예감이 들어서 일부러 두고 왔으니 이 정도쯤은 그녀가 해결해야 했다.

뿔뿔이 흩어져서 조사를 하고 오게 된 기사들은 네 시간 정도 뒤에 도착했다.

“이 주변에서도 어린아이들의 실종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세자르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이상하네.”

“여기 그리델라 씨가 말씀하신 물건입니다.”

기사들에게 미리 일러둔 것이 있기에 그리델라는 또 다른 실종된 아이들의 물건을 받았다.

길게는 두어 달도 더 전에 사라진 아이의 물건이기에 그녀의 추적 마법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그 물건들도 마법진 위에 올렸다.

실종된 아이의 연령대는 굉장히 다양했지만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가 열다섯 살, 가장 어린아이는 다섯 살이었다.

공통점은 인적이 드문 곳에서 놀다가 사라졌다는 것. 그래서 마을 주민들은 아이들이 위험한 곳에서 놀다가 다치거나 몬스터나 나쁜 인간들에 의해 해를 입었다고 여긴 모양이고.

그 이야기를 차분히 경청한 뒤 카이엔이 말했다.

“다 찾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실종 사건에 대한 게 영주의 귀에 들어갔을까?”

“그건 아닐 겁니다. 애초에 그 숫자가 적기도 하고 귀족들은 평민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거든요. 사고 아니면 가출로 처리했겠죠.”

“으음…”

“왕자님이 다스리는 지역은 다르겠지만요. 그 사람들이야 왕자님을 굉장히 친근하게 여기고 있으니까요. 오죽하면 농사가 굉장히 잘 됐다고 팔뚝만 한 고구마나 마차 바퀴만 한 호박을 가져와서 선물로 주고 갈 정도니.”

바이스의 말에 카이엔은 할 말을 잃었다.

세자르는 작은 영지였고 그가 백작 작위를 받으면서 다른 땅을 더 얻긴 했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빈 땅이나 세자르에서 멀리 떨어진 땅이라서 그가 제대로 보살필 수 있는 건 세자르뿐이었다.

그들이 드문드문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그리델라가 손을 흔들며 외쳤다.

“왕자님, 준비 다 끝났어!”

“알아낸 것이 있으십니까?”

“으으음- 역시 소수로 오길 잘한 것 같아. 추적은 됐는데 뭐라고 해야 하나, 이리저리 꼬인 느낌? 아마 마법적인 방해가 있는 것 같아.”

“찾았으면 됐어. 어서 가자.”

“그… 왕자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세분만 가시는 건…”

함께 온 기사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하나 카이엔은 냉정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 사건이 평범한 납치 사건이라면 기사들을 데려갔을 테지만 이상한 능력이 끼어있다면 저들을 데려가는 건 좋지 않았다.

솔직히 그도 그리델라와 바이스에게 방해가 될 게 뻔한데 에이들러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서 동행하는 게 아닌가. 카이엔은 기사들에게 여기서 대기하고 있으라고 명령했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까. 다들 여기서 대기 해라.”

“가자, 왕자님.”

“그리델라 님, 여기서 멉니까?”

“가늠이 잘 안 가서 일단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걱정하는 기사들을 남겨놓고 세 사람은 에이들러를 찾기 위해 움직였다.

카이엔과 바이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리델라는 중간중간 멈춰서서 제대로 방향을 잡고 움직이는 건지 확인하며 그들을 안내했다.

허공에서 움직이는 그녀의 손을 보고, 카이엔은 꼭 실타래를 더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정면에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리델라가 팔을 앞으로 내밀어서 휘적이더니만 두 사람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쪽이야. 공간 왜곡이 있어서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두 사람 다 내 손 잡아요. 중간에 떨어지면 안 되니까 꽉!”

그 말에 두 사람은 그리델라의 손을 잡았다. 두 명만 데려온 게 이런 이유 때문었던건가, 싶었다.

바이스가 제대로 안 잡았다며 혼을 낸 뒤 그리델라가 말했다.

