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구주표묘록-142화 (142/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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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신의 사자 (3)

밤이 되었다. 화엽이 책상 다리를 하고 등불 앞에 앉았는데 문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당도한 이는 슥 무릎을 꿇고 앉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천계를 지나게 해달라 올린 상소가 반려되었느냐?”

화엽이 눈을 뜨고 나직하게 물었다.

“회신이 왔는데 폐하께서 장군의 청을 거절하셨습니다. 그리고 맡은 바 본분을 다하라며 더는 때를 놓치지 말고 속히 리군과 전쟁을 하라 명하셨습니다.”

소식을 전하는 근위병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상했던 결과다.”

화엽이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물러가라.”

“양추송의 서신도 왔습니다. 읽으시겠습니까?”

“됐다. 무슨 말을 했을지 짐작이 가는구나. 네가 간단히 이야기해 주면 된다.”

“양추송 왈. 장군은 이번 출정에서 황성을 멀리 바라봄에 예의를 지키고 자중하며 방자하게 굴어서는 안 되오. 이 나라의 초석이자 천지의 주축인 황제에 반하는 것은 나라를 배반하고 군주를 핍박하는 죄이니 역적 영무예와 무엇이 다르겠소? 강자는 살얼음판을 걷듯 신중해야 하며 자칫 부주의하면 돌이킬 수 없게 되오. 장군은 명망이 높고 뛰어난 인재이니 자중하라 내 분명히 말해 두겠소.”

근위병이 말을 이었다.

“원문 그대로입니다. 한 글자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다른 내용은 새로울 것 없이 비슷합니다.”

“양추송은 천 리 밖에서도 내가 왕역을 넘어 상양관 후방을 공격하려는 것을 알았던 것인가? 장막 안에서 천 리를 내다보다니 소인배 명창현후도 행군의 기재였구나. 내 생각을 꿰뚫어보고 있어.”

화엽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권력 한복판에서의 도박이라. 한데 그가 내거는 것이 순국의 미래인가, 아니면 자신의 목숨인가?”

“장군…. 장군을 따른 지 11년째이지요.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문밖의 근위병이 말을 꺼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도 알아. 이 일은 다시 언급하지 않으면 어떻겠느냐?”

“장군. 저희에게 가슴속 울분을 풀 기회를 주십시오!”

근위병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말해 보아라.”

화엽은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들어 지붕을 바라보았다. 철가면의 눈동자 부분 너머로 시선을 내비쳤다. 지붕 틈새로 씻은 듯이 투명한 밤하늘을 바라보는 듯도 하고 아무것도 안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영무예에게 5천 경기병이 있지만 장군 수하에는 3만 철기병이 있습니다. 장군께서 말에 올라 칼을 휘두르시면 3만 명이 모두 장군의 호령을 따를 것입니다. 듣지 않는 자가 있다면 그의 목을 벨 것입니다! 영무예는 세상의 패주로 거침이 없는데 우리 순국 풍호는 황제의 발아래에서 쇠사슬에 묶인 개처럼 후원이나 지키고 황성에 발조차 디디지 못하지요. 우리 풍호군이 용기가 없는 것입니까? 아니면 장군께서 용기가 없으신 겁니까?”

근위병이 큰 소리로 물었다.

“선대 국주께서 돌아가시고 사기가 떨어진 지 꽤 되었겠지?”

화엽이 낮게 물었다.

“네! 장군, 형제들 모두 사기가 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형제들은 모두 황성에서 다시 풍염 황제 같은 황제가 나와 북벌하여 변경을 개척하고 영토를 확장할 그날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 무사로서 평생 바라는 것이 이런 영광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선대 국주께서 돌아가신 후, 신임 국주는 양추송 손아귀의 바둑돌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장군께서는 지금 천계성의 황제가 정말 풍염 황제의 혈통을 이어받은 황제라 생각하십니까? 어찌하여 독수리와도 같은 선조에게서 순한 양 같은 후손이 나올 수 있답니까?”

근위병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말을 이었다.

“장군. 저희 풍호군은 지금 대체 무엇을 지키는 것입니까?”

“지킬 수 없다면 차라리 파괴해 버리고 다시 만들자고, 너희 모두 그리 생각하는 것이냐?”

