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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왕자는 조용히 살고싶다-14화 (15/219)

-14화

아침이 되었다.

카이엔은 밤새 잠을 설친 건지 안색이 좋지 않았다.

도대체 바이스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거의 뜬눈으로 새버린 탓도 있었다.

생각지도 못 한 방향에서 새 식구가 늘어버렸다.

피하고 싶었던 일이지만 도저히 내칠 수가 없었다.

머리가 아파서 카이엔은 끙, 하고 신음을 흘렸고 그 소리를 들었는지 늑대, 라스가 침대 가까이 다가왔다.

“괜찮으십니까?”

“아… 잠을 좀 설쳐서. 으음, 일찍 일어나버린 것 같네. 어떻게 해야 하나.”

“왕자님께서 결정해주십시오.”

“…너까지 나를 왕자님이라고 부르려고?”

“하지만 왕자님 아니십니까?”

“여기엔 복잡한 사정이 있는데…”

어차피 바이스가 오기 전까지 시간도 좀 남았겠다, 카이엔은 꽁꽁 감춰야 할 비밀도 아닌 과거사에 대해 라스에게 말해주기로 했다.

왜 사람들이 그를 왕자라고 부르는지, 그가 왜 여기서 지내는지 등등. 간략하게 휙휙 넘어가는 이야기에도 라스는 자세한 사정을 묻지 않고 말없이 카이엔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렇게 된 거야.”

“그랬던 거군요.”

“바이스가 그래서 내 안전에 상당히 민감해. 나도 눈에 띄고 싶지 않은데 어쩐지… 점점 식구가 늘어나네.”

“죄송합니다…”

“네 잘못이 아냐. 늑대 한 마리 키운다고 위에서 눈치주진 않을 테고. 내가 여기서 애완 몬스터든 애완동물이든 키우고 있으면 그쪽 자리를 넘본다고 여기지 않을 테니까. 내가 군단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소소하게 산책시키고 밥 주는그제야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바이 것 정도만 하고 있고.”

그나저나 바이스는 대체 언제 오는걸까.

눈을 뜬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 그가 상당히 빨리 일어난 모양이었다.

지루함에 하품을 몇 번쯤 했을까.

스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카이엔이 침대에 걸터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일찍 일어나셨군요. 피곤해보이십니다만.”

“어쩌다 보니까.”

“세수부터 하시는 게 낫겠네요. 꼴이 말이 아니세요.”

“윽.”

아침부터 한다는 말이라곤.

카이엔이 인상을 썼지만 바이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온 세숫물부터 내밀었다.

세수까지 하고 옷을 갈아입으면서도 카이엔은 바이스에게 라스에 대한 이야기를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해도 되는 건지. 계속 긴장을 하고 있었다.

크라바트를 매어주던 바이스의 손이 잠시 멈췄다. 카이엔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바이스가 물었다.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응? 어…”

“평소와 달리 긴장하신 것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이제와서 제가 왕자님 뒤통수를 쳐서 없애버릴거라고 생각하신 건 아닐 테니, 저한테 숨기시는 거라도 있나요?”

“으음… 미안.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정리가 잘 안 되어서.”

“간단하게 한마디로 요약해서 말하셔도 잘 알아듣겠습니다.”

“쟤가 늑대가 아니라 늑대 인간이래.”

“그렇군요.”

카이엔이 툭 내뱉은 대답에 바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다였다.

능숙하게 크라바트를 매주고 나서는 옷에 주름이 잡혀 보기 나쁜 구석은 없는지 점검한 후엔 카이엔을 의자에 앉혀놓고 머리를 빗겨주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태도에 카이엔은 멍하니 앉아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안 놀라?!”

“놀라야 합니까?”

“늑대가 아니라 늑대 인간이라잖아!”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겁니다.”

“왜 그렇게 무덤덤한 건데…”

“위험한 자라면 왕자님이 지금 제 앞에서 살아 숨 쉬고 계시지 않을 테니까요. 왕자님이 멀쩡한 걸로 봐선 조금은 믿어도 될 것 같다고 여깁니다. 제가 의심하길 바라시나요?”

