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267화 (267/281)

- 267 회 - 괴물

지금까지 김관수 관장의 플랜은 완벽했다.

왜냐하면 그의 플랜은 오브레임이라는 선수 자체에 대한 이해를 근간으로 삼고 있었다. 거만하단 평이 지배적일 정도로 자신감이 강하고, 격투기 외적인 모습에서도 본인의 힘을 과시하는 경향이 강한 선수! 그리 단순한 선수일수록 심리적 양상에선 쉽게 휘말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 자신감이 무너지는 순간 판단력에 큰 혼란이 오기 마련이니까!

그의 생각대로 거의 시작과 하께 터졌던 테이크다운과 컷은 오브레임의 리듬을 완전히 망쳤다. 레슬링에서 오브레임을 압도했다는 강력함을 선 보인데 이어서 초반부터 커팅이 생겨나 출혈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서 그라운드에서의 이점을 잃어버린 오브레임은 이제 현성 이상으로 그라운드 상황을 경계하게 되었고, 스탠딩에서도 이마의 상처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사기에 가까운 그의 리치는 잽만으로도 오브레임의 얼굴을 피투성이로 만들 수 있을 테니!

‘오브레임이 스탠딩에서 승부를 볼라 카면 그 때엔 로 킥으로 다리를 먼저 잡는다.’

그 와중에 그에게 가미된 미션은 거기에서 끝을 내는 것이 아니라 K-1 월드 그랑프리의 경험을 살려 전반적으로 스탠딩에서도 오브레임을 압도하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미국 시장에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하는 것도 그들에게 있어선 포기 할 수 없는 미션이었으니까! 과거 그가 밴너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을 때처럼 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한 방략들이 필요했다. 그라운드에서도 부족함이 없단 것을 보여주었으니 ‘독보적인 스탠딩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말이다.

그리고 그건 현성에겐 그리 어렵지 않았다.

혜주와의 이별 이후, 테세이라 전을 치루면서 그는 경기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에 대해서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악마적 재능에 불을 붙인 계기가 되었다. 타고난 신체조건 자체가 완벽한데다 멘탈 또한 강력했다. 거기다 약점이었던 스탭을 보완해냈고, 거침없이 난타전을 즐기던 두려움 없었던 마음은 냉정하게 변해버렸다.

연이어 공부했던 펀치의 효율성과 쉬는 동안 깨달았던 부동심까지!

‘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구원하리라!’

거기에 자신의 삶이라는 그 무엇보다도 수준 높고 완벽한 동기부여가 이어진 상태였다. 말로 이뤄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완벽한 상태의 현성은 그야 말로 오브레임을 가지고 놀 듯이 압도해버렸다. 1라운드 3분 중반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정타를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다, 오브레임의 저돌적인 러쉬를 너무나도 태연하게 피해내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틈틈이 들어오는 로 킥이 점차 데미지를 쌓았고, MMA 최상위급 타격가인 오브레임을 상대로 절대로 거리를 내어 주지 않았다. 그건 난타전을 그 무엇보다 좋아하는 미국 팬들도 클래스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를 상대 하고 있는 오브레임으로썬 자존심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기도 했고!

‘계속해서 이렇게 도망치게 두진 않는다! 절대로!’

“뎀 잇!”

분노와 함께 그가 빠져 나가는 현성을 잡기 위해서 펀치 보다 훨씬 더 긴 중거리 공격인 미들 킥을 날렸다.

이 킥에 현성이 걸리는 순간 바로 치고 들어가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도록 철장으로 밀어 붙이리라!

“알리스타 오브레임! 회심의 미들 킥! 날카롭습니다!”

골든 글로리 출신의 타격가답게 육중한 몸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킥이 날아들었다. 그 매서운 광경이 데이나를 비롯해서 제시카와 제이드, 아리아니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장면을 바라보는 동안 회피를 이어가던 현성의 눈빛이 순간 돌변했다.

-스윽!

그리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바뀐 것은 스위치! 스위치를 이 정도로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선수는 그 어떤 장면에서도 만나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스위치와 함께 자연스럽게 오브레임의 미들킥을 피한 그가 아예 시스템을 ‘전환’한 듯 그를 향해 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퍼억!

몸을 날리며, 체중을 실어 던진 강력한 스트레이트! 그리고 그것을 필두로 현성의 살인적인 로 킥이 자세가 무너진 오브레임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쩌억! 쩌억!

안쪽과 바깥쪽을 연이어 때린 맹렬한 로 킥! 그리고 날아드는 오브레임의 주먹을 회피하며, 거리를 다시 벌릴 필욘 애시당초 없다는 듯 현성의 레프트 스트레이트가 오브레임의 안면으로 거침 없이 찔러 들어갔다.

