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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264화 (264/281)

- 264 회 - 괴물

“드디어 미국 무대에 섰습니다! 라스베가스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홀 중앙! 격투기의 성지 옥타곤에 장현성 선수가 입성했습니다!”

“아, 정말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미국 무대에 많은 선수들이 데뷔를 했지만 메인 이벤트를 장식한 건 장현성 선수가 최초입니다!”

중계진의 감명 받은 음성이 올리는 동안 옥타곤 안으로 들어온 현성은 차분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새로운 무대! 새로운 자리! 이 무대야 말로 이제 그가 우뚝 서 세상을 향해 정면으로 마주볼 수 있는 자리였다.

“후…….”

그리고 현성이 마음을 정돈하는 듯 한 깊은 숨을 내쉬었다.

옥타곤은 로드원 무대와 비슷해 보였지만 그보단 더 넓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땅이 넓은 미국이기 때문일까? 대기실에서 농담처럼 하고 있던 이야기들이 새삼스럽게 생각이 나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장현성! 긴장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담담한 미소까지 머금고 있네요! 과연 이번에는 난적 알리스타 오브레임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그의 미소에 마주 선 상대 오브레임이 조금 자존심이 상한 것인지 지지 않겠다는 듯 거만한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지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두 선수가 어느 샌가 옥타곤 중앙에 서자 그 모습에 김대환 해설 위원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보냈다.

“아, 이렇게 막상 옥타곤에 마주선 두 선수를 보니 아 체급 차이가 굉장합니다! 같은 헤비급이라곤 볼 수 없겠네요!”

“하지만 장현성 선수! 항상 그리 열악한 상황을 극복해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우리들의 생각을 산산조각 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신장 190 센티미터! 체중 99킬로그램! 전적은 13전 전승 무패! 주특기는 세계 최고 레벨 스탠딩 능력!”

“네! 그렇습니다! 상대 알리스타 오브레임! 195센티! 120킬로그램! 아마 현재체중은 125킬로그램에서 130킬로를 상회할 것으로 보입니다! 48전 35승 13패! 주특기는 역시 킥복싱!”

그러나 이미 두 선수는 옥타곤에 서 있고, 그 안에서의 결과는 오직 두 사람에 의해서 결정이 될 것이다. 간략한 프로필을 MC 용준과 김대환 해설 위원이 설명을 하고 난 이후.

“헤드 버팅은 금지이며…….”

유명 심판 허브 딘이 마이크를 들고 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미국 관중들의 함성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두 선수 모두 압도적인 스탠딩 능력을 지니고 있는 선수이며, 체급의 차이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크게 났지만 현성은 그 체급 차이를 무용지물로 만들어온 선수였다. 반면 오브레임은 약물에 의존했다 하더라도 압도적인 강함으로 상대를 완벽하게 격파해온 선수!

그것에 대한 기대감 덕분일까?

“와아아아아아아아!”

점차 커져 가는 관중들의 환호 속에서 대치를 이루고 있는 현성과 오브레임 역시 서로에 점차 집중하기 시작했다. 점점 더 환호와 열광을 커져 가지만 그 소리에 잡아먹히거나 현혹되진 않았다. 베테랑 중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매서운 집중력의 소유자 현성이기에!

“후.”

열광하는 사람들과 달리 특유의 리듬으로 몸을 풀며 두 사람이 서로를 뜨겁게 응시하자 더욱 더 환호가 커졌다. 착한 남자보단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는 여자들의 심리처럼 두 사람 모두 관중들의 환호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에 대한 집중을 끌어 올렸기 때문일까?

점차 고조되는 거대한 기대감 속에서 데이나 화이트 또한 기대감 가득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있기가 힘이 들었던지 일어서서 화이트 대표가 안절부절 못 하는 사이……!

“제시카!”

베테랑 링걸 아리아니의 신호에 제시카가 드디어 라운드 피켓을 들고 사람들의 앞에 섰다. 메인 이벤트인지라 무척이나 긴장한 듯 한 얼굴로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서 또한 아낌없는 함성을 보내어 주었다.

“와아아아아!”

그 소리에 힘 입어…….

“아 유 레디?”

