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꾸는 스타 메이커-83화 (84/165)

83화

“슬아 누나?!”

5일 전, 한 온라인 쇼핑몰 사무실.

이준이 멤버들을 이끌고 도착한 그곳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야, 다들 때깔 좋아진 것 좀 봐? 내가 알던 그 촌스러운 애들 맞아?”

“아, 아니. 누나가 여기에 왜 있어요?”

“왜긴? 여기가 내 사무실이니까 그렇지!”

그녀의 사무실이란 말에 멤버들이 또 한 번 눈동자를 키우며 내부를 훑어댔다.

건물 한 층에, 무려 3개의 사무실을 연결해서 쓰고 있는 것만 봐도 사업의 규모가 대충 가늠이 되는 크기였다.

“와…… 이슬아 너 별스타그램에서 잘나가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너야말로 완전 대박 터졌네. 이 정도면 돈방석에 앉은 거 아냐?”

은호의 말에 이슬아가 피식 웃어 보였다.

“돈방석은 무슨. 임대료에, 직원들 월급에, 이것저것 다 빼고 나면 얼마 남지도 않아. 매출보단 순이익이 높아야지.”

“순이익? 에이, 그래도.”

“뭐 그래도 이젠 어느 정도 자린 잡아서 한숨 돌릴 정도는 돼. 훗, 원래 사업은 자릴 잡는 데까지가 엄청 힘든 거거든.”

말을 내뱉고는 이슬아가 이준 쪽을 힐긋했다.

“물론, 이렇게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거엔 이준이 얘 도움이 꽤 크긴 했지만?”

“이준이? 이준이가 왜?”

은호의 물음에 이슬아가 이준과 눈을 잠시 마주치곤 답했다.

“나 처음 쇼핑몰 시작했을 때, 아무리 좋은 옷을 떼 오고 홍보를 미친 듯 해대도 별 반응이 없더라고. 워낙 쇼핑몰도 많은 데다 이미 자리 잡은 곳들 때문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전혀 안 보였거든. 근데, 그때 이준이 얘가 완전 신의 한 수가 됐지 뭐야?”

“신의 한 수?”

“응. 이준이가 사무실에 한번 놀러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옷 하나 선물해 주겠다고 한번 입어보라 했거든.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입고 나오는데 딱 이거다 싶더라고! 패션의 완성은 역시 누가 뭐라 해도 얼굴이구나, 싶었지! 모델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순간 딱 깨닫게 되더라니까? 훗.”

이슬아가 흐뭇한 미소와 함께 이준을 바라봤다.

“그때부터 이준이 시간 될 때마다 계속 불러서 사진 찍고, 올리고, SNS에도 홍보하고 막 그러기 시작했는데, 이게 웬걸? 홍보비를 그렇게 쏟아부어도 꿈쩍도 안 하던 매출이 갑자기 확 뛰기 시작하는 거야. 별스타그램 팔로워 수도 막 올라가고! 그게 시발점이 돼서 지금 이렇게까지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거지.”

“시…… 시발요……?”

난생처음 듣는 단어에 지호가 놀란 듯 쳐다보자, 이슬아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풉. 김지호 뇌 순수한 건 여전하네. 그게 시작점이 됐다는 소리야. 욕이 아니라.”

“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던 두 사람의 내막에 멤버들이 이준과 이슬아를 번갈아 쳐다보며 고갤 주억거렸다.

팔도 초창기에 멤버들과 함께 또 다른 걸그룹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던 이슬아.

회사가 재정난으로 내리막길을 걷게 되자 다른 소속사로 옮겨갔던 그룹 멤버들과는 달리, 이슬아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다.

당시 멤버들 중 실력으로나 외모로나 가장 눈에 띄는 그녀였기에 모두가 만류했음에도 그녀의 생각은 확고했다.

언제 또 데뷔가 무산될지도 모르는데다, 데뷔한다 하더라도 성공할 확률이 얼마가 될지는 전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꼭 가수만이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은 아니란 생각도 있었고.

이슬아가 멤버들에게 캔 음료를 건네며 다시 입을 열어왔다.

“암튼, 그건 그렇고. 어쨌든 내가 그 캐스팅 디렉터라는 사람하고 연결만 되면 된다 이거지? 그래서 몇 번 미팅만 가지면 되는 거고?”

