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2권) (11/101)

흔들리는 좌도도

1790년 12월 4일 5시 좌도도(佐渡島).

송훈 대위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계의 시간이 새벽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헤드셋을 켠 송훈 대위는 전 저격조에 명령하였다

“‘유령작전’ 3일째 작전을 5시 정각을 기하여 들어간다. 작전 개시.”

“끼아아악!”

송훈 대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좌도도의 주민들 밀집 지역에서는 괴기스럽고 어마어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저격대대와 특수효과 팀은 미리 대비는 하였지만 귀를 타고 들어오는 비단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는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돋을 정도로 괴기스러웠다.

그 비명소리가 3~4회 더 울려 섬 전체에 퍼졌다.

새벽녘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섬 주민들과 사도가상의 모든 사람들은 너무 커다랗고 소름끼치는 소리에 아이카와(相川) 지역을 비롯한 섬 주민들과 사도가성(佐渡城)에서는 갑자기 웅성거림과 함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내가 설치했지만 그래도 들으니 오싹 하구만.”

송훈 대위는 옆에 있는 특수효과 팀장의 중얼거림을 뒤로하고 헤드셋을 통해 지시를 했다.

“잠시 후 하늘의 네 방향에서 영상이 켜진다. 영상이 켜지면 영상의 손이 가리키는 방향에 서 있던 사람은 누구도 예외 없이 저격하라. 비슷한 방향이어도 좋다. 주위를 집중하고 잠시 대기하라.”

성안의 미야모토 곤스케와 병사들, 섬 주민들이 곡소리에 놀라 뛰쳐나왔으나, 섬뜩한 소리만 울리고 있었다. 미야모토는 무슨 일이 또 일어나지 않나 초조했다.

이어서 음산한 소리와 함께 하늘에 거대한 영주 복장을 한 영상이 떠올랐고 커다란 영상이 사방에서 떠오르자 마치 아이카와 지역 하늘을 꽉 채운 것 같았다.

특수효과 팀은 이 영상을 띄우기 위해 특수 스크린을 설치했다.

스크린에 비친 그 형상이 무척 참혹했다.

스크린에 비친 형상은 다이묘(大名)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머리는 산발을 하고 갑옷은 찢어지고 흐트러져서 흡사 전쟁에서 패하고 죽은 귀신같았다.

입에서도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 저게 뭐야. 으악! 귀신이잖아!”

영화가 무언지 알지 못하는 이 시대 사람들은 한밤중에 스크린에 비친 영상이 살아 있는 사람으로 보였고, 무서워 소리치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 형상을 악룡(惡龍, 해리어기)보다 더 무서워했다.

다이묘 복장의 형상이 귀신의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이 땅에 들어오라고 했느냐. 이놈들, 이곳으로 귀양 보내 여기서 죽으라고 해놓고 네놈들은 여기 왜 왔느냐. 여기는 내 땅이다 돌아가라, 이놈들!”

영주 복장을 한 형상이 내려다보고 등이 오싹하게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네 곳에 떠 있던 형상들이 차례로 비슷한 소리로 외치자 사방에 돌아가라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형상들이 손을 들어 한쪽을 가리키자 손이 가리키는 쪽에서 퍽퍽 하는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모여 있던 주민들에게서 엄청난 비명소리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떠 있는 형상이 손을 들어 가리키기만 하면 누군가는 머리가 터져 나가는 것이다.

주민들은 형상이 가리키는 쪽을 피해 손만 들면 이리저리 몰려 피해 다녔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당황하여 건물 안으로 피한다는 생각도하지 못했다.

그것은 사도가성(佐渡城)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이카와보다 좁은 장소에 많은 병사들이 밀집해 있는 사도가성은 오히려 상황이 더 심각하였다.

무사와 병사들은 어디로 피신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다이묘 복장의 형상이 하는 손짓에 허무하게 머리가 터져 나갔다.

이는 작전 계획에 의해 의도된 연출이었다.

다이묘 형상의 손짓을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우르르 몰려만 다니던 사람들 중 누군가 건물로 피하라고 외쳤다.

그 말에 아이카와 주민들과 사도가성의 미야모토 곤스케와 그의 부하들은 그제야 황급히 사방에 있는 건물 안으로 도망을 쳤다.

도망가는 도중에 사람들이 몰려 발에 밟혀 죽거나 다친 사람도 상당수가 나왔다.

이러한 작계의 시나리오는 항구와 금광 등 섬 전역에서 동시에 실시되었으며 일출 전까지 시행됐다.

