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화 (24/101)

호주 방어 작전(1)

1791년 2월 5일 14시 가온시 화순항.

호주로 출발할 LST 2척이 출항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충성. 중령 강동호 외 200명은 호주 원정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2척의 LST함의 선상에 도열해 있는 승조원을 대표하여 화순항 광장에서 LST5함의 함장 강동호 중령이 출진신고를 하고 있었다.

“충성. 앞으로 수고해 주게.”

송기훈 제독은 거수경례와 함께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였다.

“걱정 마십시오 안전하게 수송을 하겠습니다.”

“강 중령. 수고하게. 자네들이 도착할 때쯤에는 호주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있을 것이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송기훈과 인사를 마친 강동호 중령은 2척의 LST함 승조원에게 승선을 명령하고 출항을 지시하였다.

2척의 LST함은 호주에서 필요로 하는 장비들과 가-구 자주포를 비롯하여 장갑차 등 군수장비 등을 잔뜩 싣고 호주로 출발을 했다.

두 척의 배가 화순 항을 빠져나갈 때 송기훈 제독은 그 자리에 서서 배웅해 주었다.

1791년 2월 10일 보르네오 부근 해상.

“저기 오고 있군.”

“공해상에서 이렇게 만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러네. 우리가 지금 시대 이렇게 해상에서 조우하리라고 누가 생각했겠나.”

정진영 중령은 부함장 김진 소령과 두 척의 함정을 기다라며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지난번 호주 원정단의 항로인 동지나해와 남지나해를 통과하는 항로가 아닌 필리핀 해를 가로지르는 항로로 항해를 하던 LST 5함과 LST 7번, 8번함이 팔라우 근해에서 생각지 않게 조우하게 되었다.

정진영 중령의 5함은 제주로 귀항하는 항로였고 7번과 8번함은 장비를 싣고 호주로 향하던 길이다.

LST함은 지난 시대 레이더 기능을 보완하여 300㎞까지 관측이 가능하였으므로 이미 서로가 상대함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세척의 전함이 해상에 정박을 하고 7함과 8함에서 UH-60헬기가 떠올랐다.

잠시 후 LST 5함에 내린 7함의 강동호 중령과 8함의 김부진 중령이 5함의 정진영 중령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강 중령, 오랜만이네.”

“그래. 두 사람도 별일 없지?”

세 명 다 해사동기였기 때문에 그들의 만남은 옆에서도 참으로 보기 좋았다. 강동호 중령이 물었다.

“그래, 호주는 상황이 어떤가? 영국군의 저항이 심했었나?”

“뭐, 한 방에 끝났어. 하여튼 네이팜탄이 지금시대에는 엄청난 위력을 보이는 것 같아. 자네들도 후일 전투가 있을 경우 일단 헬기에 네이팜탄 실어다 때리고 봐. 효과 확실히 볼 수 있어.”

“지난번 좌도도에서도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더니 이번 호주에서도 확실한 효과를 입증하는구나. 그나저나 정 중령은 왜 이리 빨리 귀환하는 거야?”

“다행히 이번에 추진한 광산 개발이 아주 잘 되어 일본인 광부들을 지원받기 위해 귀대하는 거야.”

“그래? 그거 참 잘되었네.”

정진영 중령이 두 사람에게 해도를 주며 말했다.

“그리고 이것은 지난번 우리가 내려온 동지나해와 남지나해 항로일세. 지금 항로와는 차이가 있으니 혹시 앞으로 지날 길이 있으면 참고하게.”

“알겠네. 참고하겠네.”

세 명의 함장들은 선상에서 대화를 나누며 서로 운항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였다.

잠시 후 각자의 헬기에 올라 두 함장이 돌아갔고, 세 함정은 각자 기적을 크게 울려주며 무사항해를 빌면서 각자의 항로로 순항을 개시했다.

1791년 2월 15일 제주도 가온 본부 가온무역.

북한산성에서 조선의 상단들과 협상을 하고 가온으로 내려온 최성용의 책상에 반가운 물건이 올라와 있었다.

그것은 유리그릇과 소총 3정이었다.