이슬아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멤버들이 또 한 번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고는 시선들이 일제히 이준에게로 옮겨졌다.

“응? 뭐야. 다들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얼굴들인데?”

이슬아의 말을 이어 이준이 멤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미리 부탁해 뒀어. 슬아가 안 된다고 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하니까.”

“슬아가? 얘, 얘가 뭘 어떻게 도와주는데?”

“그 캐스팅 디렉터가 슬아한테 접근하도록 만들 생각이야. 그렇지 않아도 슬아 계정으로 그런 비슷한 연락들이 많이 왔다고 했던 게 생각나더라고. 그럼 그쪽으로 한번 시도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이준의 얘기에 이슬아가 고갤 끄덕이며 말을 보태왔다.

“다이렉트 메시지로 정말 온갖 부류의 사람들한테 연락이 다 오거든. 그중엔 자길 캐스팅 디렉터라고 밝히는 사람들도 꽤 많았고. 물론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는 거지만.”

또다시 이준이 말을 받았다.

“물론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기는 해. 이슬아가 전에 온 메시지들 확인해 보니까 그 이름으로 온 건 없었다 하더라고. 그래서 이번엔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유도해보려고 하는 거고.”

“적극적인 방법? 어떻게?”

은호의 물음에 이준 대신 이슬아가 답을 해왔다.

“대놓고 티를 팍팍 내는 거지! ‘저 연기에 관심 많으니까 캐스팅 디렉터분들 연락 주세요~’ 하면서! 분명 태그로 검색할 확률이 높을 테니까 거기에 맞는 태그도 맞춰서 잔뜩 걸어두고.”

“이를테면, ‘B&D’ 같은 단어들로.”

이미 모든 계획을 세워놓은 듯한 두 사람의 연이은 말들에, 멤버들의 입에선 낮은 감탄들이 흘러나왔다.

강준이 이슬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누난 괜찮아요? 우리 도와주다 혹시나 잘못되면 누나한테도 피해가 갈 수 있는데.”

“응? 잘못될 게 뭐 있어? 그런 일 자체를 안 만들면 되는 건데.”

이슬아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강준을 바라봤다.

“일이 잘못됐다는 건 우리가 그 사람을 낚았다는 게 들켰다는 건데.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잊었어? 나 원래 연기 쪽으로 나가려다 걸그룹 준비했던 거? 아카데미에서 배운 탄탄한 기본기는 아직 녹슬지 않았다구! 훗.”

“누나가 괜찮으면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여전히 걱정이 남아 있는 듯한 강준의 얼굴을 훑으며 이슬아가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왔다.

“크큭. 강준이 넌 예나 지금이나 하여튼 쓸데없는 걱정이 많구나? 예나 만날 때도 회사에 들키면 어떡하나 그렇게 노심초사했다던데. 예나가 둘이서 데이트를 못한다며 맨날 찡찡대던데?”

갑자기 튀어나온 김예나의 이름에 강준의 표정이 일순 당황으로 바뀌었다.

“……그 얘길 지금 왜 하는 거죠? 이 상황이랑 무슨 연관이 있다고.”

“큭, 아 그냥 생각이 나서 그렇지 모~ 근데 너 얼굴 빨개지는 거 보니까 아주 예나 고 기집애 생각하기도 싫나 보다? 그래도 추억으로 남을 법도 한데? 푸흡.”

강준의 흑역사 아닌 흑역사를 언급하며 연신 놀려대는 이슬아의 모습에 멤버들도 소리 없이 몰래 웃어 보였다.

강준의 붉어진 얼굴 사이로 이슬아가 천천히 웃음을 거두며 말했다.

“암튼 내 걱정은 할 거 없으니까 너희들 걱정이나 해. 다른 일도 아니고 이준이랑 너희들 일인데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지.”

말을 내뱉고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는 이슬아.

그러고는 별스타그램 앱을 누르며 입꼬리를 씨익 올려왔다.

“자, 그럼 어디 한번 시작해볼까? 서이준의 계획이 잘 들어맞는지 아닌지?”

* * *

그리고, 이준의 계획은 정확히 5일 뒤 들어맞았다.

“야야! 왔어, 왔어! 이거 그 사람 아냐?!”

컵라면을 먹고 있던 멤버들에게 이슬아가 다급히 뛰어오며 휴대폰 액정화면을 펼쳐 보였다.

