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화
무서운 꿈을 꿨지만, 어떤 꿈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무거운 눈꺼풀을 애써 들어올리며 카이엔은 몸을 일으켰다.
머리가 아팠다. 어째선지 목 안도 까끌거리고 바싹 말라 있었다.
무언가가 말라붙어서 당기는 느낌에 뺨을 쓰다듬었다. 그제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올랐다.
벌떡 몸을 일으키니 머리가 띵하니 아파왔다.
휘청거리면서 카이엔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바로 문 밖으로 달려 나가는 그였지만 누군가가 그의 팔을 잡아끌어 다시 침대에 눕혔고 눈 위에 차가운 수건을 덮어주었다.
“좀 더 누워계십시오. 아직 장례식 준비가 덜 끝났습니다.”
바이스였다.
정신을 잃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올린 카이엔은 눈 위를 덮은 수건을 치우고 바이스를 노려보았다.
날카로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이스는 카이엔의 손에 쥐어진 수건을 빼앗아 다시 눈을 덮어주었다.
“…뭐하자는거야?”
“눈이 부으셨습니다.”
“대체 왜 그랬던 거야?”
“그래야만 했으니까요.”
무덤덤한 목소리로 바이스가 대답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니, 오히려 더 차분한 것만 같았다.
말문이 막혀서 카이엔은 고개를 들었다. 바이스의 눈동자는 고요했다.
짙은 푸른색 눈동자 안에는 슬픔이나 애도의 기색이 전혀 없었기에 카이엔은 자신이 제대로 본건가, 제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너는.”
겨우 그는 한마디 말을 꺼냈다.
“아무렇지도 않아?”
“그럴리가요. 저도 슬프고 곤란합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남작님의 뜻입니다. 긴 애도의 시간을 갖지 말고 빠르게 장례식을 치르고 빠르게, 당신이 이곳의 주인이 되는 것. 그분은 그것을 바랐습니다.”
“바이스.”
“네.”
“난 모르겠어. 다들 미리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나 빼고 모두 멀쩡한 것 같아.”
“그렇진 않습니다. 죽음이란건 아무리 대비한다고 해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법이니까요. 저희는 그저, 미리 몇 번이고 들은 말이 있었기 때문에 괜찮아 보이는 겁니다.”
카이엔이 물수건을 쓰려고 하지 않자 바이스는 그것을 다시 집어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젖은 시트는 나중에 교체하기로 하고 그는 카이엔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위로를 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여유는 없었다.
“이번엔 정신 똑바로 차리고 계셔야합니다. 예전처럼 그저, 멍하니 흘려보낼 시간따윈 없어요.”
“…….”
“우셔도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안 돼요.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당신은 이제부터 이곳의 새 주인입니다.”
“…나는, 모르겠어. 아직도 잘 모르겠다.”
카이엔은 고개를 숙였다.
혼란스러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남작은, 하던 말을 다 마치지도 못하고 눈을 감았고 그는 많이 울었다. 아닐 거라고 애써 부정하고 싶었지만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방법따윈 없었고 바이스가 무슨 수를 써서 그를 그 방에서 끄집어냈다.
남은건 장례식뿐.
과거. 어린 시절에 봤었던 그 모습이 떠올라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만 같았다.
관에 뉘여진 시체.
어머니와 아버지는 금방이라도 긴 숨을 토해내며 움직일 것만 같았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다.
수백 송이의 흰 꽃.
머리가 아플 정도로 풍기는 꽃향기였지만 얼굴을 찡그릴 수 없었다.
죽음에 대해 몰랐고 이별에 대해 알지 못했기에, 움직이지 않는 이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들을 담은 관이 땅에 묻히는 것을 보았다. 땅 속에 깊이 파묻고 비석을 세웠다. 돌에 새겨진 문자를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그게 끝이었다. 그제야 눈물이 흘렀었다.
그땐, 그랬었다.
“…준비는 언제 끝날 것 같아?”
“차근차근 하고 있으니 내일 오후 12시 무렵에 시작할 예정입니다.”