한 시간여가 흘러 하늘에 있던 형상이 갑자기 사라지자 잠시 후 먼동이 터오며 하늘이 밝아왔다.

날이 밝아지자 형상이 사라진 사방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갑자기 고요한 적막이 흘렀으나 아무도 밖으로 나갈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자 여기저기서 조금씩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밝아진 밖을 쳐다보니 그곳에는 지옥도가 펼쳐져 있었다.

머리가 터져 죽거나 총에 맞아 어디 한곳이 떨어져 나가거나 한 시체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 더 이상 죽어 나가는 사람들이 없자 사람들이 조심조심 나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제는 죽은 사람들의 가족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온 사방에 울려 퍼졌다.

미야모토 곤스케도 천수각(天守閣)을 나와 천수각 앞에 펼쳐진 지옥도(地獄圖)를 치우라 명하고 나자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며 이곳이 무서워졌다.

전쟁이 벌어져 전장에 나가면 상대가 있으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울 수 있지만, 이것은 귀신의 저주로 벌어진 일이니 아무런 수를 쓸 수가 없다.

미야모토는 솔직히 지금 상황이 두렵고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새로이 수석무사가 된 무사를 불러 하인 복장으로 갈아입고 광산의 사도부교쇼(佐島奉行所) 파견소의 관리장(官吏長)에게 지금까지 제련한 금괴 등과 비축된 금괴를 지금 즉시 하나도 남기지 말고 전부 사도가성으로 가져오라고 명령을 하고 무사를 출발시켰다.

미야모토 곤스케의 속내는 할 수만 있다면 이곳을 뜨고 싶었다.

좌도도에서는 지금 매월 일정량의 금을 막부로 보내고 있었는데 사실은 그것보다 많은 양의 금과 은이 채굴되고 있었다.

금의 채굴이라는 것이 매달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게 채굴될 때를 대비하여 조금씩 추가 생산량을 모아놓았던 것이 상당히 많다.

이러한 사실은 미야모토 곤스케와 사도부교쇼 파견소의 관리장 등 몇 명만 알고 있고, 그들이 선임자들도 항상 그렇게 해왔다.

이번에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벌어지자 미야모토는 그 금과 은을 가지고 에도로 가서 상납하고 다른 곳으로 보내달라고 할 요량이었다.

상납을 하고도 남는 금과 은은 자신이 빼돌릴 생각도 하고 있었다.

수석무사가 광산으로 달려간 후 다른 무사를 시켜 밖을 정리시켰다.

섬 곳곳에서 많은 사람이 죽어나갔고 그렇게 죽어나간 민간인 숫자보다 더 많은 병사와 무사들이 죽어나갔다.

1790년 12월 4일 9시 저격 제1조 사도금산 부근 매복지.

배만식 중사의 쌍안경에 하인 복장을 한 자가 말을 타고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저놈들, 하인들은 저격을 안 하니 이제는 아예 하인 복장으로 입고 돌아다니네.”

정휘 중위가 배 중사의 말에 망원경을 들어 쳐다보니 그 복장이 듣던 대로였다.

정휘 중위가 말했다.

“저자들이 지금 무슨 수작을 하는 걸까? 지금 이 시간이면 조금 전 작전이 끝나자마자 이리로 달려왔어야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인데?”

정휘 중위의 말에 배만식 중사가 맞장구를 쳤다.

“그러게 말입니다. 이렇게 황급하게 달려오는 것을 보니 중요한 일인가 봅니다.”

수석무사 이토(伊藤)가 타고 온 말은 사도금산의 사도부교쇼 광산 파견소 앞에 멈추었다.

수석무사 이토가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도 역시 곳곳에 유혈이 낭자하고 사도가성과 다를 바 없었다.

말에서 내려 사도부교쇼 광산 파견소의 관리장에게 미야모토 곤스케의 명을 전하자, 관리장은 파견소 옆으로 가서 마차를 끌고 와 지금까지 모아놓은 금괴들을 전부 싣기 시작했다.

관리장도 더 이상 이곳에 있기가 무서웠고 이번에 미야모토 곤스케가 에도에 가서 막부고관들에게 말을 잘하여 자신도 이곳에서 빼내 주기만을 바랐다.

광물의 양은 상당하여 우마차가 20대나 되는 많은 양이었다.

우마차는 어제부터 준비를 하고 있어서 무사가 도착한 즉시 금과 은을 옮겨 싣기 시작했다.

