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구주표묘록-155화 (155/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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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상양혈 (7)

그러나 준마는 멈추지 않았다. 말은 연달아 무너지는 방패 위를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 말에 짓밟히는 곳마다 한바탕 곡소리가 났다. 말 등의 무사는 9척 길이의 거대한 칼을 말 옆에서 휘둘렀다. 칼 하나를 썼을 뿐인데 거대한 추를 매어 올린 굵직한 쇠사슬을 네 줄이나 끊었다. 수천 근의 거대한 목재 추가 방진 정중앙으로 떨어졌다. 수십 명이 삽시간에 목숨을 잃었고 전체 방진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 말의 뒤를 따라 성 밖으로 나온 적려 군사들이 으르렁거리며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는 하당 군사들을 군도로 베어 죽였다. 훈련이 잘된 이들 살인자는 하당 병사들이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매번 그들의 칼은 면전을 가로질렀을 뿐이었다. 하당 군사들도 칼을 휘둘렀지만, 늘 한 박자가 늦었다. 상대의 난폭한 칼이 이미 그들의 목을 베어 버린 후였다. 방패를 들어 올려도 내리쳐지는 야만적인 칼의 무게에 한쪽으로 치우쳤고 이내 목이 베이고 말았다. 멀리서 바라보던 연합군 군사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심지어 화살과 상노를 발사하는 것도 잊어버렸다. 그들은 핏빛 갑옷을 입은 군대가 전진해 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월주 남부의 숲속에 사는 붉은색 거대한 개미떼 같았다. 그들이 닿는 곳은 삽시간에 죽음의 붉은색으로 뒤덮였다.

눈 깜짝할 사이, 검은 옷을 입은 하당 군사 수백 명이 붉은색 속으로 사라졌다. 적려 군사들이 그들의 시체를 밟고 밀물처럼 천천히 성을 나왔다.

앞장선 적홍색 사나운 말이 낮게 울부짖으며 최전방에 섰다. 적려군 속에 섞인 수천 명의 뇌기가 적홍색 사나운 말 뒤로 줄지어 섰다. 수많은 군사가 일제히 병기로 말안장을 두드리며 나직하게 기합을 넣었다.

그때 남쪽으로 향한 나머지 5개 성문이 동시에 활짝 열리고 수많은 적홍색 인영이 성큼성큼 상양관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지금의 상양관은 당겨서 열면 적홍색 조수가 쏟아지는 수문 같았다.

이처럼 쏟아지는 적조를 그 누구도 막아내지 못했다. 공격하지도 못했다. 연합군 측은 무서우리만치 고요했다. 모두가 병기를 꽉 붙잡고 적홍색 군대가 성벽 밖에서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전투 대형을 갖추며 붉은 깃발을 하나, 또 하나 흔드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침내 모든 리국 군사가 성 밖으로 나왔다. 붉은 깃발이 펄럭이며 불빛이 번득였다. 양쪽 진영이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진열을 갖추고 맞선 적은 처음이었다. 아무도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더는 물러날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강궁을 잡아당기고 있던 자형장사 궁수들은 어느새 팔 힘이 약해졌다. 하지만 부장은 영기를 오래도록 휘두르지 않았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리군의 기세는 앞을 가로막은 거대한 장벽 같았다. 활시위에 걸린 화살은 내내 쏘아져 나가지 못했다.

절대적인 적막 속에서 횃불이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소리가 들렸다. 장궁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린 손바닥의 땀이 발등에 툭 떨어졌다.

누군가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궁수의 통제를 벗어난 우전 한 대가 곧장 리군의 적색 진영으로 날아갔다.

상양관에는 한 노인이 높은 곳에 말을 세우고 거센 불길 속에 서 있었다. 불빛이 그의 검은 도포를 비추었다. 한 겹의 붉은빛이 물결처럼 그 위를 흘렀다. 검은 옷을 입은 제자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시커먼 연기가 공중으로 피어올랐다. 노인의 장포가 바람을 거슬러 펄럭이며 화염을 쓸었다. 그러나 옷은 타지 않았다.

불길은 노인을 두려워하는 듯했다. 검은 도포가 쓰는 곳마다 불길이 사그라졌다. 눈을 가린 흑마도 불빛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말은 마치 흑요석 조각처럼 말없이 서 있었다. 수많은 군사들의 포효가 불쑥 터져 나오더니 멀리서부터 조수처럼 덮쳐왔다. 노인은 천천히 두 팔을 벌렸다. 한없이 광활한 하늘을 끌어안으려는 듯했다.