“그건 아닌데…”

“그럼 일단 앉으십시오. 마저 머리를 빗겨드리겠습니다.”

카이엔은 얌전히 의자에 앉았다.

바이스의 말이 틀린 점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조심히 눈동자를 굴려 라스를 보니 라스 역시 조금은 놀란 것 같았다.

바닥에 납작 엎드려있는 모습은 여전히 늑대로 보였지만 사람 말도 하는데다가 늑대 인간이라고 하니 늑대랑은 좀 다른 종족일 텐데.

‘그럼 인간으로 변하나?’

나중에 물어봐야겠다며 카이엔은 말없이 정면을 본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고요한 방 안에 빗으로 머리를 빗느라 나는 사락거리는 미약한 소리만이 흘렀다.

빗질만 잘 하고 평소에는 풀고 다니기 일쑤인 긴 머리카락이었는데, 바이스는 리본끈을 하나 꺼내더니 카이엔의 머리를 하나로 땋기 시작했다.

“뭐해?”

“이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요.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않을 테니 한결 나을 겁니다. 저도 다양한 머리모양에 대해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고요.”

“대충 묶기만 하면 될 것을…”

“왕자님의 외모를 가꾸는 것도 제가 할 일이랍니다.”

오늘도 한마디를 지지 않는 시종이었다.

머리 손질을 다 마친 바이스는 뿌듯한 얼굴로 카이엔에게 거울을 내밀었다. 카이엔은 땋은 머리를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거울을 치웠다.

지금 중요한 건 그의 머리모양이 아니라 라스의 처우에 대한 것이었다.

“너는,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

“뭐가 말입니까?”

“라스.”

“흠, 늑대 이름인가요? 웬일로 그럴듯한 이름을 지으셨군요.”

“장난치지 말고.”

“늑대 인간이 늑대 모습으로 이 먼 곳까지 오게 된 이유가 있을 테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들으셨나요?”

“응. 한 무리, 한 일족이 습격을 당했다더군.”

“믿을만합니까?”

“늑대 모습인 상태에서 봤었던, 기묘한 방향으로 난 상처는 아마 라스가 인간 모습으로 변했을 때 입은 상처였기에 늑대로 변했을 땐 이상하게 보였을 테지.”

“인간으로 변할 수 있답니까?”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라스에게 향했다.

라스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본래 그쪽이 평소의 모습이긴하지만… 지금 변하는 건… 괜찮을까요?”

“나한테 묻는 거야?”

“알몸이 되는 게 아니라면야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나는… 그냥 안 변해도 될 것 같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카이엔이 말했다.

“어차피 얼마동안은 더 늑대로 지내야 하는데, 인간으로 변한 모습을 보면 대하기가 좀…”

“일리가 있군요. 당분간은 그렇게 계시는게 나을 듯합니다.”

그 대답에 라스는 마음을 정한 듯 했다.

가만히 앉아있는 그를 보며 바이스가 물었다.

“늑대로 계셔도 문제는 없는 겁니까?”

“네. 다른 일족은 어떻게 교육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속했던 곳은 본인의 자유에 맡기는 식이었습니다. 늑대로 있다고 해도 불편한 곳은 없고요.”

“내가 지금까지 생고기를 식사로 줬는데 탈은 안 났고?”

“늑대일 땐 괜찮습니다.”

“왕자님 방에서 사람을 키울 수는 없으니 늑대쪽이 낫겠군요. 마침 잘 됐습니다. 방 안에서 호위할 자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죠. 게다가 늑대면 귀도 밝을 테니까요.”

바이스는 허락했다. 허나 문제는 남아있었다.

세자르 남작에게 말해야 하나? 사트로누스와 소금이, 릴리시아, 페이리에게는 어디까지 알려줘야 하는걸까.

그와 함께 지내는 몬스터들은 페이리를 제외하곤 다른 인간들과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고민해야 할 게 많았다.