관리장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마차에 금괴들을 모두 실었고 인부들에게 호위무사를 붙여서 출발하게 했다.

“아무래도 저놈들이 금괴 등 광물을 이송하는 것 같은데.”

“맞습니다, 조장님. 바큇자국을 보십시오. 저렇게 깊게 팬 것을 상당한 무게인 것 같습니다.”

배 중사의 말에 바큇자국을 살펴본 정 중위는 쇠붙이의 이동이 확실한 것 같았다.

“저렇게 철저히 덮어 운반하는 걸 보면 우리의 예상이 맞는 것 같군.”

정휘 중위는 바로 저격을 하려다 송훈 대위에게 지금의 상황을 보고했다.

잠시 후 송훈 대위에게서 온 답변은 통과시키라는 것이다.

지금 저들이 갑자기 금괴를 이송하는 것은 작전이 먹혀들어 사고를 대비하여 이송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지금 금괴를 탈취해 봐야 이송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잘못하면 지금까지의 유령작전이 수포로 돌아갈 우려가 있으니 그대로 통과를 시키라는 것이다.

그리고 광산의 사도부교쇼 파견소에 조금 있으면 불 쇼가 시작되니 주변에 침투한 저격조나 특수효과 팀이 있으면 철수시키라는 명령도 내려왔다.

송훈 대위의 명령에 정휘 중위가 확인한 결과 사도부교쇼 광산 파견소 주변에 특수효과 팀의 장비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처음에는 발각을 염려하여 그대로 버리기로 했으나, 장비가 손실되면 언제 다시 채우겠냐는 특수효과 팀의 말에 위험을 무릅쓰고 정휘 대위가 직접 침투하여 장비를 철거하기로 했다.

상황을 송훈 대위에게 보고하자 처음에는 인명 피해를 우려하여 반대를 했다.

그러나 정휘 중위의 충분히 가능하며 지금 착용하고 있는 방탄복을 들어 만일 발각되더라도 팔다리 정도의 부상뿐일 거라고 말했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장비의 회수를 강력히 주장을 하자 송 대위에게서 조건부 승인이 떨어졌다.

송 대위는 11시 정각에 사도부교쇼 광산 파견소를 목표로 폭탄 투하가 있을 예정이니 그 시간 안에 철거를 하지 못하면 바로 철수하라는 것이다.

정휘 중위는 배만식 중사와 특수효과 팀 중에서 광산 파견소 주변에 장비를 설치한 인원들을 대행하고 장비 철거를 위하여 침투에 들어갔다.

철거를 진행하는 동안 엄호할 병력은 저격조가 광산 주변에 2개조가 들어와 있어서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만일 발각이 되면 대응 공격을 하여 전원 사살하기로 하고, 다른 저격조의 지원을 받기로 하고 전원 헤드셋을 개방하고 침투를 시작했다.

정휘 중위는 자신들의 매복지에서 약 1,000m나 떨어진 곳을 낮은 포복으로 이동하였다.

주변에 숲이 있었으나 겨울철이어서 거의 노출이 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1,000m의 거리를 낮은 포복으로, 그것도 대낮에 이동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한 작전이었지만 저격조의 지원을 믿고 침투를 강행했다.

잠시 후 정휘 중위는 특수효과 팀의 장비가 설치된 장소에 도착했다.

창고로 보이는 건물의 뒤쪽 나무 밑과 위에 장비 일식이 설치돼 있었다.

정휘 중위는 특수효과 팀 장비 철수를 돕기 위해 배만식 중사에게 철거 지원을 지시했고 자신은 바로 뒤에서 엄호를 했다.

그때 헤드셋에서 지원조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비 철수하는 쪽으로 다섯 명의 병사가 이동 중. 빨리 철거하라. 지원 저격 조 전원 교전 대기.”

왜군 병사 다섯 명이 창고 쪽으로 오는 것을 목격한 후방 지원조의 통신을 들어왔다.

“배 중사. 얼마나 걸리나.”

배만식 중사가 특수효과 팀과 잠시 말을 하더니 교신이 왔다.

“10분 정도 걸리겠답니다.”

“철거조, 발각돼도 할 수 없다. 신속히 철거하라. 지원 저격조, 여기서는 그들이 보이지 않는다. 창고를 돌아오면 그대로 철거조가 노출된다. 그들이 창고를 도는 순간 바로 저격 바란다. 철거 작업은 그대로 진행하겠다.”