“시작되었다! 난세의 불이 참으로 현란하게 타오르는구나.”

노인이 나직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는 고개를 돌려 네 명의 제자 중 한 명을 바라보았다. 그자가 느린 걸음으로 나와 노인의 말 앞에 무릎을 꿇었다. 노인은 손으로 그의 머리를 누르며 말했다.

“나의 아이야. 신의 위엄이 너와 함께할지니. 너의 영혼은 소멸하지 않고 영원히 하늘을 거닐며 별과 운명을 함께 할 것이다.”

제자는 절을 하며 검은 도포 아래로 말등자를 밟고 있는 노인의 신발에 입을 맞추었다.

이내 그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단도를 뽑아 팔뚝을 찔렀다. 단도가 팔뚝 전체를 관통했다.

피가 칼날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손에 이미 백색 도자기 병을 쥐고 있었다. 그는 병에 자신의 선혈을 가득 채워 공손하게 노인의 발아래 바쳤다.

“가거라.”

노인이 나직이 말했다.

“더없이 큰 공훈이 너를 기다리고 있으니.”

돌아선 제자가 화염을 지나 성큼성큼 떠나갔다. 말의 목을 손바닥으로 한 대 친 노인은 나머지 세 제자를 데리고 떠나갔다. 리국 군대가 성을 나간 방향과 반대였다. 그들은 북쪽으로 향했다. 황성의 천계성이 있는 곳이었다.

커다란 적홍색 물결이 위풍당당하게 연합군 전선으로 돌격했다. 그와 동시에 자형장사의 우전도 활시위를 떠났다. 적려 보병은 방패를 높이 들어 머리 위를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흉포한 칼을 들고 성큼성큼 나아갔다. 첫 줄의 군사들이 이내 쓰러졌다. 뒤따르던 군사들은 그들의 시체를 뛰어넘어 전진했다. 리군이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비처럼 빽빽이 쏟아지는 우전을 맞으며 전진했다. 그 모습을 보고 진 후방에서 출발을 기다리던 연합군 기병들은 오싹한 기색이었다. 군사들의 함성이 모든 것을 뒤덮었다. 상양관 아래는 삽시간에 포효의 지옥으로 변해버렸다.

탑루 위에서 아득한 전장을 바라보는 제후국 통수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이었다.

“역시 적려로군.”

식연이 개탄했다.

“죽음이 뭔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 같아.”

“뇌기보다는 적려가 영무예 성공의 근간이지.”

백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수원에 독을 타도 적려는 여전히 아군과 일전을 펼칠 만하군. 리국 적려는 천하제일의 보병으로 야전에서 그들을 막는 것은 쉽지 않지.”

“자네가 보기에 쌍방의 승패가 각각 몇 할이나 될 것 같은가?”

“모르겠네. 그저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백의가 손짓을 했다.

“여기에는 화로가 없으니 장군들은 자리에 앉아 술로 추위를 쫓으시오.”

탑루 중앙에는 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탁자에 차려진 요리에서는 아직 열기가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장군들이 각자 자리에 앉자 군사들이 올라와 향기로운 술을 가득 따랐다.

“전쟁 중이라 변변치 못하오. 장군들, 드시오.”

백의가 들라며 손짓을 해 보였다.

잔을 들고 술을 마신 장군들은 탁자의 요리를 보고 아무도 말이 없었다. 요리는 정말 단출했다. 술맛도 싱겁기 그지없었다. 장군들은 백의가 무슨 의도로 이런 궁상맞은 술자리를 마련했는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역시 정규가 참지 못하고 술잔을 탁자에 세게 내려놓았다.

“백 대장군. 우리는 군인이오. 병사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우리는 여기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니요. 나 같은 무식쟁이는 백 대장군의 지략을 이해하지 못하겠소. 할 말이 있다면 지금 하시오. 없다면 나는 여기에 더 있고 싶지 않소!”

“정 장군께서는 화통한 성격만큼이나 말도 시원하게 하시는구려.”

백의가 천천히 술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하지만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소.”

“백 대장군. 물어보시오!”

