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85화 (85/281)

- 85 회 - 괴물

“최우선적으로 이제 증량은… 86킬로를 맞추고 있으니까 시합 때 까지는 베스트 컨디션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을 하도록 하자. 이 다음부터는 평소 체중을 90킬로대로 상향하도록 하고.”

기철의 승리를 축하하는 조촐한 회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시작된 훈련! 이재석과의 시합 뿐 아니라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체중 문제를… 비교적 힘이 강하지 않은 재석에게는 무리한 증량을 이끌어 내지 말고 베스트를 유지하잔 결정은 어쩜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엔 가장 효율적인 선택인지도 몰랐다.

“우선적으로… 승부는 단방에 갈릴거라. 재석이나, 현성이 니나… 둘 다 고루하기 시합하는 스타일은 아니니까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체력적으로 우세한 쪽이 이기기 쉽다. 얘기를 해봤는데… 당분간 여 체육관이랑 겐지 사범 있는 극진회관서 신세 좀 지면서 기초 체력 훈련을 계속 병행하고, 또 타격도 다지고… 이후에는 기철이랑 같이 테이크 다운 방어 연습을 하는 걸로.”

밤새워 술을 마셔 머리가 띵한 상태에서 김관수 관장이 앞으로 약 2주간의 훈련 플랜을 꺼내들자 현성이 아직도 어제 기철의 시합에서 느꼈던 그 온 몸이 달아오르는 기분이 사라지지 않는 듯 오히려 기다렸단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그를 보며 훈련을 진행을 하긴 해야겠지만… 아무래도 기철의 잠정적 은퇴 경기이다 보니 밤새도록 달린만큼 김관수 관장도 두통이 심했던 모양이다.

“관장님! 오늘은 기철이 오빠랑 좀 쉬어요! 어차피 가면 거기는 내가 더 잘 알잖아요!”

생글생글 웃으며 어제 함께 술자리에 참여 있던 예린이 젊은 피 답게 쌩쌩한 얼굴로 소리치자 김관수 관장이 ‘그거야… 글치만…’ 하고 그녀를 바라본다.

“어차피 유키한테 연락도 했어요!”

그 말에 김관수 관장이 피식 웃으며 예린을 바라본다. 고바야시 유키라는, 예린보다 3살 많은 여자 격투기 선수와 슛복싱에서 시합을 치룬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그녀 역시 극진회관 소속! 그게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고, 이런 식으로 도움을 받을 줄은 몰랐다는 듯 김관수 관장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자 예린이 ‘일단은 그럼 나랑 쳔성이 오빠 먼저 갈까요?’ 하고 물음을 던진다.

“…음… 뭐… 오늘은…”

“어차피 가면 인사도 하고 제대로 시작하긴 힘들지 모르니까 오빠랑 천천히 와요, 관장님!”

아직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숙취로 뻗어버린 기철 대신 예린이 코치답게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 큰소리를 치자 김관수 관장이 그저 허허 웃음 짓는다.

“…믿어도 되나, 예린아?”

“참 나! 내가 어디 다른데로 새기라도 할까봐요? 나는 그럴 돈도 없어요!”

헤헤 웃으며 예린이 고개를 흔들자 김관수 관장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이 숙소로 잡고 있는 도쿄 시내와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보니 이동도 금방이고 연락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일단은 관장님이랑 기철 오빠는 술 좀 깨고 오세요. 현성 오빠 다음 시합은 내가 책임 질게요!”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김관수 관장이 두손 들었다는 듯 허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현성이 예린과 김관수 관장의 모습에서 오붓한 부녀 사이를 보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던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그럼 갔다 올까요?’ 하고 물음을 던진다.

“음… 가가 먼저 인사부터 좀 하고 있으라. 거는 내가보다 예린이랑 더 친하니까 아마 그게 더 나을 것도 같다. 기철이 일나가 우리도 글로 갈 테니까 먼저 가서 있그라.”

아무래도 더 시간을 끄는 것은 일본까지 와서 일을ㅈ ?행하는데 방해가 되겠다 싶었던지 김관수 관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앗싸! 그럼 갔다 올게요!”

이상하게 들뜬 얼굴의 예린이 후후 웃으며 현성의 등을 찰싹찰싹 두드리며 그를 재촉하자 현성이 어깨를 으쓱하며 피로해 보이는 김관수 관장에게 꾸벅 고개 숙여 인사 한다.

“카면 가 있을게요, 관장님!”

