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 회 - 괴물
초반 재석의 러쉬 이후 현성이 로킥 두 번으로 분위기를 끊다 다소 원사이드하게 보이던 경기의 향방이 다시 예측을 할 수 없게 변해버린다. 기껏해야 로 킥 두 방이라고 하지만 현성을 응원 온 바 있던 데니스마저도 관중석에서 감탄을 할 정도로 강렬하게 들어간 로 킥은 그야말로 비교가 되지 않는 압도적인 데미지를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기실 로 킥 자체가 KO를 이끌어 내는 결정타로 작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나 종합 격투기 세계에서는 말이다. 과거 UFC 무관의 제왕으로 남은 바 있던 페드로 히죠 같은 경우가 살인적인 로 킥을 내세워 상대를 압박하는 과감한 스트라이킹을 선보인 바 있었지만 그 자체로는 KO를 이끌어 내진 못했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로 킥 자체가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이 정도로 파워풀한 로 킥은 단 두 방임에도 불구하고 재석의 다리를 풀리게 만들 정도였고, 이 좁디좁은 케이지에서 다리가 죽어버린다는 것은 치명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단 것과 일맥상통한 것…!
-꾸욱…!
사기적인 사거리를 가진데다 펀치의 위력 자체도 극도로 높은데 거기다 로 킥 까지 달았다니… 재석 뿐 아니라 그 광경을 바라보는 선수들 모두가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듯 혀를 내두르는 동안 현성은 이제 본격적으로 플랜을 가동할 때라는 듯 빠르지 않은 그 특유의 리듬을 내세워 재석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팟!
창처럼 길고 날카로운 잽이 재석의 안면 부위를 노리면, 그 말이 안 되는 사거리에 재석이 쓴웃음을 짓고 만다…!
“뭐가 이렇게…!”
처음의 기습 때 바로 접근전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거리를 느껴보는 건 지금이 처음이라는 듯 그 빠른 공격을 황급히 피해내며 다시 한 번 재석이 거리를 좁혀 나가려 사이드로 치고 들어간다! 로 킥이 데미지를 주긴 했지만 아직까지 스탭이 죽을 정도는 아니다!
-부웅!
그리고 재석이 역습을 노리는 묵직한 펀치를 날리자 그것은 가드보다는 흘려버리겠다는 듯 현성이 가볍게 백스탭을 밟으며 뱀처럼 구불구불한 잽을 현성의 얼굴에 던져 넣는다.
-퍽!
일자가 아니라 궤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플리커 스타일의 잽이 순간 재석의 얼굴을 흔들지만 그 정도 타격전은 각오하고 왔다는 듯 이를 악 물고 버텨낸 재석이 ‘우왓!’ 하고 기합을 내지르며 다시 한 번 현성에게로 접근한다.
리치의 차이가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첫 기습을 실패할 경우는 다소 위험 부담을 하더라도 접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탑과도 같은, 이 높디 높은 휴먼 타워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피해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재석이 온 힘을 다해서 들어오자 현성이 그를 저지하려는 듯 다시 한 번 번개 같은 연타를 시도한다.
-후웅!
그러나 상대는 영찬과 다르다! 타격에 소양이 있는 사람이며 동시에 경험자…! 날카로운 그 주먹을 황급히 고개를 흔들어 피해내고는 이내 재석이 현성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파악!
베스트는 아니지만 근접하며 그의 얼굴에 닿은 레프트가 가드를 올리기조차 버거울 만큼 빠르게 안면을 스치자 현성이 순간 뺨의 얼얼함을 느끼며 지척까지 접근해온 재석의 옆구리에 바디 샷으로 응수한다.
-퍽!
라이트 바디 샷이 재석의 왼쪽 옆구리에 찔러 들어간 순간 생각 이상의 충격에 재석이 움찔한다. 그리고 여지없이 날아드는 현성의 레프트 훅! 타고난 골격에서 나오는 그 힘 실린 레프트가 순간 오싹하게 재석의 감을 건드리자 재석이 황급히 몸을 숙인다.
-부웅!
