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166화 (166/281)

- 166 회 - 괴물

그것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왜 뛰어 들어?!”

민욱조차도 당황해 소리를 버럭 지를 정도 였으니까! 하지만 현성의 눈에는 다급이나, 무엇인가 쫓겨 무리한 일을 저지른 기색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그가 해왔던 대로 해올 뿐! 물러섬 따위는 여지껏 김관수 관장과 함께 훈련하며 배운 적이 없었다.

“장 현성! 뛰어듭니다! 두려움이 없습니다! 저 무지막지한 자말 로우지를 상대로 다시 한 번 뛰어 듭니다!”

“아, 장 현성 선수! KO만이 능사는 아닌데요! 무리 하고 있는 건 아니가 모르겠습니다!”

MC 요준과 김대환 해설 위원이 우려를 표해왔다. 그들 역시 이 대시가 너무나도 무모한 행동은 아닌가 싶었던 모양이다!

-파앙!

그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성이 번개 같은 잽이 자말의 안면을 강타하자 자말이 다소 멈칫하다 금방 라이트 훅을 휘두르며 현성에게로 대시해 들어왔다! 자말로써는 이러한 현성의 공격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키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아도 두 사람의 리치 차이는 실로 어마어마했으니까!

-후웅!

그러나 거리는 여전히 현성의 것이었다! 백 스탭으로 거리를 만든 현성이 다시 한 번 로 킥을 날렸다.

-짜악!

매서운 소리와 함께 자말의 대퇴를 내리찍은 그의 킥!

“우라압!”

허나 아직도 킥 데미지는 유효하지 않은 모양인지 자말이 괴성을 토해내며 다시 한 번 현성에게 스트레이트를 찔러 넣었다!

-후웅!

“자말의 스트레이트! 위험해요! 위험합니다!”

130킬로의 체중이 실린 스트레이트가 어느 샌가 현성의 코앞까지 다가오자 현성이 온 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으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 고개를 돌렸다.

-스윽!

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는 글러브가 화끈한 느낌을 나꼈다! 그러나 거기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다시 한 번 다가온 자말의 라이트 훅!

“아아! 연이어 자말이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장현성 선수, 벗어나야 해요!”

-부웅!

이번에도 아슬하게 몸을 죽여 자말의 펀치를 피한 현성이 순간 쇼트 라이트 어퍼로 자말의 비어있는 턱을 노렸다.

-퍽!

“말씀 드리는 순간 장현성 선수, 그 무서운 공격을 피하고 반격합니다! 쇼트 어퍼가 들어갔어요!”

가볍게 끊어 친 펀치는 여전히 자말에게 데미지를 주지 못했지만 최소한 그의 움직임을 일순간 멈출 수 있었고, 이내 현성이 나카하라와의 시합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순간 그 거리에서 폭발적인 어깨 힘으로 자말을 밀어 냈다!

“후아아아!”

그러나 밀려나지 않겠다는 듯 자말이 다시 한 번 그를 향해 레프트 훅을 선사했다! 파공음이 들릴 정도로 맹렬한 펀치! 그 오싹한 기분에 현성이 급격히 백스탭으로 거리를 벌이자 자말이 다시 한 번 더 기합을 내지르며 그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데미지는 여전히 들어가지 않습니다! 굉장합니다, 자말 로우지!”

“대체 얼마나 두개골이 두꺼운 걸까요! 정말 답이 없어 보일 정도인데요!”

그도 1 경기를 보아서 알고 있다! 절대로 스매쉬를 시도할 거리를 주지 않겠단 자말의 러시에 순간 현성이 자말의 안면에 잽을 뻗었다!

“하!”

그러나 그런 것 따위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안면 가드가 열린 상황에서 현성의 잽이 자말의 얼굴을 치긴 했지만 그의 움직임을 막기란 역부족이었다!

“자말 로우지 정말 대단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강한걸까요! 말이 안 되는 내구력입니다!”

정말로 대단한 것은 내구력 뿐 아니라 그의 자신감이었다. 대단한 자신감과 대단한 호승심! 자말의 내구성보다도 무서운 것은 바로 기세였다. 이 기세가 있는 한 절대로 자말은지지 않는다! 그것이 현성의 머리를 가득 채웠다. 기세를 꺾지 않는 한 자말은 이길 수 없는 상대!