정휘의 지시에 후방 저격조는 저격 요원을 지정하고 대기하였고 왜병들이 그대로 지나가기를 바랐으나, 상황은 반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 다섯 명은 무엇을 가지고 가려는지 막 창고를 돌아서고 있었다.

그들이 돌아서다 철거반을 보고 주춤하는 사이 퍽퍽퍽 하는 다섯 번의 소리와 함께 전부가 머리가 터지며 그대로 쓰러졌다.

황급히 창고로 다가가서 확인을 하니 다행히 따라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새벽의 3작계에 의한 저격으로 병사들이 저격당한 자들의 처리와 방금 사도가성에서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금괴를 옮겨 싣고 이송하는 일을 한다고 이쪽에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지만 잠시 후 이들이 오지 않자 10여 명의 왜군들이 다시 오고 있다는 교신이 들어왔다.

정휘 중위는 그래도 버텼고 잠시 후 철거반이 장비 철거를 마치자 신속히 매복지로 되돌아갔다.

정휘 중위는 그들을 위해 약간 후방에서 침투 흔적을 제거하며 철수를 했다.

철수가 완료되자 정휘는 송훈 대위에게 완료를 신고했다.

잠시 후 11시가 되자 하늘에서 비행기의 소음이 들려왔다.

이번에는 하늘 높게 날고 있어 그 형상이 거의 새 정도의 작은 크기였다.

사도부교쇼의 관리장인 야마다(山田)는 하늘에서 나는 괴음을 듣고 며칠 전 왔던 악룡이 왔나, 놀라 건불 밖으로 뛰쳐나왔다.

일전에 보았던 그런 악룡은 없었고 하늘에 새 한 마리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 새를 쳐다보는데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야마다는 그 떨어지는 것을 쳐다보았다.

꽝! 화~악!

하늘에서 떨어진 폭탄은 갑자기 엄청난 소리와 함께 사방에 시뻘건 불꽃을 확 뿌렸고 야마다는 의식의 끈을 놓아버렸다.

그것이 야마다의 이승에서의 마지막이었다.

네이팜탄이 폭발하자 사도부교쇼 광산 파견소에 있던 광산의 발파를 위해 준비해 놓았던 많은 양의 화약이 유폭을 일으키면서 파견소 주변은 불바다로 변하며 모든 게 끝이 나버렸다.

지난번 오키 항의 네이팜탄도 엄청났지만 이번에는 파견소 옆에 있던 화약고의 상당한 크기의 건물들과 그 안에 근무하고 있던 100여 명의 관리 및 호종인원 전원을 몰살시키고 주변 관사도 전소시켰다.

그 불로 인해 파견소 주변에 연이어져 있던 관리들의 가옥들도 연달아 전부 불에 타올랐다.

주변에 광부들이 있었으나 관리들이 몰살을 당하여 아무도 나서서 감독을 하지 못하자 가옥이 계속 불타올라도 쳐다보기만 했다.

잠시 후 파견소에 불이 난 것을 보고 사도금산에서 달려온 관리들과 무사들이 감독을 시작하자 그나마 불길이 잡혀 들어갔으나, 겨울철 건조한 기후에 목조가옥이 대부분인 일본식 가옥은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관리들의 집이 대부분 전소되었다. 광부들은 이것을 하늘의 재앙으로 생각되었다.

이들이 자신들을 착취하여 하늘에서 악마의 불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였다.

1790년 12월 4일 16시 아이카와 사도가성 사도부교쇼.

광산 관리소의 화재와 관사 전소 소식은 금괴를 실은 우마차와 함께 사도가성에 동시에 들어왔다.

서둘러 금괴 마차들을 성안에 들인 미야모토 곤스케는 사도부교쇼 광산 파견소의 화재와 관사 전소 소식에 이제는 놀라움을 지나 공포감이 밀려왔다.

대낮에 갑자기 악룡이 나타나 불지옥을 만들었다니 미야모토는 어떻게 해야 이번 일을 수습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정말 우리가 이 섬을 떠나야 저주가 풀리는 걸까? 그동안 아무 일 없다가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미야모토는 에도막부(江戶幕府)에 사람을 보내기로 하였다. 도저히 자신 혼자의 힘으로는 이 문제를 풀 자신이 없었다.

다나카의 죽음으로 새로 임명된 무사대장인 수석무사 이토를 에도로 보내기로 했고 미야모토는 바로 출발을 명령했다.

곧 밤이 되겠지만 지금은 날이 어두워지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한시가 급했다. 이토는 바로 준비를 마치고 출발했고, 바로 앞에 있는 오키 항으로 달려가 배를 수배하여 타고는 바로 출발을 명령했다.