“이번에 순국에서 출정한 군사들은 모두 풍호철기의 정예병인데 근왕을 위해 적려와 싸우고 있잖소. 만약 풍호철기 전군이 예서 전멸하고 정 장군만 현장에서 영무예를 죽일 수 있었다면 귀국했을 때 상을 받겠소, 아니면 벌을 받겠소?”

정규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순간 멍해졌다.

“정 장군은 벌을 받게 될 것이오.”

백의는 정규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이번 6국 연합군의 전쟁에서 포위된 이는 역적 영무예요. 내 기탄없이 이야기하겠소. 지금의 동륙은 황실이 없어도 별문제가 없소. 제후들 중 최고가 되고 싶지 않은 자는 몇 없을 것이오. 하여 수백 년간 이 나라 제후들 간의 전쟁은 거의 끊어진 적이 없었지. 오늘 여러분이 명을 받들어 근왕병으로 온 것은 영무예가 등장했기 때문이오. 영무예는 당대 제일의 패주로 우리 초위국을 포함해 어떤 제후도 그의 적수가 못 되오. 그런 까닭에 여러분도 나처럼 이곳에 서서 근왕의 깃발을 들고 연합해 제후 중에서 가장 강한 한 사람을 제거하려는 것 아니오? 영무예가 더 강해지면 언젠가 각국 제후들을 따로따로 격파할 것이고 그리되면 그가 동륙의 진정한 주인이 될 테니까. 하지만 내 생각에 제후들은 각국에서 수십, 수백 년간 길러온 정예병들을 이 전쟁에서 잃고 싶지 않을 거요. 정 장군이 영무예를 죽인다면 제후를 위해서일 터이나 정 장군이 풍호라는 큰 부대를 잃는다면 그것은 순국의 손실이잖소. 그러니 정 장군은 아마 상을 받지 못할 거요.”

침묵이 흘렀다. 장군들은 서릿발처럼 싸늘한 얼굴로 반듯하게 앉은 채 아무 대답이 없었다.

식연이 씁쓸하게 웃었다.

“백 대장군도 말 한번 시원시원하게 하는군. 근왕군의 숨은 의도를 낱낱이 까발리다니, 우리가 어찌하길 바라는 거요?”

“팔록원 일전에서 제후국의 실패는 리국의 강병에게 패한 것이라기보다 제후들의 사심에 패한 것이라 해야겠지.”

백의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다들 출병 전에 생각했을 것이오. 동륙에 영무예가 없다면 우리는 맹우가 아니라 적이겠지. 그럼 영무예를 죽인 그 순간, 여러분과 나 사이는 적으로 돌변하지 않겠소? 그때 수중에 강병을 쥐고 있지 않은 이는 다음 제후 대전에서 패배할지도 모르지.”

식연이 여전히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백 대장군 말은 우리 모두 산속의 도적일 뿐인데, 산에 사자 한 마리가 나타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사자를 잡으러 왔다는 소리군. 그 사자 사냥이 끝나면 땅 한 덩어리를 차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또 칼을 뽑아 들고 맞설 것이고?”

“아니오?”

백의가 식연을 직시했다.

“부정하긴 어렵군.”

식연이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여러 장군들은 각기 다른 나라에서 출사하였으니 응당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싸워야겠지만 우리 눈앞의 사자가 아직 죽지 않았소. 그의 발톱은 여전히 날카로우니 우리 중 한 사람이라도 계속 솔직하지 못하다면 모두가 이곳에 묻히게 될 수도 있소.”

백의가 또박또박 말을 뱉었다.

“그러니 예서 명령을 내려주시오. 후퇴라는 명령은 없소. 오직 굳건한 수비와 돌격뿐이오!”

장군들은 모두 침묵했다. 비안이 눈썹을 치켜떴다. 미간에 노기가 어렸다. 그러나 마주친 백의의 눈빛에서 태산이 내리누르는 듯한 위엄을 느꼈다. 비안은 이를 악물고 한동안 버티다가 끝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시선을 피했다.

한참 뒤, 식연이 장탄을 뱉으며 교착 상태를 깨트렸다.

“백 대장군. 내 오랜 친구지만 그대가 언제쯤이나 상대의 체면을 좀 봐주는 법을 배울는지 모르겠구려. 그러나 그대 말이 맞소. 기왕 모두가 한배를 탔으니 나는 하당의 모든 병사와 군마를 백 대장군에게 맡기겠소.”