그리고 바로 그 순간이었다.

-퍼억!

무척이나 둔탁한 소리가 무도관을 가득 채웠다! 그 순간 ‘오오오오!’ 하고 관중석에 감탄이 터져 나왔고 MC 용준과 김대환 해설 위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장현성 선수! 스핀킥! 스핀킥이었습니다! 잽은 그저 시야 가리기 수단에 불과 했어요! 와아아! 대단합니다, 정말!”

말 그대로 자말의 안면을 스친 그의 펀치는 페이크 모션이었다. 엄연히 펀치라고도 할 수 없는! 체중이 실린 스핀킥에 자말이 이번엔 데미지를 입은 것인지 상당히 주춤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 현성이 눈에서 빛을 발하며 짐승과 같이 예비 동작 없이 발을 내딛었다! 전진형 스텝! 그리고 동시에 확보된 중거리!

‘이길 수 있다! 들어간다!’

순간 그의 살인적 파괴력을 가진 라이트가 아래에서 위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스핀 킥에 주춤하던 자말의 가드를 뚫고 그의 안면을 강타했다!

-퍼억!

“와아아아아아!”

“장 현성 선수 스매쉬! 스매쉬! 스핀 킥에 이어 스매쉬까지 꽂아 넣습니다!”

“어마어마하네요! 스핀 킥을 통해서 거리를 만들고 연이어 스매쉬! 피니쉬급 기술이 두가지나 들어갔습니다! 이 정도면 자말 로우지 선수라고 해도 버틸 재간이 없습니다!”

그 엄청난 장면에 사람들이 환호를 내지르고 흥분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사이 현성이 손 끝에 걸린 묵직한 타격감을 느끼곤 확실한 마무리를 위해서 그를 향해 치고 들었다! 아무리 자말 로우지가 강하다 하더라도 이 정도 까진…!

-오싹…!

아직까지 버티고 서 있는 자말에게 레프트 훅을 현성이 날리는 바로 그 순간 무언가 불온한 느낌이 현성의 감각을 스쳤다! 무어라 이야기 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머리속에서 계속 그리던 자말의 기세! 그것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 순간 현성이 움찔하며 황급히 몸을 낮추었고, 곧…!

-뻐억!

정타는 빗겨 갔지만 코피가 터진 채 씩씩 거리는 얼굴로 휘두른 자말의 라이트가 그의 안면을 크게 뒤흔들었다.

“맙소사! 자말 로우지! 그걸 맞고 버팁니다!”

“게다가 반격을 했어요! 주특기 라이트가 여기서 터집니다! 위험합니다!”

하지만 그 또한 데미지가 있었던 모양인지 자말이 라이트 훅으로 반격한 이후 잠깐 멈칫하자 현성이 바로 자세를 바로 잡았다.

“큭!”

그의 몸이 밀려났고,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대단한 주먹이었다.

“어마어마합니다! 세상에 저게 인간입니까?!”

경악을 금치 못하는 MC 용준의 외침! 그 목소리에 김대환 해설 위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하지만 자말 역시 데미지는 있는 것 같습니다!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요!”

김대환 해설 위원이 카운터 성으로 들어간 현성의 스핀 킥과 스매쉬가 데미지는 있었단 것을 이야기 하자 다시 그가 불끈 주먹을 쥐었다.

“맞습니다! 아무리 튼튼해도 자말 또한 사람입니다! 장선수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체급 차이를 극복해낼 수 있습니다!”

“후라얍!”

그러나 그런 MC 용준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듯이 자말이 다시 현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달려오는 자말의 보며 현성이 헛 웃음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저돌적인 자말의 러시는 분명히 허점들이 보였고, 그가 날린 킥과 펀치는 분명히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쓰러지지 않았다. 그의 예상을 뛰어넘는 자말의 내구성은 경악 할 수밖에 없었다!

“하아아!”

-붕!

다시 한 번 자말이 펀치를 휘둘렀다!

