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1화 (81/101)

격변(激變)

1793. 7. 21. 창덕궁 선정전.

정조가 충무공 이순신을 영의정에 추증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이백 년이 지난해인 이해에 특별히 충무공을 영의정에 추증한 것이다.

이러한 추증은 그동안 소홀히 한 국방에 대한 제고와 아울러 새롭게 조선의 군을 바로잡고자 하는 정조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이다. 정조는 군사력 증강에 앞서 정조는 앞으로 축성할 화성 축성을 시작으로 정국의 흐름을 문에서 무로 바꾸려는 생각에 무신(武神)이었던 충무공의 추증을 한 것이다.

조정 대신 중 채제공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 속뜻을 짐작하지 못했다.

이러한 이순신의 추증에는 조정의 당파들 모두기 만장일치로 찬성을 했다. 이순신에게 정조가 추증을 하라는 하교를 하고 있을 때 화성에서는 대대적 모병이 있었다.

1793. 7. 28. 화성 장용외영 대연병장.

7월 21일, 이날부터 화성의 장용외영에서는 하성호의 지휘로 대대적으로 장병들의 모병이 있었다.

장병들의 모집은 장용외영의 훈련이 힘들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장병들의 대우가 좋고, 왕의 친위군이라는 것과 열심히 근무를 하면 무관으로 승진이 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엄청난 인파가 모였지만 아쉽게도 가온에서 온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탈락을 했다.

지금까지 조선에서는 평상시 이처럼 대대적인 모병이 없었다. 훈련도감의 병사들은 녹봉을 받는 유급병으로 모집은 했었지만 그들은 결원을 보충하는 수준의 모병만이 있었다. 그리고 그 대부분도 알음알음으로 선발을 했었기에 일반 백성들을 대상으로 한 모병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많은 백성들이 지원을 했으나 이론과 실기를 나누어 실시한 시험을 아무도 통과하지 못했다.

특이한 시험 과목도 이들의 탈락의 주요 원인이기도 했지만 병사 선발에 자존심이 강한 양반들이 지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에 이론이 강하면 실기가 약하고 실기가 강하면 이론이 아주 약했다.

그것은 일반 백성들은 대부분이 문맹이어서 순 한글로 쓰인 이론을 통과한 사람들은 거의 드물어서 이론 시험에서 거의 대부분이 탈락했다.

다행이 이론 시험을 통과할 수도 있었지만 특별히 실시하는 실기에서 나머지 인원이 탈락했다.

그렇게 하여 며칠간에 걸쳐 모병한 장병들은 제주와 연해주의 훈련소 훈련받아 가온에서 이번에 파병된 현역 장병들로 전원 모병될 수 있었다.

이에 앞서 하성호 중령은 화성에 있는 장용외영의 기마병들의 이름을 장별대(壯別隊)로 고쳐 부르도록 정조에게 건의하여 이를 윤허 받았다.

하성호 중령은 장용외영에서 새롭게 충원되는 병력을 기동력을 살리기 위해 전부 기병 출신으로 선발하기로 미리부터 가온 본부의 승인을 얻었었다.

이렇기 때문에 이번에 충원된 4,000명의 병력은 당연히 기병 훈련을 마친 장병들이었다.

모든 병사가 입대를 마치고 장용외영의 대연병장에 집결한 것은 7월 21일부터 모병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하성호 중령이 대연병장 단상에 섰다.

“부대, 차렷.”

부대지휘관의 구령에 맞추어 5,000명의 병력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하성호가 정렬되어 있는 부대를 보며 단상 앞으로 나섰다. 하성호가 말을 했다.

“부대, 열중쉬어.”

부대를 쉬게 한 후 하성호가 다시 말을 시작했다.

“잘 와주었다. 여러분은 앞으로 조선의 개혁을 위한 선봉에 서게 될 것이다. 우리 장용외영은 앞으로 많은 일을 겪게 될 것이다. 지난 아전들의 반란을 제압하면서 우리 부대는 조선 제일의 부대가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 부대는 조선을 넘어 세계 제일의 부대가 되어야 한다.”