“저희가 피를 흘리며 희생하는 것이 정녕 ‘충군(忠君)’이라는 헛된 명성을 위해서일 뿐입니까? 길을 잃고 헤매는 저희에게 가르침을 주십시오.”

근위병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종군한 지 11년이라 했지. 왜 종군했는지 생각해본 적 있느냐?”

화엽이 물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으나 저는 장군께서 승리하고 금의환향하셨을 때 뵈었습니다. 성루에 올라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우리가 칼을 차고 검을 드는 것은 고국의 안녕과 형제들의 영광을 위해서다!”

근위병이 한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고국이 평안합니까? 영무예의 쇠발굽에 밟혀도 막을 방법이 없지요. 형제들이 전사해도 안타까워하는 이가 없습니다. 황제는 우리에게 뭐라 합니까? 그저 싸워라, 싸워라, 싸우라는 말뿐이지요. 저희가 왜 싸워야 합니까? 저희는 이해가 안 됩니다! 부디 장군께서 길을 알려주십시오!”

“너희는 모르는 게 아니다. 너희도 알고 있다!”

화엽의 목소리가 돌연 우렁차고 매섭게 변했다.

“애초에 모두 생각을 해두었겠지. 너희는 한껏 고무되어 내가 출정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야 내 수중의 3만 대군이 황성 아래에 이를 테니까. 백의는 아직 상양관 밖에 있고 우리 앞에는 적려군 2만 보병과 황성의 새끼 양 같은 2만 우림천군뿐이지. 이 세상에 나 화엽이 지휘하는 군대가 황성의 성벽을 무너뜨리는 것을 막을 힘은 없으니 천재일우의 기회라 생각할 것이야. 안 그러냐!”

“맞습니다!”

근위병은 조금도 숨김이 없었다.

“장군께서 저를 죽이신다 해도 이 사실은 고해야겠습니다! 형제들의 목숨은 장군께 바친 것이지 황제께 바친 것이 아닙니다! 천계성의 황제가 얼마가 바뀌든 저희는 관심도 없습니다. 저희 군은 황제의 깃발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장군의 군기를 따라왔을 뿐입니다!”

화엽은 침묵한 채 오래도록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가 한숨을 내쉬며 말문을 열었다.

“내가 젊었을 때 네가 이런 말을 했다면 아마 나는 벌써 칼을 들고 너희와 함께 말에 올라탔을 것이다. 양추송이든, 영무예든, 황제든 내 군마를 막을 수 없었겠지. 그러나 나는 이미 너무 늙었다.”

“늙지 않았습니다!”

근위병은 크게 놀랐다.

“그런 불길한 말씀은 삼가십시오. 장군께서는 지금이 한창 기운이 왕성할 장년(壯年)입니다!”

“나는 이미 늙었다.”

화엽이 자조하듯 빙그레 웃었다.

“더는 피가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늙었다. 나와 상관없는 일들을 너무나도 많이 생각하고 또 생각할 만큼 늙었다. 술을 마시지 않고는 웃으며 말에 올라 칼을 휘둘러 사람을 죽일 충동이 일지 않을 정도로 늙었다. 원학, 나를 따른 지 11년인데 아직도 네가 왜 전장에 발을 들였는지 모른단 말이냐!”

화엽이 탄식하며 말을 뱉었다.

“저는…….”

근위병은 아연해졌다.

“혈관 속에 천하를 향한 갈망이 용솟음치지 않는 사내가 어디 있겠느냐. 형제들과 함께 한 명의 영웅을 따르며 천하를 얻고자 하는 열망에 수많은 청년들이 전장에 발을 디뎠고 영원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원학, 너는 천하가 무엇인지 정말 아느냐? 천하는 공허한 영광이 아니다. 많고 많은 사람들이다. 그들 하나, 하나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기면, 너는 그중 일부는 좋아하게 되고 일부는 싫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너는 천하를 얻기 위해 먼저 그것을 파괴해야 한다 하였지. 그럼 대답해 보아라. 원학, 너는 정말 네가 좋아하는 사람을 죽일 수 있겠느냐? 전쟁에 나선 지 오래 되었으니 이미 수많은 사람을 죽였을 것이다. 하지만 너는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지. 왜냐하면 네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네 눈에 네가 죽인 자들은 적이지만, 원래는 적이 아니어도 되는 사이였다.”