송훈 대위는 그것을 지켜보다가 안중근 함 이만수 함장에게 연락했다.

“일단의 인원이 성을 나와 배에 올라 본토로 향하고 있으니 조치 바랍니다.”

“알겠다. 바로 조치하겠다.”

오키 항(小木港) 밖 바다 속에 대기 중이던 잠수함의 함장 이만수 중령은 잠망경을 올려 오키 항 쪽에서 나오는 배를 찾았다.

배가 작아 레이더에도 잘 나타나지 않아 일일이 잠망경으로 수색을 하였고, 이윽고 수석무사 이토가 타고 있는 배를 찾아내자 이만수 중령은 잠수함을 본토 쪽으로 이동 하였다.

오키 항에서 나온 배를 적당히 끌고 가다 중간쯤에서 격침시킬 계획이었고 격침은 수중 폭파 팀이 하기로 했다.

이토가 탄 배는 닻을 올리고 노를 젓고 하여 8~10노트 정도의 속도로 본토를 향해 운항 중이었다.

첨저선인 일본의 배로 그 당시 속도로는 빠르게 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두 시간여의 운항으로 좌도도에서 최대한 떨어지자 이만수 중령은 수중 폭파 팀에게 지시를 하였다.

잠수함은 거의 수면에 붙어서 이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중 폭파 팀은 수중 장비를 이용하여 쉽게 이토의 배에 접근했다.

폭발물을 설치하고 되돌아오는 데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폭파 팀이 잠수함 위에서 대기하는 순간 폭발과 함께 배가 두 쪽이 나 갈라졌다.

배에 탄 이토를 비롯한 사람들은 배의 폭발로 사망하거나 바다에 모두 떨어졌는데 폭파 팀이 돌아다니며 전원 사살하였다. 얼마 후 더 이상 바다 위에서 움직이는 자는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시각, 사도가성에서는 금괴를 창고로 옮기는 작업을 모두 끝내고 창고를 봉인하자 저녁이 되었다. 주민들과 미야모토를 비롯한 성안의 모든 병사들은 밤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무서움에 이제는 공황상태가 됐다.

미야모토는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병사들과 주민들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도 해결해 줄 방법도 없는 이런 두려움이 너무 싫었다. 하늘이 하는 일을 누가 말리겠는가.

미야모토는 이토가 빨리 막부에 도착하여 지원을 받아오기를 기대했다.

1790년 12월 4일 20시 좌도도 일원.

다른 때와는 다르게 오늘은 초저녁부터 작전이 시작됐다.

초저녁부터 시작된 작전은 그 효과가 상상 이상으로 대단했다.

그동안 밤과 새벽에만 시행된 작전으로 사람들이 미처 대비하지 못했다.

며칠간의 작전으로 거의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이른 사람들은 초저녁부터 시작된 작전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무조건 도망만 할 뿐이다.

미야모토 곤스케도 저녁을 먹기 위해 천수각에 앉아 있다 유령작전이 시작되자 밖에도 나가보지 못하고 거의 정신이 돌아버릴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도 예외 없이 하늘에는 다이묘의 형상이 떠올랐으며 그의 손짓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송훈 대위의 저격조는 철저하게 여자와 아이들은 저격 대상에서 제외하였기 때문에 여자들과 아이들은 남자들이 느끼는 두려움보다는 그나마 그 강도가 덜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다이묘 복장을 한 형상이 하늘에 떠오르면서 시작되어 초저녁부터 진행된 작전이 자정을 넘어서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잠시 쉬었다 일출 전에 또 한 번의 ‘유령작전’이 시행되었고 특수효과 팀은 ‘유령작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수스크린의 위치를 수시로 옮겼다.

1790년 12월 5일 7시 좌도도 사도가성.

아침에 해가 뜨자 ‘유령작전’이 끝났다.

어젯밤에도 많은 수의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4일째 거의 밤을 꼬박 새운 섬 주민들과 병사들은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해가 뜨자 얼마 지나지 않아 오키 항을 제외한 두 곳의 항구에서 은밀히 주민들의 탈주가 시작되었다.

큰 배들은 징발을 당하였지만 아직 거룻배 수준의 소형 배는 수십 척이 있었다. 누가 말을 하기도 전에 먼저 어민들이 섬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이어서 부근의 농민들이 몰려와 배를 얻어 타고 섬을 탈주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병사들이 항구를 감시하였지만 오늘은 어디에도 병사들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몇몇 병사들은 자신들이 먼저 탈주를 감행했다.