그러자 그 속엔 꽤나 험상궂게 생긴 중년의 남성 하나가 떠올라 있었고, 그와 동시에 멤버들은 들고 있던 젓가락을 모두 내려놓았다.

“휴, 흉터다! 지금 이 사람한테 연락 온 거야?”

“어! 조금 전에! 대박. 진짜 이렇게나 빨리 연락이 올 줄이야.”

이슬아의 놀람과 들뜸의 표정 사이로 멤버들은 다이렉트 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명 기획사에서 캐스팅 디렉터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조만간 크랭크인 들어가는 영화에 주요 배역 자리가 하나 남게 되어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가지고 계신 이미지가 해당 배역과 싱크로율이 딱 맞아 떨어져서요! 혹시 배우나 엔터 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미팅을 진행해보고 싶은데, 어떠실까요? 답장 주시면 바로 연락처 전 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메시지를 읽고 난 지호가 고갤 들며 당황한 얼굴로 물어왔다.

“이, 이제 어떻게 하죠? 진짜로 연락이 와 버렸는데……?”

“어떡하긴 뭘 어떡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인 건데! 연락처 알려주고 바로 미팅 날짜 잡아야지.”

지루했던 시간이 드디어 끝나고, 재밌는 게임이 시작됐다는 듯. 이슬아는 망설임 없이 곧바로 메시지에 자신의 연락처를 타이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돌아온 답장을 확인하곤 말했다.

“오오. 지금 바로 연락 주겠다는데?”

“지, 지금요? 바, 바로요?”

지난 며칠간 오직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음에도 막상 닥치고 나니 멤버들의 얼굴 위론 긴장의 표정이 역력했다.

“왔다, 왔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를 멤버들에게 보여주며 이슬아가 짧게 숨을 골랐다.

그러고는 곧바로 통화를 연결했다.

“네, 여보세요?”

목소리까지 바꿔가며 태연한 얼굴로 통화를 이어가는 이슬아.

그런 이슬아를 바라보는 멤버들의 목구멍으론 침이 연신 꿀꺽 삼켜지고 있었다.

“아, 네. 알아요. 거기. 그럼 내일 오전에 뵈면 될까요?”

‘내일’, ‘오전’.

이슬아의 입에서 내뱉어진 그 단어들에 멤버들의 긴장은 한층 더해졌고, 이슬아는 곧 통화를 종료했다.

“내일 오전 11시에 NTV 1층 로비 카페에서 보자는데? 자세한 얘긴 그때 나누자면서?”

“뭐래? 본인이 황수철이 맞대?”

이준의 물음에 이슬아가 미소와 함께 고갤 크게 끄덕였다.

“응! 너무 놓치기 아까운 이미지라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나 뭐라나. 본인의 커리어를 다 걸고서라도 꼭 성공하게 만들어주겠다는데?!”

“흐음.”

드디어 제 발로 연락을 취해온 그.

자신이 짜놓은 계획이 들어맞게 되자, 이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얼굴이 돼 있었다.

한껏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멤버들에게로 시선을 옮긴 이준. 그러고는 비장한 어투로 말했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자.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니까.”

* * *

다음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부근에 위치한 자그마한 브런치 카페.

이제 막 오픈 준비를 시작한 탓에 카페 안에 손님이라곤 아무도 보이질 않고 있었다.

단, 멤버들만을 제외하곤.

자신들을 숨길 수 있는 온갖 복장들을 갖춘 상태로 멤버들은 2층 한 편에 자릴 잡고 있었고, 2층 계단을 올라오며 은호가 말을 전해왔다.

“포장 예약 손님 한 분 잠깐 오시는 것 말곤 11시 30분까진 아무도 안 올 거래. 그때가 오픈 시간이라. 우린 그 전에 빠르게 끝내고 나가면 될 것 같아.”

“사장님은 허락해 주셨어요? 비밀로 해주시겠대요?”

지호의 물음에 은호가 자리에 앉으며 고갤 끄덕였다.

“그럼. 내가 여기서 알바만 2년 가까이를 해왔는데. 사장님이 편하게 있다가 가고 가기 전에 다들 사인 한 장씩만 해달래. 사장님 조카가 우리 엄청 좋아한다고.”

“휴우. 다행이다. 헤헤.”