라스는 그 자리에서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로 카이엔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원래 키도 크고 꽤 건장했을 몸이 심한 부상으로 인한 요양으로 많이 위축된 것 같았다. 저 모습을 봐선, 늑대가 아닌 인간 모습으로 지내는 게 좋을 텐데 도대체 무슨 이유를 들어서 살게해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바이스에게 맡긴다면 굉장히 골 때리는 대답이 돌아올 것 같아서 카이엔은 열심히 고민했다.

“으, 어쩌지… 모르겠어. 일단 며칠간은 더 늑대로 지낼까?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랬지?”

“네.”

“그럼 일주일… 정도면 괜찮으려나? 내가 그때까진 어떻게든 변명할 거리를 만들어낼 테니까.”

“저는 늑대 모습으로도 괜찮습니다. 신세지는 입장인데…”

“아냐. 말 못 하는 짐승 모습이라면 함부로 대하는 녀석도 있을 테니까 오히려 더 불편할지도 몰라. 자세 불편할 테니까 편하게 앉아.”

어차피 늑대 모습이어도 의사소통은 되니까.

얌전히 방석 위에 착석한 것을 보고 카이엔이 입을 열었다.

“바이스, 늑대 인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까?”

“왕자님께서 원하신다면 힘 좀 써보겠습니다.”

“응. 습격당한데다가 납치도 해가고 시체도 가져갔다잖아. 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절대 좋은 의도는 아니겠지…”

“알아볼 가치는 있겠군요. 그나저나,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왕자님, 하나 빼먹으신 게 있지 않으신가요?”

“응?”

“배 안 고프십니까?”

“아!”

“남작님이 기다리시겠군요.”

“이런. 라스, 나 얼른 다녀올게!”

“다녀오십시오.”

아침부터 심각한 대화를 하느라 식사도 잊고있었다.

남작이라면 그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었기에 카이엔은 부랴부랴 밖으로 달려나갔고 그 뒤를 바이스가 따라갔다.

식사를 꼭 같이 해야한다는 법은 없었지만 남작은 피치 못할 사정이 없는 한 항상 카이엔과 식사를 같이 했다. 혼자 있는 건 쓸쓸하지 않겠냐면서.

그건 카이엔 뿐만이 아니라 남작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자식들은 장성해서 독립한 지 오래, 아내와 사별한 지도 오래. 그런 그였기에, 자진해서 카이엔을 데려가겠다고 말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아, 젠장.”

“배 많이 고프십니까?”

“그게 아니란 거 알잖아!”

“남작님이 걱정하시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시겠군요.”

“라스에 대해 말해야 하나…”

“듣는 귀가 있을 테니 나중에 조용히 찾아가서 말하는 게 나을겁니다.”

“그래야겠어.”

***

늑대 인간, 이라고 커다란 카테고리 안에 속한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유자재로 늑대와 인간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취할 수 있고 마을을 이루거나 떠돌이 부족생활을 하면서 움직인다. 변신하지 않는 이상 그들이 늑대 인간이란 걸 알아낼 방법이 없기에 그들의 정체를 안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

간혹 늑대 인간이 보통 인간과 혼인하여 자식을 낳은 경우엔 반인반수의 모습을 취한다고 하나 그것은 극히 드물고 오히려 부모 중 한 명의 특성만을 따르는 경우가 잦다.

인간보다 월등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들은 일족을 중시하는 형태를 띠고 있기에 인간의 사회에 섞이지 않고 저들만의 삶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인간들과 어울려지내는 늑대 인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네.”

늑대 인간에 대한 책을 읽으며 카이엔이 푸념을 늘어놓았다.

라스가 늑대 인간이란 걸 알되고 나니 도대체 늑대 인간이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책을 좀 찾아봤는데 대부분이 동화나 전설이었으며 몇 권 있는 서적도 죄다 이런 내용이었다.

하도 파벌이 갈라져있고 따로따로 살고있으니 늑대 인간들은 다른 곳에 사는 다른 혈족과도 교류가 거의 없다는 말이다.

만나면 친분을 쌓겠지만 만나지 않으면 데면데면하다는 것. 굳이 시간을 들여서 찾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소수로 뭉쳐다니는 강한 종족.