두 곳의 항구에 매복해 있던 두 개의 저격조는 그들이 섬을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그대로 두었다.

이들이 본토로 들어가 좌도도의 소문을 퍼트리는 것이 작전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배라고 생긴 모든 배가 섬을 빠져나가자 아카도마리 항과 료츠 항에서 섬을 탈출하려던 주민들은 오키 항으로 몰려갔다.

무사들과 아시가루(足傾)들이 지키고 있는 오키 항에는 아직 출항하는 배가 한 척도 없었다.

두 군데 항구에서 탈주를 못한 항구 주민과 어민들이 오키 항으로 몰려들었다.

그러자 오키 항에 붙어 있던 아이카와에도 아카도마리 항과 료츠 항 주민들의 탈주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아이카와 주민들도 그 소문을 듣고 동요하더니 잠시 눈치를 보다가 다른 주민들과 같이 이내 짐을 싸기 시작했다.

사도가성에서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운 좌도도의 지토(地頭) 미야모토 곤스케는 상급무사가 외치는 소리에 천수각을 나섰다.

“무슨 일이냐?”

“주군, 주민들이 동요하고 있습니다. 벌써 아카도마리 항과 료츠 항에서는 주민들이 섬을 탈출하기 시작했고 지금 오키 항에 섬의 원주민과 아이카와 주민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너무 많이 모여들어 통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상급무사의 보고를 들은 미야모토 곤스케가 소리쳤다.

“뭐야! 지금 무슨 소리야! 주민들이 섬을 탈출하다니. 오키 항에 섬주민이 모여들고 있다니. 빨리 가서 막아. 어떠한 무기를 사용해도 좋다. 반항하는 놈들은 모조리 죽여라. 무조건 막아.”

깜짝 놀란 미야모토 곤스케는 상급무사에게 모든 병사들을 풀어서라도 오키 항을 차단하라고 지시를 하였다.

주민들이 섬을 빠져나가면 자신은 끝장이다.

주민들 통제를 못 하는 무사는 아무 쓸모 없고 필요 없는 존재다.

잘못하면 무사로서 할복할 기회도 없을 수 있다.

자신도 갑옷을 차려입고 남아 있던 무사들과 아시가루을 대동하고 서둘러 오키 항으로 향했다.

대대장 송훈 대위는 두 곳 항구의 저격조를 포함해서 섬 곳곳에 있는 저격조에서 들어온 보고를 종합해 섬 주민 전체가 지금 공황상태로 탈출극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송훈 대위가 상황을 그렇게 판단하고 있던 차에 사도가성을 빠져나오는 일단의 무리가 있었고 그중 특별한 갑옷을 입은 자가 있었다.

송훈 대위는 그 갑옷을 입은 자가 좌도도의 최고 책임자임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송훈 대위는 사도가성 주변 저격조 전부를 호출하였다.

“지금 성을 빠져나가고 있는 자가 좌도도의 최고 책임자인 것 같다. 좌도도를 탈출하는 주민들 문제로 오키 항 쪽으로 가고 있다. 지금 그자와 그가 이끄는 병사를 포함하여 전원 사살한다. 시행하라.”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다.

조금 전까지 부하들에게 하인 복장을 하고 다니라고 지시하던 미야모토 곤스케도 막상 급박한 상황이 닥치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먼저 갑옷을 갖춰 입은 것이다.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저격조의 사격이 시작되었다.

퍽퍽퍽.

소리가 연달아 들려오면서 오키 항으로 달려가던 미야모토 곤스케와 그를 뒤따르던 병사 100여 명은 4개 저격조의 집중 사격으로 순식간에 몰살을 당했다.

허무한 끝이었다. 미야모토 곤스케는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5일간 두려움에 떨다 인생이 끝난 것이다.

미야모토 곤스케가 사살됨으로써 섬의 지휘자는 사라졌다.

송훈 대위는 바로 다음 명령을 내렸다.

“지금 사살된 자가 이 섬의 최고 책임자일 것이다. 2조, 3조, 4조는 지금 무주공산인 사도가성을 접수한다.

그리고 이자가 혹시 변복을 한 자일지 모르니 사도가성 접수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고, 섬 주민들의 시선을 조심하면서 신속히 접수한다. 접수가 완료된 후에는 사도가성 성문을 걸고 다가오는 모든 일본인들을 저격하여 사살하라.

