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구주표묘록-214화 (214/360)

214

5장. 신들의 군림 (14)

여귀진과 고월의는 재빨리 경기병을 배치하고 창을 세워 북대영 정문을 봉쇄했다.

식연은 마침내 탑루 꼭대기 마루판까지 이르렀다. 마침 백의가 적에게 난간 가장자리까지 밀려간 터라 적은 식연을 등지고 있었다. 절호의 기회였다. 식연은 한손으로 마루판을 잡고 한손으로는 물고 있던 정도를 쥔 뒤 공중에 매달린 채 검을 날렸다. 몸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아 검에도 별로 큰 힘이 실리지 못했다. 하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식연은 자기 검에 익숙했다. 고검 정도의 검날은 유달리 날카로워 일반 철갑도 단번에 깔끔하게 갈랐다.

다시 한번 힘을 내 탑루 꼭대기로 넘어간 식연은 백의와 나란히 섰다. 두 사람은 방어하면서 공격 기회를 찾는 적과 마주섰다. 식연은 몹시 놀랐다. 검은 분명 적의 뒷 허리를 그었는데 그자는 전혀 다치지 않았다. 식연은 자신의 검이 가로막혔음을 알았다. 그자의 갑옷 표면을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바람에 남자의 검은 외투가 부풀며 묵직한 철갑옷이 드러났다. 식연은 가슴이 철렁했다.

“멋지군. 이게 신에게 하사받은 은총인가? 사강수 조제법을 얻어 이런 철갑옷을 복원했군. 참 빠르네. 진월에 너 같은 얼간이 말고 고명한 기술자도 있었나보네.”

식연이 싸늘하게 말했다.

남자는 천천히 두 팔을 펼치더니 휙 흔들었다.

“경건하게 신을 받드는 사람들에게는 신의 비호야 말로 허물어트릴 수 없는 갑옷이지!”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멍청한 건지 멍청한 척인 건지 모르겠군.”

식연이 두 손으로 검을 쥐고 천천히 힘을 주며 검 끝으로 남자의 미간을 가리켰다. 반석처럼 흔들림이 없었다.

“신의 비호를 입었다면서 그 거북이 껍데기 같은 건 왜 안 벗지?”

“네놈이 죽고 나서 신의 사자에게 말해 보든가.”

남자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고 도리어 한 걸음 물러났다. 식연의 검과 백의의 참마도는 까다로운 무기이기 때문이었다.

사강이 견고하기는 해도 갑옷 사이에는 여전히 연결부분이 존재했고 그곳이 갑옷의 취약점이었다. 남자는 계속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엽정서 대인의 딸?”

식연은 고개를 돌려 한쪽 구석에서 고통에 움츠리고 있는 엽근을 보았다.

“너와 이자의 관계는 잘 모르겠으나 지금 우리는 한배를 탄 것 같군. 이자를 죽일 수 있다면 네 일체의 과거는 추궁하지 않겠다. 네가 이자를 돕는다면 나는 선택의 여지없이 너를 이곳에서 죽일 것이다.”

“소주 공주는 지금 어떠하냐?”

백의가 소리쳐 물었다.

식연도 백의도 시선을 길게 옮기지 못했다. 두 사람은 맞은편에 선 사내의 두 팔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저 팔에 실린 힘이 너무나도 거대했다. 정면으로 맞으면 그게 누구든 뼈가 가루가 될 것이었다. 두 사람은 엽근도 엄청나게 경계했다. 이 여인은 저 남자에게 강한 공격을 당하고도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공주는 괜찮습니다. 저는 이미 아무것도 못합니다.”

엽근이 고개를 들었다. 안색이 창백했다.

“저자를 죽이십시오. 저자는…….”

남자는 천둥처럼 귀가 쩌렁쩌렁하게 소리를 내지르며 엽근에게로 달려들어 그녀의 말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남자는 움직이자마자 다시 힘겹게 멈춰 섰다. 그가 움직이자 식연이 그림자처럼 한 발짝 다가오며 검날을 거두어들였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공격의 전조였다. 남자가 다시 움직이기만 하면 식연은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었다.

“시무사.”

식연이 천천히 세 글자를 뱉었다.

“이 얼간이가 시무사지. 정상적인 사람이 어떻게 저런 멍청한 말을 할 수 있겠어? 그 비밀은 이미 말할 필요도 없어.”

