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골렘파이트-51화 (51/173)

< #20 아다만틴 채굴 >

#20 아다만틴 채굴

D조 예선.

경기 규정상 0점이 된 골렘은 이유불문하고 무조건 탈락하게 된다.

안산 1호기가 범블비를 지목하고 승리하자, D조 1회차 남은 경기는 총 2경기가 됐다.

악튜러스가 지목하는 경기와 무적 돌탱이가 지목하는 경기.

악튜러스는 제 공격 차례가 오자 아무도 지목하지 않고 넘어갔다.

공격권을 버린 것이다.

반대로 무적 돌탱이는 안산 1호기를 지목해서 싸웠고, 승리를 거뒀다.

[예선 D조 명단(1회차 종료)]

악튜러스 // 4점 <3전(戰)>

크로우 // 2점 <1전(戰)>

무적 돌탱이 // 2점 <1전(戰)>

안산 1호기 // 1점 <2전(戰)>

천하장사 // 1점 <2전(戰)>

=====================

범블비 // 0점<탈락>

로얄 펌프 // 0점<탈락>

동작구 강냉이 머신 // 0점<탈락>

백두산 // 0점<탈락>

잭나이프 // 0점<탈락>

1회차가 끝나게 되면 가장 많이 싸운 골렘의 경기 수를 기준으로 나머지 골렘들이 공격권을 다시 부여받는다(공격 순서는 1회차와 반대로 진행. 즉 천하장사부터 시작).

공정한 경기를 위해 ‘가능한’ 경기 수를 맞춰주는 것이다.

여기서 악튜러스는 2회차에선 자동으로 제외된다.

자기가 치른 경기 수가 2회차에선 기준이 됐기 때문.

또한 3전 전승으로 성적이 가장 좋기에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설령 악튜러스와 동점자가 나온다 할지라도 동점인 상태로 본선에 진출하는 건 변함이 없게 된다.

‘본선까지 2주 남았네.’

석민이 있던 가게 안은 한산했다.

차태식은 전날 여러 은행으로부터 300억을 대출받아 아들한테 주고는 레이드를 떠났다.

떠나면서 하는 말이 이번 레이드는 시간이 좀 걸린단다.

대략 한 달.

재수 없으면 두 달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했다.

“아빠가 돌아올 때 근사한 코어 가져올 테니까. 코어는 적당한 거 사서 끼고 있어. 같은 거 두 개 사면 아깝잖아.”

그 말을 들은 석민은 이렇게 답했다.

“아빠,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조심히 다녀와. 아들이 아빠 찾으러 게이트 들어가는 일 없게.”

“아빠가 S급 헌터야. 지구상에서 아빠보다 강한 사람이 별로 없는데 아빠를 너무못 믿는 거 아냐?”

“아무튼.”

“그것보다 돈 간수 잘해라. 누구한테 돈 있다고 절대 말하지 말고. 알았지?”

“걱정 마. 아들이 알아서 잘 할게.”

“강준 아저씨한테도 돈 있다고 말하면 안 돼.”

“당연하지.”

석민은 차태식을 생각하며 통장에 있던 300억을 떠올렸다.

‘아빠한테 받은 300억을 허투로 쓰면 안 돼.’

예전엔 1억만 봐도 눈이 크게 떠지던 석민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300억이 절대 작은 돈은 아니었지만, 지금 석민에겐 그저 숫자에 불과했으니까.

차태식은 300억을 본선에서 우승하라는 의미로 남겨주었다.

장비 사는데 보태 쓰라고 주고 간 것이다.

하지만 석민의 욕심은 차태식이 생각한 것보다 더 컸다.

‘그런 아빠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이 돈으로 세계 대회를 준비하고 싶어.’

석민은 국내 대회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모름지기 남자라면 뜻도 크게 품어야 하는 법.

국내 대회에서 백날 우승해봤자 세계 대회에 진출한 사람보다 인정을 못 받는 게 이곳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그러니 석민이 생각하는 게 틀렸다고 볼 순 없었다.

‘이 돈으로 많은 걸 할 수 있지.’

대마정석 농사와 아다만틴의 채굴.

지금까지 돈이 없어 그냥 놔두고 있었지만, 돈이 생겼으니 할 게 무진장 많아졌다.

그렇다고 석민이 국내 본선을 포기한 건 아니었다.

‘물론 국내 본선도 이길 거야. 대신 투자는 최소로 해야지.’

석민은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려고 했다.

돈이 많다면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비를 전부 다 교체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돈이 제한된다면 최대 가성비와 우선순위를 따져 장비를 구입해야만 했다.

여기서 석민은 최대 가성비를 낼 수 있는 장비로 우수한 방패를 생각했다.

‘가장 중요한 게 방패야. 외부 장갑이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좋은 방패로 어지간한 공격들은 막을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무기 구입엔 큰돈을 쓰지 않기로 했다.