그리고 사도가성 안에 사도금산에서 옮겨온 금괴가 있을 것이니 금괴의 행방을 찾아라.”

송훈 대위의 말이 떨어지자 각 조의 조장은 조원들에게 사도가성으로 신속한 이동을 명령했다.

이어서 송훈은 9조(아카도마리 항)와 10조(료츠 항)에게 지금 지키는 두 곳의 항구를 전면 차단하라고 지시하고 혹시라도 남아 있는 배는 전부 소각하라고 명령했다.

사도금산의 1조와 8조에게도 사도금산을 철저히 지켜 관리나 무사뿐 아니라 작전 경계 구역을 넘어오는 자가 보이면 앞으로는 무조건 저격해서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오키 항에 있는 5조에게도 지시하여 무사나 병사들 중 주민들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자들이 있으면 그자를 반드시 저격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송훈 대위는 자신이 지휘하는 7조와 평야의 6조는 지원조로 대기하게 했다.

송훈의 지시를 받은 각조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1790년 12월 5일 10시 좌도도 오키 항.

지금 오키 항에는 수천의 인파가 모여 있었다.

오키 항에는 섬의 원주민들을 비롯하여 아이카와의 주민들 중 광산의 광부가 아닌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상당수가 모여 있었다.

저격조는 광부들이 광산을 벗어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었기 때문에 광부의 가족들은 가장을 버리고 섬을 떠날 수는 없어서 대부분이 섬에 남아 있었다.

“비켜. 난 죽고 싶지 않아.”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이때 항을 지키던 아시가루의 대장이 나섰다.

“안 된다. 주군의 허락 없이 섬을 뜨려고 하다니, 죽고 싶은 게냐. 허락 없는 이주는 사형이다.”

그러자 군중 속에서 또 다른 외침이 들려왔다.

“여기 있어도 죽는 거는 매한가지다! 귀신들도 이곳을 떠나라 하지 않았나. 아카도마리 항과 료츠 항에서는 모든 배들이 떠났다! 주민들이 섬을 떠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자 아시가루 대장이 주민들을 보고 다시 말했다.

“주군께서 오신다. 지금 성을 나섰으니 곧 당도하실 것이다. 잠시만 기다려라.”

이런 실랑이가 오가던 사이에 성에서 상급무사 500명의 이시가루를 대동하고 오키 항에 도착했다.

그동안의 저격으로 남아 있던 병사 중 대부분의 병사들이었다.

그러자 웅성거리던 섬 주민들이 조용해지기 시작하였다.

상급무사가 말하였다.

“곧 주군께서 도착하신다. 잠시만 기다려라.”

“기다리면 주군께서 오십니까? 오시면 저희들은 섬을 떠날 수 있는 겁니까?”

그러자 옆에 있던 아시가루가 나서며 말했다.

“이놈, 기다리라면 기다리지, 감히 누구에게 질문인 거야!”

상급무사의 말을 받은 섬 주민을 한 명의 아시가루가 창으로 찌르려는 찰나,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그 이시가루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그러자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또 한 아시가루가 나서서 주민에게 창을 찌르려 하자 이번에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또다시 머리가 터져 나갔다.

잠시 주민들과 병사들 사이에 적막이 흘렀다.

그 적막이 흐르는 잠깐 동안에 주민들 뒤에서 웅성거림이 들렸다.

주민들은 무슨 일인가? 하고 돌아다보자 한 이시가루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주군께서 돌아가셨다. 주군이 저기서 저 병사들과 같이 머리가 터져서 죽었다. 다이묘의 악령(惡靈)이 주군을 죽였다. 모두 섬을 도망가자!”

그 소리에 잠시 소요를 가라앉히려던 주민들이 웅성거리면서 결사적으로 배가 정박해 있는 항구로 몰려가려 했다.

“더 이상 다가서면 용서하지 않겠다. 다가오지 마라.”

그러나 주민들이 계속 주춤주춤 다가오자 상급무사가 팔을 들어 명령하려고 했다. 그때 퍽 하면서 이번에는 상급무사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머리가 터져 나간 상급무사의 뒤를 이어서 수십 명의 무사들과 아시가루들이 그들을 막기 위해 칼이나 조총을 들기만 하면 정확히 머리가 터져 나가자 무사와 아시가루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들은 공포심에 이제는 누구도 주민들의 앞을 가로막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주민들 중 누군가 소리쳤다.

“다이묘의 유령이 우리가 가는 것을 도와준다! 모두 배로 가자!”