하성호는 그러면서 단하에 운집한 장병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의 얼굴에는 새로 들어온 장병들의 기대감과 선임들의 자부심이 깃들어 있는 것이 역력히 들어나 있었다.

그런 장병들을 보고 하성호가 다시 말을 했다.

“여러분은 할 수 있다. 앞으로 전원 말이 지급될 것이다. 이제 우리 부대는 일부 본부 병력을 제외하고는 전부 장별대라는 기병대로 재편된다. 제군들은 오늘은 조선의 산하를 달리지만 내일은 만주의 너른 들을 달려야 한다. 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부대원들의 구호 삼창이 있자 하성호는 바로 예하 부대장들에게 지시를 해서 부대를 이끌고 훈련에 들어가도록 지시를 한다.

장용외영의 훈련은 지독히 힘들었다.

하지만 누구하나 낙오되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다가올 조선의 개혁에 선봉이 될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힘든 훈련을 받으면서 장용외영은 더욱 더 강군이 되어갔고, 연말이 되기 전에 말이 모두 보급되어 기병대로 완전 편제된다.

1793. 8. 8. 창덕궁 선정전.

드디어 금등문서(金燈文書)가 공개되었다.

이날 정조의 지시로 시임 원임 대신들을 비롯해 2품 이상의 모든 관리들이 편전에 모여 있었다.

금등문서는 영조가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한 일을 상세히 기록한 것으로 정조는 이날 영조와 정조 자신 그리고 채제공만이 알고 있는 금등문서를 편전에서 공개한 것이다.

정조는 모든 대신들이 모인자리에서 말했다.

“경등을 소견한 것은 나의 뜻을 말하여주려고 해서이다.”

그러면서 정조는 지난 천토상소에 대한 말을 꺼낸다.

“요즈음 나타나고 있는 좋지 못한 꼴들을 보고 연석에 올라온 제신들도 어찌 요량되는 바가 없겠는가. 차마 말하지 못할 것을 차마 말하고 감히 제기하지 못할 것을 감히 제기하는 것은, ‘의리를 밝히고 윤리를 바루자. [明義理正倫綱]’는 이 여섯 글자에 지나지 않는다.”

정조는 우회적으로 채제공의 상소를 두둔하고 나선다. 그러고 나서 다시 말했다.

“전 영상(領相)이 상소한 내용을 경들은 어느 사람에게 들었으며 또 무슨 일을 가지고 죄를 삼는가?”

그렇게 말을 하자 노론의 대신들인 영상 홍낙성과 판중추부사 박종악 그리고 이제는 당색이 거의 없어지고 오로지 정조에게 충성하는 좌상 김이소도 상소를 보지 못했다고 변명한다.

그러자 정조는 본론을 말하였다.

“죄가 있다면 채제공은 물론 김종수도 가만히 두지 않겠다.”

그렇게 말하며 채제공의 상소는 임오년에 일어난 사도세자의 억울한 죽음에 관한일이 들어 있었다고 말하며 임오년에 영조에게서 받은 금등문서를 공개하겠다고 한다.

편전의 대신들은 일순 술렁였다.

우회적이기는 해도 정조가 계속 사도세자의 죽음이 억울하니 이를 신원해야 한다는 것과 그 당시 영조가 만들어 보관해온 금등문서를 17년 만에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다.

정조가 이날 공개한 금등문서는 두 줄이었다.

<-서체 시작(한자는 서체 ×)

[血衫血衫, 桐兮桐兮, 誰是金藏千秋, 予懷歸來望思.]

‘피 묻은 적삼이여 피 묻은 적삼이여, 동(桐)이여 동이여, 누가 영원토록 금등으로 간수하겠는가. 천추에 나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바란다.’

<-서체 끝

…라는 구절이었다.

영조가 직접 자신의 생각을 적은 금등문서는 이로써 세상에 다시 나타나게 된다.

정조가 대신들을 보고 말했다.

“과인은 과인의 재위 중에 임오년의 일을 거론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한 적이 있다. 과인은 이 약속을 지켜 나가겠지만 경들도 과인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지 말라.”

“황공하옵니다.”