화엽이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

“천하는 사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이다! 단지 영예나 승부수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근위병이 입을 꾹 다문 채 오랫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양추송이 소인배일지는 모르나 그는 똑똑하며 그의 전언(傳言)은 매우 분명하다. 우리는 손에 칼을 쥐고 말에 올라 천하를 얻을 기회가 있다. 이것은 네가 가진 권력이자 위험이기도 하다. 자칫 한 걸음만 잘못 디뎌도 영원히 돌이킬 수 없게 돼! 살기(殺氣)에 이성을 잃지 않도록 해라. 그렇지 않다면 나를 떠나 영무예에게 의탁해도 좋다.”

화엽이 탄식하며 말을 이었다.

“너희 중에 많은 이가 영무예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영무예는 너희에게 희망과 웅장한 이상, 포부를 줄 수 있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이는 내가 영무예보다 못한 점이다. 나는 영무예와 같은 사자가 아니다. 내가 늙은 호랑이라고 해도 이미 오랜 전쟁에 발톱이 닳아빠진 호랑이다. 앞으로 내가 꾸준히 해나가야 할 노력은 과거에 저지른 죄업을 만회하는 것뿐이다.”

한참이 지나고 근위병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저희는 장군의 부하입니다. 장군께서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부모처럼요. 다른 부모가 대단하다고 해도 그것이 제 부모를 버릴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물러가라. 그리고 괜한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이 이야기가 더는 군영에 돌지 않게 해라.”

“알겠습니다. 한데 오늘 아침 장군께서도 말씀하셨지요. 백의 장군과 영무예가 결전을 치르게 되면 왕명을 거역하는 위험을 무릅쓸 수도 있는 것입니까?”

“그렇다. 그 준비는 이미 해두었다. 그러나 나는 저들이 나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이게 할 것이다. 나는 백의가 죽게 둘 수는 없다. 이것이 내 마지노선이다!”

화엽의 목소리는 낮지만 날카로웠다.

8월 스무나흘.

초위군 영채 밖에는 수렵견 한 마리가 외롭게 어둠 속을 바라보며 민감하게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만족은 수렵견을 그저 육고기로 본다. 그들은 질주하며 물어뜯는 것을 잘하지 못해 양떼를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위군 군영의 수렵견은 달랐다. 전부 군견 혈통이라 촉각과 청력이 극도로 예민했다. 한 부대의 척후들도 하지 못하는 일을 수렵견 한 마리가 어둠 속에서도 해낸다.

그때 밤빛이 거대한 솜이불처럼 모든 것을 가렸다.

당직을 서는 병사들이 불더미 옆에서 손을 쬐었다. 며칠 사이 갑자기 가을에 들어선 날씨에 밤이면 점점 서늘해졌다. 병사들은 급히 출정하느라 걸친 것이라고는 홑옷뿐이었다.

“청두가 어째 오늘밤은 계속 저쪽만 보지?”

십장이 개를 보며 말했다.

“설마…….”

“형님. 마음 놓으세요. 영무예는 상양관 안에 있는걸요. 우리는 진 후방을 지키는데, 설마 진 후방으로 둘러 와서 공격하겠습니까? 저희를 이곳에 둔 건 그저 전시용일 뿐입니다.”

병사 하나가 안심시키며 말했다.

그들이 있는 곳은 초위군 진영의 후방이었다. 전군(前軍)과 11리나 떨어져 있는 곳으로 치중 부대가 위치했다. 이곳을 지키는 이들은 마부와 일부 늙고 쇠약한 군사들이었다. 상양관 앞은 이미 철통처럼 봉쇄되어서 영무예는 이곳을 습격할 수 없었다. 병사들도 그것을 알기에 긴장이 많이 풀려 있었다. 경계를 늦추지 않고 항시 전투태세를 갖춘 전군의 기세와는 매우 달랐다.

“어쨌든 청두가 좀 이상해. 수상쩍게 계속 저쪽만 보고 있잖아.”

십장이 중얼거렸다.

