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197화 (197/281)

- 197 회 - 괴물

테세이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말았다. 현성이 밴너와 자말을 인파이팅으로 쓰러뜨린 전적이 있다 하더라도 현저한 체급 차이는 부인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더불어 그때보다도 훨씬 더 체중이 줄었고, 스피드를 향상시켰다. 이 말인 즉 인파이팅이 아닌 아웃 파이팅에 무게를 두고 트레이닝을 해왔단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이런 난 데 없는 러쉬라니? 분명히 이것은 관중들을 환호하게 만들 것이고, 그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라지만 테세이라로썬 쉽게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앗!”

기합과 함께 테세이라가 다가오는 현성을 향해 묵직한 정권을 찔러 넣었다. 글러브를 끼고 있지만 단련된 극진의 정권은 그것으로도 위력을 감출 수 없었다.

복싱의 스트레이트와 비견해도 모자람 없는 일직선의 빠르고 강한 주먹!

-부웅!

허나 그것이 아무리 빠르다 한 들 현성의 집중력을 깨뜨릴 순 없었다. 날아드는 테세이라의 주먹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은 채 피해내며 현성이 순간적으로 그의 안면을 노리고 왼 주먹을 날렸다.

묵직한 어깨 힘이 실린 오버 핸드 레프트가 그대로 테세이라의 안면을 양해 날아들자 테세이라가 마찬가지로 집중력을 끌어 올린 듯 가드를 올리곤 현성의 주먹을 커트해냈다.

-퍽!

“오오오!”

“두 선수 다시 붙어 격돌합니다! 장현성 선수! 이번에도 러시가…! 애간장 타게 만듭니다! 이러다 테세이라의 한 방을 맞으면 경기 자체가 뒤집어 질 수도 있을 텐 데…!”

둔탁한 소리와 함께 테세이라가 현성의 펀치를 완벽히 가드해냈다! 이내 그가 그 위를 때려봐야 소용이 없다는 듯 기합이 잔뜩 들어간 얼굴로 현성을 향해 미들 킥을 날려 왔다.

“하!”

극진 가라데 특유의 육중한 힘이 실린 미들 킥!

“글라우베 테세이라! 예리한 미들 킥으로 장현성 선수를 공격합니다! 피해야 해요!”

미들 킥이 날아들자 일순간 현성이 회피 대신 가드를 선택한 듯 오른손을 내려 팔꿈치로 그의 킥을 커버 하고는 그 순간 섬광 같은 로 킥을 테세이라의 디딤 발에 찔러 넣었다.

-쩌억!

안쪽 대퇴부를 찍어 찬 그의 킥이 마치 휘감기 듯 테세이라의 다리를 뒤흔들었다. 치고 빠질 때 구사했던 킥과는 무게감이 다른 현성의 사나운 로 킥에 순간 테세이라가 휘청했다!

“엄청난 로 킥! 장현성 선수! 오른팔로 가드 하고 로 킥을 날립니다! 굉장한 반사신경이에요!”

그러나 그의 내구성은 그리 형편없지 않다는 듯 테세이라가 무너지진 않고 버텨내며 다시 주먹을 날려 왔다.

-후웅!

미처 현성이 킥을 다 회수 하기 전 날아든 펀치! 그 모습에 현성이 가슴 속 가득 찬 스릴을 만끽하며 비교적 단순한 테세이라의 펀치는 궤적이 보인다는 듯 고개를 틀어 그의 반격을 아슬하게 피해냈다! 그리고 피하기 무섭게 바로 그 순간 현성이 칼날 같은 원, 투를 테세이라의 안면에 정확하게 꽂아 넣었다!

-퍼벅!

“크윽!”

짐승적인 감각으로 피해낸 현성이 동시에 깔끔한 원투를 테세이라의 안면에 적중 시키자 순간 감탄이 터져 나왔다.

“오오오오!”

“굉장하다! 저걸 피했어!”

“아! 장현성! 원, 투를 깔끔하게 테세이라의 안면에 찔러 넣습니다!”