브로큰 블레이드와 피스트 브레이커가 있으니, 이 두 장비만 믿는 것이다.

그럼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코어.

‘방패만큼 중요한 게 코어지. 코어는 일단 나온 매물을 봐서 골라야겠다.’

석민은 골렘 닷컴에 접속한 뒤 B등급 이상 코어를 쭉 훑어봤다.

보통 BBB등급 이상 코어는 매물 찾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만큼 상급 몬스터 심장을 구하는 게 어렵다는 뜻이다.

‘몬스터를 죽이려면 심장을 노리는 게 가장 확실하니까. 그래서 몬스터 심장을 구하기가 어렵지.’

보통 몬스터를 죽이려면 심장을 노리게 된다.

머리를 노리는 경우도 있다지만, 보통 몬스터의 경우 머리가 없어도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머리 보단 심장을 노리는 게 좋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몬스터 심장이 남아나질 않아 매물로 잘 안 나오는 것이다.

석민이 골렘 닷컴에서 코어를 검색해보니 BB-등급 코어와 B+등급 코어가 보였다.

두 코어의 출력 차이는 400마력.

하지만 가격 차이는 무려 20억 이상.

고작 400마력 올리는데 20억 이상이나 들어가는 것이다.

‘음... 뭘로 할까?’

일단 국내 본선용 장비는 크게 돈을 쓰면 안 됐다.

이 부분에 너무 많은 돈을 쓰게 되면 월드 그랑프리 준비에 있어 힘에 부칠 것이다.

‘이건 B+등급으로 하자. 차라리 세계 대회를 위해 돈을 아껴두는 게 나아.’

석민은 여러 사정상 굳이 국내 대회에 목매달지 않아도 됐다.

그래서 저런 과감한 결단이 가능했다.

‘방패는 최소 20억에서 30억짜리로. 코어는 10억짜리. 그리고 외부 장갑이랑 코어 캡슐은 사지 말자. 방패도 있고, 악튜러스 상체 장갑이 코어 캡슐 역할을 대신할 수 있으니까.’

생각을 마친 석민은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우선 골렘 닷컴에 접속하여 안티 매직용 마법 방패를 찾아봤다.

본선 경기에선 물리적인 방어만큼이나 마법적인 방어 부분도 상당히 신경 써야했다.

만약 이 부분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마법 공격 한 번에 장비가 전부 녹아내리는 마법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보니 20억이란 거금을 들여 좋은 방패를 구입해야만 했다.

‘방패가 좋아야 해. 강철도 뚫는 철갑탄이랑 마법 공격도 전부 막아야 하니까.’

그런 매물을 찾다보니 어느 방패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세계적 무기 생산 기업인 제리코에서 생산한 안티 매직용 라운드 쉴드.

[제리코, 안티 매직 라운드 쉴드 MLS]

등급 : BB-

효율 : 100%

재질 : 티타늄 합금 63%, 오리하르콘 12%, 미스릴 25%상태 : 안티 매직 쉴드(3회 충전)판매자 : (주)제리코 한국 본사즉시구매가 : KRW 2,500,000,000-세계 1위 방산업체에서 생산한 제품-특수 열처리 공법으로 화염 저항력 증가 -티타늄 합금으로 경량성 UP!

-미스릴 사용으로 전체적인 마법 저항력 증가.

-방패 전면에 오리하르콘을 얇게 씌워 물리 타격에 강한 내성

‘이게 좋겠다.’

제리코에서 만든 안티 매직 라운드 쉴드가 눈에 들어왔다.

가격도 석민이 생각하던 것과 딱 맞아떨어졌다.

‘티타늄 합금을 써서 가벼울 테고, 물리 내성이나 마법 내성도 나쁘지 않아. 방패는 이걸로 하자.’

그렇게 방패를 구입한 석민은 이제 몬스터 심장으로 관심을 돌렸다.

‘이제 코어.’

석민이 미리 봐뒀던 코어는 이러했다.

[HOT]

[황혼의 산맥, 황금 고블린 여왕의 심장]

등급 : B+

효율 : 99%

상태 : 싱글 코어 재료. 상태 최상.

판매자 : (주)코리아 일렉트로닉스즉시 구매가 : KRW 990,000,000

특이사항

-하트다운 시 ‘여왕의 게으름’ 효과 발동

‘여왕의 게으름?’

궁금증이 생긴 석민은 해당 효과에 대해 검색해봤다.

이럴 때 찾는 곳이 대한헌터협회 공개 자료실.

찾아보니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여왕의 게으름 효과가 발동된 순간 하트다운 된 코어를 빠르게 복구시킬 수 있습니다.

‘와 괜찮다. 옹골리언트 독과 비슷하네?’

하트다운 된 순간 대전 골렘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이때 필요한 게 옹골리언트 독으로 만들어진 특수 용액.

하지만 여왕의 게으름 효과가 있다면 굳이 옹골리언트 독이 없어도 됐다.