“시무사?”

“백의, 놀라지 말게. 정상적인 사람 중에 자네의 참마도 아래에서 그렇게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걸세. 영무예가 자네와 상대한다고 해도 우위를 점했을 거라 장담할 수 없어.”

식연이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

“자네의 적은 비술로 다시 태어난 시무사일세!”

“어리석은 범인!”

남자는 엽근을 신경도 쓰지 않고 백의와 식연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죽은 자가 아니다. 나는 신의 뜻을 받들어 몸을 제물로 바치고 신이 하사한 힘을 얻었다. 망자는 걸어 다니는 육체에 불과하거늘 어떻게 신의 혼을 받들 수 있겠는가?”

“오, 그럼 진월의 광신도인가보군.”

식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백의, 내 말을 정정함세. 저자는 망자가 아니라 미치광이일세.”

“그 가련한 생명을 누릴 수 있을 때 계속 모욕해보아라. 다만 네놈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자는 매우 위엄 있게 호통쳤다.

“이길 자신은 있고?”

식연은 차갑게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왜 공격하지 않지? 아니면 공격했다가 쓰러져서 입만 열면 신 타령인 그 주둥이를 영원히 다물게 될까 봐 걱정하는 건가?”

“내 육체가 소멸해도 신이 인도하는 대군이 너희를 집어삼킬 것이다!”

남자는 손을 휘둘러 먼 곳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내 육체가 소멸해도 내 영혼은 신의 인도에 따라 하늘로 비상할 것이다!”

“우리 지금 서로 협박하는 건가?”

식연은 더욱 큰 소리로 웃었다. 검 끝도 살짝 흔들렸다.

“속일 생각은 마. 시장진의 주인. 네놈이 쓰러지면 이 비술로 만든 진은 성신(星辰)의 힘을 소환하는 핵심을 잃게 되지. 그때는 너의 대군(大軍)도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시체에 불과하다. 아니라면 우리가 왜 널 찾기 위해 상양관 전체를 이 잡듯 뒤졌겠어? 이 모든 전략이 네놈을 겨냥한 것임을 아직도 모르겠나? 우리가 왜 널 죽이려 할까? 진월의 광신도 하나 없애려고? 멍청하긴! 6국의 명장들이 돼지처럼 아둔한 미치광이 하나를 죽이려하겠나? 우쭐하지 마. 네놈은 내가 검을 휘두를 가치도 없어. 뇌벽성 정도면 모를까.”

“네놈들이 시장진의 이름도 알고 있어?”

남자는 크게 놀란 듯했다.

그때 식연이 냅다 도약했다! 상대가 놀라는 순간,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식연의 발아래 깔린 넓은 마루판이 움찔 흔들렸다. 남자는 발아래 전해지는 진동에 순간적으로 반응하지 못했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 백의와 식연은 이미 동시에 뛰어올라 각자의 무기를 휘두르고 있었다. 백의는 참마도를 내리쳤고 식연은 정도를 찔러 들어왔다. 두 사람의 협업에는 빈틈이 없었다. 남자는 생사의 기로에서 오른손 동 방패로 백의의 참마도를 막고 왼손으로 식연의 검을 잡았다. 참마도가 동 방패 위를 내리치며 굉음이 일었다. 남자는 거대한 힘에 흔들리며 잠깐 몸의 균형을 잃었다. 식연은 바로 그 순간 손목을 비틀어 검날을 빼내고 그자의 손을 피해 목으로 내질렀다.

빗속에서 불똥이 번쩍 튀었다. 남자는 목으로 내질러진 검을 힘겹게 피했다. 고검 정도는 견갑 아래 가장자리를 찌르고 들어갔다. 아래 쇄자갑(鎖子甲)은 무수한 고리를 엮어 만든 것이었다. 이 고리들이 식연의 검날에 부서지며 불똥이 튀었다. 식연은 남자의 좌측으로 돌았고 검날은 그자의 견갑 가장자리를 따라 나아갔다.

남자가 울부짖으며 반격하려 했지만 식연이 빗물을 한 움큼 잡아 힘껏 그자의 눈에 뿌렸다.

손바닥의 빗물이 화살처럼 날카롭게 쏘아졌다. 눈에 빗물을 맞은 남자는 손을 내둘렀지만 아무것도 막지 못했다. 식연과 백의는 빠르게 후퇴했다.