정조는 일제히 의례적인 인사나 날리는 대신들을 보고 울컥하고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을 느끼며 못을 박듯이 말했다.

“오늘 이후로 사리를 천명할 책임은 오로지 경들에게 있다. 그러니 앞으로 지켜보겠다.”

정조가 말을 마치고 입을 다물자 편전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제주에서 북한산성을 통해 편전의 일을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있는 위국공의 집무실에는 지금 장준하와 최성용이 앉아 있었다.

최성용이 말했다.

“금등문서가 있기는 있었군요.”

최성용이 편전의 일을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장준하에게 말했다.

“그렇군. 나도 확실히 몰랐었는데 말이야.”

“정조가 이제는 대신들을 엄청나게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그래 너무 압박을 하면 자칫 피를 볼 수 가 있는데 조금 염려스럽군.”

장준하가 근심스러운 듯 말을 하자 이성호 대령이 물었다.

“정조의 경호의 수위를 올리라고 할까요?”

장준하가 동의했다.

“아무래도 그래야겠군. 용호영의 신처선 별장에게 연락을 해서 당분간은 상황이 좋지 않으니 북한산과 국정원의 지원을 받도록 조치를 하게.”

“알겠습니다.”

이성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통신실로 갔다.

장준하가 최성용에게 물었다.

“자네는 조선의 상단들과 만난다고 하더니 어떻게 되었나?”

“지난번 정조의 일로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일간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 바닥여론은 아무래도 상인들이 정확할 것이네. 너무 늦지 않게 자리를 만들어 보게. 아무래도 가을이 오기 전에 한 번 더 정국을 흔들어 놓을 필요가 있네.”

“알겠습니다.”

이날 정조의 금등문서 공개는 엄청난 파란을 몰고 왔다. 그것은 관보 게시판과 신문 때문이었다.

이전의 역사에서는 그저 실록에 하루 나온 것으로 끝이나 그 문서의 존재유무를 갖고도 말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어허… 저 쳐 죽일 놈들이 있나.”

“그래~ 우리 주상 전하가 어떤 분이신데 저렇게 압박을 가해.”

“이것들이 쓴맛을 덜 봤나? 지난번 변란에도 제일 먼저 도망친 놈들이 이제 와서 우리 전하를 압박해?”

“우리 다시 돈화문으로 가야되는 거 아니야?”

“아니, 잠시만 기다려 보세. 이놈들이 전하를 계속 압박을 하면 그때 가도 늦지 않네.”

한성의 곳곳에는 관보 게시판에 천토상소부터 오늘의 금등문서 공개에 이르기까지 숨 가쁜 상황을 가감 없이 게시하였다.

하지만 신문은 그렇지 않았다.

별무사의 기관지 형식이기는 하나 사장 선임에서부터 편집의 자유를 주었기 때문에 한성순보는 이 당시 사회문제를 통렬히 비판하고 있었다.

이 신문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은 엄청났다.

한 번씩 특종거리가 나올 때마다 시장 통에 앞에 있던 가판대는 동이 나기 일쑤였다.

이전과 달리 두 곳의 정보 수집소는 백성들의 눈을 뜨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관보 게시판이나 신문을 보고 있는 사람 주위로 의례 사람들이 모여들기 마련이었고, 그곳에서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노상 토론을 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금등문서로 인해 정국 주도권은 이제 완전히 정조가 움켜쥐게 되었다.

노론이 아무리 당시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지만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는 데 일조한 원죄는 없어지지 않았다.

다음 날이었다. 정조는 노론의 영수이고 채제공과 평생의 라이벌인 몽오 김종수를 편전에 부른다.

편전에 들은 김종수에게 정조가 채제공의 천토상소에 대한 김종수의 반대에 대한 아주 준열한 질책을 한다. 이미 금등문서가 공개된 마당에 이에 대한 답변이 궁색한 김종수는 상소를 다시 한 번 살펴보겠노라고 한 발 뒤로 물러선다.

정조는 여기서 사도세자의 억울한 죽음을 바로잡자는 채제공의 상소는 자신의 뜻이라면서 자신은 천명한 바가 있어 바로잡지 못하지만 왜 신하들이 이를 바로잡지 않느냐는 질책도 함께한다.