카이엔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 어두운걸 보니 그새 밤이 된 모양이었다.
늦은 시각까지 바이스는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을 테고. 이 녀석도 할 일 참 많을 텐데 여기 있어도 되는 건가 싶어서 카이엔이 손을 저었다.
“너도 가봐. 가서 일을 하던지 쉬던지 해.”
“곁에 아무도 없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소금이 있잖아, 소금이. 루브는… 아직 자고 있네.”
“흠.”
바이스는 고개를 기울이며 소금이 집을 쳐다보았다.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났을 텐데도 소금이는 아무 반응도 없는게, 소금이도 깊히 잠든 모양이었다.
정말 그렇다면 카이엔은 혼자다.
이 넓은 방에, 혼자.
짧은 고민 끝에 바이스가 입을 열었다.
“혼자 계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어. 별일이야 있겠어?”
“혹여, 예전 일을 떠올리시는건 아닌가 싶어서.”
“으음… 괜찮을 것 같아. 그때랑 지금은 다르잖아.”
“울지 않으실겁니까? 악몽 때문에 잠을 설치진 않으실겁니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무슨 꿈을 꾸게 될지는, 일단 자봐야 알지 않겠는가.
방금전까지만 해도 악몽을 꾼 것 같지만 꿈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으니 그냥 개꿈으로 치기로 하고, 카이엔이 중얼거렸다.
그의 대답에 바이스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근처에 있는 의자 하나를 끌어와 침대 옆에 두고 그는 의자에 앉았다.
“주무시죠. 오늘은 밤새 곁에 있겠습니다.”
“뭐?”
“옆에만 있겠습니다. 주무세요.”
“쉬려면 저쪽에 소파도 있잖아.”
“편히 쉴 생각은 없으니 이쪽이 낫습니다. 그리고, 저쪽은 너무 멀지 않습니까.”
한 마디로, 옆에 딱 붙어있겠다는 말이었다.
부담스러우니까 돌아가라고 말하고 싶은 카이엔이었지만 바이스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기에 얌전히 침대에 누웠다. 대신, 바이스 쪽을 보는게 아니라 등을 돌리고 옆으로 누웠다.
내일 오후. 장례식을 해야 한다.
남작의 아들들은 이 자리에 없으니 그가 바이스와 집사의 도움을 받아서 장례 절차를 밟아야했다.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기 위해 카이엔은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바이스는 가만히 양팔을 팔짱낀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자려는 것이 아니라, 시각보다 청각에 집중하려는 의도였다.
혹시라도 카이엔이, 자다가 조금이라도 앓는 소리를 낸다면 지체없이 흔들어깨우기위해.
근처에 꿈을 엿보고 조종할 수 있는 몽마가 있었지만 바이스는 굳이 카이엔의 악몽을 캐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잠에서 깨면 떠오르지 않을 그저 그런 악몽들 뿐일 거라고 믿고 싶었다.
카이엔은 깊게 잠들지 못하고 몇 번을 뒤척이다가 잠들고, 다시 깨는 것을 반복했다.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은데 역시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멀뚱히 천장을 바라보다가 그는 몸을 옆으로 돌렸다.
바이스는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
“…자나?”
작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대답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그는 바이스가 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주로 그의 곁에서 시종 일을 하고 있고 자리를 비울 때도 있지만 개인적인 시간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실은 이 녀석도 인간이 아닌건 아닌가 싶어서 카이엔은 바이스를 쳐다보았다.
방이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가 이렇게 대놓고 쳐다보고 있어도 아무 말도 안 하는걸로 봐선 자고있는건가, 싶었다.
정말 자는건가 궁금해져서 카이엔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그의 손 끝이 바이스의 머리카락 근처까지 갔을 때, 가만히 다물어져 있던 입이 열렸다.
“…안 잡니다.”
“…어.”
“잠이 안 오시면 수면제라도 처방해드리죠. 마침 남은게 있습니다.”
“필요없… 수면제? 네가 그런걸 먹을리 없고 설마-”
“자, 얼른 주무세요. 이불 덮으시고.”