식연이 품에서 금부와 철인을 모두 꺼내 탁자에 놓고 백의 앞으로 밀었다. 하당국 병력을 움직이는 최고의 인신은 철마인(鐵馬印)이고 그다음이 금색 국화 부령(符令)이었다. 이 두 가지를 내놓다는 것은 전권을 전부 백의에게 맡긴다는 뜻이었다. 잠시 후 고월의가 자기 화살 자루에서 금색 화살 하나를 꺼내 공손하게 탁자에 놓았다. 그것은 출운기사의 영전(令箭)1)이었다. 식연과 고월의가 마주 보고 웃었다. 두 사람의 미소에는 씁쓸함이 배어 있었다. 강무외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몸에 지니고 있던 주칠함을 꺼냈다. 정규마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손잡이가 짐승 모양인 수뉴동인(獸鈕銅印)을 툭 내밀자 비안도 허리춤의 패도와 인신을 탁자에 놓았다.

“좋소. 이러면 사심을 숨길 여지가 없겠군.”

백의도 자기 앞에 놓인 단향목 함을 밀었다. 함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하늘색 동석인(凍石印과) 자색 인끈이 달린 용수옥인(龍首玉印)이 들어 있었다. 모두 옥빛을 띠었다.

“이것은 황제께서 하사한 어전월장군 인장과 무양후 인장이오. 이 두 인장으로 우리 초위국의 10만 병마를 움직일 수 있지. 내 이것을 여기에 놓고 여러분과 함께 싸워 영무예의 머리를 가져오겠소.”

백의의 시선이 장군들을 훑었다.

“만일 이 전쟁에서 어느 한 국가라도 막심한 손실을 입게 되면 나 백의가 온 힘을 다해 황실과 제후들에게 자금을 청해 국력을 회복하도록 도와드리겠소. 장군들께서 내 약속을 믿어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오.”

고월의가 손바닥으로 탁자를 탁 치며 말했다.

“좋습니다! 우리 진북국은 백 대장군의 약속을 믿겠습니다!”

모든 장군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식연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 영무예를 죽이고 훗날 우리가 다시 전쟁을 하게 되더라도 조금은 공평하겠군.”

“훗날 적이 될 수도 있으나 아직은 맹우요.”

백의가 말했다.

“아직은 맹우라……. 좋소! 모두 명장이라 불리지만 각기 다른 나라에 출사해 떨어져 있고 평생 함께 전투할 기회가 또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니.”

식연이 잔을 들고 말을 이었다.

“아직 우리가 맹우일 때 한잔합시다!”

여섯 사람이 술잔을 들고 잔을 비웠다.

“대장군!”

근위병이 빠른 걸음으로 탑루에 올라와 반 무릎을 꿇었다.

“리군이 이미 휴국의 궁수 진영을 돌파하고 풍호 기군과 싸우고 있습니다.”

강무외는 말이 없었다. 백의는 묵묵히 정규를 향해 잔을 들고는 혼자 잔을 비웠다.

“내 명을 전해라!”

정규가 세게 탁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기병은 양익으로 나뉘어 리군의 양측을 쳐라. 무슨 수를 써서든 적군의 선봉을 갈라놓아야 한다!”

“네!”

명을 기다리던 순국 군교가 명령을 받들고 떠나갔다.

“식 장군. 하당의 목성루도 100보 전진시켜 적려 부대를 막을 수 있겠소?”

백의가 식연을 향해 술을 가득 따른 잔을 들었다.

식연이 빙그레 웃었다.

“날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았소. 목성루만 아깝게 됐구려. 6년을 훈련해 이제야 조금 성과를 얻게 되었는데 말이지. 잠깐은 막을 수 있다 하더라도 적려 앞에서는 먼지가 되어버리고 말겠지?”

식연은 탁자의 철마인을 집어 들더니 고개도 돌리지 않고 탑루 아래로 내던지고 큰 소리로 외쳤다.

“식원에게 내 명을 전해라. 앞선 명령은 철회한다! 목성루를 100보 전진시키고 무슨 수를 써서든 적려 부대가 합류하는 것을 막아라!”

“간만에 소리 높여 말하는군.”

백의가 술잔의 술을 깨끗이 비웠다.

* * *

1) 군령을 전하는 화살. 군령을 내릴 때 일종의 증표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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