세 사람은 조용히 대치 상태에 들어갔다. 남자는 조각상처럼 서 있었다. 왼쪽 어깨에서 나직한 파열음이 들렸다. 거대한 견갑이 무겁게 땅에 떨어졌다. 식연의 검이 남자의 왼쪽 어깨를 관통함과 동시에 견갑을 잠그고 있던 쇠사슬을 제거해 그의 갑옷을 벗겨낸 것이다.

“참으로 정교한 검술이군. 천구. 과연 대대로 신들도 경계할 만해.”

남자가 감탄했다. 그의 왼쪽 어깨는 검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어깨 근육 한 덩이가 떨어져 나간 듯 피가 콸콸 쏟아졌다. 그러나 그는 아프지 않은 것 같았다.

“나와 백의의 공조는 지금껏 실패한 적이 없지.”

식연은 검을 가로놓고 방어 태세를 갖췄다. 백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칼을 높이 들며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그럼 맨몸으로 싸워주지!”

남자가 힘껏 손을 휘둘렀다.

“신을 섬기는 몸이 범인들의 손에 쓰러지는지 보자!”

남자의 양팔에 채워진 보호 방패 아래에서 챙 하고 칼날이 튀어 나왔다. 손바닥 너비의 넓은 날에는 흉악한 톱날과 혈조가 있었다. 그는 가슴 앞의 빈틈을 전부 드러내며 두 팔을 평평하게 펼쳤다. 커다란 새가 날아오르기 전 양 날개를 활짝 편 것 같았다.

공격을 시작하는 첫 자세였다.

“하지만 범인이여! 너희의 어리석음으로는 영원히 신의 마음을 통찰할 수 없을 것이다. 신의 군대는 막을 수 없다. 신성한 별빛이 투명한 하늘을 지나가는 것처럼.”

남자는 그들을 훑어보았다.

“덤벼라. 너희의 칼과 검으로 내 육신을 시험해봐라. 그러나 너희가 나를 죽인다고 해도 너희의 운명은 바꾸지 못한다. 망자의 소생은 내 죽음으로 멈추지 않는다. 저들의 무기가 너희의 목을 찢어발길 것이다!”

순간 아연해진 식연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챘다.

‘아닌가?’

식연은 속으로 스스로에게 물었다.

‘저자를 죽여도 행시를 막을 수 없나? 잘못 알았나? 뭐가 잘못됐지?’

식연은 머릿속이 격렬하게 뒤흔들린 듯했지만 도리어 정신이 맑아졌다. 사실 식연과 익천첨은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들은 시무사가 행시 군단을 이끌기 위해 나타날 것이라고 가정했다. 하지만 나타난 사람이 시장진의 주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행시를 통솔하는 자와 시장진의 주인은 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었다.

살수와 막후에서 지위하는 사람이 대개 동일 인물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럼 배후가 누구지?’

식연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뇌벽성인가? 설마 뇌벽성이 아직 상양관 안에 있나? 누구지? 대체 누굴까?’

식연의 마음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부르짖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군림진을 가동해도 전 병력으로 대규모 행시 떼를 막기는 힘들었다. 더구나 사현의 1만 적려군도 성 밖에서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이었다.

남자의 시선을 본 식연은 흠칫 놀랐다. 남자는 식연과 백의에게 온 정신을 기울이지 않고 곁눈으로 구석에 있는 엽근을 슥 훑었다. 그자의 칼날도 마찬가지였다. 남자는 왼손 칼날로 엽근을 겨누었다. 엽근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려 하면 그대로 달려가 엽근을 죽일 수도 있었다.

지금 남자의 최우선 목표는 백의와 식연이 아니라 엽근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엽근을 죽여야 했다.

번개처럼 어떤 생각이 식연의 뇌리를 스쳤다.

“알겠군. 너희의 비열하고 더러운 머리라면 꼭두각시를 썼을 거야. 진정한 진의 주인은 꼭두각시일 테고 독충의 모체는 그자의 몸에 기생하고 있겠지! 그리고 너희가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뿐이야. 그자는 이미 미쳐서 절대 너희의 비밀을 발설할 수 없으니까!”

식연이 검을 휘두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여귀진 세자! 가서 엽정서를 찾아 죽이십시오!”