머리카락을 스치며 빗겨나간 펀치에 오싹한 전율감이 재석의 온 몸을 엄습한다…! 그것을 맞았다면 치명적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스치며, 동시에 그가 지금이 기회라는 듯 테이크 다운으로 현성의 허리를 잡기 위해서 번개처럼 손을 내민다.
-쩌억!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또 다시 한 번 현성이 로 킥으로 그 대퇴부를 도끼로 내려 찍듯이 로 킥으로 그의 다리를 뒤흔든다! 마치 재석의 테이크 다운 동작은 당연히 예상이라도 한 듯 말이다!
-퍼억!
그리고 연이어 다시 한 번 더 로 킥! 대놓고 그 다리를 부러뜨려 버리겠다는 듯 차낸 로 킥에 이제는 충격이 슬슬 쌓이고 있는지 재석이 인상을 찔그리며 소리친다.
“크윽…!”
처음 맞았을 때 느꼈지만 타격의 질이 달랐다. 생각 이상의 데미지가 들어오는 다리! 펀치보다도 오히려 더 위험한 그 킥의 위력에 휘청거리며 이렇게 쓰러지진 않는다는 듯 재석이 다시 한 번 그의 허리를 붙잡는다.
본디 그는 타격가이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서 레슬링 훈련 또한 병행을 해왔고, 이 정도 거리에서 상대의 허리를 잡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테이크 다운!”
약속이나 한 듯 사람들이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치는 사이에 현성이 아래로 치고 들어오는 재석의 목을 잡고 하체를 뒤로 빼고 저항에 들어간다.
-스윽!
아슬하게 손가락 그립이 걸리기 전에 몸을 뒤로 빼낸 현성이 반대로 역습하며 재석의 목을 뺨 클린치로 붙잡는 순간…!
-퍼억!
테이크 다운 동작으로 인해서 가드가 열려있던 재석의 복부에 칼날 같은 무릎이 찍어 들어간다.
“컥…!
갈빗대가 있는 옆구리를 정확하게 찍 쳐 올린 그 가공할만한 위력에 재석이 황급히 손으로 가드를 만들지만 그런 것 따윈 상관없다는 듯, 모조리 부서주겠다는 듯 연이어 현성이 한 번 더 니 킥을 날린다.
-퍼억!
가드 위로 들어간 그 사나운 무릎 공격에 사람들이 환호와 감탄도 잊은 채 ‘맙소사…!’ 하고 입을 벌리고 그 광경을 바라보는 동안 현성이 바로 연이어 니킥으로 압박하지 않고 재석의 몸을 흔들며 그의 힘을 배기 시작한다.
“크윽!”
강한 하체 밸런스로 버텨내며 재석이 바디 샷으로 응수하지만 그럴 때 마다 여지 없이 날아드는 니 킥!
-퍼억!
“크아…!”
아파도 이건 너무 아프다…! 마치 자동차에 치이는 듯 한 어마어마한 충격…! 그토록 기다려왔던 복귀전이지만 이만한 충격을 선사해준 상대는 여지껏 만나보질 못했다는 듯 재석이 기도 차지 않는 얼굴로 인상을 구긴다.
대체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 있나…? 의문을 품은 채 재석이 어떻게든 목을 붙잡은 뺨 클린치를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안간 힘을 쓰며 현성을 케이지로 밀어붙이기 시작한다!
“하아압…!”
“케이지 이용할라 칸다! 조심해라!”
케이지라는 장소 특성상 체중과 힘의 우위를 내세워 압박을 가하는 지리적인 전략은 케이지에서 가장 유효한 전략 중 하나였다! 물론 그것을 시행한다면 재석의 체력 또한 빠지겠지만… 로 킥이 데미지를 준 듯 왼 다리가 힘이 빠진 지금으로써는 케이지로 그를 몰아세우고 테이크 다운을 통해서 그라운드에 돌입하여 역습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관수 관장의 코칭에 현성이 집중한 와중 사람들의 웅성임 속에서도 그 목소리에 반응하는 듯 힘을 주어 버티다 순간 체중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뒤로 밀려나자 사람들이 ‘오오오…!’ 하고 집중한 듯 감탄을 터뜨린다! 그러나 채 그 탄성이 터지기가 무섭게..!