-퍼억!

“와아아아아아아!”

“장현성! 오브레임을 몰아 붙입니다! 전략을 바꾸었나요?!”

“겁을 먹어서 도망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습니다! 세상에!”

오브레임이 범한 가장 큰 실수는 현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단 것이었다.

-퍼억!

“말씀 드리는 순간 장현성! 러시안 훅입니다! 무각도에서 오브레임을 향해 내리 꽂히네요!”

-퍼억!

“아아아! 이번엔 니 킥! 와, 굉장한 소리를 냈어요!”

오히려 그는 난타전에서 더 두려워 해야 할 상대라는 사실을 말이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터질 듯 요동치는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홀! 그리고 그 환호의 중심에는 차가움을 거둬 드리고 온 사방에 맹렬한 불꽃을 지핀 현성이 있었다. 레프트 스트레이트, 라이트 훅! 연이어 니 킥까지!

-후웅!

세 번의 공격이 정확하게 오브레임을 찔러 들어가자 오브레임이 인상을 구기며 반격의 훅을 날렸다. 잔뜩 찌푸러진 얼굴이 그에게 들어간 데미지들이 만만찮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이내 오브레임의 펀치가 현성의 안면을 가격한 듯 싶었다! 그리고 휘청이는 현성의 몸!

“아아아아아! 반격! 장현성! 너무 방심했나요?!”

우려 섞인 MC 용준의 목소리가 비명처럼 울렸다. 그러나 체중 차이 떄문에 몸은 흔들려도 가드는 무너지지 않았다! 견고한 가드로 오브레임의 주먹을 막고 몸을 움직여 데미지를 흘려버린 현성이 이내 쇼트로 다시 한 번 오브레임의 안면을 강타 했다.

-퍽!

짧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퍼억!

바로 몸을 낮춰 들어간 바디 샷! 그리고 현성이 순간 백 스탭으로 거리를 만들고는 로 킥을 다시 한 번 날렸다.

-짜악!

인정 사정 없이 오브레임의 대퇴를 강타한 로 킥에 드디어 오브레임도 다리에 힘이 풀렸던지 휘청하고 자세가 무너지고 말았다.

“큭!”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그가 반격의 주먹을 다시 날려 왔으나 전진형 스탭으로 파고들면서도 그 속도에 반응해 현성이 고개를 틀었다.

-후웅!

다시 한 번 스치는 주먹! 그 광경에 미국 중계를 맡고 있는 조 로건이 ‘오 마이 퍽킹 갓!’ 하고 감탄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터져 나온 것은……!

-뻐억!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맙소사! 오브레임! 카운터! 카운터에요!”

“이거 위험한데요! 오브레임 순간 다리가 휘청 했어요!”

카운터 성으로 들어간 현성의 라이트 오버 핸드! 그와 함께 오브레임이 비틀하고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기세를 잡히고 나선 급격히 무너지는 그의 특성이 오랜만에 발휘되었는지 놀란 얼굴로 뒷걸음질 치는 오브레임! 그와 함께 현성이 순간적으로 발을 내딛으며 중거리에서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발하는 펀치를 찔러 넣었다.

-퍼억!

언더에서 오버로! 다시 한 번 작렬한 어퍼성 훅!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스매쉬! 러독 스매쉬! 장현서어엉!”

절로 터져 나온 어마어마한 함성과 비명처럼 터져나온 중계진들의 음성! MC 용준이나 김대환 해설 위원, 조 로건과 일본의 중계석까지! 너 나 할 것 없었다!

가드 사이를 비집고 파고 든 현성의 스매쉬가 오브레임의 턱을 강타하자 그대로 그 육중한 몸이 옥타곤의 철조망까지 밀려났다.

‘대체 이건 무슨……!’

기껏해야 리치와 스피드를 내세워 그를 상대하려 할 줄 알았다만 이 정도로 강력한 공격은 오브레임으로써도 몇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당혹감 속에서 그가 밀려난 순간 또 다시 엄청난 격통이 밀려왔다.

-짜악!

“로 킥입니다! 으아아! 정말 아프겠어요!”

“가드를 잠그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대로 때려 부술 기세에요!”

가장 침착하게 상황을 전달해야 할 중계진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면 그 경기를 지켜 보는 관중들은 미쳐 날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맙소사…….”

제이드와 제시카 모두 그 모습에 입을 떡 벌리고 멍한 표정을 짓는 사이……!

-쩌억! 쩌억! 쩌억! 쩌억!

두 다리 모두를 이용한 현성의 로 킥이 사정없이 오브레임을 향해 몰아 쳤다. 팽팽하게 부어 올라 데미지가 보통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허벅 다리! 더 버티기 힘들었던지 오브레임이 어느 샌가 다시 터진 출혈에 인상을 구기며 현성을 향해 펀치를 휘두르며 달려 들었다!

