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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157화 (157/281)

- 157 회 - 괴물

토너먼트 시합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전 경기를 체력 소모나 부상 없이 빨리 끝을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상대를 끝낼 수 있는 피니쉬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현성은 충분히 토너먼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었다.

“웃! 이건 너무 저돌적인데!”

시합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시점! 처음과 달리 무척이나 저돌적으로 파고 들어오는 현성의 움직임은 120킬로그램이 넘는 슈퍼 헤비급의 피터가 당황할 정도였다. 체급 차이는 20킬로그램이나 난다 하더라도 힘 싸움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조금 더 압박해!”

오히려 긴 리치를 사용하지 않고 처음부터 파고들어 몸으로 밀어 붙이는 저돌적인 러쉬는 예측을 한다 하더라도 상식적으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김관수 관장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알렉세이 코치나, 현역 선수 출신인 민욱이 아무런 제제를 가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선 이전과는 180도 다른 플랜을 내세운 것이 틀림 없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상대를 몸으로, 파워로 밀어 붙이는 연습만을 하고 있단 것은 피터의 입장으론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렇게 다가오면 바디 샷을 내어주고 만다고!”

그와 동시에 피터가 빠르게 양 손을 번갈아 가며 바디 샷을 날리자 현성의 눈썹이 꿈틀꿈틀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압박은 멈추지 않았다. 밀어 붙이는 파워! 피터에 뒤지지 않는 내츄럴 헤비급의 골격을 앞세워, 바디 샷에도 굴하지 않고 그를 밀어 붙이는 현성의 모습은 마치 불도저를 연상케 했다.

현성이 너무나도 가까이 있다 보니 피터로써도 공격이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 간간히 터져 나오는 바디 샷과 니 킥! 그러나 그것마저도 현성의 파괴력 있는 펀치를 경계하다보니 조심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렇게 3분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광철이 공을 울리자 현성이 그제야 피터의 곁에서 떨어지며 꾸벅 고개를 숙였다.

“헤이, 난 지금 우리다 대체 어떤 훈련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

처음과 달리 스파링이 변화가 생겨서 그런 것일까? 피터가 의문을 표했다. 현성의 코치인 김관수 관장이 쓰러진 이래로 그를 생각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일주일 내내 현성이 해왔던 것은 공이 울리자 맞자 그를 압박하는 대시였다. 물론 처음에 비해서 어깨로 상대를 압박하며 근접해 가는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을 해 중량이 훨씬 무거운 피터를 단숨에 링 사이드로 몰아갈 수 있게 되었지만 상식적으로 일주일 전 시합을 앞두고 이런 식으로 스파링을 진행한단 것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지금 현성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타격 스킬을 갈고 닦는 것이 아니라 육체 개조였다. 킬러 짐은 레슬러 출신의 선수들이 전부였기 때문에 이곳의 웨이트 시절은 여느 헬스클럽 이상이었고, 그것을 통해서 철저하게 힘을 늘이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아무런 생각 없이 하는 일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일주일 이상 참기란 힘든 모양이었다.

피터가 힘 싸움 탓인지 지친 숨을 몰아쉬며 항의 하자 현성과 알렉세이 코치, 그리고 민욱이 동시에 그를 돌아보았다.

“조급해 하지마, 피터. 이제 슬슬 뭘 준비했는지 보여줄 거야. 일단 숨 좀 고르라고.”

“준비 했다고?”

그 순간 피터가 어리둥절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의구심 가득한 그의 눈빛에 처음 스파링에서 좋은 교감을 나누었던 현성이 믿어달라는 듯 진득한 눈빛을 보내왔다.

“좋아, 알겠어. 하지만 이번에도 같은 식으로, 내게 아무런 언급 없이 힘 싸움만 한다면 난 더 이상 도와줄 수가 없어.”

쿨가이 답게 피터가 한 번 더 믿어보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의 모습에 민욱이 씩 웃음을 띤 채 현성을 돌아보았다.

“피터가 쉬는 동안 넌?”

“미트.”