“야 너-”
“잠이 안 오면 자장가라도 불러드릴까요? 물론 제 노래 솜씨에 자신은 없습니다만, 왕자님이 원하신다면 성심성의껏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됐어!”
짜증스레 대꾸하고 카이엔은 다시 홱 옆으로 돌아누웠다.
안 자고 있으면 그렇다고 얼른 말이나 할 것이지, 그가 손을 뻗을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는건 바이스도 심심했던 건지, 그게 아니라면 그가 뭘 하려는지 궁금해서 그런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다만, 작은 소란에 조금은 마음이 진정되어서 카이엔은 이불을 턱 끝까지 올려 덮었다.
인정하긴 싫었지만 바이스가 옆에 없었다면, 그 혼자 있었다면. 조금은, 더 우울했을지도 몰랐다.
***
카이엔은 모르고 있었지만, 세자르 남작은 카이엔에게 영주 대리를 맡기고 물러날 때부터 유언장을 쓰기 시작했다.
집사와 바이스를 불러와서 어떻게 하면 그가 죽은 뒤에도 카이엔이 잘 지낼 수 있을지, 이 땅을 잘 다스릴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가 줄 수 있는 것은 이 땅과 얼마 안되는 재산 뿐이라며 미안해했다.
자신이 점점 죽어가고 있다는걸 알고 있기에 어떻게 하면 원만한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을지 고민했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카이엔이 영주 대리 일에 적응해서 잘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괜히 뿌듯해졌다.
이제, 곁에 남아있는 ‘가족’이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없기에.
남작은 그의 죽음에 혹시라도 카이엔이 무너질까봐, 그것을 염려했다.
곁에서 마지막까지 지지해줄 사람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있는 힘껏 도와줄 사람들도 많았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카이엔을 향한 걱정을 담아, 염려를 담아, 하지 못했던 말과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담아.
아이네스 세자르 남작은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유언장을 써내려갔다.
완성된 유언장은 두 개의 자물쇠가 담긴 상자 안에 넣어 하나는 집사에게, 다른 하나는 바이스에게 넘겼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지.”
그가 이렇게 말하자 바이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죠. 왕자님은, 분명히 엄청 우실테니까요.”
“허허…”
“불로불사나 영생은 허황된 말이지만 산증인이 바로 옆에 있습니다. 리치왕이죠. 죽음을 벗어나고 싶진 않으십니까?”
“생명이 다하면 죽어야지. 흐름을 거스르는건 잘못된 일이야.”
“압니다. 그냥 한번 해본 말입니다.”
바이스의 말에 남작은 작게 웃다가 기침을 했다.
숨이 넘어갈 정도로 기침을 하다가 쌕쌕, 가쁜 숨을 내쉬고는 침대 머리에 기대놓은 쿠션에 몸을 기댔다.
“곁에 아무도 없이 쓸쓸히 눈을 감을 줄 알았건만, 왕자님이 계시는구나. 가족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평온히 눈을 감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부인께서는, 어떠셨죠?”
“나 혼자 있었지. 아들들은 이미 떠난 후였으니. 그래서 나는 나 홀로 눈을 감고, 내가 죽은 다음에야 재산 문제로 아들들이 올거라고 여겼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메마른 손이 주먹을 쥐었다.
“이곳은 왕자님의 것이야. 이미, 모든 절차를 끝내놨으니. 내가 죽으면 바로 왕성에 기별을 보내주게.”
“알겠습니다.”
“슬퍼하지 않으시면 좋을 텐데…”
“슬퍼하실 겁니다. 그것이 바로, 왕자님께서 남작님을 아끼고 계셨다는 증거가 될겁니다.”
바이스의 말에 남작은 양손을 모아 쥐었다.
눈물을 흘렸다간 목이 메어서, 숨이 막혀서 그대로 죽어버릴까봐 그는 애써 슬픔을 억눌렀다.
그가 죽고 나서 남겨질 아직도 그에겐 어린아이와 다를 바 없는 카이엔이 걱정되었다.