그런 종족을 마법사 한 명이 유린하여 거의 멸족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걸까.

게다가 그 마법사는 어떻게 늑대 인간의 존재를 알고 공격을 했다는 걸까.

방구석에 처박힌 쫓겨난 왕자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 복잡하다.”

“괜찮으십니까?”

“어어. 그나저나 너희, 진짜 알려진 거 없구나.”

“거의 숨어살다시피 하니까요. 저도 인간의 마을로 내려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오게 된 거긴 하지만요…”

“으으음.”

그렇다면 이 부근에 터를 두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건데.

라스는 습격당한 시기를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했고 자신이 얼마나 도망쳤는지도 모르고 있어서 좀 더 먼 곳에서 온 걸지도 몰랐다.

지금은 편의상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늑대 인간이란 걸 밝혀야 할 텐데 다들 얼마나 놀랄까.

사트로누스나 릴리시아는 별로 신경쓰지 않을 것 같았다. 릴리시아에겐 라스의 늑대 모습도 인간 모습도 각인을 시켜놔야 더 안전할 테고.

소금이는… 소금이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을 거라 단언할 수 있지만 말이다. 소금이는 그런 애였으니까. 늑대였던 녀석이 갑자기 인간으로 변해도 펄쩍펄쩍 뛰면서 신기해하겠지만 라스를 대하는 태도는 달라지지 않으리라.

라스가 알고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닐 게 뻔했다.

몬스터의 말을 알아듣는 왕자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암암리에 소문이 퍼진다고 해도 다들 헛소문이라고 생각할 수준이니.

사실 카이엔 본인이 생각해도 이 능력은 너무 이상했다.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알 수조차 없었다.

애초에 그가 최초로 만났던 몬스터가 바로 사트로누스였으니까.

라스는 카이엔과 단 둘만 있을 땐 입을 열어서 말하곤 했다. 그 외의 상황에는 완벽하게 늑대 연기를 해냈다.

“다른 가족들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

“제가 여기까지 와버린 것처럼, 살아서 도망친 자가 있다면 꽤나 먼 곳까지 갔을 것입니다. 늑대 인간은 짐승으로 변신하지 않는 이상은 정체를 감추기가 쉬운 편이니까요.”

“늑대랑 인간 모습을 오갈 수 있어서 늑대인간인거야?”

“한 단계가 더 있습니다. 이 모습은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한 용도이고 전신 수화라는 것을 하면 흔히 사람들이 알고 있을 이족보행하는 괴물 늑대같은 형태가 되죠. …그 모습으로 싸웠으나 지고 말았지만요.”

“상당히 강한 마법사였나 보네. 난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잘 몰라서, 짐작가는 자가 없어. 바이스라면 알지도 모르겠는데… 정보수집을 맡겼으니 기다려야겠어. 그 녀석도 전부 다 아는 것은 아니더라.”

어렸을 땐, 바이스는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좀 더 자라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야 바이스는 그보다 고작 일곱 살 많았으니까.

어린아이의 세상은 참으로 좁았다.

책을 덮고 카이엔은 한쪽으로 밀어두었다. 한가할 때 마저 읽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리고, 책이라고 해서 무조건 옳은 것만 써놨다는 보장이 없으니 궁금한건 라스에게 물어보는 쪽이 차라리 더 빠르고 옳은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라스의 상처는 이제 많이 나아서 다리에 대놓은 부목도 빼고 방 안을 서성거릴 수 있게 될 정도였다.

한번씩 소금이가 찍찍거리는 소리로 라스를 불러세우고 폴짝 뛰어내려 라스의 등에 착지, 자기를 태우고 방 한 바퀴 돌라는 식으로 부려먹을 때가 있었다.

라스는 소금이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충 소금이의 장단에 맞춰주었다.

소금이에게 있어선, 카이엔과 사트로누스의 뒤를 이은 세 번째 탈 것이 생긴 거였는데 카이엔은 라스가 충격받을까 봐 그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그저 소금이에게 남몰래 주의만 주었다.

…소금이는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것 같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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