편전을 나온 김종수는 엄청난 위기 의식을 느낀다.

노론 벽파의 당론이 그 당시 의리로는 사도세자의 죽음이 당연하다는 것인데 그동안 정면으로 반박을 하지 않던 정조가 자신을 불러 정면으로 질책을 한 것이다.

김종수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긴급히 노론 대신들을 소집한다.

1793. 8. 9. 김종수의 북촌 자택.

밤을 되자 김종수의 집에는 10여 명의 대신들이 은밀히 모여 들었다.

이날의 회합에는 영의정 홍낙성과 우의정, 김희 그리고 전라도 관찰사로 나가 있다 잠시 쉬고 있는 윤시동과 심환지 김관주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김종수가 말했다.

“오늘 편전에서 주상 전하께서 하교하신 말씀이 참으로 심각한 것 같아 여러분을 모신 것이오.”

그러면서 김종수는 오전 편전에서 정조가 자신을 질책한 내용을 들려주었다.

그 말을 모두들은 대신들 중 윤시동이 말했다.

“우리를 보고 죽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는 하교 아닙니까?”

그러자 품계는 낮았지만 척신으로 항상 참여하는 김관주도 동조하며 말했다.

“방한(方閒, 윤시동의 호) 대감의 말씀이 맞습니다. 주상의 말은 우리더러 자진을 하던지 항복을 하라는 말아닙니까.”

신중한 성격의 심환지도 그 말에 동조했다.

“아무래도 주상께서 단단히 벼르고 있는 듯합니다.”

참석자 중 가장 연상이고 정조의 등극을 반대했던 홍인한의 5촌 조카이기도한 홍낙성이 말했다.

“좌상에게 말한 것을 보면 주상이 본격적으로 우리 노론을 제압하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되오.”

윤시동이 다시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어쨌든 임오년의 일에서 밀리면 우리 노론은 끝장입니다. 그러니 판부사 대감께서 주상께서 내린 하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셔야 합니다.”

김종수도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어쨌든 의정부는 장악을 했으니 다른 정파들의 행동들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소. 특히 번암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도록 해야겠소.”

그 말에 김관주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10여 명의 노론 중신들은 밤이 늦도록 대책을 강구하면서 머리를 맞대었다.

밤이 늦어 모두가 돌아가고 난 후, 방 안에는 김종수와 김관주가 남아 있었다.

김종수가 김관주를 보고 말했다.

“지난번 여의도 사건의 뒷수습은 잘되었나?”

“말도 마십시오. 두목이 입을 닫고 죽어 그나마 뒤탈이 없었습니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도 검계들을 소탕하기 위한 포청의 포교들이 도성 일대 감시의 눈을 아직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이보게, 경일(景日, 김관주의 자).”

“예, 대감.”

“이번에 주상이 손을 벌린 것을 왜 잡지 않았나?”

그러자 김관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대비 마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린 벼슬입니다. 그것도 외직 중의 외직인 용궁현감이라니요. 신보고 죽어 살라는 것밖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래도 소나기가 내릴 때는 비를 피해야 하는 법일세. 너무 강경일변도로 나가면 모양이 좋지 않네.”

“어차피 저는 주상과 대립각에 서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저대로 생각이 다 있습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김종수가 그런 김관주를 보고 몸을 앞으로 당기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지난번 일로 비선 조직이 다 날라 갔을 터인데 이번 일에 투입할 인원이 남아 있는가?”

김관주도 소리를 죽이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만일을 위해 다른 조직을 만들어 놓은 것이 있습니다.”

“제삼, 제사 조심하여야 하네. 안타깝지만 지금 조정은 주상이 장악하고 있네. 좌상은 이제 우리 사람이 아니라고 봐야 하네. 그리고 좌우포청의 포도대장은 주상의 최측근들 아닌가.”

“알겠습니다.”

김종수는 숙였던 몸을 다시 세우며 물었다.

“요즘 대비마마는 자주 찾아뵙는가?”