-휘익!
밀어내는 그 힘을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며 현성이 케이지로 재석을 던져 버리자 뺨 클린치에서 벗어난 재석이 휘청하며 케이지에 부딪친다.
“하아… 하아…!”
초반 펀치 러쉬의 실패 이후 로 킥과 니킥의 밸런스 조합으로 들어온 데미지…!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은 듯 잠깐 밀려난 재석이 케이지에 기대어 숨을 가다듬는 동안 그럴 시간도 없이 현성의 주먹이 날아든다.
-후웅!
‘빌어먹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욕을 내뱉으며 속사포처럼 날아드는 주먹을 피해낸 재석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가드를 올린다.
-퍼억!
그리고 가드를 올리기 무섭게 그 위로 쏟아지는 펀치! 몸을 휘청일 정도로 강렬한 펀치가 가드를 찢어버리자 이건 말이 안 된다는 듯 재석이 그를 바라본다.
-퍼억!
그리고 열린 가드 사이로 현성이 긴 리치를 내세워 뱀처럼 구불한 잽을 찔러 넣자 재석이 두 번째 클린 히트를 당하며 비틀 하고 케이지로 밀려난다.
“하아!”
도대체 무슨 리치가 이다지도 긴지… 대체 이 놈의 정체가 뭐지?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의문이 그의 가슴을 가득 채워 믿을 수 없단 말만 되뇌일 뿐…!
“으으!”
그러나 그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재석이 가장 잘 알고 있다! 2년만의 복귀전에서 고작 2전을 치루고 있는 후배에게 당할 수는 없었다. 여기서 패배하게 된다면… 그 자존심은 물론이거니와 격투 커리어 자체가 통째로 망가질 수 있는 문제!
그 자존심을 내세워 악으로 깡으로 버티겠다는 듯 재석이 이를 꽉 깨물고 쏟아지는 현성의 펀치를 화려한 위빙으로 피해간다.
-후웅…!
그의 공격은 강력하고 빠르지만 지나치게 단순한 구석이 있었으니 그에 대한 대비만 한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파앙!
하지만 귓가를 스치는 그 잽은 기본에서 조금 벗어난 듯 때때로 변칙적인 움직임을 가미했고, 그때마다 쏟아지는 날카로운 충격이 어느 샌가 재석의 얼굴을 퉁퉁 붓게 만들고 있었다.
‘빌어먹을…!’
그조차도 넉달이란 시간동안 대비를 하고 준비를 했다면… 도대체 얼마나 열심히 준비를 한 것일까? 이런 압도적인 하드웨어로 그런 준비를 해냈다면… 어쩌면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순간 재석의 머리를 스쳤다.
-파앙!
치켜 올린 가드 위로 스치는 현성의 주먹은 가드한 자리가 욱신 거릴 정도로 아픈 주먹이었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물러설 자리가 없는 것은 그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그 때문일까? 1라운드를 약 1분 남겨둔 상황 속에서 재석이 절대로 질 수는 없다는 듯 이를 악 물고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하아!”
압도적으로 퍼붓던 그 매서운 펀치가 두려우나 결코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그 결의만큼이나 대단한 힘을 발휘하며 그 타격을 어느 정도는 허락하면서도 몸으로 버텨내며 재석이 마주 서 주먹을 날리기 시작하자 관중석이 ‘와아아아!’ 하고 환호가 시작한다! 화끈한 공격력을 가진 두 남자가 서로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사력을 다해서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뻐억!
소리만으로도 아찔한 타격음이 연달아 울려 퍼지는 동안 현성의 파괴력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떨어져선 답이 없다는 듯 재석이 이를 악물고 따라 붙는다.
-부웅!
리치가 상대적으로 짧은 탓에 그의 주먹은 히트보다 허공을 가르는 일이 많았지만 포기 할 수는 없었다! 어느 샌가 부어오른 얼굴에 입술이 찢어지고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하지만 이렇게 물러서거나 포기 할 수 없다!