그리고!

-쩌억!

놀라긴 이르다는 듯 원, 투 이후 로 킥 콤비네이션이 다시 한 번 테세이라의 안쪽 대퇴를 흔들었다!

하지만 테세이라의 단련된 다리가 그리 쉽게 무너질 곳 같던가!

바로 그 순간 테세이라가 ‘하아!’ 하고 다시 기합을 토해내며, 그 정돈 버틸 수 있다는 듯 현성을 향해서 니 킥을 쳐 올렸다. 거구의 덩치에도 불구하고 날렵하게 솟아오른 니 킥은 아까 당했던 일격을 고스란히 갚아주겠단 일념이 담겨 있었다!

“오오! 글라우베 테세이라의 반격! 그 찰나의 순간에 반격 합니다!”

“근접 상태에서 장현성 선수의 안면을 노린 니 킥! 적중한다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퍽!

비명 같은 김대환 해설 위원의 말에 반응이라도 한 것일까?! 아래에서 위로 치고 올라오는 테세이라의 니 킥을 현성이 양 팔로 가드를 해냈으나 순간 현성의 몸이 들썩일 정도로 위력은 강렬했다!

“오오!”

“테세이라! 니 킥이 묵직합니다!”

놀란 사람들의 함성과 그들보다 더 놀란 MC 용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서 벗어 나야 합니다! 장 현성!”

상대적으로 접근전은 위험하다. 이전보다 더 체중이 줄었고, 그의 몸은 가벼워 졌다. 그 차이를 쉽게는 극복할 수 없을 테니까! 그것을 알고 있는 김대환 해설 위원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울렸지만 현성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뜨겁다…!’

되려 슬슬 뜨거워지는 몸이 이제 완벽하게 발동이 걸리기 시작한 듯, 날아드는 테세이라의 후속 펀치를 피해내고는 바로 연이어 오버핸드 라이트로 테세이라의 안면을 뒤흔들었다!

-퍼억!

“와!”

“장현성, 테세이라의 후속타를 피하고 바로 오버핸드 라이트!”

“정말 빠릅니다! 하지만 이번은 테세이라의 가드에 걸렸네요!”

가드! 손 끝에 걸리는 느낌이 평소와 달랐다! 그 사이로 가드 너머로 기회를 노리는 테세이라의 눈빛이 보였다. 그러나 그런 것 따위는 상관이 없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바로 그 순간 물 흐르는 듯 연이어 사각지대에서 올라오는 현성의 하이 킥!

“와아아!”

놀란 사람들이 함성을 질렀다! 그 웅성임에 가드를 내리고 공세를 이러가려 했던 테세이라가 눈치를 챈 듯 가드를 풀지 않고 오히려 더 건실하게 가드를 유지하자 현성의 킥이 그의 가드 위를 때리고 말았다.

-퍼억!

그리고 울리는 둔탁한 소리!

“크읏!”

아무리 테세이라가 현성보다 거대하다 하더라도 그 체중이 실린 킥을 막아내긴 힘이 들었는지 테세이라의 몸이 휘청했다.

“굉장합니다! 장현성! 하이킥! 하이킥!”

“하지만 이번에도 가드에 걸리네요! 어서 벗어나야 합니다! 위험할 수 있어요!”

이내 테세이라가 몰아치는 공격을 계속 당해줄 생각은 없다는 듯 아까 현성이 그러 했던 것처럼 로 킥으로 그의 디딤 발을 공략했다! 그의 다리, 저 성가신 다리를 잡아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기회!

“하!”

기합과 함께 날아든 로 킥에 순간 현성이 하이킥을 회수하기 무섭게 자세를 스위치해 보였다!

‘스위치?!’

테세이라가 노리던 발이 뒤로 빠진 데 이어 현성이 번개처럼 백 스탭으로 거리를 벌였다!

-후웅!