보호자가 되어준다고, 울타리가 되어주겠다고 나선 그마저도 떠나는 것으로 카이엔에게 큰 짐이 될까봐. 그것이 가장 두렵고도 슬펐기에 유언장에는 카이엔을 슬프게 할 만한 말을 적지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펜을 잡고 써 내려간 편지가 하나둘 늘어났고 더이상 유언이 아닌 한 사람을 향한 편지 같은 것이 되고 나서야 그는 펜을 내려놓았다.
그의 죽음보다도 훨씬 두려운 것이 있다면.
애써 고통스러운 과거에서 벗어난 그 아이가 또다시 그때와 같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
남작이 생전에 미리 장례식에 대한 준비를 해놨기에, 카이엔은 집사와 바이스에게 절차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들었다.
관도, 관이 묻힐 땅도 미리 준비되어있었다.
아내의 무덤 옆에 나란히, 남작의 무덤이 마련되었다.
깨끗하게 씻기고 수의로 갈아입혀진 시신이 관속에 뉘여있었다. 카이엔은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장례를 위해 급히 데려온 사제가 죽은 이를 위해 기도문을 읊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서 카이엔은 멍하니 정면을 바라보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일색의 왕자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장례식에 참석해있는 이들 모두 그것을 볼 수 있었다.
저택에서 일하는 사용인들과 영주성과 거래를 하던 상인, 영지 내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던 백성들, 그리고 별채의 손님들.
그들 모두 검은 옷을 입고 그 자리에 모여있었다.
사제의 기도가 끝나고, 관이 옮겨지기 전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이었다.
카이엔이 움직이지 않았기에 바이스는 다른 이들이 먼저 꽃을 바치게 했다. 조문객들이 모두 꽃을 내려놓고 나서, 그는 카이엔의 등을 살짝 밀었다. 그제야 카이엔이 무겁게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갔다.
-툭.
맥없이 떨어진 꽃. 이미 산더미처럼 쌓인 꽃 위에 꽃 한 송이가 더해졌고.
카이엔은 힘없이 주저앉아 관의 귀퉁이를 잡고 고개를 숙였다.
장례식이 진행되는 홀 안이 적막에 휩싸였다.
긴 침묵 끝에 카이엔은 몸을 일으켰다. 그가 인사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오자 남은 절차가 마저 진행되었다.
관의 뚜껑이 덮이고 영주성의 하인들이 관을 옮겼다.
이미, 묻힐 곳은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관 모양대로 파놓은 구덩이에 조심스럽게 관이 안착했다.
후두둑, 소리와 함께 끼얹어진 흙.
몇 번이고 삽이 움직이면서 관 위에 흙을 덮었다.
남작이 생전에 준비해놓은 비석에는, 그의 사망 날짜가 마지막으로 새겨지며 완성되었다. 관이 보이지 않게 두껍게 흙으로 덮은 다음 비석을 올리면 끝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몇 걸음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카이엔이 금방이라도 앞으로 달려 나갈 것만 같아서 바이스는 그의 팔을 붙잡았다.
“…가시면 안됩니다.”
“알아.”
“꼭 가실 것만 같아서.”
카이엔은 바이스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바이스는 근처에 있던 다른 하인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주었고 그 하인이 흙 덮는 작업을 하고 있던 하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그 손에 들려있던 삽이 카이엔을 향해 내밀어졌다.
“…뭐야, 갑자기.”
“작별인사가 더 필요할 것만 같아서. 어서 받으시죠.”
“으음….”
카이엔은 머뭇거리면서 삽을 잡았다.
본디, 관 위에 흙을 덮는건 망자의 가족이 해야할 일이었다. 허나 남작의 혈육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고 그나마 가장 가까운 존재가 카이엔이었으니, 바이스는 그 역할을 카이엔에게 맡기기로 했다.
반쯤 가려진 관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카이엔은 흙무더기를 한 삽 파내 관 위에 뿌렸다.
삭, 삭 하고 흙이 긁혀져 관을 덮었다.
한 삽 한 삽 파내면서 관이 덮혀질수록, 카이엔은 점점 고개를 숙였다.
다시 눈물이 흘러 그 위에만, 작은 물자국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