그리고 그 인사와 함께 현성이 예린의 뒤를 따라서 숙소를 나서자 예린이 신이 난 듯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걸음을 옮긴다.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 보이는 그 모습에 현성이 피식 웃으며 ‘니 뭐 좋은 일 있나?’ 하고 물음을 던지자 예린이 헤헤 웃음 짓는다.

“거기 도장이 번화가랑 그렇게 안 멀어서 유키랑 같이 쇼핑할거거든요!”

이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에린의 말에 현성이 새삼스럽게 예린도 쇼핑을 다 하나 싶었던지 피식 웃음을 터뜨린다.

“뭐에요, 오빠! 그 아리까리한 눈빛은?”

“아니… 뭐 니도 여자는 여자다 싶어가.”

그 말에 예린이 ‘당연하죠!’ 하고 후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리 신발 사이즈가 안 맞아도 나도 구두 같은 거 좋아 하는데!”

173센티 큰 키에 발도 250. 여자 치고는 무척 사이즈가 큰지라… 왠만해선 사이즈 구하기 힘들다지만 역시 여자는 구두라 역설하는 그 모습에 현성이 픽 웃음 짓는다. 여자는 여자다… 그리고 혜주와… 아영이는 뭘 하고 있을까 생각이 들었던지 그가 힐끔 예린을 바라본다.

“나도… 이따가 선물이나 좀 사까…?”

그 진지한 물음에 예린이 ‘아~!’ 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 이쁘고 희한한 거 진짜 많이 팔아요! 혜주 언니는 좋겠네! 아 진짜…! 나도 빨리 연애 좀 해야지! 소개 좀 시켜줘요, 오빠!”

그리고 다시 심통을 부리는 귀여운 여동생의 모습에 현성이 피식 웃으며 예린의 머리에 손을 올리자 예린이 히 하고 웃으며 뒤돌아 선다.

“거는 여서 좀 머나?”

“그렇게 안 멀어요! 그냥… 걸어가면 한 15분 정도? 가면 겐지 미도리 선생님이라고 진짜, 진짜 유명하신 분 있으니까 그 분한테 우리 필살기 배우면 돼요!”

이내 발랄한 목소리로 예린이 대답하자 현성이 겐지 사부라는 그 사람이 대체 누구인가 호기심이 생긴 듯 예린을 바라본다.

“아, 겐지 사부가 누구냐 하면 2008년에 극진 가라데 세계 선수권 대회서 우승한 사람이요! 덩치 얼마 안 되는데 무제한급 가서도 우승한 진짜 대단한 사람이에요! 이쪽에서는 거의 최고로 손 꼽을걸요?”

“아… 맞나…?”

그 말에 현성이 무제한 체급… 체급 차이를 극복해냈다는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듯 다시 예린을 빤히 바라보자 예린이 흠흠 하고 우쭐한 얼굴로 팔짱을 낀 채 씩 웃음 짓는다.

“원래 극진 가라데라는 게 모토가 일격필살… 뭐 이런 거거든요. 그래서 여기는 펀치든, 킥이든 뭐든지 한방에 다른 사람을 제압할 수 있도록 단련하자… 그런 모토로 임하는 데에요. 그게 킥복싱이나 무에타이랑은 달라서 아마… 우리가 생각한 그림 그리려면 거기가 제일 잘 어울릴 거 같아요.”

아마도 자기 생각이 맞을 것이라는 듯 예린이 후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현성이 ‘극진…’ 하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기철이 이제 군입대로 선수 생활을 당분간 하지 않으면 비교적 토네이도 짐에는 예린과 그를 제외하곤 다른 선수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물론 토네이도 짐 자체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신흥 체육관이란 이유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등록된 선수는 무척이나 부족한 실정이다.

기철의 몫까지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과 더불어… 역시나 뭔가를 배운다는 것. 무에타이와는 또 다른 것을 배운다는 게 흥미로웠던지 현성이 옅은 미소를 짓는다.

“재밌을 거 같네…”

“오빠 원래 이런 거 안 좋아했잖아요! 근데 요즘은 되게 좋아하는 거 같아요?”

그런 현성의 모습에 예린이 처음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듯 이야기를 꺼내자 현성이 ‘아…’ 하고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인다.

“…요즘은… 이게 재미있네. 이상하게.”

“뭐가 이상해요?! 이제 이걸로 먹고 사니까 당연한거지!”