그리고 아슬하게 테세이라의 로 킥이 스쳤다. 경기에서 상대의 실패는 나의 기회가 아니던가? 바로 그 순간 다시 한 번 더 현성이 튀어나가듯이 테세이라의 안면을 향해 채찍 같은 플리커를 찔러 넣었다!

-파방!

연이어 두 방의 플리커가 쇼트로 테세이라의 가드 위를 흔들었다! 당초의 계획은 테세이라의 턱을 뒤흔들고, 그의 정상적인 기능을 앗아가는 것이었지만 현재 테세이라의 가드는 안면으로 집중되어 있었다!

“큿!”

그 순간 플리커를 날리던 현성이 테세이라가 자세를 바로 잡는 그 찰나!

“플라잉 니 킥! 장현성! 플라잉 니!”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 공격, 오로지 공격 밖에 없다는 듯 한 그 어마어마한 저돌성에 놀라 비명처럼 지른 MC 용준의 목소리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테세이라를 향해 뛰어든 현성이 이번에는 아까와 다르게 타점을 낮게 잡은 듯 플라잉 니 킥으로 테세이라의 비어 있는 옆구리를 찍어 찼다!

-으득!

“크윽!”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테세이라가 화끈 거리는 고통이 몸을 굽히며 맹렬한 힘이 실린 라이트를 현성을 향해 휘둘렀다.

-퍽!

놀라울 정도로 강렬한 힘이 실린 펀치!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현성의 견고한 가드를 뚫진 못했다! 다만 체급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일까? 순간 현성의 몸이 휘청하고 밀려났다!

그러나…!

“다시 덤벼듭니다! 장현성!”

그런 것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순간 현성이 충격을 흘러 보내며 사이드로 빠지곤 번개처럼 미들 킥으로 데미지를 입은 테세이라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짜악!

“윽!”

‘공격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공격! 그리고 또 공격!’

그 일념으로 날린 현성의 미들 킥이 엄청난 소리와 함께 요코하마 스타디움을 울렸고, 플라잉 니 킥에 데미지를 입은 테세이라가 확실히 옆구리에 이상이 생긴 것인지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바로 그 순간 현성이 오버 핸드 라이트로 테세이라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날리자 테세이라가 움찔하며 가드를 올렸다.

-퍽!

“와아아아아!”

“가드를 흔드는 파괴력! 20킬로의 체중 차이가 무색할 지경입니다!”

놀란 김대환 해설 위원의 말이 터지기 무섭게 연이어 다시 한 번 현성의 니 킥이 테세이라의 옆구리를 때렸다.

-퍼억!

“윽!”

순간 참지 못하고 새어나온 테세이라의 짧은 비명 소리! 그것은 곧 현성이 테세이라의 코어를 무너뜨렸단 증거였다!

그와 동시에 테세이라가 몸을 옆으로 꺽은 채, 절대로 이대로 질 수는 없다는 듯 현성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의 특기라 할 수 있는 킥이 나오지 않고, 테세이라가 단타로 현성을 견제하자 현성이 다시 한 번 백 스탭으로 거리를 벌이며 플리커로 다시 한 번 테세이라의 안면을 흔들었다.

-파앙!

총알 같이 빠른 만큼 테세이라의 얼굴을 세게 흔든 그의 펀치!

그리고 그 펀치에 순간 테세이라의 시야가 막히자 바로 그 순간 현성이 다시 한 번 로 킥으로 테세이라의 다리를 내리 찍었다!

-쩌억!

이번에는 바깥쪽 대퇴부! 그와 동시에 테세이라가 옆구리의 충격 때문인지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움츠러들자 그때부터 어마어마한 소리가 요코하마 스타디움을 울리기 시작했다.

-쩌억! 쩌억! 쩌억!

자석이라도 붙여 놓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빠른 현성의 로 킥이 연달아 3번 테세이라의 대퇴부를 가격했다!

속도도 속도지만 그 어마어마한 위력을 증명 해주는 강렬한 사운드에 사람들이 등골이 서늘해진 듯 ‘우워어!’ 하고 감탄을 터뜨리는 사이!