“지난번 상궁과 내관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이후로 전혀 찾아뵙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대비마마께서도 사람을 보내 당분간은 일체 발걸음을 하지 말라고도 하셨고요.”

김종수가 인상을 깊게 찌푸리며 말했다.

“요즘 안 그래도 누군가가 주시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네. 자네는 어떤가?”

“저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럼 나만의 생각인가?”

김관주가 말했다.

“판부사 대감을 주시할 사람이 조선에 누가 있겠습니까. 혹 주상이라면 몰라도.”

그러면서 두 사람은 순간 눈을 빛내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김종수가 눈빛을 거두며 말했다.

“설마… 그럴 수 있겠나.”

김관주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모르는 일입니다. 주상에게 별도의 조직이 있다면 충분히 우리를 감시하고도 남을 일입니다.”

그러자 김종수도 의혹의 눈초리를 하며 말했다.

“그래, 별무사도 그렇고, 아전들의 난 때 장용외영의 활약도 그렇고, 주상의 주변에 언제부터인가 모르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어.”

김관주도 말했다.

“지난번 여의도 사건도 별무사에서 일처리를 처리하는 것이 이건 마치 아주 잘 조직된 군대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상단이 아니었습니다.”

김종수도 동의하며 말했다.

“그래, 맞아. 그 사건도 별무사 뒤에 아주 큰 조직이 배후에 있다는 느낌이 있었어.”

김종수는 그렇게 독백 같은 말을 하다 김관주를 보고 말했다.

“이보게 경일(景日, 김관주의 자).”

“예, 판부사 대감.”

“그대가 용력이 출중한 사람들을 모으려면 얼마를 모을 수 있나?”

“시간만 주시면 기백은 모을 수 있습니다.”

“그래? 시간은 얼마나 주면 되나?”

“은밀히 행해야 하는 일이라 서너 달은 주셔야 합니다. 그런데 그들을 어디에 쓰시려고 하십니까.”

김종수는 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고 다시 김관주를 보고 물었다.

“한 번 모아보게. 절대 소문이 나면 안 되니 기밀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하네.”

그러면서 김종수는 옆에 있던 장에서 나무 괘를 꺼내어 김관주에게 주었다.

“경비가 필요할 것일세. 가져다 쓰게.”

김종수는 그러면서 그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은이 가득 들어 있었다.

김관주는 그 돈을 아주 능숙하게 받으며 말했다.

“필요한 데 유용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김종수가 다시 주의를 주었다.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기밀을 엄수해주게. 지금 같은 시절에는 몸조심하는 것이 제일이네.”

“알겠습니다.”

김관주는 그러면서 인사를 하고는 김종수의 북촌 저택을 물러나왔다.

김종수의 집 앞에는 여지없이 국정원 요원들이 감시의 눈길을 번뜩이고 있었다.

국정원 요원 중 한 명이 말했다.

“음? 저 손에 든 것은 뭐지?”

“나무 상자 아닌가?”

김관주는 대문을 나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하인에게 나무상자를 넘겨주었다. 상자를 넘겨받은 하인은 약간 휘청하면서 그 상자를 받았다.

국정원 요원이 말했다.

“수상하군.”

“그래, 무거워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돈짝 같은데?”

“내가 봐도 그런 것 같군.”

“자네가 미행을 해 보게. 나는 여기서 계속 감시를 하고 있을 테니.”

“김관주는 미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나?”

“그래도 이번에는 미행을 다시 해야겠네. 저 괘가 돈 괘라면 군자금일 가능성이 농후하네.”

그 말에 다른 한 요원이 반짝하고 눈빛을 빛내며 말했다.

“맞아, 그럴 가능성이 있어. 알겠네. 내 다녀옴세.”

“조심하게.”

두 명이 한 조를 이룬 감시 조는 그중 한 명이 김관주의 뒤를 은밀히 미행하기 시작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 그 요원이 다시 돌아왔다.

갈 때와는 달리 그 요원은 얼굴이 만신창이가 되었고, 옷이 군데군데 찢겨져 있었다.

“아니? 무슨 일인가?”

“젠장. 미행을 하다 들켜버렸네.”

“들켜?”