허브 딘 심판의 물음이 드디어 옥타곤 정 중앙에 떨어졌다. 그 싸인이 떨어지기 무섭게 제시카가 피켓을 들고 라운드 1의 시작을 알리기 위한 준비를 했고…….

-스윽.

현성이 오브레임을 향해서 오픈 글러브를 낀 거대한 주먹을 내밀었다. 그의 특성 상 이렇게 경기 시작 전에 글러브 터치를 요청한다는 것은 곧……!

“와아아아아아아!”

그것을 알고 있는 관중들이 K-1 무대의 엄청난 싸움들을 떠올리며 환호를 내질렀다. 미국 시장에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게 사실이지만 이벤트를 찾은 매니아층 역시 결코 무시 할 수는 없었다.

“카이부쯔! 카이부쯔!”

게다가 일반인들 역시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을 수만은 없었던 모양이다. UFC에서 넘버 시리즈 178을 중계하기 전부터 현성의 K-1 시합을 비롯한 로드원 시절 영상을 계속해서 내보였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은 방송들을 선 공개 했었으니!

“자, 이제 두 선수의 시합이 드디어 시작되려 합니다! 장현성 선수! 이번에도 역시 거침 없는 선제 공격을 위해서 먼저 글러브 터치를 제안 했습니다!”

“과연 어떤 그림이 그려질 지! 장내는 벌써 열기로 가득 합니다!”

UFC 측으로써도 현재 로제스타의 마땅한 대적자가 없는 이 상황 속에서 히든카드인 현성을 최대한 알리고 광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절대 권력을 쥔 챔피언이 장기집권을 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흥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리고 물리는 관계가 만들어져 매 경기마다 스릴이 흘러넘칠 때 비로소 사람들의 관심은 폭발 할 수밖에!

UFC의 인기를 위해서는 격투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헤비급 디비전이 더욱 더 복잡하고 흥미로워져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현성이 로제스타에게 아쉽게 패배하고 계속해서 UFC에 머물러 그의 패권에 도전을 하는 것일 것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가능성은 미비했다. 아무리 스탠딩이 좋다 하더라도 옥타곤에서 레슬러를 제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 그래서 데이나가 과감히 그런 제안을 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 협동, 공조라고 하더라도 우위는 분명히 UFC의 것이어야 했으니까.

하지만…….

-터억.

최소한 미구엘 로제스터 외의 선수에게 현성이 패배해선 곤란하단 것 또한 자명했다!

“드디어 두 선수가 글러브 터치를 했습니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허브 딘! 허브 딘의 시작 선언 뿐입니다!”

그리고 현성의 오픈 핑거 글러브에 오브레임의 주먹이 닿았다.

그와 동시에 관중들이 함성을 멈추고 숨을 죽인 채 그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모든 시선들이 옥타곤 중앙에 선 거대한 두 사내에게 닿았을 때! 닿았던 주먹이 떨어지고 두 사람이 파이팅 포즈를 취한 바로 그 순간……!

“파이트!”

허브 딘 심판의 목소리가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홀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개전을 알리는 그의 음성에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현성과 오브레임이 서로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후웅!

맹렬한 기세로 날아드는 오브레임의 묵직한 펀치!

“아아아! 시작하자마자 오브레임 살인적인 훅을 날립니다!”

“하지만 상대는 장현성! K-1 최강의 공격력과 속도를 가진 남자에요! 반격 합니다!”

육중하고 강렬한 그와 달리 빠르고 매섭게 날아든 현성의 펀치가 먼저 오브레임의 안면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러나 상대는 베테랑 오브레임! 그 정도의 기본 가드는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는 듯 오브레임이 견고한 가드로 현성의 펀치를 커트 해냈다.

-퍽!

“히트 합니다! 장현성! 시작부터 라이트 스트레이트!”

“하지만 가드에 걸린 것 같습니다!”

둔탁한 소리가 울렸지만 30킬로그램이나 더 무거운 오브레임이 흔들릴 리 만무했다!

“계속 뚫고 들어갑니다, 오브레임!”

그와 동시에 멈추지 않은 오브레임의 펀치가 현성의 안면을 향해 날아들었다.

-부웅!

귓가를 스치는 어마어마한 소리! 그것은 현성이 상대 했던 하드 펀쳐들! 밴너나 자말 못지 않은 파괴력이었다!