“워! 워어!”

십장이 일어나 큰 소리로 청두에게 호령했다.

목소리가 밤바람을 타고 멀리 전해졌다. 그러나 어둠에 집어삼켜진 듯, 평원으로 되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다.

청두라 불리는 개는 주인을 무시한 채 사냥감을 지키는 승냥이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남쪽을 향해 쭈그리고 앉아 뒷모습만 보였다.

“망할 개새끼, 귀신에라도 홀렸나!”

십장은 살짝 화가 치밀었다.

“본때를 보여줘야겠네!”

“형님 개한테 화내지 마세요.”

병사 하나가 그를 붙잡았다.

“상사병인가보죠. 암캐가 그리운가 봅니다.”

“빌어먹을, 저거 암컷이야.”

십장이 눈을 부릅떴다.

군사는 흠칫 놀랐으나 이내 웃으며 대꾸했다.

“그럼 수컷을 생각하나 보죠. 어쨌든 뭔가를 생각할 겁니다.”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던 병사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십장도 너털웃음을 지었다. 마음에 드리웠던 그늘이 가시자 그는 다시 불더미 가까이 다가가 앉아 손을 비볐다.

“수컷이면 좋았을 텐데. 거세해버리면 되잖아.”

“죽여서 솥에 푹 고아야…….”

조금 전 그 병사가 웃으며 말을 꺼냈다.

그런데 무언가가 콱 목에 걸린 듯 돌연 목소리가 멈추었다. 십장이 의아한 얼굴로 그 병사를 쳐다보았다. 병사는 불가사의한 것을 본 것처럼 낯빛이 돌변해 있었다.

“저쪽! 저쪽이에요!”

병사가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내밀어 십장의 뒤를 가리켰다.

모두가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모두가 숨을 죽인 채 벌벌 떨며 허리춤의 칼자루를 더듬었다. 어둠 속에서 그림자 몇 개가 살금살금 다가왔는데 전혀 기척이 없었다. 희미한 불빛에 어렴풋하게 굵고 축 늘어진 꼬리가 보였다. 늑대였다. 한 무리의 늑대가 소리 없이 나타난 것이다. 본래 늑대가 많지 않은 곳임을 생각하면, 십수 마리 정도인 듯했다. 늑대들은 무리를 이루어 다가왔다. 병사들에게는 칼과 활이 있지만 그래도 상대하기는 쉽지 않았다.

청두는 경고의 소리도 짖지 않고 조용히 앉은 자세로 남쪽을 바라보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십장이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는 노병으로 군견에 익숙했다. 아무리 멍청한 군견이어도 이렇지는 않았다.

늑대들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느린 걸음으로 청두에게 다가가더니 한 마리, 한 마리 쭈그리고 앉았다. 마침내 줄지어 앉은 늑대들은 물끄러미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 꼿꼿하게 세워진 꼬리가 뒤편의 모닥불에 환하게 비쳐 보였다.

“뭐 하자는 거지? 늑대와 편먹겠다는 거야?”

군사 하나가 벌벌 떨었다. 가슴속에 오한이 밀려들었다. 어째서인지 그는 이 기이한 광경에서 도망쳐야 할 것만 같은 위험이 느껴졌다.

“젠장. 괜히 놀랄 것 없어. 늑대 몇 마리일 뿐이라고!”

십장이 호통을 쳤다. 그는 우두머리로서 군심을 흐트러뜨릴 수 없었다.

“화살 몇 대로 끝내버리자고. 가죽 벗겨서 고기 먹자! 봉 잡은 거야!”

그는 허리춤에서 각궁을 꺼냈다.

“형님. 청두는 다치게 하지 마세요.”

병사 하나가 말했다.

“제 팔자지. 오늘 저 새끼 염병할 정도로 이상하다고!”

십장이 매섭게 욕을 퍼부었다.

화살을 얹고 활시위를 당긴 그때, 청두가 고개를 틀었다. 십장은 순간 손을 바르르 떨었다. 청두가 자기를 응시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청두의 두 눈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기이했다.

이어 뒤편의 늑대들도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들의 눈은 어둠 속에서 영롱하게 빛났다. 그런데 보고 있자니 흡사 사람의 눈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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