‘장비는 이걸로 끝났네. 이제 남은 건 마정석 농사와 아다만틴 채굴인가?’

마정석 농사와 아다만틴 채굴은 국내 본선을 위한 노력이 아니었다.

전부 월드 그랑프리를 위한 준비.

‘그런데 게이트 출입에 애를 먹는데 이걸 어떻게 하지.’

석민은 까리뽕을 찾았다.

“까리뽕.”

“네, 부르셨습니까?”

“네 도움이 필요해.”

“말하십시오. 혀 밖에 안 남은 인생이지만 성심성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그게 마정석 농사 있잖아.”

“네, 말씀하십시오. 듣고 있습니다.”

“거기까지 가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래서 말인데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넌 마법에 대해 많이 알고 있잖아? 그럼 텔레포트 같은 마법으로 게이트 안쪽에 있는 마정석 밭과 이곳을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이어지는 답변은 아주 놀라웠다.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가능해?”

어쩌다 던져본 말인데 가능하다는 말에 석민은 귀가 솔깃해졌다.

“어떻게?”

“우선 여기랑 그곳에 고정식 메스 텔레포트 마법진을 새겨두면 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가 한쪽엔 용맥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용맥이 흐른다는 것은마법진을 구동시킬 마나가 충분하다는 말이고, 그 말은 곧 마법사가 아니더라도 매스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다.”

“와, 그게 가능하구나.”

“훗, 별 것도 아니지요.”

“그럼 그 마법진은 어떻게 새기는데? 내가 그려야 하는 거야?”

“땅에다 작대기로 마법진을 그려도, 마법진은 마법진입니다. 그리고 마법사가 그리든 일반인이 그리든 마법진은 또 마법진이지요.”

“그럼 나도 가능하다는 소리네?”

“물론입니다.”

“그럼 그 순간이동 마법진은 어떻게 생겼어?”

“그건 제가 알려드리지요.”

까리뽕은 혓바닥으로 방바닥에 떨어져 있던 펜 하나를 휘감더니 어느 종이 위에다가 룬어로 된 마법진을 그려주었다.

작업을 마친 까리뽕이 석민에게 말했다.

“다 그렸습니다. 저대로 따라 그리시면 됩니다.”

석민이 들고 있는 종이엔 두 가지 형태의 마법진이 있었다.

까리뽕의 설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거기서 오른쪽 첫 번째 마법진이 용맥이 흐르는 곳에 그릴 마법진이고, 왼쪽 마법진은 이곳 뒷마당에 그릴 마법진입니다.”

“이대로 하면 돼?”

“믿기 힘드시면 한 번 해보시죠. 제가 설마 거짓말을 했을까요? 아, 물론 제가 거짓말을 하는 혀이긴 합니다만 뭐 그거야 개 같은 아크 메이지들이 붙여놓은 이름이고. 실상은 다릅니다.”

거짓말을 하는 혀가 바른 말만 하니 이상하기도 했지만, 석민은 까리뽕을 믿었다.

적어도 까리뽕은 칠죄종 세트가 한시라도 빨리 모이는 걸 바라고 있는 (전)대아크리치였으니까.

석민은 까리뽕의 말대로 가게 뒷마당에 나가 마법진 하나를 크게 그렸다.

그 다음 저번과 마찬가지로 악튜러스와 함께 마정석을 파놓은 곳까지 찾아가 그곳에다가 시험적으로 다른 마법진을 새겨 넣었다.

“다 그렸어.”

“그린 마법진 자체는 아주 훌륭합니다. 그럼 시험적으로 한 번 사용해보시지요.”

까리뽕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석민이 매스 텔레포트 마법진 위로 서자, 푸른 빛무리가 석민과 악튜러스를 휘감았다.

영롱하면서도 신비로운 빛.

“와, 빛이다.”

그 순간, 석민의 신형이 증발했다.

사라진 석민은 어느새 석민고물상 뒷마당에 도착해 있었다.

“진짜네?”

까리뽕이 목소리를 냈다.

“제가 알려드린 마법진에서 매스 텔레포트의 대기시간을 1분으로 설정해놨습니다. 그러니 1분 동안은 다시 이동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수정을 원하시면 제가 어디를 고쳐야할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정확히 1분 뒤, 다시 빛무리에 휩싸인 석민은 게이트 안쪽으로 이동하게 됐다.

바뀐 풍경에 묘한 미소를 띠운 석민은 그대로 핸드폰을 꺼냈다.

‘골렘들을 많이 사야 돼.’

게이트 이동이 자유로워졌으니 이제 남은 건 막노동을 뛸 골렘 군단을 조직하는 일.

고물상 뒷마당으로 돌아온 석민은 골렘 닷컴에 매물로 나와 있는 어스 골렘들을 대거 매수하기 시작했다.

< #20 아다만틴 채굴 > 끝

ⓒ 대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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