-파악!

그의 묵직한 훅이 날아들자 그대로 현성이 오른팔로 그의 펀치를 커트해내고는 바로 반박자 빠른 스탭으로 치고 나가며 오버에서 언더로 떨어지는 날카로운 레프트 훅으로 그의 안면을 가격했다.

-뻐억!

강렬한 소리와 함께 돌아간 오브레임의 고개!

“또 다른 스매쉬! 맥클라렌 스매쉬!”

“아아아! 알리스타 오브레임도 굉장합니다! 저 타격을 다 버티고 있다니요!”

“아무래도 TRT의 힘일까요?!”

그러나 이번만큼은 오브레임도 감당하기가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 맹렬한 충격에 순간 그의 다리가 휘청하고 흔들리자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하고 사방에서 비명 같은 환호가 울려 퍼졌다.

-덥석!

그리고 연이어 현성이 양 손으로 오브레임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것은 과거 그가 신비에게 전수 받은 바 있었던 ‘뺨 클린치……!’ 그 견고한 그립이 완성되는 순간 오브레임이 움찔하고 그를 떨쳐 내려 했으나……!

-뻐억!

“장현성 뺨 클린치 이후 플라잉 니 킥!”

“안면에 들어갑니다! 와아아아!”

저돌적인 현성의 공격이 먼저였다! 오브레임의 안면으로 날아든 그의 날카로운 니 킥이 폭발하자 다시 한 번 더 관중석이 뒤집어 졌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맙소사! 저건 정말 정체가 뭐야?! 괴물 아니야?!”

그 유명한 알리스타 오브레임을 이 정도로 압도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단 말인가?! 경악을 금치 못하는 관중들 속에서 데이나 화이트가 찌릿한 전율을 느낀 듯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쳤다.

“좋아!”

미구엘 로제스타의 시합이 혹시 패배로 이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긴 했다만…… 뭣보다도 확실한 건 이이벤트는 UFC 역대 최고의 수익을 올릴지도 몰랐다. 미쳐 날뛰는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홀은 그의 생각 이상이었으니까!

“렛츠 고, 몬스터!”

감격에 벅찬 그 음성이 향하는 그 자리! 그 자리에서 현성이 오브레임의 비어 있는 복부를 유린하듯이 무릎으로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

-뻑! 뻐억! 뻑!

구토가 날 정도로 강력한 니 킥에 오브레임이 어마어마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그를 밀어내며 반격의 주먹을 날렸다. 두 다리엔 이미 힘이 없었다. 남아 있는 것은 그의 복싱 스킬 뿐!

-후웅!

절망스럽게도 그의 주먹은 채 현성의 몸에 닿지도 않았다. 어느 샌가 잡았던 뺨 클린치를 과감히 풀고 백스탭으로 거리를 벌려 그의 펀치를 피해낼 뿐!

‘대체 뭐가 이렇게 강한 거야……?’

허망함과 좌절감이 동시에 오브레임의 눈가에 스치는 찰 나!

-오싹……!

새까만 명왕의 눈동자가 보였다. 소름 끼칠 정도로 평정심을 잃지 않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본능적으로 주춤하고 오브레임이 멈춰버렸다. 채 1초도 되지 않을 찰나의 수간!

다시 한 번 날아드는 현성!

마치 슬로 모션처럼 명왕이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피해야 해! 피해야 하는데……!’

점차 가까워지는 그의 몸!

그리고……!

-뻐억!

“플라잉 니 킥! 플라잉 니!”

“알리스타 오브레임의 안면에 그대로 적중합니다아!”

정확히 오브레임의 얼굴을 가격한 현성의 플라잉 니 킥! 그와 함께 옥타곤 철조망에 기대어 있던 오브레임이 치명타를 입은 듯 그대로 주저앉으며 무너지고 말았다. 부어 오른 다리와 찢어진 이마의 출혈이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심했던지라 죽은 게 아닌가 싶은 걱정이 될 정도!

그리고 그가 무너지자마자 현성이 미련 없이 뒤돌아섰다. 더 이상 용건이 없다는 듯 붉게 물든 양 팔꿈치와 무릎으로 뒤돌아선 그의 모습에 전율을 느꼈던지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홀의 관중들 그 누구도 함성을 지르지 못하고 멍하니 멈춰서버렸다.

그 누구도 입조차 열 수가 없었다. 압도적인 강함이란 이런 것인가? 미구엘 로제스타와 함께 UFC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던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패배 하고 말았다.