주민들 중 누군가가 다시 소리를 치자 항구에 몰려 있던 주민들이 잠시 주춤거리더니 배를 향해 쏟아져 나가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쏟아져 나가자 이제는 막으려고 해도 주민들을 막을 수도 없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주민들을 막으려던 무사들과 아시가루들도 주민들과 같이 배로 올라타기 시작했다.

오키 항에는 지금 두 군데 항구에서 강제로 징집한 배가 약 100여 척이 몰려 있었다.

항구에 몰려 있던 주민들과 병사들이 배라고 생긴 배는 모두 끌고 나와 타고는 일본 본토를 향해 노를 젓거나 돛을 올려 나갔다.

심지어 해리어기의 폭격으로 반파되어 수리 중이던 배 10여 척도 끌고 나와 뗏목으로 만들어 타고 바다로 빠져나갔다.

1만 명이 넘는 엄청난 인원이 썰물과도 같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천천히 가면 귀신이 잡아끌 것 같았는지 모든 사람들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귀들같이 배에 올라타서 항구를 나가 바다로 나갔다.

두 시간여의 대 탈주가 끝나자 항구에는 배를 타기 위해 그들이 버리고 간 세간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고 오키 항 앞바다에는 그들이 탄 배가 온 바다 가득했다.

그리고 배를 타지 못한 1,000여 명의 주민들이 오키 항 항구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송훈 대위의 헤드셋에는 사도가성 공격조의 음성이 들려왔다.

“2조 조장입니다. 사도가성을 점령했습니다. 성에 남아 있던 병사들과 약간의 공방이 있었으나 별문제 없이 전원 사살하고 점령했습니다. 두 명이 칼에 자상을 입었지만 경상으로 큰 상처가 아닙니다.”

“수고 했다. 경상자는 조치를 하고, 주위를 정비하고 창고를 확인하라.”

“알겠습니다. 확인 후 보고드리겠습니다. 충성.”

송훈 대위는 특수효과 팀을 불렀다.

“오키 항 특수효과 팀 어디 있나?”

“예, 지금 오키 항 주변에 대기 중입니다.”

“지금 오키 항에 영상을 띄우면 주민들이 볼 수 있겠나?”

“예, 지금 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그럼 작업을 하여 바다를 보고 대소를 터트리는 형상을 작업하게.”

송훈의 명령이 있자 바로 오키 항 방면에 스크린을 설치하였고 바로 전날에 보았던 다이묘 형상이 나타났다.

그 거대한 다이묘는 바다를 쳐다보고 엄청난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하하! 돌아오지 마라. 돌아오면 죽는다. 으하하하하!”

그 소리를 들은 오키 항 항구의 주민들은 일본 본토를 향해 사방으로 흩어졌으며 바다에 떠 있는 배는 조금이라도 멀리 섬에서 떨어지려고 발버둥 치며 섬에서 멀어져 갔다.

송훈 대위는 15일 정도를 예상하고 작전을 개시하였으나 5일 만에 좌도도 작전이 끝을 향하고 있자 안중근 함에 연락하여 외곽 특수효과 팀을 상륙시키고, 좌도도 주둔부대의 빠른 상륙을 가온 본부에 건의를 부탁했다.

송훈 대위의 말은 안중근 함장에 의해 가온에 전해졌으며, 가온 본부에서는 생각보다 빨리 끝난 좌도도 점령에 주둔부대의 상륙을 신속히 준비시켰다.

송훈 대위는 오키 항의 주민 소개를 특수효과 팀에 명령했지만 오키 항에 모여 있던 주민들이 전부 도망쳐 아무도 없었다.

특수효과 팀의 보고를 받은 송훈 대위는 오키 항의 상황을 안중근 함에 보고했고 안중근 함은 오키 항에 입항하기 위해 내항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윽고 외부 특수효과 팀과 함께 입항한 안중근 함은 팀원들과 장비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상륙한 외부 특수효과 팀은 각자 장비를 챙기고 고무보트에 올라타서 지정된 자신의 작전 지역으로 이동을 했다.

이들은 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절벽에 적외선 감지기 및 동작 센서와 여러 가지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움직였다.

일단 섬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위무가 필요했고, 주둔부대가 상륙하려면 최소한 며칠은 시간이 있어야 한다.

지금 섬의 모든 항구는 텅 비어 있어서 아이카와 지역과 농사를 짓는 평야 지역과 광산 지역만 정리하면 되었다.

광부들과 그의 가족들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주민들이 섬을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되지만 확실한 정리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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