첫째로 플린트 록(flint lock) 방식의 개량된 수석총(遂石銃)과, 1841년식 스프링필드 소총과 다른 소총은 AK-47 소총이었다.

1841년식 스프링필드 소총은 후장식으로 뇌관 격발장치가 사용된 소총이다.

AK-47 소총은 구소련에서 만들어진 소총으로 지금의 소총은 북한 형 아카보총이다.

통일 후 북한에서 사용하던 수백만 정의 아카보총의 처리를 고심하던 군은 예비군들의 훈련용으로 사용을 결정하고 전국의 예비군 동대에 지급하였다.

AK-47 소총의 유효사거리는 한국군의 제식소총인K-2 소총보다 절반 정도인 300m밖에 나오지 않지만 더위와 추위에도 강하고 고장이 거의 없고 사용이 간편하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총이다.

유리그릇은 지도군의 요업단 유리공업부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온 유리그릇이었다.

아직까지 여러 조건이 구비되지 못하여 창문에 사용될 평판 유리는 2~3개월 후에는 생산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최고급품 정도는 아니지만 처음 나온 제품치고는 상당히 깨끗하게 만들어진 유리잔과 몇 가지 유리로 만든 세공품이었다.

최성용은 소총들을 들고 이호 박사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둘이 함께 장준하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장준하의 집무실에는 마침 이형구 상장과 송기훈 제독이 와 있었다.

“합하, 안녕하십니까.”

“오, 최 중령. 한성에서 언제 내려왔나?”

“예. 어젯밤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래, 10여 일 동안 수고했네. 어땠나?”

“예, 올라갈 때 보고드린 소기의 성과는 모두 거두었습니다. 자세한 것은 서면보고 드리겠습니다.”

“알겠네. 그리고 갖고 온 그것이 뭔가?”

장준하의 말에 최성용은 장준하가 앉아 있는 소파 앞에 유리제품과 소총을 내려놓았다.

“아, 요업단에서 유리를 생산했나 보네. 참 잘 만들었네.”

“예, 합하. 평판 유리는 시설이 완비되지 않아 2~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 고생들이 많구먼. 그리고 이건 내가 일전에 부탁한 소총이 아닌가?”

장준하의 물음에 이호 박사는 자신의 앞에 놓인 소총 중 수석식 소총을 들고 말했다.

“예, 합하. 이 수석식 소총은 지금 시대 대부분의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장식 소총인 머스캣 소총의 개량형입니다. 지금 시대의 머스캣 소총의 유효사거리인 70~90m의 2배 정도인 150~200m 정도이고 최대 사거리가 400m로 개량된 제품입니다.”

“흐음, 그렇군.”

“강선이 없는 상태에서는 지금 시대 최강의 소총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소총은 1841년식 스프링필드 소총입니다.”

이호 박사는 스프링필드 소총을 들어 보이면서 설명을 했다.

“미국의 스프링필드 소총은, 1795년 전장식 소총이 개발되어 생산된 이래 개량을 거듭하여, 1841년에 처음으로 후장식 뇌관 격발방식이 만들어졌고 이어서 1898년에는 볼트액션으로, 다시 1903년 M1903식으로 계속하여 개량을 거치는 소총입니다.”

“음.”

장준하가 소총을 꼼꼼히 살피자 이호 박사는 더욱 설명에 열을 올렸다.

“우리가 알고 있는 M1개런드 소총이 2차 대전에 미국의 제식소총이 되기 전까지 100여 년간 미국의 제식 소총이었습니다. 처음에 합하의 말씀대로 독일산 드라이제 소총을 만들려고 준비를 해보니 이 스프링필드 소총보다 만들기가 오히려 더 까다로웠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구만.”

“예. 그래서 아예 품질을 높여 이 제품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그것이 드라이제 소총을 만드는 것보다 생산 효율이 월등히 높다는 것이 저희들 판단입니다. 그리고 이 소총은 AK 소총의 북한 형 아카보총의 복제품입니다.”

이호 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장준하와 이형구 송기훈 등이 소총을 들고 격발을 하는 등 소총을 일일이 살펴보았다. 장준하의 옆에 있던 이형구 상장이 소총을 보면서 말했다.

“그런가? 이 박사, 이 소총들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을 할 것인가?”