쉬지 않고 다시 링 아래로 내려온 현성의 모습에 피터가 정말 의문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스파링에서는 힘으로 압박하고 대시하는 것만을 연습해왔고, 대부분의 훈련은 입식에 어울리지 않는, 오히려 레슬링에 가까운 훈련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틈틈이 하고 있는 것은 알렉세이 코치와 함께 미트 치기! 물론 일정 자체가 아주 타이트 하다 보니 96킬로그램 정도에 도달했던 현성의 체중이 2킬로나 빠질 정도였다.

특급 테크니션 킥 복서를 앞두고 이렇게 편향된 훈련을 진행한다는 것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현성이 타고난 타격감이 있다곤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펀치에 집중이 되었단 것과 리치를 살리지 않는단 것은 상대로써도 전혀 예측하지 못 할 일일 것이다. 밴너전에서 밴너와 함께 난타전을 펼쳤다 하더라도 바로 지난 로드원 FC의 시합에서는 철저히 리치를 앞세우며 상대를 피니쉬하지 않았던가?

타고난 리치에 스위치 능력까지 더해졌으니 거리로는 잡을래야 잡을 수가 없는 상대다. 그런데 그가 굳이 거리를 버리고 대시를 해오겠다는 것은…

“설마 처음부터 피니쉬를 노리는 거야?”

그것을 계속해서 지켜보던 피터가 뭔가 감이 왔다는 듯 민욱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 말에 민욱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다음 스파링엔 각오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거야.”

그 말에 피터가 왜 여지껏 스파링에서 대시 이후 밀어 붙이기를 해왔는지 알 것 같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건 도박이야. 저렇게 들어오다간 격침 당 할 거라고!”

“그래서 스파링 상대에게 알려주지 않고 진행을 했지. 반복된 패턴이었지만 저 녀석이 피터 네게 격침 당했던 적이 있던가?”

그 순간 피터가 왜 자신에게 이야기를 해오지 않았는지 알겠다는 듯 민욱을 돌아보았다.

“저런 식으로 계속 경기를 풀어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지! 그리고 보기보다 훨씬 더 터프해! 바디 샷을 맞아도 힘이 전혀 떨어지지 않아!”

사람은 생각한다. 고로 그 생각 이상의 경우를 마주할 때에는 급격히 당황하고 말거나, 예측을 하지 못한다. 피터 역시 그 범주에 있었다. 피터 조차도 밀리는 리치를 가지고 있고, 날카로운 타격 감을 가지고 있는 현성의 우직한 대시는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제 슬슬 그 실체가 드러난다 생각되자 피터가 두근두근두근 하고 요동치는 심장을 느끼기 시작했다.

-파바바바방!

알렉세이 코치와 함께 미트를 두드리는 그의 모습은 여느 경량급 복서와 다르지 않았다. 최대한 근접한 거리에서 터져 나오는 경쾌한 소리가 온 몸을 찌릿찌릿하게 만들 정도였다.

“하지만 저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피니쉬 할 수 있는 펀치가 있을까?”

리치가 너무 길다보니 오히려 이런 근접전은 더 현성에게 불리 할 수도 있다. 그 생각에 민욱이 쓰라린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스파링에서는 보호 장비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거야, 피터.”

민욱의 뼈아픈 말에 피터가 들뜬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현역 선수를 그만두고 목사님을 하고 있는 파이터라지만 여전히 그의 피는 뜨거웠다. 유심히 현성의 펀치 모션을 바라보던 피터가 뭔가를 발견한 듯 힐끔 민욱을 돌아보았다.

“이상하군. 자세는 사우스포인데 펀치는 피니쉬로 들어가는 건 라이트잖아?”

“그럼 딱 떠오르는 사람 없어?”

그 순간 피터가 조금 더 큰 실체를 발견했다는 듯 하하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설마 밴너를 모델로 삼은 거야?”

“그건 나도 모르지. 이번 경기는 전적으로 저 녀석이 하고 싶은대로 하는 거니까.”