“그래, 저 북촌 끝까지 미행하다 골목을 도는 것을 보고 따라 돌다 미행을 눈치채고 골목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관주와 그의 하인과 격투가 벌어졌네.”

“이런. 그래, 어찌 되었나.”

“상부에서 김관주의 미행을 하지 말라는 말이 이해가 되더군. 문관인 그의 몸놀림이 장난이 아니야. 하인과 합심하여 덤비는 것을 억지로 뿌리치고 겨우 도망쳐 왔네.”

“그래? 김관주의 용력이 대단하던가 보지?”

“그렇다네. 나도 힘에서는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 일대일이라면 모르지만 하인까지 합세하니 도저히 당할 수가 없었네.”

“고생했네. 그나저나 우리가 잠복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는 않았겠나?”

“모르겠네. 일단은 조심한다고 했는데 우리 미행을 감지할 정도의 김관주니 처음부터 알고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그렇다면 일단 여기서 철수를 하세. 자칫 잘못하면 저들의 그물에 우리가 걸릴 수가 있으니.”

“그러세, 빨리 상부에 보고부터 하세.”

“그래. 자, 가지.”

국정원 요원들은 서둘러 김종수의 저택의 감시망을 풀고 여의도로 복귀를 했다.

이 요원들은 곧바로 강성국에게 보고를 했고 이러한 상황은 신경식을 통해 장준하에게 보고되었다.

늦은 밤이었지만 최성용과 장준하가 집무실에 같이 있었다. 신경식의 보고를 받은 장준하가 최성용에게 말했다.

“김관주가 대단하군.”

최성용이 대답했다.

“상당한 무술도 지니고 있는가 봅니다.”

신경식이 말했다.

“지난번에도 우리 요원들이 뒤를 밟다 놓친 적이 있습니다.”

장준하가 그 말을 듣고 물었다.

“그런 일이 있었나?”

“몇 개월 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감시를 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오늘 사단이 나버렸습니다.”

최성용이 말했다.

“그가 가져나온 것이 돈 괘가 맞을까요?”

신경식이 대답했다.

“정황으로 봐서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모여 있던 대신들이 돌아가고도 한참을 있다가 나왔다는 것은 김종수와 김관주가 모종의 밀담을 나눈 것 아니겠습니까?”

장준하가 말했다.

“그래, 신원장의 말에 공감하네. 신 원장.”

“예, 합하.”

“일단 김관주의 집을 감시하도록 하고 아주 조심하도록 주의를 주게. 김관주도 자신을 미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앞으로의 행동에 아주 조심할 것이네. 이 점 꼭 주의를 주고.”

“예, 알겠습니다.”

장준하는 그러면서 인터폰을 눌렀다.

“이 실장, 잠시 들어오게.”

장준하의 부름에 이성호 실장이 바로 들어왔다.

“예, 합하.”

“북한산에 연락을 해서 통신 감시조들의 대궐 감시를 더욱 강화하도록 지시하게 특히 대비전은 이급비상령을 내리고.”

“예, 합하.”

이급비상령이란 준전시 대비 태세와 같은 위급한 상황에 내리는 비상 명령이었다.

이성호는 지시를 받자 바로 나갔다.

장준하가 신경식을 보며 말했다.

“신 원장, 아무래도 저들 노론 벽파들이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는가 보네.”

“저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 다른 사람들 보다는 특히 김종수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하게.”

“예, 그렇게 지시하겠습니다.”

가온에서 이렇게 급박하게 움직이는 동안 김관주 또한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을 미행하는 세력이 누군지는 몰라도 국정원 요원과 직접 마주치고 나서는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듯 극도로 몸을 사리며 행동하였다.

1793. 8. 17. 북한산성 행궁.

최성용이 모처럼 송상대방 전창진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별무사의 서이수 전수도 동석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전창진도 최성용의 인사에 반갑게 대답했다.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별고 없으시죠?”

“져야 늘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요즘 사업은 어떠신지요.”

“정신없습니다. 별무사가 도와주어 청국과 일본에 좋은 값에 인삼을 팔아서 상단재정이 요즘 한결 여유가 있습니다.”

“다행한 일입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잠시 침묵에 들어갔다.