그러자 최성용이 말을 했다.

“예, 그것은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의 유럽정세가 프랑스 대혁명으로 격변기를 거치고 있지만 곧 무기의 성능 개선 욕구가 대대적으로 발생할 시기입니다. 가온무역이 앞으로 유럽과 교역을 실시할 때 유럽의 상황을 보아가며 적절한 시기에 우리가 만든 수석식 소총으로 교역하려고 합니다.”

“훗, 괜찮은 방법이군.”

“지금부터 조금씩 저희들이 역사에 개입을 시작하면 모든 일이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보다는 빨리 발전하리라 생각되며 무기류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본래 후장식 소총은 독일의 드라이제가 1828년 최초로 발명하지만 앞으로는 시간이 많이 앞당겨지리라고 예상되어 이번에 이호 박사 팀이 만든 후장식 소총인 1841년식 스프링필드 소총은 1810년대 전후에 유럽에 선을 보일 생각입니다.”

“대량생산에 문제는 없겠는가?”

장준하가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이번에 수석식 소총과 스프링필드 소총을 개발한 결과로 봐서는 공작기계가 부족해서 그렇지 현재 우리 기술로 불편 없이 생산이 개발이 가능합니다.”

최성용이 소총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 소총은 북한식 AK-47 소총(아카보총)을 개선한 소총입니다. 다른 것은 기존의 아카보총의 재원을 그대로 따랐지만 구경은 7.62㎜에서 5.56㎜로 바꾸었습니다.”

“그건 어째서 그런가?”

“현재 우리군의 제식소총인 K-2소총과의 호환을 고려하여 구경을 5.56㎜로 통일했습니다. 그동안의 실험 결과 기존 7.62㎜ 소총보다는 관통력이 약간 떨어지나 연발 사격 시 반동이 줄어 사용상에 큰 불편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흠, 그렇군.”

“AK 소총의 장점인 간단한 내부구조로 관리가 간편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총기를 처음 만지는 조선 병사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앞으로 조선군의 제식소총으로 사용하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카보총은 총신은 합금이 아닌 강철로 만들어져 장차 대량생산에도 유리합니다. 참고로 저희 가온군의 제식소총인 가-둘(K-2) 소총은 약 40,000정의 재고가 있습니다.”

초성용의 보고를 들은 장준하가 말했다.

“그런가? 그러면 먼저 최 중령, 이 수석총으로 가온무역에서 외국과의 교역 판로를 개척해 보게. 개량된 아카보총의 조선 병사 제식소총 반영은 전체 지휘관 회의를 거쳐 결정하겠네.”

장준하의 지시에 최성용이 답을 했다.

“알겠습니다, 합하. 그리고 오후에 호주 원정단의 LST함이 귀항을 한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아! 그런가? 그동안 고생이 많았겠구먼. 이번에도 송기훈 제독이 복귀 신고를 받도록 하게. 그리고 이호 박사, 소총 개발에 고생 많았네.”

“감사합니다, 합하.”

“알겠습니다.”

이호와 송기훈은 장준하에게 각각 대답을 했다.

장준하에게 보고를 하고 밖으로 나온 최성용은 이호 박사를 보고 말했다.

“이 박사님, 소총의 월간 생산량은 어느 정도 가능합니까?”

“지금은 실험용 전기로로 만들기 때문에 생산량이라 말하기 뭐하지만 하루 20정 정도 가능합니다.”

“생각보다는 적군요.”

“전기로를 대형으로 만들고 생산 라인만 구비된다면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만,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절삭공구와 공작기계가 부족합니다. 지난번 회의 때 나온 것처럼 무기류는 지금의 유럽보다 10~20년 정도 앞선 기술로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하하, 그러면 유럽이 계속 쫓아오게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무기류는 계속 우리 뒤만 쫓아오게 하여 그들의 개발 의지가 꺾이게 만들 생각입니다. 우리 연구소의 무기 개발 팀에 100명의 전문 인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이 호 박사에게 인사를 하고 들어온 최성용은 오후 귀대하는 호주 원정단을 맞이하기 위해 항구 광장의 정리를 지시하기 시작했다.