그런 그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라 그보다 한 살 어린 예린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인다. 그 말에 현성이 다시 피식 웃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뭐라고 해도 이 일을… 잠깐이나마 깡패의 길과 비교해서 망설였던 것이 지금은 우습게 느껴진다. 물론 처음부터 일이 너무 잘 풀려 조금 불안한 감도 있지만…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목숨 걸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단순히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 자체를 어쩜 즐기게 된지도 모르겠단 생각으로 현성이 예린과 함께 극진회관으로 걸음을 옮기는 동안…

“어? 유키가 먼저 나와 있대요! 잠깐만요!”

핸드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던 예린이 들뜬 얼굴로 소리친다. 그리고 그녀가 따다닥 하고 빠른 속도로 메시지를 보내더니 이내 현성의 손을 잡고 ‘이쪽으로!’ 하고 그를 이끈다. 여름이라 그런지 유난히도 덥고 끈적한 일본 날씨에 현성이 서두르는 예린을 따라 걸음을 옮기는 동안… 그 맞은 편에서 미리 연락을 받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인지 격투가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참으로 다른… 고바야시 유키가 모습을 보인다.

예린과는 10센티가 넘게 차이나는 자그마한 키와 체구를 가진 그녀는 앙증맞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예린을 향해 웃음 짓자 귀엽게 난 덧니가 모습을 보인다. 현성보다도 2살은 더 많은 여자라곤 보기 힘든 앳된 용모에 현성이 어색한 얼굴을 한 동안 예린이 ‘유키!’ 하고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반가운 듯 꺅꺅 소리를 낸다.

“잘 지냈어?!”

반가운 목소리로 예린이 안부를 묻자 유키가 ‘하잇!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조금은 앵앵 거리는 듯 한 높은 톤의 목소리가… 어제 일본에 도착해서는 잘 느끼지 못한 다른 나라 사람이란 생각을 들게 만들었던지 현성이 왠지 사운드가 낯이 익단 생각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고개 숙여 인사한다. 그 모습에 유키 역시 공손히 손을 모아 힐끔 그를 바라보곤 이미 그의 시합을 본 바 있는지 ’곤니찌와…!‘ 하고 조금 들뜬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예린과 비슷하게 조금 스포티한 분위기를 생각했던 현성이 너무나도 여성스러워 보이는 그 모습에 어색하게 다시 고개를 숙인다.

“더운데 왜 나와 있었어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예린이 자랑을 하고 싶은 듯 유키의 곁에서 이 더운 날씨에 뭐 하러 밖까지 나왔냐 일어로 물음을 던지자 유키가 ‘음…’ 하고 그저 방긋 웃음 짓는다. 격투기 선수라기보단 오히려 아이돌 같은 그 외모에 현성이 정말로 예린과 두 사람이 주먹을 마주대고 싸운 것인가 싶었던지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인다.

“겐지 사부는 잘 지내요?”

“아… 잘 지내세요. 예린은요…? 열심히 운동하고 있나요?”

이내 두 사람이 일어로 대화를 나누자 현성이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겠다는 듯 어색한 얼굴로 예린을 바라본다. 그 눈빛에 예린이 에헴! 하고 우쭐한 얼굴로 V자를 그려보이자 유키가 그녀의 성격을 다 알고 있는지 푸훗 웃음을 터뜨린다.

“데뷔전 영상 잘 보았습니다. 대단했어요!”

그리고 그녀가 수줍은 얼굴로 먼저 인사를 건네자 현성이 힐끔 예린을 바라본다.

“오빠, 경기 잘 봤대요!”

“아… 고맙습니다.”

그리고 현성이 꾸벅 고개를 숙이자 유키가 후후 웃음을 터뜨린다. 다소 험상궂어 보이는 외모와 다르게 어색해 하는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예린이 ‘이거 혜주 언니한테 다 일러요!’ 하고 장난스러운 목소리를 던지자 현성이 ‘어, 어?’ 하고 당황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본다.

“오빠 조금 수상한데요!”

“무, 무슨…!”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그의 모습에 유키가 직감적으로 예린이 장난을 치고 있단 것을 깨달았던지 ‘예린…!’ 하고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야메떼! 예린…!”

그 부드러운 목소리에 순간 현성이 움찔하자 예린이 ‘어머…’ 하고 그를 바라본다.

“…오빠도 남잔 남자네요!”

“어, 어?”

크게 당황한 현성이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막상 네이티브 스피커의 목소리로 들으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을 느끼며 ‘아, 아니…’ 하고 좀처럼 당황하지 않던 얼굴에 큰 당황을 새기자 예린이 꺄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그게 뭔지 모르겠다는 듯 유키가 왜 그러냔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아, 아닙니다!’ 하고 현성이 다급하게 손을 흔든다.