“그럼 들어갑니다.”

분명, 눈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리델라의 손을 잡고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간 순간, 숨이 턱 하고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눈앞이 흐려지는 것 같더니 정신을 차리니 아까 있었던 곳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인형의 집과 같이 생긴 저택이 그곳에 있었다.

벽은 하얀색이었고 지붕은 분홍색이었으며 웨딩케이크같이 화려한 장식이 붙어있었다. 명백히 이질적인 저택의 모습에 카이엔은 에이들러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입을 열었다.

“…어서 가자. 무슨 일이 없으면 좋을 텐데.”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는군요.”

“무서운 소리 하지 말고.”

“그렇지만 왕자님, 인기척이 느껴지는 게 더 무서웠을걸?”

그리델라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밖에서 구경만 해봤자 해결되는 건 없으므로 그들은 우선 저택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저택의 문 또한 지붕처럼 연한 분홍색으로 되어있었고 손잡이엔 장미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카이엔이 문손잡이를 잡으려고 하자 바이스가 제지하며 주머니에서 꺼낸 손수건으로 문손잡이를 한번 감싼 뒤 문을 열었다.

“직접 손을 대실 필요는 없습니다.”

“으음.”

“그럼 들어가죠.”

고개를 끄덕이고 세 사람은 조심스럽게 저택 안으로 발을 디뎠다.

그 순간, 그리델라가 화들짝 놀라 외쳤다.

“으왓, 이거 좀 이상한데…! 왕자님, 바이스 씨!”

그리델라의 외침에 카이엔은 의아해했다.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저러는 거지,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눈을 감았다 뜬 순간, 그 역시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눈높이가 굉장히 낮아졌다.

몸이 확 줄어들기라도 한 것처럼.

굉장히 뜬금없다고 생각하면서 카이엔은 자신의 손을 보았고 깜짝 놀라서 목소리를 높였다.

“뭐야 이게?!”

줄어든 것 같은 게 아니라 확실히 줄어든 게 맞았다!

다행히 입고 있는 옷도 같이 줄어들었지만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있음에도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놀랄만한 일은 아직 남아있었다.

“그리델라 님은 멀쩡하시군요. 저와 왕자님은 이 모양인데.”

“어? 어어어-!”

옆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평소 듣던 것보다 굉장히 앳된 목소리라 옆을 돌아보니 키가 확 줄어들고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바이스가 보였다.

입고 있는 옷은 그대로였지만 저 모습은 그가 바이스를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어려 보였다.

눈이 마주치자 어린애가 된 바이스는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는 듯 빙긋 웃었지만 카이엔은 경악하고 말았다.

“이게 대체 뭐야!!”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싶어서 카이엔은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고 그 순간 몸이 붕 뜨는 것 같더니만 그리델라가 그를 끌어안았다.

“왕자님은 어렸을 때도 엄청 귀여웠구나~!”

“읍!”

“그만하시고 일단 탐색부터 하죠.”

“바이스 씨는 하나도 안 귀여워.”

“저랑 왕자님의 나이 차이가 얼마나 많이 나는데 비슷한 연령대로 바꿔버리다니. 참 괴이한 마법이군요.”

“나야 몸 안에 흐르는 마력이 방어 본능으로 작용해서 멀쩡한데 이상하긴 하다.”

두 사람 다 겉보기에 10~12살 정도로 어려졌다며 그리델라가 덧붙였다.

바이스는 팔을 휘둘러보고 몸을 움직여보면서 이 정도면 문제없다고 말했다.

뭐가 문제가 없단 건진 모르겠지만 자세히 물어보기는 무서워서 카이엔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저,

‘저 녀석도 어린 시절이 있긴 했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델라의 말대로라면 그는 바이스와 처음 만났던 시절과 비슷할 정도로 어려진 모양이었다.

손도 작고 다리도 짧아졌고 키도 작아졌다. 안 그래도 최약체인데 더 약해진 것 같아서 카이엔은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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