순간 엽근과 남자의 안색이 동시에 변했다. 식연이 싸늘하게 웃었다.

“내 추측이 맞았군. 아직 늦지 않았어! 세자! 빨리요!”

식연이 재차 큰 소리로 외쳤다.

깜짝 놀란 여귀진은 몸을 돌려 제 려룡구를 향해 질주했다.

남자가 낮게 으르렁거리며 돌진하려 했지만 백의가 거의 동시에 달려드는 자세를 잡는 바람에 위축되고 말았다.

쌍방은 계속 대치할 수밖에 없었다. 폭우가 세차게 쏟아지고 번개가 하늘을 가르며 축축하게 젖은 얼굴들을 비추었다. 하나같이 흉악하게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구석에서 인영 하나가 훌쩍 뛰어오르더니 난간을 뛰어 넘어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엽근이었다. 소매에 부드럽고 질기며 갈고리가 달린 줄이 숨겨져 있었다. 일찌감치 갈고리를 발아래 널판에 묻어둔 엽근은 가늘게 늘어지는 줄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너무 급하고 또 너무 빠르게 내려가는 바람에 중간에서 줄이 끊어지고 말았다. 진창에 세게 떨어진 엽근은 몸을 뒤치며 일어나 폭우를 뚫고 미친 듯이 달려갔다.

식연은 엽근이 타고 내려간 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천라?”

식연은 그 줄을 아주 잘 알았다. 금속을 잘라낼 수 있을 정도의 거미줄은 아니지만 이렇게 줄 사용에 능숙한 이들은 천라뿐이었다. 오직 이 조직만이 다양하고 복잡한 용도의 줄을 만들기 위해서 하락인에게 놀라운 금액을 지불하고 비법으로 제조한 금속 재료를 끊임없이 구매했다.

“덤벼라.”

백의가 한 걸음 압박해나갔다.

“신의 사자와 범인 중에 누가 이기는지 알아보자.”

남자는 크게 소리를 내지르더니 두 팔을 벌리고 달려들려 했다. 그 강렬한 기세에 백의도 함부로 맞서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검을 거두었다. 그런데 남자는 백의에게 돌진하지 않았다. 그는 몸을 휙 돌려 엽근처럼 난간을 뛰어 넘었다. 그에게는 속도를 줄여줄 줄이 없었다. 있었더라도 쓸모는 없었을 터. 남자의 거구와 엽근의 힘 있지만 유연한 몸은 비교할 수 없었다. 그는 거대한 바위처럼 추락했다. 그가 묵직하게 착지하면서 사람 키만 한 높이의 흙탕물이 튀었다. 그는 남은 힘으로 몸을 앞으로 굴리더니 다시 일어나 여귀진의 뒤로 곧장 돌진했다.

남자의 속도는 질주하는 말을 능가했다. 몇몇 군사가 나아가 막으려 했지만 남자의 속도에 경악해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여귀진은 있는 힘을 다해 내달렸지만 뒤따라오는 발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흙탕물이 그의 등 한가운데까지 튀었다.

“돌아보지 말고 달리십시오!”

식연이 탑루 위에서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여귀진은 더 달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말이 코앞에 있었지만, 적이 너무 가까이 있었다. 바로 그의 등 뒤였다. 어쩌면 순식간에 상대의 무기가 그의 등에 닿을지도 몰랐다. 여귀진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칼을 뽑으려 했다.

쌩.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날아온 우전이 순간 비의 장막을 갈랐다. 남자는 말을 타려는 여귀진에게만 시선이 집중되어 기습적으로 날아온 화살에는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화살은 정확히 사내의 오른쪽 눈을 관통했다. 3촌 길이의 화살대가 관통했으니 아마 뇌도 다쳤을 것이었다.

“누가 화살을 쐈지?”

남자는 분노해 소리를 질렀다.

“네게 주는 내 보답이다! 그날 행시 속에 숨어 나를 공격했던 것이 너였지. 행시는 활을 쓸 줄 모르니까!”

고월의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여귀진은 놀라 전신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몸을 돌려 말에 올라탔다. 여귀진은 그제야 백의와 식연이 이 괴물 앞에서 얼마나 커다란 압박감을 대면해야 했는지 깨달았다. 이자는 시무사였다.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일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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