민욱 역시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처음에 현성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반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밴너가 압도적인 강함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관의 제왕으로 그쳤던 것은 그의 파이팅 스타일이 토너먼트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었다. 수퍼 파이트에서 그는 가히 살인적인 KO률과 승률을 자랑했지만 그 폭발적인 공격력은 체력을 요하는 토너먼트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물론 영리한 경기 운영을 보이는 것보다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득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맞불 위주로 풀어가기엔 상대가 좋지 않았다.

“앤드류 나카하라는 적이 안 돼. 하지만 문제는 자말 로우지라고.”

말 그대로였다. 앤드류 나카하라라는 선수가 뛰어난 킥복서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성이 상대하기 그리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허나 문제는 자말 로우지! 정면으로 충돌했을 때에 현성에게 더 위험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밴너와 같은 체중이 없단 문제였다. 밴너보다 가벼움에도 불구하고 자말과 같은 상대와 맞불을 놓는다면 그것은 불을 보 듯이 뻔한 일이었다.

“그것도 답을 가지고 있는진 모르겠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민욱의 모습에 피터가 기대감 가득한 모습으로 그의 미트 치기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피니쉬!”

알렉세이 코치의 마지막 외침이 터지는 바로 그 순간 퍼엉! 하고 엄청난 소리가 킬러비 짐을 울렸다. 여지껏 들려오던 빠른 리듬의 듣기 좋은 소리와는 확연히 다른 소리였다! 마치 대포를 연상케 하는 어마어마한 소리가 울리자 지친 듯 현성이 옆의 샌드백에 기대어 숨을 몰아쉬었다. 체력이 많이 부치는 듯 보이는 모습이었다.

확실히 살인적인 일정이었다. 이른 아침 런닝으로 시작해서 몸을 데우고는 첫 식사! 이후에는 다시 간단한 스트레칭과 워밍 동작으로 몸을 풀고 스파링을 시작한다. 그 후 쉬지 않고 웨이트 훈련을 진행하고는 보충제 시간! 그리고 또 다시 스파링과 타격 훈련을 병행하고 점심을 먹는다. 이후에는 다시 또 한 번 몸을 풀어주고 크로스 핏을 진행한 이후 또 다시 스파링! 스파링을 마친 이후에는 또 다시 타격 훈련 및 오후 웨이트 훈련을 진행했다.

지쳐보고 있는 피터가 진이 빠질 정도로 엄청난 일과를 보내고 있는 그의 모습에 피터가 다소 걱정이 되는 얼굴을 해보였다.

“너무 훈련을 타이트하게 진행하기만 해도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잠깐 쉬어 가자고.”

“괜찮심다.”

피터가 걱정스럽게 말을 건네자 현성이 숨을 다 돌리고 나선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결연한 눈빛에 피터가 어깨를 으쓱하며 자리에서 다시 일어났다. 그가 지난 일주일 동안 이 말 없는 스파링을 참을 수 있었던 것도 다 저런 태도 덕분이었다. 이해 할 수 없는 대시만을 선보인다 하더라도 저렇게 살인적인 일정을 묵묵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소화해내는 모습은 그냥 넘길래야 넘길 수가 없었다.

노력과 성실이 어쩌면 그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재능인지 모르겠다 생각하며 피터가 다시 링 위에 오르자 현성이 후우 하고 숨을 고르며 그 위로 올랐다.

“이제 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어. 쉽지 않을 거야.”

그리고 피터가 경고 하듯이 이야기를 하자 현성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금 너무 지쳐 보이는데?”

그러면서도 그가 걱정 되는 듯 물음을 던지자 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만 끝내고 쉴라고요.”

피터가 알아들을 순 없겠지만 그 말에 그가 흠 하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오래도록 함께 행동을 하고 훈련을 하다 보면 때때로 말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피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성의 말에 그가 다시 자세를 잡자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광철이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다시 공을 때렸다.

“파이트!”

그의 외침과 함께 땡 하고 공이 울리자 이번에도 여지 없이 현성이 빠르게 피터를 향해 대시해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그의 대시는 피터도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그와 동시에 피터가 백 스탭을 밟으며 시작부터 날카로운 카운터성 펀치를 날렸다. 오랜 시간 단련된 그의 펀치는 120킬로가 넘는 체중과 맞물려 상당한 위력을 자랑했다!