“큿!”

테세이라가 이대론 절해 안 된다 생각한 듯 통증을 참으로 현성을 향해 로 킥으로 반격에 나섰다.

-후웅!

하지만 옆구리 통증 때문인지 속도가 죽었고, 일그러진 테세이라의 얼굴! 바로 그 순간 현성이 대쉬하며 숄더 차징을 이용해 테세이라를 밀어냈다!

“큿!”

110킬로 거구라 하더라도 미처 자세를 바로 잡지 못한 상태에서는 균형을 잃고 몸이 뒤로 넘어 가기 십상이다! 미처 자세를 잡지 못하고는 그대로 뒤로 밀려 황급히 자세을 바로 잡는 테세이라!

그리고 순간 그를 향해 쏟아진 것은…!

-쿵!

“스매쉬!”

비명 같은 MC 용준의 목소리와 함께 현성의 러독 스매쉬가 테세이라의 가드를 분쇄하며 그의 보디를 강타했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테세이라가 그건 정말로 참기가 힘들었는지 순간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곤 몸을 숙였다. 하지만 어떻게든 버티겠다 다짐한 듯 테세이라가 가드를 굳건히 모았다!

상대는 내구성에 자신이 있는 극진 출신의 선수! 그러나 막아도 상관은 없다.

‘부서버리면 되니까!’

그리고…!

-쩌억! 쩌억! 쩌억!

이번에는 연달아 두 다리를 오가며 현 성의 로 킥이 테세이라의 양 다리를 사정없이 내리쳤다. 그건 가드 따위는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듯 사납고 맹렬한 기세가 담겨 있는 공격이었다!

내 모든 것을 받아 달라 소리치는 애틋한 구애인 동시에, 그의 근원을 알 수 없는 거대한 분노이기도 했다! 유방의 수십만 대군을 단 3만으로 물리친 항우처럼 난폭하기 짝이 없는 그의 로 킥에 어느 샌가 테세이라의 다리가 시뻘겋게 부어올라 있었다!

“와…! 소리만 들어도 정말 아픕니다! 테세이라! 저걸 버티고 있단 게 신기 할 정도 입니다!”

로 킥의 고통은 당해본 사람만이 안다고 하던가? 김대환 해설 위원이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치는 동안 밀려오는 로 킥의 고통 속에서 테세이라가 갈등에 빠진 듯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제야 그는 현성의 선택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우습게 봐서가 아니었어…!’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는 가드 속에서 현성의 바디 샷이 다시 한 번 테세이라의 옆구리를 때렸다!

-퍽!

그와 함께 일그러지는 테세이라의 얼굴!

‘이게 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야!’

테세이라가 어금니를 꽉 물고 반격의 주먹을 날려 보지만 이미 현성의 폭발한 기동력을 막을 방도가 없었다. 90킬로조차 미달인 몸을 가지고 헤비급 이상의 데미지를 줄 수 있다면 사실상 그에겐 체급이란 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단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아니, 오히려 발이 느린 테세이라에겐 이 숨 가쁠 정도로 빠른 기동력은 상성 상 최악이라고 할 수밖에!

-부웅!

허공의 가르는 주먹의 허망함!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열린 그의 가드 사이로 현성의 펀치가 날아들었다!

-퍼억!

턱을 흔들어 놓는 그의 날카로운 쇼트 펀치와 함께 테세이라가 다시 안면으로 가드를 올렸다. 그 순간 현성이 공략을 완료했던 옆구리의 반대쪽을 니 킥으로 찍어 차들어 갔다.

-콰득!

“아악!”

섬뜩한 소리와 함께 순간 테세이라가 견디지 못하고 가드를 내리자 그 순간 길이 열렸다. 이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함은… 플랜의 완성…!

‘완성은 안면 타격으로 글라우베 테세이라를 격침하는 것!’