그제야 마음이 놓였는지 멤버들은 꽁꽁 싸매고 있던 겉옷과 모자들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그때, 테이블 위로 올려두었던 이준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고, 발신자는 이슬아였다.

“어, 도착했어?”

-응. 방금 로비에 들어왔어. 들어가기 전에 잘 들리나 테스트 한번 해보려고.

이슬아가 잠깐의 틈을 두고는 말했다.

-잘 들려? 지금 안주머니에 휴대폰 넣어뒀는데.

스피커폰으로 바꾼 상태에서 통화 소리를 체크하곤 이준이 말했다.

“응, 잘 들려. 옷에 스치는 소리만 안 나게 하면 될 것 같아.”

-오케이! 그럼 이따 겉옷은 벗어두지 뭐. 여긴 내가 알아서 잘 할 테니까 너흰 녹음이나 깜빡하지 말고 잘 해둬. 증거가 없으면 다 말짱 도루묵이니까.

“그래, 고맙다.”

-칫, 고맙긴. 정 고마우면 나중에 공항 패션 같은 거 할 때 우리 옷이나 좀 입어주든가. 홍보효과 톡톡히 되게!

“그건 걱정 마, 슬아야! 내가 365일 내내 너희 옷만 입어줄 테니까! 너희 쇼핑몰 매출은 내가 책임질게, 오케이?”

스피커폰에 대고 자신감 있게 내뱉는 은호의 말에 이슬아가 반문해왔다.

-응, 니 혼자 오케이? 패션의 완성은 내가 뭐라고 알려줬지? 은호 네 마음은 알겠는데, 조금만 자제 부탁해? 후훗.

“……이게 진짜.”

일순 입을 찌그러뜨리는 은호의 표정에 멤버들도 잠시 웃음을 지어 보였고, 스피커폰 사이로 이슬아가 다시 말을 내뱉어왔다.

-나 이제 들어갈 테니까, 너희도 아무 말 하면 안 된다. 알겠지? 혹시나 목소리 새어 나올 수도 있으니까.

“응. 알겠어. 조심하고.”

이슬아의 목소리가 더는 들려오지 않자 이준도 휴대폰을 다시 테이블 위로 올려두었다.

그와 함께, 멤버들도 긴 한숨들을 내뱉어왔다.

“휴. 슬아 누나 괜찮겠죠? 괜히 긴장해서 막 연기인 거 다 티 나면 큰일인데.”

“걱정 마. 슬아 쟤 옛날부터 거짓말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했잖아. 다이어트 기간에 야식 잔뜩 먹어놓곤 종일 쫄쫄 굶었다고 표정 하나 안 바뀌고 얘기했던 거 기억 안 나? 사장님 앞에서?”

“풉, 맞아, 맞아. 기억난다. 눈물까지 흘려가면서 서럽게 우니까 사장님이 미안하다고 피자 사 줬잖아요. 전날 우리랑 치킨 엄청 뜯어놓고선.”

“그래. 그러니까 쟤 걱정은 할 필요 없어. 엄청 즐기고 있는 것 같더만.”

은호의 얘기에 멤버들도 수긍한다는 듯 고갤 주억거렸고, 조금은 긴장이 풀린 듯한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이슬아 씨?

그런데, 그때.

스피커폰을 타고 들려오는 한 남자의 목소리에 멤버들의 얼굴이 다시 일순 긴장으로 바뀌었고, 일순 귀를 쫑긋하며 휴대폰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하하, 안녕하세요. 황수철이라고 합니다. 이야, 실물로 보니까 훨씬 더 예쁜데요?

황수철.

그 이름 세 글자에 멤버들의 표정도 한층 더 비장해졌고, 모두가 숨죽인 채 스피커폰에서 흘러나올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멤버들이 조금도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상황이 벌어진 건 바로 그때였다.

“너희들…… 여기서 뭐 해?”

스피커폰이 아닌 멤버들의 등 뒤쪽에서 들려오는 한 여자의 목소리.

순간 너무 놀란 탓에 어떠한 소리도 내뱉지 못한 채 멤버들은 천천히 고갤 뒤쪽으로 돌렸고, 그곳엔 멤버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한 얼굴이 서 있었다.

“하준이도 같이 온 거야? 왜 너네만 여기에 있는데?”

팔도의 대표 이름을 아무런 호칭도 없이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바로, 구세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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