1791년 2월 15일 14시 제주도 화순 항.

호주에 원정 갔던 LST 5함이 돌아왔다.

처음으로 타국으로 원정한 것에 비하면 조용한 귀대였지만 기다리고 있던 송기훈 제독은 누구보다 더 따듯하게 맞아주었다.

정진영 중령이 장준하의 집무실로 들어서자 그 자리에 이형구 상장과 우종철 소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진영 중령이 장준하에게 귀대 신고를 하고 자리에 앉자 기다리고 있던 이형구 상장이 말했다

“정 중령, 고생 많았네. 힘들지는 않았는가?”

“아닙니다. 1, 2월이라 별로 큰 폭풍도 없었고 편안한 항해였습니다.”

이번에는 송기훈 중장이 말했다.

“혹 유럽 세력과 문제는 없었나?”

“제가 출발할 때까지는 없었습니다.”

“그래? 그럼 다행이군.”

송기훈 제독의 말에 정진영 중령이 필리핀 해에서 다른 LST 함정과의 조우를 말했다.

“오는 길에 LST 7함과 8함을 팔라우 근해에서 만났습니다.”

“그런가? 감회가 남달랐겠네?”

“그렇습니다. 세 척의 LST함이 필리핀해에 떠 있으니 마치 모든 바다를 장악한 기분이었습니다.”

정진영 중령은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는 듯 뿌듯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항해 도중 호주 본대의 연락을 받았는데, 시드니 부근에서 대단위 은광산(銀鑛山)이 추가로 발견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김영훈 제독께서 멜버른의 금광산과 시드니의 은광산이 광부만 충원된다면 연간 30여 톤의 금과 50여 톤의 은이 생산 가능하다는 말씀과 함께 좌도도의 일본인 광부들을 호주로 송출하는 방법을 말씀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이형구 상장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이야, 막대한 양이구먼그래. 그 정도면 우리 10년 계획에 큰 걱정 없겠다야.”

이형구 상장이 특유의 말투로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최성용 비서관을 바라보고 있던 위국공 장준하가 말했다.

“최 중령, 일본인을 보내는 계획은 어떤가?”

“예, 금방 좌도도 일본인의 조사 내용을 확인해 보니 좌도도의 광부들은 가족을 포함하여 10,000명이고 그중 광부는 6,000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좌도도의 상황은?”

“좌도도의 현재 금 생산량이 매월 500㎏이고 은과 구리도 5톤 정도 채굴되고 있어서, 3~4,000명 정도의 인원을 호주로 파견한다면 좌도금광은 초기 생산량이 떨어질 수 있지만 2~3개월 후가 되면 호주에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정진영 중령이 말했다.

“탐사단 조사에 의하면 벨러렛의 금광산은 지상에 거의 노출되어 있는 금광으로 채굴이 쉽다고 합니다. 인원을 추가로 더 투입한다면 빠른 시간 안에 상당한 양의 채굴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자 최성용 중령이 말했다.

“좌도금광에서 일할 광부들은 외부에서 충원을 하지 않고 좌도도 주민들을 선발하여 대체를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정도로 충분하겠는가?”

“예. 호주는 전 대륙이 지하자원이 풍부하여 지금 숙련된 일본인 광부들이 들어가서 현재 3,000여 명의 영국인들에게 광산 기술을 가르치고, 호주 원주민을 교화하여 광산에 투입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비행선 및 비행기 제작을 위해서 호주 북부의 알루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트 광산과 땔감과 앞으로 제철소에 쓰일 시드니 주변에 노천으로 널려 있을 석탄 광산 개발도 시급하기 때문에 일본인 광부들이 호주에 간다면 여러 가지로 시너지효과를 볼 수가 있습니다.”

장준하가 최성용의 보고를 받고 말을 했다.

“그렇군. 알루미늄이라, 지금 비행선 연구에 정신없이 몰두하고 있을 비행단 우 소장이 좋아하겠는데? 이 상장, 좌도도에서 보고를 받은 것이 있었소?”

“없었습니다.”

“알겠네. 그럼 광부를 파견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최 중령은 지금 바로 좌도도에 지시를 하게.”

“알겠습니다.”