이러한 어색한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최성용이 말했다.

“지난번 동생분의 일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전창진의 얼굴에 짙은 그리움이 내려앉았다.

“지난 일입니다. 마음에 두지 말아 주십시오.”

전창진은 최성용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것이 역력했다.

그런 전창진에게 최성용이 말했다.

“인삼 밭은 잘 되고 있습니까?”

“예, 알려주신 조선 각지에 대규모 밭을 조성하여 인삼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알려주신 대로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강화와 금산 일대 대규모로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최성용이 말했다.

“이삼 년 후부터는 그곳에서 생산된 인삼을 구경할 수 있겠습니다.”

전창진이 대답했다.

“예, 그렇게 되면 처음 계획대로 지금의 높은 인삼 값을 많이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봐주십시오.”

그러면서 최성용은 가져온 것을 전창진에게 내밀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최성용이 내민 것은 소독약과 옥도정기를 비롯한 기초의료품이었다.

전창진이 말했다.

“이것은 의료용품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전창진은 그것을 보고는 의아한 듯 최성용을 쳐다봤다. 최성용이 말했다.

“송상에서 제약 회사를 만들어 보시면 어떻습니까?”

전창진이 의약품을 들고 말했다.

“이 약품은 가온 무역이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가온에서는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의약품을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것으로 위장을 하고 있었다.

“예, 그 생산 기술에 대한 모든 것은 우리 가온 무역에서 책임지고 기술 이전을 해드리겠습니다. 우리와 같이 동업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전창진이 놀라 말했다.

“정말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당연히 하고 말구요.”

최성용이 말했다.

“조건이 있습니다.”

“말씀해 보십시오.”

“이 의약품은 기초의 약품이므로 백성들 위생과 건강에 직결되는 약품입니다. 그러므로 가격은 약간의 통제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군납을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창진은 그 말에 개의치 않고 말했다.

“당연히 그러셔야지요. 저희 송상도 이제 그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최성용이 말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자세한 동업에 관한 사항은 실무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예, 고맙습니다. 저희도 준비를 하겠습니다.”

최성용이 전창진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전창진이 말했다.

“말씀해 보십시오.”

“회사 이름을 영진 제약으로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전창진의 눈에는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전창진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시 그렇게 앉아 있었다.

최성용은 그런 전창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마음을 진정한 전창진이 말했다.

“그렇게 해도 되겠습니까?”

“저희가 부탁을 드리는 말씀입니다.”

전창진은 손을 내밀어 최성용의 손을 잡고는 말했다.

“고맙습니다. 그놈이 하늘에서도 이 소식을 들으면 기뻐할 것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전창진은 자신의 동생인 전영진을 생각하는 최성용의 마음 씀씀이를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영진 제약은 이후 회사의 이름의 자모인 ‘ㅇㅈ’이란 상표로 전 세계 제약 시장을 장악한다.

최성용은 영진 제약에 기초 의약품과 더불어 시간을 두고 여러 의약품들을 순차적으로 이전해 줄 계획이었다.

가온의 계획은 신기술을 가진 가온에서는 제약 연구소를 만들어 운영하고 나머지는 영진 제약 같은 회사를 만들어 업무를 이관하려고 하였다.

최성용이 전창진에게 말한다.

“조선의 상단도 이제는 본격적으로 근대화된 회사로 거듭나야 되는데 준비는 되셨는지요?”

전창진이 말했다.

“예, 저희들뿐 아니라 각 상단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만히 있던 서이수가 말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대로 저희 별무사에서는 조선의 상업을 증진하기 위해 각 상단은 물론이고 개인들이 회사를 설립하여 적극적으로 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할 계획입니다.”

전창진이 말했다.

“안 그래도 양일현 사장이 만든 위공수레회사가 가온 무역의 도움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서이수가 말했다.

“그분은 스스로가 엄청나게 노력하는 분입니다.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최성용이 말했다.

“앞으로 양 사장님 같은 분들이 많이 나오시면 조선의 상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서이수가 최성용을 보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양일현 사장의 성공을 보고 많은 백성들이 상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양반 중에서도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최성용이 말했다.