그리고 열린 테세이라의 안면을 향해 쏟아지는 현성의 반 박자 빠른 오버핸드 레프트! 그의 모든 감정을 담아서, 그가 도무지 이겨낼 수 없었던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 그리고 혜주를 향한 마음까지도 모두 떠나보내고자 휘두른 펀치가 테세이라의 턱을 뒤흔들었다!

-뻐억!

“스매쉬!! 또 다시 스매쉬에요!”

“이번엔 이민욱 선수가 구사했던 스매쉬! 위에서 아래로! 맥클라렌 스매쉬입니다!”

그 모든 감정들이 담긴 턱을 뒤흔드는 현성의 정교한 펀치에 순간 테세이라가 힘이 풀린 듯 휘청했다!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더 이상은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았다. 이미 하이, 미들, 로우로 구분할 수 있는 모든 신체 부위가 만신창이였으니까!

“컥…!”

대체 어떻게 이렇게도 강할 수 있단 말인가? 넋이 나간 듯 믿을 수 없단 얼굴로 의문을 던지는 테세이라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주 가볍게 밀치기만 해도 쓰러질 것이다! 하지만 현성의 주먹은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 없었다! 얼어붙은 듯 차가운 얼굴로, 폭발하는 감정들을 담아 다시 한 번 맥클라렌 스매쉬를 던졌을 뿐!

마치 그 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졌다. 그의 목소리를, 그의 감정을 전혀 느끼고 교감하지 못한 듯 당혹스러운 테세이라와… 그를 향해 마지막 감정까지 모두 쥐어짜 날리는 현성!

-퍼억!

발을 내딛는 것과 동시에 테세이라의 턱을 향해 내리 꽂힌 강렬한 펀치! 그것과 함께 테세이라가 완벽하게 의식을 잃은 듯 나무토막처럼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세상에…!”

그건 곧 지켜보는 관중들에겐 경악이었다. 아무리 현성이 강하다 하더라도 이 정도로 강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 정적이 흘렀다.

-쿵!

그리고 110킬로 거한이 무너지자 육중한 소리가 요코하마 스타디움을 울렸다. 그 잠깐의 정적 속에 링 바닥을 울린 테세이라의 몸…! 그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렸는지 마치 어디선가 특수 효과를 넣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경악에 찬 사람들과 여전히 차분한 얼굴로 조금 숨이 가쁜 듯 숨을 고르는 현성.

놀란 기쿠다가 그들을 향해 달려와 고개를 흔들며 두 손을 높이 들고 엑스자로 겨차 했을 때! 바로 그 순간 함성이 폭발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장현성! 글라우베 테세이라를 완벽하게 압도합니다! 세상에…!”

“할 말이 없습니다! 이건 정말 완벽했습니다! 대체 한계가 어디입니까?! 세상에! 하이, 미들, 로우! 모든 방면에서 고루 공격을 하며 글라우베 테세이라를 말 그대로 만신창이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압도적입니다! 이건 정말로…! 너무나도 압도적입니다!”

여지껏 그가 보였던 어떤 시합보다도 압도적이고, 강렬한 시합! 존재감 자체가 이미 남다른 시합이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이 요코하마 스타디움이 터져 나갈 정도로 환호와 함성을 지르는 동안 현성이 드디어 시합이 끝이 났고, 모든 것을 내뱉었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함성 속에서 포효했다.

“으아아아아아아!”

평소와 다르게 갑갑한 맘을 토로해내는 듯 울려 퍼지는 그의 포효! 가히 사나운 짐승, 괴물과 다를 바 없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이 더욱 더 환호 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주문에 빠진 듯 그의 이름을 부르짖는 동안 포효하던 현성이 숨을 내뱉으며 쓰러진 테세이라를 향해 다가갔다.

의식을 잃은 듯 분주한 닥터진의 모습에 뒤로 밀려난 그가 그 순간 정신을 차리곤 움찔하며 멈춰서고 말았다. 그 순간 쓰러진 테세이라가 다시 일어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싶은 걱정이 앞섰던지 현성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날린 마지막 펀치에 미안한 기색을 띠자 테세이라의 세컨들이 링 위로 올라와 그를 제지했다.