밴너와는 확연히 달랐다. 넘치는 파워를 주체하지 못한 듯 휘두르는 펀치는 체력을 앗아가기 마련이었다만 그것마저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 매서운 주먹을 가드로 막아내며 현성이 이를 악 물고 로 킥으로 반격을 가했다.

-짝!

흔들리는 현성의 상체! 하지만 그나마 데미지 중첩으로 인해 자말 또한 로 킥의 데미지가 들어가기 시작한 모양이다! 휘청이는 그가 후속타를 이어가지 못하자 현성이 다시 한 번 이를 악 물고 먼저 그를 향해 펀치를 날렸다!

-퍼억!

안면 가드를 종종 오픈하던 자말의 얼굴로 찔러 들어간 그의 펀치에 자말이 비틀 거리며 현성의 옆구리를 바디 샷으로 공격했다.

-퍽!

쿄타로의 갈빗대를 나가게 만든 그 강렬한 펀치에 순간 현성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 바디샷! 데미지가 커 보입니다!”

김대환 해설위원의 안타까운 중계 속에서 현성이 이를 악 물고 그 충격을 버텨내며 다시 한 번 더 자말의 안면을 흔들었다. 그 펀치에 자말이 인상을 찌푸리자 이내 현성이 한 번 더 펀치를 내밀었다!

-파밧!

“아아! 장현성 선수! 다시 공격 합니다! 거리를 벌이지 않습니다! 이게 뭔가요! 설마!”

뒤로 물러서 다시 거리를 벌이는 백 스탭 대신 근접전에서의 공격! 현성이 비어 있는 자말의 안면에 원 투를 찔러 넣자 자말 역시 이를 악 물고는 그를 향해 펀치로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퍼억!

동시에 두 선수가 안면에 펀치를 히트 시키며 주춤하자 무도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묘한 기류가 생겨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지난 12월 31일, 현성과 밴너가 치뤘던 경기를 다시 보는 것 같은 기묘한 전율!

“와아아아아아아아!”

폭발하는 함성 속에서 현성이 안면이 크게 흔들렸지만 버텨내겠다는 듯 이를 악 물고 다시 한 번 더 자말의 열려 있는 안면에 펀치를 꽂아 넣었다. 빠르고 강렬한 주먹이 자말의 안면을 연이어 흔들면 자말이 묵직한 일격으로 현성에게 반격을 가했다!

그가 2대를 때리면 자말이 1대를 때리는 공격 일변도! 오히려 그때보다 더 무지막지해진 난타전 아니던가?! 그 순간 그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사람들이 의문을 표했다.

허나 현성에겐 확신이 있었다. 자말 로우지는 도망 쳐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것! 그리고 그의 기세를 꺾지 못하면 거리를 번다 한들 하등 소용이 없는 것이란 걸! 그와 동시에 현성이 온 몸의 감각을 바짝 세워 자말의 공격들을 흘려 보내거나 피해내며 그의 안면에 집중적으로 타격점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스치는 자말의 펀치가 아찔하게 느껴졌고, 때때로 얼굴에 닿은 그의 펀치는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으나 그것은 점차 얼굴에 상처가 생겨가는 자말 역시 마찬가지였다! 숨이 턱 까지 차오른다 한들 지치지 않고 펀치를 내지를 수 있는 것은 그가 김관수 관장과 그토록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기 때문이었다. 자말이 얼마나 열심히 훈련을 해왔는지 몰라도 최소한 현성은 그 훈련의 양과 노력의 몫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의 압도적인 기세를 꺾을 자신이 있었다!

-파앗!

그리고 스쳐가는 펀치 속에서 현성과 자말이 서로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가드 대신 또 다시 퍼치를 선택 했을 때…! 온 몸을 휘감는 전율과 함께 MC 용준이 소리쳤다.

“세상에…! 난타전! 노가드 난타전입니다!”

============================ 작품 후기 ============================

자말의 비밀

2000년대 WWE 선수였던 우마가의 과거 기믹이 바로 자말이었습니다. 로지와 함께 사모안 형제 태그팀을 이뤘었죠. 자말&로지, 큰 덩치로도 빠른 기술과 간지 철철 넘치는 사모안 드롭을 구사하던 팀이었습니다. 지금은 심장마비로 사망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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