장준하의 지시를 받은 최성용은 바로 위국공의 집무실을 나와 지하의 통신실로 내려간 최성용은 좌도도 방위대대 박정기 대위를 통신으로 불렀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박정기 대위와 연결이 되었다.

“충성. 좌도도 방위대대 박정기 대위입니다.”

“박 대대장, 그동안 잘 있었나?”

“안녕하십니까? 중령님. 요즈음은 일본의 별다른 도발이 없어서 당분간 편안히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다행이네. 다른 일이 아니라 위국공 합하의 지시사항을 전하려고 하네.”

“그렇습니까? 말씀하십시오.”

박정기 대위와 교신을 하면서 최성용은 장준하의 지시사항을 이야기하고, 광부들 중 3,000명 정도를 선별 분리하여 호주 송출을 위한 교육을 지시했다.

박정기 대위와 교신한 최성용이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장준하에게 교신 내용을 보고했다.

“지금 좌도도 방위대대 박정기 대위와 교신을 하여 합하의 말씀을 지시하였습니다. 이번 달에 채굴된 금을 가지러 갈 때 우리 측에서 LST함 2척과 10,000톤급 화물선을 추가로 보낸다고 말하고, 송출할 광부들이 호주로 운항 도중 먹을 식량과 기타 부식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주민들과의 마찰은 없는가?”

“예, 박정기 대위의 말에 따르면 좌도도 주민들이 우리 가온군을 다이묘의 신군으로 알고 있어 한글 교육과 주민교화 교육에 잘 순응하고 있다고 하며 주민통제가 쉽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보고였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정 진영 중령이 말하는 금 30톤과 은 50톤의 가치는 은으로 933만 냥, 조선의 상평전으로는 3720만 냥에 이르는 양이랍니다.”

“엄청나군.”

“이 금액은 1년 조선세수를 200만 냥으로 해서 18년분이고 청나라의 세수 8,000만 냥의 약 반년분에 달하는 양입니다.”

톤으로 생각해서 개념이 없던 참석자들은 최성용의 말에 입이 벌어졌다. 송기훈 제독이 말했다.

“18년분이라니 대단합니다. 좌도도의 금도 상당하던데 이건 대단한 금액입니다.”

송기훈 중장의 말에 최성용 중령이 말을 하였다.

“호주의 자원 생산량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희들이 넘어온 1997년 UN통계연감에 의하면 지하자원의 연간 생산량이 금 311톤, 은 1,100톤, 다이아몬드1,400톤, 철광석 1억 톤, 석탄 1억9천만 톤, 보크사이트 4,400만 톤, 니켈 14만 톤, 아연 100만 톤, 우라늄 5,000톤, 망간 100만 톤 등 가히 자원의 보고라고 보시면 됩니다.”

참으로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이전 시대 우리나라의 자원이 부족해서 늘 수입에 의존하던 일에 비하면 이는 신의 축복인 셈이었고, 호주에 그 정도의 자원이 있다는 것은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1790년대였다.

위국공 장준하는 모두를 보며 말했다.

“그래, 잘되었네. 개척지에서 그렇게만 해주면 되네. 이제 자금 문제는 원천적으로 해결이 되었으니 우리가 조선의 백성들만 열심히 교화시키기만 하면 되겠네.”

“예, 그렇습니다.”

“앞으로 금과 은은 들어오는 대로 별다른 일이 없으면 그대로 저장해서 곧 시작할 화폐 경제로 전환될 때를 대비하여 지불 준비금으로 준비를 하세.”

최성용이 장준하의 말을 이어 보고를 계속하였다.

“그리고 이번에 송기훈 제독님께 말씀드려 지도군과 좌도도에 나가 있는 함정을 앞으로 연해주와 청진공단방어를 위해 재조정하려고 합니다.”

장준하가 최성용의 말을 듣고 대답했다.

“그런가? 그러면 지금 여기서 보고를 해보게.”

그러자 최성용이 옆에 있던 서류를 들고 말을 했다.

“예, 그럼 바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먼저 지도군에 나가 있는 충무공 이순신함은 앞으로 서남해안의 방위전진기지로 활용을 하려고 하는 흑산 항을 모항으로 하여, 지도군을 상주 지원할 함정으로 결정했습니다.”