전신에 묻어 있는 알리스타 오브레임의 피와 거친 움직임으로 인한 땅을 제외하고는 말끔하기 그지없는 몸은 격렬한 운동으로 펌핑 되어 더욱 더 강인해 보였다. 화상 입은 얼굴에 자리 한 담담함! 그것들이 묘하게 어우려져 상상을 초월하는 강인함을 전달하며 미국 팬들의 시선에 ‘현성의 존재’가 각인되기 시작했을 때!

“시합 종료!”

뒤 늦게 허브 딘이 달려와 레프리 스탑을 외쳤다!

그리고…….

“이겼심다.”

“이 미친 놈! 와! 정말 넌!”

그 장면에 왠지 모를 벅찬 감동을 느꼈던지 민욱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외침에 뒤돌아서서 자신의 코너까지 온 현성이 드디어 옅은 미소와 함께 손을 들어 올렸을 때.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홀이 다시 한 번 더 진동했다! 제이드나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던 팬들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미 그들의 등에는 한 줄기 서늘한 바람이 스쳤고, 피부 곳곳에는 오돌토돌한 닭살이 돋아났으니까!

“지져스! 대체 뭘 데리고 온 거야! 데이나! 맙소사!”

중계석의 조 로건이 인터뷰를 하고 마이크를 들고 옥타곤을 향해 허겁지겁 달려왔다. 열린 철장으로 의식을 잃은 오브레임을 닥터가 체크 하고 있는 동안 그 안으로 들어온 민욱과 김관수 관장, 알렉세이 코치가 그를 끌어안고 완벽한 승리를 축하했다.

“잘 했다! 진짜 정말 잘 했데이!”

“넌 정말 미친 격투 기계야! 자식아!”

“너무 자랑스러워! 현성!”

얼싸 안은 그 모습에 조 로건이 자신도 끼고 싶다는 듯 ‘이봐! 이봐!’ 하고 말을 걸자 들뜬 김관수 관장과 민욱, 알렉세이 코치가 바로 이어질 승자 인터뷰를 예감하고는 씩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진심으로 축하해! 라스베가스에서 첫 승을 거둔 걸!”

먼저 축하 인사부터 전하는 그의 말을 민욱이 현성에게 통역 해주자 현성이 그게 좀 쑥스러웠던지 머리를 긁적이며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오브레임을 산산조각 낼 정도로 강력했던 모습과 달리 수덕해 보이는 그 모습에 조 로건이 ‘맙소사!’ 하고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와, 난 정말 방금 그 경기를 보고 네 팬이 됐어. 정말 진심으로! 그런데 이렇게 부끄러움도 많다니 잘 적응이 되지 않는데!”

간략하게 할 말만 하기로 유명한 그가 이런 저런 말들을 걸자 민욱이 자신의 일인마냥 뿌듯한 얼굴로 씩 웃으며 현성에게 말들을 전달해줬다.

“아…… 땡 큐.”

그게 못내 어색하기도 하고, 타이틀 샷에 근접했던 생각 덕분에 현성도 기분이 좋았던지 순박한 미소를 머금자 조 로건이 다시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

“좋아! 어쨌거나 이후에 공식 인터뷰도 있겠지만 지금 여기 있는 팬들에게 네 소감을 말해줘! 방금 그 미친 경기를 보고 전부 다 바지가 홀랑 젖어 버렸을 거야! 다시 한 번 더 젖어들게 해주라고!”

거친 입담답게 조 로건이 장난스런 말을 전하자 민욱이 자기 스타일이라는 듯 낄낄 웃으며 현성에게 그 말을 전해줬다. 그러자 현성이 그런 것까진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 다시 머리를 긁적여 보였다.

“아……. 잘 봐주셔가 고맙고…… 함께 해준 오브레임 선수도 고맙심다.”

그 모습에 민욱이 한숨을 푹 내쉬며 그의 말을 대신 통역해 이야기 해주었다. 사나웠던 경기 장면과는 전혀 다른 그 모습에 관중들과 조 로건이 조금 오묘한 기분을 느꼈던지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

“음, 조용한 친구였군! 어쨌거나 최고의 경기 고마웠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최고의 가치를 지닌 선수는 입이 아닌 몸으로 말을 하는 선수! 그 가치를 알기에 조 로건이 더욱 더 애정을 담아 그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 말을 민욱이 번역해주었다. 관중들 역시 흥분이 가신 건 아니었다만 생각보다 차분한 현성의 모습에 조금 흥미를 잃었던지 아까전보다는 분위기가 조금 산만해진 감이 있었다.

그 와중 현성이 마이크를 붙잡고 UFC의 메인 카메라를 바라보며 힘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 원트 로제스타.”

============================ 작품 후기 ============================

명왕 IN 라스베가스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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