“하앗!”
-퍼억!
그 타격전 속에서 순간 현성이 지친 듯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재석이 번개처럼 바디 샷을 찔러 넣는다!
“큭…!”
그 순간 현성이 처음으로 신음을 내뱉으며 다시 한 번 더 로 킥으로 반격을 가한다!
-퍼억!
이번에는 오른 다리를 노린 그 킥에 다소 힘이 빠진 듯 재석이 주춤하지만 그런 그에게 순간 다시 한 번 열린 현성의 바디가 보인다…! 그리고 재석이 자신 있는 것은 주먹만이 아니라는 듯 이를 악 물고 현성을 향해 킥을 차 올리기 시작한다!
재석의 시합 대부분은 주먹으로 풀어 왔고, 킥의 활용도는 무척이나 떨어졌기 때문에 다소 이례적인 공격이었지만 주먹만을 구사할 줄 아는 파이터는 반쪽의 반쪽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가 미들 킥으로 비어있는 현성의 복부를 향해 날아들자 펀치를 내뿜는데 집중하던 현성이 순간 움찔하며 뒤로 물러선다…!
-퍽!
그의 킥을 피하려 백스탭을 밟았지만 모두 피해내지는 못한 듯 발을 스친 그 킥에 현성이 순간 움찔하며 살짝 몸을 숙이며 인상을 찌푸린다…!
“와아아!”
순간 다시 한 번 터져 나온 재석의 역전타에 사람들이 함성을 내지른다. 아무리 그가 긴 리치와 압도적인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바디의 내구성은 확인된 바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초반에 바디 샷은 어느 정도 유효타가 있었고, 데미지 또한 들어갔으니 전혀 데미지가 없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순간 재석의 머리를 때렸다.
복부에 충격이 들어간 듯 비틀 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현성의 모습이 눈 앞에 보였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지쳐 있는 자신의 모습이 그려졌다. 로 킥으로 인해서 다리가 슬슬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하고, 니 킥으로 입은 데미지가 체력을 깍아 먹고 있다…! 게다가 다음 라운드로 접어든다면 또 다시 저 거리에 접근하기 위해서 타격을 허용해야만 한다… 이 찰나의 시간에 체력이 떨어진다면 시간은 거의 대부분 리치가 긴 현성의 편을 들 것이다…!
‘그 전에 끝을 내야 해…!’
다소 스탭은 느린 그것이 기회…! 그 순간 재석이 집중력을 발휘해서 이렇게 자세가 무너진 순간이 기회라는 듯 번개처럼 현성을 향해 치고 나간다!
-부웅!
그리고 그의 안면을 향해 체중을 실은 펀치를 날린다…! 이 라이트 샷만 터진다면 다시 한 번 접근할 수 있다! 승리에 대한 갈구였을까? 순간 달아오른 그가 온 힘을 다해서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내지르며 날아들자 순간 주춤하던 현성이 몸을 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날아들 듯 치켜든 손…!
바로 그 순간 공중 동작으로 들어가, 앞발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주먹을 뻗은 재석이 움찔한다…! 주먹을 스트레이트를 뻗는 그에게 백 스핀 블로우로 반격을 하겠단 것인가…?! 어느 사이에 이런 고급 기술을 익혔단 말인가?! 그 의문보다도 지금은 대답이 먼저였다!
‘라이트가 먼저야!’
아무리 백스핀 블로가 위력적이라 하더라도 스트레이트보다 빠른 주먹은 세상에 없다! 먼저 펀치가 적중된다면 아무리 저 녀석이라도 버티지 못 할 것이라 생각한 듯 재석이 온 힘을 다해서 펀치를 찔러 넣는다…!
‘닿는다…! 닿는다…! 그러면 내가 이긴다…!’
빙글 돌아선 현성이 채 백 스핀 블로를 날리기도 전에 금방 닿을 것만 같은 그의 주먹…!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퍼억!
어마어마한 소리가 다시 한 번 켄벤션 호텔 이벤트 홀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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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조별과제 좀 하고 올게영 데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