그 모습에 현성이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 김관수 관장과 알렉세이 코치가 링 위로 올라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잘 했다, 현성아! 그래! 이게 진짜 완벽한 승리다!”

테세이라가 거의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배해버렸을 정도로 현성의 모습은 대단했다. 그 기쁨을 어찌 감추겠는가?!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현성이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테세이라의 모습에 걱정이 되는 듯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김관수 관장이 그의 어깨를 꼭 쥐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테세이라가 정신이 든 듯 고개를 흔들며 움찔하고 몸을 일으켰다.

“아, 아아…”

둔마 증상이 온 듯 멍한 그의 모습에 현성이 잔뜩 얼어있는 동안 그의 세컨들이 테세이라를 안고 등을 다독이자 그제야 테세이라가 회복이 된 듯 생기를 찾은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현성과 눈이 마주치자 선량한 눈빛을 가진 그가 결과를 알 것 같다는 듯 서운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컨들이 눈에 띠게 현성을 경계하는 가운데 현성이 그들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며 테세이라를 향해 다가가 미안한 듯 양 손으로 악수를 건네자 테세이라 좋은 시합을 해 만족한다는 듯 그의 손을 잡았다.

“You’re Great.”

패배가 분하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압도적인지라 변명의 여지가 없단 그의 말에 현성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 펀치가 자꾸만 마음에 걸리는지 미안해 하는 그의 모습에 테세이라가 후후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I am OK. I am alright.”

그 말에 현성이 테세이라 역시 브라질리언인지라 영어가 잘 안 된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굿 게임. 아이…”

“리스펙트. 리스펙트.”

영어에 막힌 현성을 돕겠다는 듯 옆에서 알렉세이 코치가 속닥속닥 이야기 하자 현성이 뭐든 이야기 하겠다 싶었던지 새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리스펙 츄!”

그 서투른 말에 테세이라가 패자로써는 최고의 찬사를 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세컨들이 안면 타격보다도 갈빗대가 부러져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테세이라를 부축하자 현성이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곤 뒤로 물러섰다.

“다행입니다! 글라우베 테세이라! 큰 이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장현성 선수가 걱정을 많이 한 것 같은데요?!”

“마지막 펀치는 조금 많이 위험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실신할 정도면 그 순간엔 분명히 의식을 잃었단 것이었으니까요! 아무튼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어쨌거나 두 선수 정말 잘 싸웠습니다! 테세이라 선수의 투지 또한 빛이 나지 않았습니까?”

두 사람의 악수에 사람들이 스타디움이 떠나갈 듯 소리 지르는 동안 MC 용준과 김대환 해설위원도 다행스럽다는 듯 즐겁고 들뜬 목소리로 중계를 이어갔다. 그러는 동안 카메라가 그의 승리에 기뻐하는 듯 눈물까지 글썽이는 사키를 잡자 더욱 더 환호와 함성이 커졌다.

“역시나 승리의 여신! 오오츠카 사키! 정말 사키 양이 있는 시합에선 패배를 모릅니다, 장현성 선수!”

“아무래도 두 사람 사이에 뭔가 좋은 플러스 작용이 있긴 한가 봅니다!”

승리와 미녀! 그 모든 것을 가진 승자의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끼는 듯 뿌듯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내 K-1의 카메라가 관중석에서 유난히 흥분한 듯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고 있는 외국인을 잡았다.

“It’s amazing! That’s fucking it!”

그리고 순간 놀란 얼굴의 김대환 해설 위원이 소리쳤다.

“아… 아아아아! 로렌조 퍼티타! 로렌조 퍼티타입니다! 세상에! UFC의 회장, 로렌조 퍼티타가 이 시합을 보러 왔었군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죠?!”

============================ 작품 후기 ============================

영어 울렁증

두 편으로 나눠 올리려다… 그러면 ‘와, 너무 하네(?)’ 싶을 거 같아서 같이 올렸어염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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