“아무튼… 빨리 들어가죠! 겐지 상이 기다리고 있어요.”

뭔진 몰라도 그게 어렴풋이는 알 것 같다는 짓궂은 유키의 눈빛에 현성이 얼어붙은 얼굴로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혜주 언니한테 다 일러야겠어요! 오빠도 그런 거 본 적 있다고!”

“…아, 아니… 예린아…?”

“요즘은 그런 거 보는 사람이 직접 그카는 사람보다 더 나쁜 사람 취급 받는데… 혹시 요즘에 본 건 아니죠?”

“절대로!”

현성답지 않은 다급한 목소리에 예린이 푸하핫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유키 역시 두 사람의 대화가 대강은 어떤 내용인지 알겠다는 듯 후후 웃음 짓는다. 그리고 ‘이크요!’ 하고 그녀가 다시 손짓하자 현성이 ‘어, 어…’ 하고 얼떨떨한 얼굴을 하고서 걸음을 옮긴다.

“진짜 오빠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이거는 대한민국 남자들 다 아는 일본어니까!”

변명이라면 그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다소 억울하단 그의 말에 예린이 푸후훗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어느 샌가 도착한 극진회관은 현성이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고풍스러운 건물을 생각했던 것과 달리 높은 빌딩 위에 자리 잡은 극진회관 건물은 그 자체로 상당한 프레셔를 내뿜고 있었는데 그 기운에 놀란 듯 현성이 건물을 바라보자 유키가 미소 짓는다.

“이쪽으로.”

그리고 그녀가 친절하게 그들을 안내하자 천천히 현성이 그 뒤를 따른다. 그 사이 예린이 이미 몇 번이나 와본 듯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그를 향해 ‘봤죠? 나 능력 엄청 있는 여자 같이 보이죠?’ 하고 우쭐한 얼굴로 후후 웃음 짓자 현성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왠지 모르게 이… 거대한 체육관에서 대단한 사람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두근두근 가슴이 설렌다. 그 기분 좋은 설렘에… 하루라도 빨리 이재석과 만나 시합을 치루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그 안으로 들어서자…

“하앗!”

생각했던 것과 외견은 달랐지만 내부는 다르지 않은 듯 도복을 갖춰 입은 수련생들이 기합과 함께 정권 지르기를 하는 장면이 보인다. 그게 마치 영화에서나 보는 장면처럼 생각되었던지 그 기합에 흥미를 느끼며 현성이 미소 짓고 있는 동안…

“겐지 사부!”

예린이 반가운 목소리로 누군가를 부른다. 그 모습에 현성이 고개 돌린 곳에는 하얀색 도복에 까만 허리띠를 멘… 예린의 말대로 정말 그다지 크지 않은 체구를 지닌 남자가 보인다. 얼핏 예린과 비슷한 키에 몸은 두꺼워 보이지만 기껏해봐야 기철의 평체와 비슷해 보이는 30대의 남자. 그 모습에 현성이 정말로 이 사람이 무제한 체급에서 우승을 한 사람일까… 하고 신기한 듯 그를 바라보자 예린이 후후 웃음 짓는다.

“인사해요! 오빠! 여기는 겐지 미도리 선생님!”

예의 갖춘 그 손동작에 현성이 미소와 함께 꾸벅 고개를 숙인다.

“장현성입니다.”

그리고 그가 정중하게 내민 손에 겐지 사범이 후후 웃으며 그의 손을 마주잡는다. 순간 현성이 사람 손이 아니라 마치 단단한 원목을 쥔 것 같은 기분에 놀란 얼굴을 하고서 그를 바라보자 겐지 사범이 조금 쑥스러운 듯 까딱 목례를 한다.

“원래 극진 쪽은 단련을 많이 해서 손들이 다들 좀 이래요! 겐지 사부는 더하구요!”

헤헤 웃으며 설명하는 그녀의 말에 현성이 ‘아…’ 하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는 어떻게… 찾아왔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이내 겐지 사범이 정중하게 예린을 통해서 물음을 던진다. 그 말을 예린이 번역하자 현성이 기대감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한국어로 대답을 하면 알아 들을까…? 아니, 아마 아닐지도 모른다. 그 생각에 현성이 조금 어색한 듯 살짝 웃음 띤 채 겐지 사범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백… 스핀 킥.”

============================ 작품 후기 ============================

연달아 쓰려고 했는데 어떻게 잘 안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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