“으음.”

장준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도군에 나가 있는 윤영하함과 LST함 2척은 이번 2월말까지 모두 불러들일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 전라우수영으로부터 조선의 판옥선을 5척 인계받아 함선수리소에서 엔진과 함포를 장착하고 레이더 부착을 하고 있습니다.”

“성능은 쓸 만한가?”

“200톤 정도의 판옥선은 함선수리 조선소에 보관되어 있던 20노트의 속력을 내는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판옥선에 장착할 함포는 함수에 최대사거리 8.7㎞와 유효사거리 4㎞인 40mm 보포스 단장포 1문과, 함미에 20mm 발칸 2문, M60 기관총 2정으로 장착을 하기로 했으며, 이는 이전 시대 참수리 고속정의 무장으로 2월말이면 개조가 가능하며, 흑산 항을 모항으로 하여 지도군 부근에 배치를 하면, 지도군 연안 방어는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장준하는 만족한 표정으로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이야기를 재촉했다.

“그것으로 방어는 충분한 것인가?”

“군수 산업 단지의 함포 제작소와 함 부착장비 공장에는 아직도 수십 척 분량의 함포와 레이더 등이 있어서 앞으로 이를 적극 활용하려고 합니다. 동해에 있던 항모 광무황제함을 불러들이고 그 자리에 대조영함을 배치하였으며, 좌도도의 LST함 2척도 불러들였고, 그 자리에 윤영하함 1척을 추가 배치하였습니다.”

당시의 기술로는 절대로 뚫을 수 없는 방어막이었다. 하지만 가온에서는 최상의 방어체계를 유지했다.

“봄이 되면 막부에서 오판으로 침략을 할 것을 대비하여 해안포대를 보강하여 총 20대의 가-구(K-9) 자주포가 해안의 주요 요충지에 배치되었습니다. 가-구 자주포에 장착된 155㎜ 포는 유효 사거리가 40㎞ 이상으로, 좌도도와 일본 본토와의 거리가 50㎞여서 일본군들이 배를 띄우자마자 바로 포격하여도 격침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놈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겠군.”

“예, 그렇습니다. 앞으로 좌도도의 일본의 도발을 그동안의 유령작전에서 초전격멸 작전으로 변경 시행하려고 합니다.”

가온에서도 이제 힘을 숨기기보다는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3월에 출발하는 연해주 방면 제1원정단에 광무황제함과 LST함4척과 10만 톤 컨테이너선, 1만 톤 시멘트 운반선과 200톤급 어선을 참수리급 고속정형으로 10여 척으로 개조하여 파견할 계획입니다. 제주도에는 경북함 1척과 윤영하함 1척, 잠수함 1척과 해경순시선 2척이 제주해안 방어를 하게 됩니다.”

최성용의 보고를 들은 장준하는 집무실에 앉아 잇는 전부를 한번 둘러보며 말했다.

“이제 연해주 원정단이 출발이 얼마 남지 않았네. 이형구 상장과 송기훈 제독은 다시 한 번 원정 준비에 차질이 없는지 점검을 철저히 해주게. 그리고 이번 원정단은 이형구 상장이 출항 보고를 받게. 그쪽은 이 상장 고향 쪽 아닌가.”

그러자 이형구 상장이 반색을 하며 말했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합하.”

이형구가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이며 인사를 하고는 입을 열었다.

“제 고향은 지금은 함흥과 통합된 흥남입니다. 청진은 제가 군에 있을 때 잠시 근무를 하여서 잘 알고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제가 원정단을 이끌고 싶습니다.”

장준하가 이형구의 억지에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이고, 이 사람아. 자네는 앞으로 우리 군을 이끌 사람이네. 몸조심해야지.”

“마음이 그렇다는 겁니다. 생각 같아서는 그냥 야전을 달려야 하는데 책상에만 앉아 있으려니 죽겠습니다. 저는 천상 야전군 체질인가 봅니다. 아! 좀이 쑤신다, 쑤셔.”

말을 하며 온몸을 뒤트는 이형구 상장을 보며 모두는 웃음을 터트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