“좋은 일입니다. 이전에 상업을 천시하는 풍조가 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창진이 말했다.

“얼마 전부터는 저희 상단에 일을 배우고 싶다고 찾아오는 백성들이 부쩍 늘었다는 말을 아랫사람에게 들었습니다.”

서이수가 말했다.

“상전이 벽해가 되고 있는 증거입니다. 지금 조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청나게 격변(激變)하고 있습니다.”

서이수의 말대로 조선은 작년부터 서서히 변화하고 있었다. 그 단초는 관보 게시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조정에서 시행하는 일이 전부 관보에 게재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은 대부분 게재가 되었다.

그 이후 일반 백성들도 조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정보공유가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그동안 백성들이 정치를 논하는 것을 금지하였던 이전과 달리 모여서 논의하고 토론하는 것을 막지 않고부터는 백성들 사이에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대되면서 서서히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그 후, 아전들의 난을 제압하고 역병을 진정시키면서 그동안 내재 되어 있던 변화에 대한 갈망이 서서히 촉발되면서 민심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최성용도 전창진도 서이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했다.

최성용이 말했다.

“지금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위정자들이 잘 헤아려야 할 것인데 걱정입니다.”

전창진이 처음으로 정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

“저 같은 상인이 이런 말을 하면 어떤지 모릅니다만. 많이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성용과 서이수가 그런 전창진을 의외라는 눈으로 바라봤다. 그동안 많은 만남이 있었지만 한 번도 정치에 대한 말을 하지 않던 전창진이었다.

서이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습니다. 바뀌어도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위정자(爲政者)들이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릅니다.”

서이수의 심각한 목소리에 두 사람 또한 동의를 하는 고개 짓을 했다.

무거워진 방안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최성용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변화는 곳 개혁의 시작입니다. 민심이 조금씩 요동을 치면 반드시 뭔가가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백성들은 절대 어리석지 않습니다.”

전창진이 동의했다.

“맞습니다, 저도 백성들을 믿고 민심을 믿습니다. 지난 아전의 난 때 돈화문에 모인 백성들을 보셨지 않습니까.”

서이수가 말했다.

“맞습니다. 민심이 곧 천심 아닙니까.”

모처럼 만난 세 사람은 앞일에 대한 논의로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논의를 계속하였다.

늦은 밤 논의를 마친 전창진은 북한산성을 나와 이전에 신세를 지었던 집에 부탁을 해 행랑에서 하룻밤 신세를 다시 졌다.

밤이 깊어 동행한 일행을 재운 후 전창진은 행랑채 앞마당에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한가위 보름달이 막 이지러지기 시작했지만 달빛이 너무 밝아온 세상을 하얗게 비추고 있었다.

생전에 그토록 자신을 따르던 동생을 생각하며 하늘에 뿌려져 있는 별을 바라보았다.

‘영진아 잘 있느냐? 네 이름으로 된 회사가 만들어진다. 이 형 반드시 그 회사를 천하제일의 회사로 만들어 보마. 내 이름은 잊혀 질지 모르지만 네 이름은 후세에 꼭 전해지도록 이 형이 노력하마.’

전창진은 하늘을 보며 자신에게 맹세를 하였다.

이러한 맹세는 후일 지켜져 세계 제일의 제약 회사가 되었으며, 송상의 회사로는 유일하게 전창진이 자신의 지분을 공익제단에 전부 기증을 하여 영진 제약은 조선 최초로 사원들이 주인인 회사가 된다.

최성용은 며칠 더 북한산성에 머물렀다.

머무는 동안 각 상단의 대방들을 모두 만나 앞으로 조선의 상계에 대한 많은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여기서 최성용은 별무사의 시책을 잘 따르는 상단에는 송상과 같이 가온 무역이 가지고 있는 제품들의 기술 이전을 약속한다.

최성용과 대면한 상단들의 대방들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같이 당연히 별무사의 시책에 따를 것을 다시 한 번 확약하고 돌아갔다.

그들은 이미 양일현 상단의 급성장을 눈으로 보아왔으며 송상이 아주 큰 선물을 받았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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