하지만 그것에 당할 정도로 현성은 굼뜨지 않았다. 그의 기동력은 현재 최상의 상황이며, 동시에 그의 반사 신경 또한 마찬가지!

-후웅!

흔들림 없이 강력하게 날아든 오브레임의 펀치를 상체를 조금 낮춰 피해낸 현성이 바로 바디 샷으로 오브레임의 복부를 가격했다!

-퍼억!

“오오오오!”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러운 그의 타격에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홀에 모인 수많은 관중들이 동시에 감탄을 터뜨렸다!

“회피 이후 바디 샷 히트! 굉장합니다, 장현성!”

그러나 그 정도 바디 샷은 우습다는 듯 이내 육중한 오브레임의 니 킥이 현성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육중한 니 킥이 전속력으로 달리는 열차처럼 맹렬한 기세로 날아들자 순간 현성이 재빠른 백 스탭으로 거리를 벌렸다.

-후웅!

그러나 상대 오브레임 역시 타격가……! 바로 그가 현성만큼은 아니지만 긴 리치를 내세워 묵직한 라이트 오버 핸드로 공격을 가해오자 절로 관중석에서 ‘오오오!’ 하고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알리스타 오브레임! 재빠른 라이트 오버 핸드! 강렬합니다!”

이미 현성의 시합은 13전이나 확보 되었다! 위협적인 그의 거리 조절 능력이니 스탭 또한 파악이 된 듯 날아든 오브레임의 펀치! 상당히 많은 준비를 했던지 자연스러운 그 모습에 김관수 관장이 움찔하며 소리쳤다.

“컷!”

그의 외침에 순간 현성이 매섭게 집중한 듯 반응하며 상체를 낮춰 오브레임의 라이트 오버 핸드를 피해냈다! 이내 순간적으로 모션을 백스탭에서 전진형 스탭으로 전환해 오브레임을 향해 쇄도해 들어갔다.

그리고……!

-터억!

순간적으로 현성이 붙잡은 것은 오브레임의 왼 다리!

“아?!”

“아아아!”

그 순간 놀란 MC 용준과 김대환 해설 위원이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그들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짐과 함께 오브레임의 왼쪽 다리를 캐치한 현성이 커투어 짐에서 했던 대형 타이어 굴리기 트레이닝을 헛으로 한 게 아니라는 듯 순간 폭발적인 괴력을 발휘해 오브레임의 몸을 밀어냈다!

“왓 더……?!”

놀란 오브레임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오오오오!”

터져 나오는 관중들의 함성!

“자, 장현성!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흔들린 오브레임의 모션을 놓치지 않고 물 흐르듯이 낮게 파고 들어간 현성이 오브레임의 오른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며 그대로 오브레임을 테이크 다운 시켰다.

-우당탕!

시작한지 채 20초도 지나지 않아 타격가들의 대결에서 현성이 오브레임을 테이크 다운 시킨 것이다!

“테이크다운! 테이크다운입니다! 장현성, 테이크 다운!”

“완벽한 모션입니다! 랜디 커투어에게 확실히 레슬링 기술을 전수 받았어요!”

그리고 그 순간 웅성임이 온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이건 두 사람의 싸움에서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이었기 때문이었다. 타격이 주특기라 할 수 있는 현성이 아부다비 컴벳 유럽 예선에서 우승을 차지 했던 오브레임을 테이크다운 시키다니!

당황한 듯 했지만 오브레임의 대처는 확실했다! 바로 러버 가드로 현성의 허리를 감싸며 충격에 대비하는 모습!

“이건 너무 섣부른 전략이 아니었을까요?! 그라운드는 확실히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유리 합니다! 무시 할 수 없어요!”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퍼억!

유난히 둔탁한 소리가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홀을 가득 채웠다!

============================ 작품 후기 ============================

잘 묻어 줬습니다!

그리고 이제 심기일전해서 괴물도 이번주 안으로(늦어도 3월 안에는)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마무리 짓게 된다면 당분간 휴식기를 가지고 제가 만든 노블레스 작가 커뮤니티(비공식) 운영과 차기작품 준비에 힘을 쓸 것 같슴돠! 벌써 열분이나(여러분들도 잘 아실 분들이세요 ㅋㅋ) 가입 해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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