의도가 너무 뻔하면 이렇게 반격을 내지르기도 쉬운 법이다! 이전과 달리 견제가 아니라 확실한 스트레이트가 현성의 안면을 노리고 날아들지만 그의 대시는 멈추지 않았다.

-후웅!

오히려 몸을 상당히 낮춘 자세로 피터의 펀치를 피해내고 훨씬 더 가속을 더했다! 마치 미식축구의 태클과도 같이 낮은 자세에 피터가 순간 당황한 듯 움찔하고 말았다. 대시는 대시였으나 여지껏 선보이던 단순한 몸싸움과는 형태가 다른 움직임이었다. 지금까지는 타이밍을 노린 게 아니라 단순히 힘으로만 밀어 붙였다만 이번엔 타이밍이 가미가 되었다!

-퍽!

그리고 현성이 어깨로 피터의 몸을 밀어 붙이자 둔탁한 소리와 함께 피터의 몸이 밀려났다. 그와 동시에 피터가 이번엔 몸싸움이 아니라 뭔가가 날아든단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듯 가드를 모으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이었다.

-쉐엑!

무엇인가 불온한 공기가 피터의 귓가를 스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뻐억!

어마어마한 충격이 피터에게 밀려왔다. 그 순간 피터가 뒤로 휘청하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링 사이드에 등을 기댄 채 엉덩방아를 찧은 피터가 헤드기어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잃어버린 듯 고개를 축 늘어뜨리자 킬러비 짐이 순간 뒤집어 졌다.

“맙소사! 피터! 괜찮아?!”

놀란 민욱과 관원들이 그를 향해 달려가고 현성 역시 스파링에서 나왔다기엔 너무나도 큰 펀치가 당황한 듯 ‘피터!’ 하고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 앞에 섰다.

“괜찮심까?!”

그의 외침에 순간 움찔하고 피터의 몸이 다시 움직였다.

“와, 와우…”

그리고 피터가 잠깐 잃어버렸던 의식을 회복한 듯 고개를 흔들며 얼굴을 들어 올렸다.

“대체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가 정신이 없는 듯 눈을 깜빡이며 물음을 던지자 현성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의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괜찮은 거야?”

“아, 몸은 괜찮아! 하지만 잠깐 정신이 나갔어! 그런데 대체 내가 왜 쓰러진 거지?”

민욱의 물음에 피터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얼떨떨한 얼굴로 물음을 던졌다. 그 말에 그의 눈앞에 주저앉은 현성이 무어라 이야기 하긴 힘들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자 피터가 다시 한 번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곤 그를 바라보았다.

“전혀 보이지가 않았어. 각도가 없었단 말이야.”

대체 어떤 펀치에 당한 듯 이해가 되지 않는단 피터의 말에 달려온 민욱과 광철이 그저 웃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방금 그건 정말로… 뭐라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 엄청났어.”

피터가 쓰러지는 바람에 놀라 이야길 하지 못했다만 방금 그들이 본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렬했다. 말 그대로 일격필살(一擊必殺)!

“일단은 좀 쉬지예.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현성이 드디어 완성 해냈다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지친 기색 역력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피터가 궁금증은 뒤로 해야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헤드기어가 데미지를 모두 흡수하지 못 할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 터진 탓에 그도 휴식이 필요했지만 뭣보다 현성이 긴장이 풀린 듯 무척이나 피로해 보였다.

“제길,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보다 더 궁금하게 만드는군.”

후후 웃으며 피터가 그리 이야길 하자 현성이 무슨 말인진 몰라도 뿌듯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는 듯 웃음 지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민욱이 자말 로우지도 이건 견딜 수 없을지 모르겠단 생각으로 말했다.

“정대표님한테 연락해서 경기를 취소해달라 얘길 해야 되나…”

============================ 작품 후기 ============================

현자의 시간 3권도 완료! 여유 시간이 꽤 생겼네요.

이제 다시 격하게 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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